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파 모바일', EA 캐나다 팀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인터뷰 | 심영보 기자 | 댓글: 7개 |


▲ 웨스(좌)와 매트(우)

축구 게임도 모바일로 하는 시대다. 스포츠 게임 종가 EA 스포츠의 대표 타이틀인 피파 시리즈 또한 11년부터 매년 모바일로 출시됐다. 16년도까지 콘솔 버전을 모바일에 이식했지만, 17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할 정도로 가치를 크게 보고 있다.

캐나다 벤쿠버 EA 지사에서 피파 모바일을 개발하는 총괄 디렉터 매트와 디자이너 웨스를 만났다. 둘은 누구보다도 피파를 사랑하는 게이머였다. 매트는 EA에서 15년 동안 피파를 만드는 데 헌신했다. 또한, 웨스는 피파 테스터로 일을 시작해, 엄청난 게임량으로 커뮤니티에서 이름을 알렸고, 그 열정 덕에 디자이너로 채용됐다고 한다.




누구보다 피파를 사랑하는 그들이기에, 게임은 점점 발전할 수밖에 없지 않을지. 두 사람에게 현 피파 모바일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놨다. 회사를 둘러 보니 모션 캡처 건물이 따로 있더라. 예전에 유튜브를 통해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이 모셥 캡처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잠깐 짬을 내서 이곳에 들렀던 걸까.

매트는 "미국이나 캐나다 지역에 있는 선수들은 주로 이곳에서 작업한다. 하지만, 스타 플레이어나 유럽 팀은 EA 모션 캡처 팀이 직접 찾아간다. 유럽 구단을 관리하는 모션 캡처 팀은 항상 해외에 나가 있어서 별로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더라(웃음)"라며 모션 캡처 팀에 있는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모션 캡처 계획은 피파 팀에서 하고, 피파 모바일 팀은 그들이 가져온 소스를 사용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 선수를 모델링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피파 유저라면 알겠지만, 모델링에도 종류가 있다. 어떤 선수는 얼굴만, 어떤 선수는 얼굴과 체형은 물론 달리는 모습까지 똑같다.

"호날두 같은 스타 플레이어는 단순히 얼굴이나 체형만 스캔하는 게 아니다. 달리기, 슛, 패스, 점프, 세레모니 등 다양한 상황을 모션 캡처 하기 때문에 하루가 더 걸려 총 이틀이 소요된다. 나머지 일반적인 선수들은 몇 시간이면 끝난다"



▲ 모션 캡처 건물

본격적으로 피파 모바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적지 않은 인기를 얻은 피파 모바일이지만, 유저들의 불만 사항이 많은 편에 속한다. 그중 첫 번째는 리셋이다. 피파 모바일은 매년 시즌제로 진행하는데, 시즌이 바뀔 때마다 리셋을 한다.

"우리도 좋아하는 방법은 아니다. 수정을 계획하고 있다. 라이센스 문제도 있고 계약과 관련한 문제들을 짚어봐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 시즌제는 당분간 그대로 간다. 다만, 리셋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 불만 사항을 완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확실한 건 몇 달 뒤에 결정될 것 같다"

피파 모바일은 시즌1에 꽤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시즌1이 끝나고 PES 모바일이 출시됐는데, 당시에 많은 유저들이 빠져나갔다. 피파와 PES(위닝)은 역시 라이벌이었다. 피파 모바일이 시즌3에는 PES와 비교해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매트는 두 가지에 경쟁력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에 새로운 엔진이 도입됐고, 헤드-투-헤드 모드 개발됐다. 엔진 2는 깊이가 없었는데, 이번 엔진 3로 게임이 확실히 발전됐다. 또한, 헤드-투-헤드가 게임 내 리그 플레이를 개선시켰다"며 유저들이 게임에 더 빠져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헤드-투-헤드 모드는 분명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이 있지만, 게임 내에서 이상한 현상도 나오고 있다. 볼을 돌려 시간을 보내는 비매너 문제가 대두 됐다.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는 최고의 우선 과제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볼을 돌리면 AI가 알아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한다든지,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다. 현재 다른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 주에 업데이트할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그 패치로 문제가 고쳐질 것일지 확신할 순 없다는 말도 전했다.




피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과금이다. 유저들이 무과금 캠페인을 벌이는 일이 생겼을 만큼, 과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동안 플레이어를 향한 배려와 피드백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평소에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양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려고 한다. 유저들과 소통을 위해 트위터에 개발자 계정도 만들었다. 늦었지만 하나 하나 피드백하고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다. 열정적인 유저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피파는 오래된 게임이다. 서른 살 유저가 책가방을 들고 초등학교를 다녔을 때부터 했던 게임이다. 그만큼 향수도 많다. 피파 모바일 유저 중에 예전 피파 해설과 커리어 모드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이와 관련한 변경 계획이 없는지도 물었다.

해설 관련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설 같은 경우는 분량이 많을 경우 기술적으로 다루기가 어렵다. 우리의 주요 이슈 중 하나임은 분명한데, 당장 변화가 있지는 않을 거다"라며 긍정이 담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커리어 모드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커리어 모드는 신규 유저에게 오히려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지금도 게임이 복잡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나와 있는 모드에 더욱 집중할 생각"라고 못 박았다.





최근 게임 업계의 큰 화두 중 하나는 역시 e스포츠다. 모바일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e스포츠로 뛰어든다. 그것이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는 지름길이라는 걸 모두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파 모바일은?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당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고민하고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커스텀 매치에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고, 게임에 버그도 많다. 대회를 진행하기 위한 제반 환경들이 나아진다면, e스포츠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다"

EA는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직장이다. 매트는 EA에서 15년이나 근무한 사람. 그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돌아오는 답이 아쉽게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은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를 사랑하라!

"피파 팀에도 많은 부서가 있다. 엔지니어는 엔지니어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에 맞는 능력을 요구한다. 그래서 한 가지만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직군에 맞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크게 얘기하면, 내가 그랬듯 게임과 스포츠를 모두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게임을 해주고, EA를 사랑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한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EA를 원한다는 사실에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피드백을 해주면 꼭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피파 모바일도 열심히 즐겨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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