[인터뷰] '귀여움'에서 '멋짐'으로, 던브레이크xRO콜라보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5개 |



그러고 보면 국내 게임 시장은 유독 IP의 파워가 강하다. '리니지'와 '뮤'가 PC방을 지배하던 그 시절부터 이어진 IP가 지금까지도 이상 없이 굴러간다거나, 다른 게임에 같은 IP를 붙여서 내놓는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라그나로크도 마찬가지다. 이제 '고전 IP'로 취급되는 작품들에 비하면 데뷔가 조금은 늦은 편이지만, 벌써 라그나로크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얼마 전, 그저 궁금해서 검색해본 DB에 라그나로크 관련 게임이 20종이 넘었으니 평균적으로 1년에 한 편 이상 나온 셈이다. 다만, 라그나로크를 포함한 이 '오래된 IP'들이 자체적으로 큰 변화를 꾀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아마 이제는 그것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을 테다. 마블, DC를 위시한 양대 코믹스와 IP의 절대 강자 '디즈니'의 사례를 보면 IP는 그 자체로 꾸준히 변화한다. 2D 애니메이션이 3D로 구현되기도 하고, 실사와 코믹스를 오고가기도 하며, 어떤 미디어를 플랫폼으로 삼냐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IP들은 '코믹스'나 '애니메이션' 단 하나로 표현되지 않는다. 하나의 IP를 이루는 레이어가 굉장히 다양하고 두껍다는 뜻이다.

'던브레이크'는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대만 개발사 '아우어'의 모바일 액션 MORPG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요즘 모바일 액션 MORPG라 하면 발에 채이게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출 상위권은 강력한 IP를 가진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라비티가 '던브레이크'를 들여오기로 정하면서 라그나로크 IP와의 콜라보를 기획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일일 테다. 일단 아는 단어가 있으면 한 번쯤은 더 보게 되는게 사람 마음 아니겠나. 하지만 단순히 라그나로크를 붙인 상술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어디까지나 게임은 던브레이크인데, 그것에 맞춰 라그나로크 IP를 재해석하는 과정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다 보니 어랍쇼? 이거 지금까지 보던 라그나로크와는 조금 다르다. 출시가 일주일도 안남은 지금, 미리 이야기를 들어보기 딱 좋은 시기다.



▲ '던브레이크xRO콜라보' 담당 그라비티 박정주 PM



Q. 먼저 어떻게 이 콜라보가 시작된건지 알고 싶다. 무슨 계기가 있었나?

박정주 PM: 아시다시피 던브레이크는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했지만 한국에 따로 서비스한 바가 없다. 아무래도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한 타이틀일 테다. 그래서 그 생소함을 덜고, 익숙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IP의 콜라보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일태 PM: '던브레이크'라는 단일 게임보다는 라그나로크 IP가 함께 할 때 더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액션 MORPG는 시장에 꽤 많고, 각자 차별화되는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나. IP의 콜라보 또한 이런 차별화를 노리는 과정에서 기획하게 되었다.


Q. 던브레이크의 느낌이 기존의 라그나로크 시리즈와는 다른 만큼 IP를 합쳤어도 달라진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나?

박정주 PM: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캐릭의 비율이다. 그간 라그나로크는 모든 시리즈에서 3등신의 SD 캐릭터로 표현했는데, 이번 콜라보를 통해 최초로 8등신 비율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던브레이크 원작이 액션 RPG다보니 캐릭터의 전반적인 모션이나 스킬 또한 새로 만들었다. 기존의 라그나로크 IP가 귀여움에 치중되어 있다면 이번 게임을 기준으로 '멋짐'을 선보이는 셈이다.



▲ 기존의 '라그나로크'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Q. 그럼 기존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텐데, 유저가 괴리감을 느낄 우려는 없나?

정일태 PM: 그 '갭'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귀여움'과 '아기자기함'에 강점을 둔 IP다. 그말은 곧, 비교적 단편적인 모습을 지금까지 유지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명 IP는 한 가지 모습으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라이온 킹 보면 어린 심바를 보면서 심바가 장성한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실제로 그 장면이 나오면 또 카타르시스가 오지 않나. 아마 이번 작품을 하는 게이머 분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 포링은 여전히 현역


Q. '던브레이크' 자체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2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서비스가 늦어진건 콜라보를 기획했기 때문인가?

정일태 PM: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사실 던브레이크를 가져오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콜라보 기획이 없었다. 2017년에 던브레이크가 처음 서비스되고 2017년 하반기에 퍼블리싱을 결정했다. 그때 바로 서비스를 준비했다면, 아마 서비스는 훨씬 전에 이뤄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뭔가 더 어필할 포인트를 만들고자 했고 콜라보를 결정해 지금까지 개발을 이어왔다.


Q.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런데, '던브레이크xRO콜라보'라는 이름이 입에 딱 붙지가 않는다. 글자 수가 꽤 많은데 이 이름 그대로 서비스할 예정인가?

정일태 PM: 이미 이름은 확정되었다. 우리 또한 이름이 길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고, 여러모로 생각을 해 봤는데, 딱히 방법이 없었다. '던브레이크'는 게임 원작이니 뺄 수가 없고, RO또한 우리가 내세우는 IP이니 넣어야 한다. 그리고 콜라보를 했으니 '콜라보'도 들어가야 하고... 나름 최소화한 이름이다. 처음엔 '라그나로크'가 풀네임으로 들어갈뻔 했다.


Q. 기존의 라그나로크 IP에서는 딱히 액션이라 할 것이 없었다. 이번 작품은 액션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인데, 구현이 어렵지는 않았나?

박정주 PM: 말대로 라그나로크는 화려한 액션이 거의 없고, 던브레이크는 액션이 주가 되는 게임이다 보니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 굉장히 많았다. 앞서 언급한 캐릭터의 모션이나 스킬, 컨셉 아트부터 외형, 표정 묘사까지 전부 다 만들어야 했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라그나로크만의 감성이 담겨 있어야 했다는 점이다. IP의 매력 포인트를 유지하면서 큰 변화를 주기 위해 꽤 고생했다.



▲ 사실상 최초로 라그나로크에 액션을 묻혔다.


Q. 개발은 그럼 대만 개발사인 아우어 미디어가 총괄하는 형태인가? 아니면 합작 팀을 꾸린 건가?

정일태 PM: 각자 필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하면 적당할 것 같다. 프로그래밍 단의 개발 자체는 아우어 쪽에서 완전히 전담하고, 그라비티는 세계관 구현에 필요한 컨셉이나 이미지 등을 작업해 전달하는 형태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다시 그라비티를 통해 컨펌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QA까지 거쳐 완성된다.

아우어 미디어측에서는 이 과정을 꽤 즐겁게 받아들였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바람직한 관계에서는 퍼블리셔가 개발에 크게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우리는 IP 콜라보를 진행하는 와중이기도 했고, 던브레이크 자체가 대형 게임들에 비하면 인지도 면에서 조금 밀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었다. 때문에 개발사 측에서도 우리와의 콜라보 작업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이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고자 하는 욕구를 드러내기도 했다.



▲ 컨셉과 개발을 담당하는 팀이 나뉘어져 있다.


Q. 그간의 그라비티 하면 라그나로크 IP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인식이 있다. 이번 콜라보 또한 이와 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나?

정일태 PM: 그라비티의 간판이 라그나로크 시리즈인건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지만, 찾아보면 라그나로크 외에도 다양한 IP를 수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IP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회사 내규적으로 라그나로크 IP를 꼭 활용해야 한다거나, 이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는 방침같은건 전혀 없다. 라그나로크 IP 또한 우리가 서비스하는 다양한 IP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IP의 확장과 흡수를 꾀한다고 해서 기존의 IP를 등한시하는 것 또한 옳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라그나로크 IP가 꾸준히 쓰이는 것이다.



▲ 도전에 가까운 변화


Q. 앞으로 다른 라그나로크 IP에서도 이번 콜라보와 같은 8등신 캐릭터를 볼 수 있는가?

정일태 PM: 확답은 줄 수 없지만,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다. 지금 그라비티에서 라그나로크 IP의 스텝은 '강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꽤 강력하지만 한정된 IP의 한계를 깨는 단계다. 이번 콜라보를 통해 라그나로크 IP가 보다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된다면, 다음엔 다른 작품에서 이와 같은 디자인의 라그나로크 캐릭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콜라보 빌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서비스한다고 했는데, 원작을 서비스중인 동남아 시장에 역수출도 계획하고 있는가?

정일태 PM: 확정은 아니지만 계획중인 사안이다. 한국 서비스가 진행되고 나면 동남아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Q. 생각해보니 중요한걸 빼먹었다. '던브레이크' 자체가 사실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타이틀 아닌가. 이 작품이 국내에서 흥행한다면, 어떤 매력 때문에 가능할거라 보는가?

정일태 PM: 세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기존 라그나로크 IP의 팬분들에겐 친숙함을, 액션 유저들에게는 모자람 없는 액션성으로 어필을, 수집형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도 충분한 양의 콘텐츠를 선보이려 한다. 그 외에도 스토리 라인도 충실히 만들어져 있어 시나리오 베이스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스킵 버튼은 마련해 두었다.



▲ 스토리에 힘을 주었지만 스킵 버튼도 동봉했다.


Q. 마지막으로, '던브레이크xRO콜라보'를 서비스하는데 있어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하는가?

박정주 PM: 서비스 전에 CBT를 미리 진행했는데, 일반적으로 서버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CBT를 하는데 비해 우리는 보다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콘텐츠의 균형이나, 게임 내 밸런스, 콘텐츠 등 폭넓은 부분에서 피드백을 수용했고, 정식 빌드에는 이 문제를 대부분 고쳤다.

라그나로크 IP의 팬분들에게는 익숙한 BGM도 게임 곳곳에 깔아 두었는데, 이 또한 피드백을 받은 부분 중 하나다. 아마 서비스를 이어가면서도 이 마음 그대로 갈 것 같다. 꾸준한 유지보수와 피드백의 수용을 기반으로, 월 1회 예정된 대형 업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많은 기대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 업데이트는 월 1회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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