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울워커 신규 캐릭터 치이 아루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인터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59개 |

2018년 4월, 게임업계에 이례가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던,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넘는 게임이 기적의 역주행을 시작한 거죠. 단순한 업데이트나 이벤트로 반짝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로켓 부스터를 장착한 것 마냥 끊임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라이언게임즈에서 개발한 소울워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기반으로 스릴 넘치는 액션 게임이죠. 특유의 고난도 디자인과 아카식 레코드를 활용하는 독특한 전투 스타일 덕에 나름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춘 게임입니다.

작년 기적의 역주행 이후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왔다는 소울워커, 김홍규 PD가 밝힌 신규 캐릭터 치이 아루엘과 2019년의 비전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벤에서 전해드립니다.







▲ 라이언게임즈 김홍규 PD

Q.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한다.

소울워커 PD를 맡고 있는 김홍규다. 과거 넷마블에서 몬스터길들이기, 마블 퓨처 파이트, 스타워즈 등 개발에 참여한 바 있다. 작년 5월에 소울워커 PD로 발령을 받았고, 실제 업무 자체는 작년 초부터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Q. 기적의 역주행 시기와 정확히 맞물리는 것 같다.

맞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작년초에 개발 이슈가 많이 생겨서 한해의 마일스톤을 스스로 정리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PD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가지 트레이닝을 좀 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는데, 갑자기 역주행을 시작하면서 급하게 전면에 나서게 됐다.


Q. 마일스톤도 기존 계획과 많이 바뀌었을 거 같은데?

아카식 레코드 개편 같은 경우, 처음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당시는 판이 이렇게 큰 상태가 아니어서 게임 전반의 체질 개선을 우선시했다. 그 상황에서 유저분들이 급격히 유입되며 게임 체질 개선을 우선하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해야 유저분들께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최우선으로 생각한 건 게임 외적 콘텐츠보다는 내적인 콘텐츠 위주로 내실을 다지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펫과 같은 부가적인 콘텐츠의 우선 순위를 다소 뒤로 미뤘다. 현재도 유저분들이 즐길 콘텐츠가 많지 않은 편이고, 이를 빠르게 보충해 지루함을 덜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Q. 지난 1년 동안 많은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있는가?

작년에는 유저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던 탓에 만족스러운 업데이트가 없었던 거 같다. 저희는 유저분들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피드백을 빠르게 캐치해야 했는데, 미스가 더러 있었던 것 같다. 유저분들이 좋아하셨던 업데이트도 있었겠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상대적으로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업데이트가 있다면, 지난 5월에 진행된 최적화 업데이트와 연말에 진행됐던 디플루스 호라이즌 및 크리스마스 이벤트 업데이트였던 거 같다. 최적화 업데이트는 정말 개발팀이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유저분들이 만족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아울러 연말 업데이트는 다소 힘든 상황에서도 신규 지역을 출시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내부적으로도 콘텐츠 퀄리티를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들 서브컬쳐 부류에 정통하고 게임에 대한 애정도 강한 편이라 소울워커에 대한 애정 역시 각별하지만, 사실 라이언 게임즈가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고 기술적인 한계 역시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 해서 계속 늦출수 만은 없다 보니 콘텐츠 업데이트를 꾸준히 이루어온 게 아쉬움이 같이 묻어나온 거 같다.



▲ "앞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잘' 해야죠"


Q. 2019년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루어질까?

항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체질 개선은 유저분들이 현재 갖고 있는 자산 등을 건드리게 된다. 이런 문제로 개선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내 의견만으로 패치를 진행하기 어렵다. 현재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고, 문제점은 꾸준히 수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저분들이 좋아할 콘텐츠 역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Q. 이번에 참 오랜만에 신규 캐릭터가 추가된다. 어떤 캐릭터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이번 신규 캐릭터의 이름은 치이 아루엘이다. 기존 소울워커와는 궤를 달리 하는 캐릭터다. 기존 캐릭터들은 공백 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태생적인 소울워커였지만 치이 아루엘은 소울정크가 소울워커화된 캐릭터다.

치이도 이름이고, 아루엘도 이름이다. 고양이 소울정크가 아루엘이라는 소녀에게 치이라는 이름을 받고, 이후 아루엘이 소울정크의 습격으로 죽게 되자 치이가 아루엘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치이는 인간을 동경하지만, 인간이 될 수 없는 그런 비극을 담아낸 캐릭터다. 이명은 열망의 데스퍼로어다.

근본적으로 소울정크다보니, 공백에서 나오는 순간 기억을 잃는다는 설정이 따라온다. 본인이 소울정크라는 사실을 잊게 되고, 스스로를 고양이라고 지칭한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그런 대사와 설정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간을 동경하는 소울정크, 치이 아루엘


Q. 튜토리얼도 타 캐릭터와 다소 다르고, 신적 존재의 개입 역시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소울워커에는 로스카라는 신적 존재가 있다. 로스카는 자신이 세우고 있는 예정을 위해 이 친구를 지켜보기로 마음을 먹은 상황이다. 하지만, 치이의 인간에 대한 열망, 그리고 소울워커 자체가 인과율을 방해하는 집단이기에 로스카와는 다소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원래라면 데자이어 워커로 변했어야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택한 인물이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치이라는 캐릭터 역시 기존 워커의 길을 따라는 가지만 곳곳에서 변수를 만들어내고, 로스카는 그걸 억누르는 역할을 하게 된다.


Q. 굉장히 독특한 설정인데,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가?

저희 작가가 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한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구도보다도 이런 신선한 소재를 유저분들이 재밌게 여기실 거 같았다. 아마 그런 요소를 고민해서 나온 결과가 치이 아루엘이라는 캐릭터인 것 같다.

사실 이 캐릭터의 주체는 고양이인데, 저희 내부 설정상으로는 1살짜리다. 태어난 지 아직 1년도 안 된 갓난아기다. 그러다보니 다소 독특하고 천진난만한 구석이 있고, 이성으로 다 설명하기엔 어려운 변덕스러움 역시 묻어나올 것이다.


Q. 타 캐릭터와 차별화된 운용이 있을까?

치이 아루엘은 도를 활용한다. 도라는 무기 자체가 타 캐릭터 무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축에 속해 상대적으로 스피디함이 강조됐다. 또한, 한 손은 빠른 칼 놀림, 한 손은 묵직한 괴물 팔로 공격하며 색다른 템포의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아울러 모션 하나하나에도 크게 공을 들였으며, 납도와 발도 특유의 멋이 살아있도록 노력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치이의 스킬 대부분은 타 캐릭터에 비해 리치가 짧은 편이다. 또한 절도 있는 동작을 중요시 하다보니 선/후 딜레이가 다소 있는 편이며, 스킬 중에 체력을 소모하여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등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형'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이런 운용 난이도를 감안해 전체적인 딜은 비교적 높게 설정했다.



▲ 날렵한 도 공격과 묵직한 귀수 공격의 조화


Q. 인상 깊은 스킬 하나 소개한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킬이 하나 있다. 전방의 적을 띄운 뒤 마구잡이로 베고, 칼을 절도있게 칼집에 넣고 마무리하는 스킬이 있다. 정말 멋있다. 42제 필살기 스킬로 만들고 싶었으나, 설계상 그러지는 못했다.

전체적으로 좁은 타점에 딜이 집중되는 스타일의 캐릭터가 될 것이고, 진 세이파츠처럼 버프를 갖추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무거운 소울정크의 스킬과 가벼운 도의 스킬을 효율적으로 섞어가며 완급을 조절하는 하이브리드형 캐릭터가 될 것이다.


Q. 치이 아루엘 승급은 언제 이루어질 예정인가?

전반기 안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팀에 과부하가 걸려 빠른 시기 내에 완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Q. 이번 업데이트에 1인 콘텐츠 역시 추가됐다.

커럽티트 레코드의 랭킹 전용 모드다. 해당 콘텐츠 자체가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기믹을 갖추고 있는데, 유저들이 이를 이용해 쉬운 상대만 골라 격파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하루 동안 해야할 걸 모두 끝낸 유저들이 부담없이 랭킹 모드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개인 도전 콘텐츠를 추가했다. 앞으로 기초적인 성장 동선은 팀플레이 위주로 변할 것이고, 외적인 콘텐츠는 솔로 플레이 위주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Q. 캐릭터 밸런싱 역시 이루어졌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가?

캐릭터 밸런싱은 작년부터 꾸준히 예고해왔던 부분이다. 밸런스라는 게 한 번 잡는다고 끝이 아니라, 나오는 콘텐츠에 따라 계속 조정이 되기 마련이다. 이리스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고정형 보스가 많아 장판형 스킬이 유리했지만, 이후 레이드에선 이동형 보스가 차츰 많아지며 타 캐릭터가 선호받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메타가 꾸준히 변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스킬 밸런싱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 캐릭터 밸런스는 지속적으로 맞춰갈 생각


Q. 그 외에 2019년 업데이트 파이프라인은?

디플루스 호라이즌의 추가지역들이 예정되어있다. 아울러 치이 아루엘을 제외하고 연내로 한 명, 많으면 두 명의 신규 캐릭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직 고민이 많은데, 최대한 다양한 구도가 이루어지도록 생각 중이다.

또한, PVP 콘텐츠 역시 연내로 전반기 내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PVP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베타 형식으로 먼저 선보여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일지,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다듬어서 내놓을지 고민 중이다.

스토리 역시 진전이 있을 예정이다. 여섯 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세계로 합쳐지는 그런 전개가 이어질 예정이고, 이에 관한 콘텐츠 역시 준비 중이다. 물론 레이드 역시 꾸준히 낼 생각이다.


Q. 최근 한정 아카식 레코드 재출시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속출한 바 있다. 차후 개선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작년에도 아카식 레코드가 판매됐던 게 있다 보니 다시 판매 계획을 잡는 게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저희 역시 이번 한정 출시는 미스라고 판단하고 있고, 한정은 앞으로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가급적이면 성능과 관계가 되는 요소는 어떤 시점에든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할 생각이다.

사실 아카식 레코드 만드는 게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고, 이런 식으로 출시하면 우리에게 이득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저분들 기분 나쁘게 하면서 돈 벌 생각은 없다. 이번 사건으로 실망하신 유저분들이 많으실 텐데, 정말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신중하게 판단해서 유저분들이 실망하시는 일 없게끔, 게임의 수익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집단으로 비치지 않게끔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2019년의 소울워커는 어떤 모습일지 한 마디 부탁드린다.

저희 마음가짐은 유저들이 찾아주셨던 작년과 똑같다. 사실 소울워커가 굉장히 잘 만든 게임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생각이다. 유저분들에게 인정받는 게임이 되고 싶다. 모든 부분에서 철저하고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이것만큼은 정말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다.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고쳐나가 올해 연말쯤 "그래도 한해동안 개발자들 열심히 했네", "그전보다 많이 나아졌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게끔 한발한발 나아가겠다. 유저분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말이다.



▲ "유저분들과의 약속, 꼭 지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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