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다!" 경기도의 통큰 게임산업 지원 정책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10개 |


▲ 경기도 조광근 콘텐츠지원팀장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과거와 다른 게임 진흥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실패해도 괜찮은 게임 개발 지원'이 돋보인다.

11일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콘텐츠산업과 조광근 팀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현재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의 게임 진흥 정책 기조 아래 게임연관산업, e스포츠 경기장 건립 등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전임 도지사도 게임에 관심은 뒀지만, 산업적인 측면에만 집중해 창업 공간 육성과 플레이엑스포(PlayX4) 전시 공간 마련 정도에만 그친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현재 이재명 도지사는 게임 진흥을 위한 다각도 정책을 준비 중이다. 지난 8년간 성남시장을 지내면서 게임 산업의 효과를 직접 경험했던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게임사가 판교에 입주했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전국 게임산업 매출의 56%인 6조 2,469억 원이 성남시에서 나왔을 정도다.

경기도의 게임 진흥 정책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은 'e스포츠 경기장 100억 원 지원'이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3개 지역에 각 30억 원씩 e스포츠 경기장 설립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정책에 경기도도 관심을 가졌지만, 수도권은 배제한다는 조건에 내심 아쉬워했다.

이에 차라리 '그냥 우리가 100억 원 쓰자'는 의견이 나와 실행에 옮겼다. 문체부의 지역 e스포츠 지원비 총합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 사업에 '어차피 성남시로 결정된 거 아니냐'라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조 팀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성남시가 게임 산업의 메카인 것은 맞지만, 균형있는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게 이재명 도지사의 생각이다.

현재 이 사업에는 수원, 성남, 의정부가 관심을 보이고 부천, 여주, 시흥, 평택, 용인이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은 오는 7월까지 신청을 받고 지원 시군이 결정된다.



▲ 도청 내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플레이엑스포 포스터

더불어 조광근 팀장은 "경기도는 프로게이머를 희망한 e스포츠 아마추어 지원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중국이 e스포츠 선수를 정식 직업으로 채택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e스포츠 관련 직종이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아마추어는 '게임을 좋아하는 청년' 정도로 인식이 그친다.

현재 경기도는 e스포츠 아마추어가 안정적으로 연습할 환경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단순히 책상 앞에서 고민하는 것에 그치치 않고, '젠지'와 같은 프로게임구단을 직접 찾아가 환경을 관찰하고 조언을 듣는다. 실제 e스포츠 아마추어게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고민거리"라고 조 팀장을 털어놨다. 양궁, 씨름 아마추어 지원과 다르게 게임은 특정 회사가 만들어낸 콘텐츠다. 그리고 '게임'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있다. e스포츠 아마추어 지원에 왜 세금을 쓰냐는 시선이다. 그는 "사회적 공감대를 찾아 좋은 방안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e스포츠 아마추어에 대한 경기도의 시범사업은 6월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도는 '실패해도 괜찮은 게임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 벤처에 가장 큰 위험은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관련된 지원도 독창적인 것보다는 유행하는 게임을 찾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패 경험담도 관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한 경기도는 지난해 '게임 리부트'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당초 300여 명이 참석할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론 500여 명이 행사를 지켜봤다. 올해 경기도는 지난해보다 행사를 1.5배 더 키울 예정이다. 조광근 팀장은 "실패 경험이 공유되면, 많은 분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쪼개진 예산을 모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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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조광근 팀장은 이재명 도지사의 게임 진흥에 관한 의지를 전했다. 조 팀장은 "게임 정책을 들고 갔을 때 도지사는 한 번도 'NO'라 말한 적이 없다"며 "특히 도지사 취임 이후 1호 지시가 '왜 문체부는 e스포츠 육성에 미지근한지 알아보라 할 정도"라고 소개하며 "물론, 이번 플레이엑스포 개막식에도 도지사는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만큼 게임 산업을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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