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적이고 쓸쓸한 아름다움... '이스트와드'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10개 |

이스트와드를 처음 본 소감은 딱 이랬다. "아름답다." 물론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려하고 실제와 비슷하고, 대단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게임은 많다. 하지만 이스트와드가 아름답고, 이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것은 그래픽이 보여주는 특유의 따뜻함과 시선을 사로잡는 디테일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배경을 만들어내는 작은 디테일을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이 디테일과 상호작용이 가능할 때 정말 속으로 왠지 모를 쾌감이 느껴질 정도다.

스타듀밸리의 퍼블리셔 처클피쉬가 유통을 받고 픽스필 스튜디오(Pixpil Studio)가 개발하고 있는 '이스트와드'는 주인공 존(John)과 샘(Sam)의 모험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공개된 게임플레이 프리뷰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배경으로, 프라이팬 및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존과 마법을 사용하는 샘의 여정은 물론, 그들의 따뜻한 스토리도 언뜻 엿볼 수 있다.

현재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픽스필 스튜디오. 바쁜 일정에도 잠시 몇 가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스트와드는 어떤 게임일까? 픽스필 스튜디오의 창립자 토모 저우(Tommo Zhou), 그리고 펑 예(Feng Ye) 공동 대표이자 디자이너와의 짧은 인터뷰를 게임 소개와 함께 담아보았다.


상해의 작은 개발사, 픽스필 스튜디오
가구점 속에 숨어있는 작은 인디 개발사의 꿈




픽스필 스튜디오는 토모 저우, 홍 모란(Hong Moran), 펑 예 세 사람이 모여 만든 작은 인디 게임 개발팀에서부터 시작됐다.

"Pixpil은 3명으로 된 팀에서 시작했다. '이스트와드'를 개발하면서 이제 열댓 명의 팀원으로 성장했고. 팀원 대부분이 상해에 거주하고 있고, 스튜디오는 가구 판매 쇼핑몰 속에 숨겨져 있다!"

가구점으로 이루어진 쇼핑몰 속에 숨겨진 작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 토모 대표는 '은밀하게(Sneak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왠지 이스트와드의 복잡한, 하지만 동시에 조금 외딴곳에 있을 법한 배경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어쩌면 이스트와드의 세계를 디자인하는데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여담으로 토모 대표의 사진을 전달받지는 못했지만, 게임상에서 살짝 만나볼 수 있는 모습에서는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무려 샘이 직접 남긴 소감이다!



▲"존! 저 사람 머리봤어?!"

2014년 중국의 콘솔 게임 규제가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대한 꿈을 키워온 토모 대표. 픽스필 스튜디오는 앞으로 전 세계에 콘솔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트와드'의 경우 먼저 스팀으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픽스필 스튜디오가 콘솔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가능성은 열려있다. 살짝 물어보니 "스위치를 포함해 게임 콘솔 출시는 확실히 고려하고 있다"고.

취미로 게임 개발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한 토모 대표와 픽스필 스튜디오. 상해에서, 중국에서 인디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어떨까?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인디씬이 붐을 일으켜왔다. 상하이도 (인디 게임 개발이 활발해진) 도시 중 하나고. 중국에서 인디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세계 다른 곳의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자신의 게임을 만드는 것. 하지만 좀 더 자유롭고, 시간과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할 때가 많다."


저물어가는 인류, 존과 샘의 여정
이스트와드 세계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


그럼 본격적으로, 이스트와드는 어떤 게임일까. 앞서 말했듯, 이스트와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동양적인 색채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아트워크다. 일본이나 중국, 한국에서 조금 오래된 길거리에 들어섰을 때 볼 수 있는 풍경을 떠올려보자. 왠지 지저분하게 보이는 각양각색의 간판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길, 상점인지 가정집인지 헷갈릴 정도로 편안한 모습들. 통일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장소들은 아름답고, 특색있게 다가온다.

또다른 모습을 떠올려보자. 버려진 문명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자연. 철은 녹슬고 덩굴과 잡초는 무성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익숙한 용도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동시에 자연이라는 익숙하지만, 미지의 존재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 왠지 그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간이 무대에서 내려온 듯한 쓸쓸함을 느낀다.

이스트와드에서 받은 감상은 이 두 가지가 함께 보여주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이었다. 동시에 따뜻한 색감, 존과 샘을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까지. 물론 아직 정확한 스토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레일러에서 샘이 존을 끌어안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작은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비주얼 자체가 전달하는 느낌이 그만큼 크게 다가왔다.




기본적으로 이스트와드는 리드 디자이너인 홍 모란 개발자의 스케지에서 시작됐다. 외신 인터뷰에 따르면 홍콩의 옛 구룡채성을 닮은 건물과 몬스터를 담은 스케치에서 게임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그럼 이스트와드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고, 제목은 무슨 뜻을 지니고 있을까?

"이스트와드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MOTHER' 시리즈, '보쿠 노 나츠야스미', 그리고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의 JRPG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이스트와드는 그 외에도 그 당시의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았다. '이스트와드'라는 이름은 세계관의 몇 가지 주요 콘셉트와 연결되어있다. 유저들은 게임의 스토리를 통해 제목의 의미를 알아갈 수 있을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동쪽으로, 동쪽을 향하여'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이스트와드(Eastward). 동쪽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인간 사회가 작아져 간다는 설정과 맞닿아있을까?

"이야기는 먼저 터프해보이는 채굴꾼, 존이 길고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 샘과 함께 모험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세계에서 외진 곳에 떨어져 있는 신비로운 지하 세계로 길을 떠난다. 그들은 점차 무엇이 이 세계를 이토록 이상하게 만들었고, 어떤 운명이 그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세계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게임 소개부터 캐릭터들까지. 이스트와드는 '외진', '동떨어진'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말수가 적어 보이는 채굴꾼 존과 발랄하지만, 신비한 샘 또한 평범한, 동떨어져 있지 않은 인물들은 아닌 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모험에서 만나게 되는 캐릭터들도 어딘가 범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처클피시가 외신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이상하고 신기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진짜 아이가 되기 위해 수술을 받고 있는 로봇 아들을 둔 상인도 있다고.

게임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액션 RPG와 퍼즐을 기준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일반 몬스터 및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 모험을 기본으로, 뗏목을 적절히 움직여 풀어내는 퍼즐이나 곳곳에 숨겨진 것들을 찾는 등, 여러가지 요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맵의 여러 가지 캐릭터나 요소와 상호작용하고, 힌트를 얻기도 하고 모험 외에도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단순한 퍼즐부터 존과 샘을 번갈아 플레이해야하는 다양한 퍼즐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

특히, 이스트와드는 존과 샘을 번갈아 플레이하는 메커니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플레이는 물리적 무기를 사용하는 존을 위주로 이루어지지만, 신비한 힘을 사용하는 샘을 통해 공격하거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조종하는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게 되어있다. 혹시 한 명은 존, 다른 한 명은 샘을 플레이하는 코옵플레이가 있을지 물어봤지만, 계획된 바는 없다고 한다. 또한, 예상 플레이타임은 "아직 게임의 레벨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확실히 말해주기 어렵다"고.


레트로 픽셀과 3D 라이팅, '이스트와드'의 그래픽 디자인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요소도 중요했다




게임의 디테일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에서도 이스트와드는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MOAI를 기반으로 한 자체제작 엔진을 통해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빛 효과를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게임의 그래픽 부분에서, 세계를 구성하는데 픽스필 스튜디오가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중요했다! 이스트와드의 그래픽 디자인을 말하는 것이라면, 기술적으로는 3D 그래픽 기술의 아이디어를 적극 이용했다. 현대 하드웨어의 성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라이팅은 기본적으로 지연 셰이딩으로 작업하는데, 이를 통해 다지이너들은 각 레벨에 더 많은 라이팅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게임의 전체적인 무드에 영향을 주는 엠비언스 톤을 조정할 수 있고."

빛 효과가 만들어주는 게임의 분위기는 픽스필 스튜디오가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밝고 어두운 것이 아니라 배경에 위치한 각 조명, 그림자 효과까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조명 효과가 눈에 띈다. 개발자 블로그에서 공개한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같은 장소여도 어떤 색감의 빛이 비추는지, 어떤 그림자가 드리우는지에 따라 시간 변화는 물론, 전달하는 느낌도 변화하니까.

▲빛의 변화에 따라서 분위기도 변화한다

그뿐만 아니라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마다 보여주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이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은 단순한 움직임으로 등장하지만, 존이 프라이팬을 휘두를 때부터 샘의 작은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떤 노력이 들어갔을까?

"아트워크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게임 아티스트들은 게임의 아트를 구성할 때 일정한 스테레오타입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틀을 깨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2D 셀룰로이드 애니메이션에 대한 경험이 있는 애니메이터들을 고용했다. (게임 디자인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집중한 것이) 이스트와드의 아트워크, 특히 애니메이션이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같다."

게임 디자인보다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한 이스트와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고,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애니메이터들의 작업과 함께 이스트와드의 세계가 탄생했다. 개인적으로 옛날 셀 애니메이션들의 부드러운 모션을 좋아했던 만큼 좀 더 관심이 가기도 했다.

계속해서 디테일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개발자 블로그에서 공개되어있는 이미지들을 보면 정말 귀엽다. 같은 거울이지만, 키가 큰 존과 키가 작은 샘의 반응은 조금 달라진다. 거울을 보기 위해 콩콩 뛰는 샘의 모션과 같은 작은 디테일들을 게임 속에서는 얼마나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존은 거울을 보고 그대로 지나가지만, 샘은 거울을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디테일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하자면, 영어 버전으로 공개되어있지만, 동양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재미있는 짤들도 확인해볼 수 있다. "你好(니하오, 안녕하세요)" "Speak English, young man! (영어로 말하게나, 젊은이!)" 라던가. 간판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한국어라던가.





이스트와드를 기다리며
"옛 '젤다'같은 게임 만들고 싶었다"




이스트와드는 아직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작품이다. 인디 개발 포럼에 공개된 것은 2015년으로,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퀄리티있게 개발하겠다는 욕심으로 진득하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해서 대략적으로라도 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지만, 미안하다는 답변밖에 받을 수 없었다. 플랫폼 또한, 현재 스팀으로 공개되어있어서 PC 버전만 확정되어있다.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도 정말, 정말, 빨리 게임을 만나보실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우리는 '퀄리티'를 확실히 잡고가야할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스위치를 포함해 게임 콘솔 출시는 확실히 고려하고 있다."

지난 11월 게임플레이 프리뷰가 공개된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정보를 기대해볼 만 하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며 픽스필 스튜디오에게 유저들이 이스트와드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지 물어보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리의 주요 목표는 2D 클래식 젤다 시리즈와 같은 액션 RPG를 만드는 것이었다. 퍼즐 요소가 있는. 존과 쌤을 번갈아가며 운용해야 하는 점은 게임 속 퍼즐 요소를 새롭고 어렵게 만들어준다. 그외에는 게임 플레이와 컷씬에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추가해놨는데, 그 부분도 기대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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