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그래픽 변화의 시작 - 주재익 AD 인터뷰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26개 |

송재경 총괄 PD의 합류로 올해 중순부터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키에이지. 개발팀은 조금씩 늘려 현재 140명 이상 규모가 되었고 개발 프로세스부터 마케팅까지 외부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는 출시 초기 못지 않게 바쁘게 변화하고 있다. 당장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겠다가 아니라 앞으로 뭔가 바뀌는 과정의 첫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그래도 빨리 체감하기 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새로운 아트디렉터의 합류다. 섬세하게 설계된 아키에이지 그래픽 풍을 끌어 안고 색다른 모습을 추구하려는 주재익 AD. 캐릭터 리뉴얼부터 엔진 업그레이드까지 그가 생각하는 앞으로 아키에이지의 모습을 물어봤다.



아키에이지 다운 아키에이지 만들기
주재익 AD, "배경, 캐릭터 디자인, 새롭게 업그레이드"




[▲주재익 아키에이지 아트디렉터]


아키에이지 개발은 언제부터 참여했나?

주재익: 2017년도 7월 서부 업데이트 준비하는 시점이었고, 히라마 초기 기획부터 참여를 했다.

라이브 서비스를 오래했기 때문에 기존 아트 톤을 맞추기 위해서 고생했을 것 같다.

주재익: 꼭 그렇진 않았다. 아키에이지는 그래픽 스타일이 일관성이 있었다. 리얼하게 고증된 세계안에서 하위에 판타지가 있다. 아키에이지는 현실에 가까운 리얼을 추구하는데 그 아래 다른 무엇가를 찾는 게임이었다. 그게 좀 어려웠다. 보통 일반적인 게임은 판타지가 상위에 있다. 리니지2, 테라 등 판타지 중심의 게임을 만들다가 아키에이지를 맡다보니 은은하게 녹아나는 판타지를 구축하는 게 어려움이 있긴했다.

제이크(송재경) 사장님이 유명한 일화가 있다. 캐릭터 외형을 소위말하는 트렌디한 캐릭터를 만든적이 있는데 “야 예쁘고 멋지긴한데 힐을 신고 뛰어?"라고 하더라. 아키에이지도 결국 뭐든 허용되는 판타지 세계관이긴 하지만 그래도 빌리버블(believable)한, 수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아티스트로서 제약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주재익: 아티스트는 원하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떤 아티스트는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그걸 이뤄냈을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픽사 애니메이터들은 애니메이션을 고려해서 캐릭터를 잡지 않는다. 팔이 너무 짧아서 물리적으로 시계를 볼 수 없는 캐릭터가 있다. 하지만 연출력과 미장센으로 시계를 보는데 문제가 없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고민들이 희열을 주는, 성취감을 줄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바꿔야하겠다 라는 게 있다면?

주재익: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국 등 해외 서비스도 같이 하다보니 그래픽 다운사이징을 크게 한적이 있다. 아키에이지 출시 초창기 스샷들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가 크라이엔진을 사용했던 이유가 있었다. 엄청난 배경, 사실적인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배경은 솔직히 좀 듬성듬성하다. 텍스쳐 사이즈도 낮아서 해상도도 떨어져 있다. 해외에 나가려고 권장사양을 낮췄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드러냈다. 크라이 엔진의 장점을 못 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는 캐릭터다.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다. 개발자의 역량 부족이라고 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당장 경쟁사의 게임은 캐릭터 하나 당 폴리곤이 2만 개에 달한다. 우리는 약 9천개를 쓰고 있다. 또, 아키에이지는 모든 종족이 모든 클래스를 소화해야한다. 그 이야기는 모든 모션을 같이 써야하고 복장을 가공해야한다. 결국은 특화되는 부분이 없어진다. 노멀화되고 범용적으로 간다는 말인데 그 부분에서 제약이 많았다.

우리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소홀한 부분도 있지만 기획적인 의도 때문에 그런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런 부분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넘어가자'라기 보다는, 조금씩 다듬고 고쳐나갈 것이다.






[▲아키에이지 출시 당시 그래픽, 지금 봐도 상당힌 깊이감이 있었다]

디자인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아키에이지의 디자인은 뭐랄까. 언뜻 보면 화려하기도 한데 결국 딱히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고대 장비만 하더라도 굉장히 화려해 보이는데 디자인만 보면 굳이 꼭 가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주재익: 공감한다(웃음). 이건 아키에이지 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의 공통적인 고민일 것 같다. 유저들과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속도전으로 가다보면 퀄리티가 떨어질수도 있고 또, 우리가 설정상에 특이한 것을 넣다보니 가끔 마법적인 요소를 넣는다. 그러다보면 굉장히 특이한 요소가 반영된다.

예를 들어 '위쳐' 게롤트의 검은 굉장히 심플하지만 시각적으로 강력한 느낌을 받지 않나. 하지만 우리는 뭔가 좀 휘어지고(웃음), 설정이 녹아 있기도 하고 또, 룩하고도 맞추다보니 디자인 요소에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이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니 좀 정리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정리한다고 하기보다는 모든 취향을 아우르는 룩을 만들고 있고 외형변경을 통해 선택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앞서 말한 좀더 외형적으로 멋진 장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전면적인 그래픽 개편...엔진 업그레이드도 함께 고려
콘솔버전 출시와 함께 전반적인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고대 4단계 복식 컨셉아트]

기존에는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그래픽의 장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는 권장사양을 조금 높여서라도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주재익: 확정은 아니지만 고려 중에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시스템 메모리를 써야하는 게 일본과 중국 때문에 32비트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근데 64비트를 쓰는 순간 시스템 메모리 수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면 메모리가 담고 있어야할 데이터의 용량이 커질 수 있는데 그래도 밀도 있는 배경을 만들 수 있다.

그래픽 권장사양이 750급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래픽카드가 가지고 있는 GPU 수준이 높아져서 파티클이나 텍스쳐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텍스쳐의 그림사이즈도 크게 할 수 있다. 아트팀의 규모를 키우는 중인데 기술적인 부분을 높여서 최적의 툴을 만들어서 캐릭터를 예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 부분은 실제로 현재 테스트 중인 사항이다.

방금 말한 부분은 캐릭터 리뉴얼도 포함하는 것인가?

주재익: 맞다. 본격적인 것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종족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현재 남은 종족이 리턴드와 페어리가 있는데, 현재 컨셉 아트를 잡고 있는 중이다.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야타, 페피, 모오 등이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데 다음 업데이트에서도 좀 인기를 얻을만한 캐릭터나 몬스터가 있을까?

주재익: 현재 작업을 하고 있어서 어떻게 보여질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키에이지 12영웅의 미니멀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SD캐릭터 느낌인데 어떻게 공개될지는 아직 작업 중이라서 잘 모르겠다.

이밖에 더 재미난 요소가 있다면?

주재익: 수륙양용도 고민하고 있다. 수륙양용 몬스터를 잡아서 1명 이상의 사람들과 같이 탈 수 있는 것도 개발하고 있다.

캐릭터 리뉴얼도 고려하고 있나? 마지막 업데이트된 '드워프'가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비결도 궁금하다.

주재익: 일단 공을 많이 들였다. 일반 캐릭터는 오리지널이 아니다. 누이안을 가지고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만들었다. 이번에 워본과 드워프는 오리지널로 만들었다. 드워프는 개그코드 컨셉을 잡았는데 그래서 특히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신규 지역
검은 숲, 신의 관문, 차원의 문의 컨셉




[▲아키에이지 신규 지역 원화]


신규 지역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주재익: 검은 숲은 원래 히라마족이 살던 곳이었는데 큰 지각변동으로 인해 버려진 지역이다. 과거에는 용사의 전당에서 훈련도 하고 교육도 하고 지냈는데 큰 지각변동으로 인해 지역이 변형되었고, 그것들은 하라디움이 중앙 지역으로 옮겨졌다.

히라디움은 그 자체가 영적인 힘을 가졌고, 자연의 생명력을 왕성하게 해주는 근원같은 물질이다. 이로 인해 이 지역 나무들이 높게 자라게 되었고 나무 아래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숲 이름이 '검은 숲'이 되었다. 참고로 하라디움은 블랙팬서에서 나오는 비브라늄으로 이해하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전체적인 컨셉이 있다면?

주재익: 전체적인 동부 배경의 컨셉은 스코틀랜드 지방의 하이랜더를 기반으로 다양성을 넣어보고 싶었다.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갈때 기온이 갑자기 변하면서 경계가 되는 지역이 생겼는데 스크린샷으로 보면 이해가 좀 쉽다.



[▲검은 숲과 얼음계곡]


이번 업데이트 타이틀인 '정원으로 가는 길'의 암시를 주는 지역도 있다. 엔드컨텐츠가 되는 지역은 시간과 차원을 움직이는 오브젝트가 있는데 일종의 시간을 관장하는 모래시계다. 완성되면 악당들이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유저들은 이 모래시계의 완성을 막는 임무를 맡게 된다.

뭔가 복선이 있을 것 같다.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던지.

주재익: 기획에서 고려는 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은 아니다. 차후 업데이트의 확장성을 고려해서 만든 것이긴 하다. 이번 업데이트는 최종 콘텐츠가 여기서 이루어지며 일종의 랜드마크 성격이 있어서 신규 지역 어디에서든지 모래시계의 불빛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 숲은 아트적으로는 느낌을 많이 살리려고 했는데 아직 권장사양이 올라가지 않아서(웃음). 표현에 조금 한계가 있다. 차후에는 풍경에서도 다양한 두께감, 색감에 대한 풍성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내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가 이루어질텐데 포인트가 될만한 요소가 있을까?

주재익: 아키에이지의 역대 업데이트 중에서 이번처럼 지역 개발이 연속으로 된 적이 없었다. 지금 업데이트가 서부와 동부 연달아 나갔다. 그렇게 되면 스토리, 퀘스트, 보상 등 스토리 기반에 모든 것들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에 힘을 줄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진행되는 업데이트에서도 큰 스토리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검은 숲 컨셉아트]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차원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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