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탄막 슈팅? 대전? 아웃로! 이렇게 탄생했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39개 |

최근 모바일 게임 유저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이 있다. 궁수를 한 손만으로 조작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 그 게임은 탄막 슈팅의 재미와 화려한 타격감으로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페토의 신작 '아웃로' 역시 한 손 위주의 조작과 탄막 슈팅이 주요 컨셉이란 점에선 닮았다. 다만, 큰 차이를 보이는 요소는 대전이다. '아웃로'는 정해진 패턴과 NPC를 상대로 싸우는 게 아니다. PVP라는 점에서 예측불가한 재미가 있다.

MMORPG, 액션 RPG, 수집형 등 요즘 유행하는 모바일 게임과 '아웃로'는 문법이 다르다. 모바일 게임에 '어쩔 수 없이' 넣어야만 했던 가상 패드도 '아웃로'에는 보이지 않는다. 완전한 대전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제페토가 고민한 결과다. 출시 초기 단계인 '아웃로'에는 아직 "움직임이 뭔가 부자연스럽다", "더 다양한 스킬이 추가됐으면 좋겠다"와 같은 유저 리뷰가 달리고 있다. 유저들이 아쉬움을 갖는 데에는 그만큼 '이 게임이 재밌고, 더 나아지길 원한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지난 4월 조용히 출시한 이후로 점차 유저들 사이에 입소문이 타는 아웃로. 게임의 더 자세한 소개를 김석진 PD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 제페토 김석진 '아웃로' PD

Q. '아웃로'는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보기 힘든 장르다. 탄막 슈팅이라니. 이 장르의 모바일 게임으로 마지막 기억에 남는 게 '드래곤 플라이트'다. '아웃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제페토 내에는 사원끼리 한 달 동안 아이디어를 겨루는 챌린지가 있다. 이때 3개의 아이디어가 살아남았는데, '아웃로'의 프로토타입도 이때 살아남았다. 그때 '아웃로'는 슈팅 게임으로 PVP를 하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원래 게임의 재미라는 게 그런 막연함에서 출발하지 않나. 물론, 모바일에서 세심한 컨트롤이 가능할까와 같은 고민도 있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재미만 보고서 시작했고, 지난 4월 출시까지 마쳤다.


Q. 사내 대회에서 '아웃로'가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인가?

= 개발팀 내에 컨트롤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RPG 중심이어서 '뽑기' 외에는 손맛을 느낄 수 없었다. 액션이 있다고 해도 AI랑 하면 결국 패턴이 익숙하져서 별로 재미가 없다. 그래서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사람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슈팅 PVP에 관심이 갔다. 특히 제페토는 슈팅 게임 개발에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런 면에서 초기 '아웃로'가 높은 평가를 받은 거 같다.

그리고... 솔직히 RPG는 대형 게임사가 잘 만든다. 그런데 꼭 RPG만 재밌는 게임은 아니지 않나? 참신하고 재밌는 게임을 만든다면, 대형 게임사가 시장을 차지했어도 좋은 성과를 낼 거라고 기대했다. 적어도 이런 방식이 제페토가 대형 게임사들 사이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Q. 경기게임오디션에 나갔다. Top3 내에 들었는데, 제페토가 오디션에 나가는 건 반칙이지 않나(웃음)?

= 그때는 프로젝트 규모가 달랐다. 나를 포함해 4명이서 개발했었으니까. 우선 우리 게임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인정을 받고 싶기도 했고. 사실, 회사에서 '아웃로'를 알리기 위해 공격적인 예산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런 참신한 게임이 있으니 한 번 봐주세요"라는 마음으로 나갔다.

오디션을 거치면서 게임을 평가받는 것보다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를 스스로 고민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발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장황하지 않게 말을 준비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을 알려야 했다. 개인적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게임을 알리려고 나갔는데, 결과적으로 득이 정말 많았다.


Q. 실시간 PVP라 개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판정이다. 우리는 개발할 때 '내가 쏴서 맞춘다'보다는 '남이 쏜 걸 내가 피한다'에 초점을 맞췄다. 판정의 경우 비행 탄막 슈팅의 개념보다는 FPS에 가깝다. 탄막 슈팅에서 유저 비행기의 핵만 피하면, 공격을 피한 것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아웃로'는 캐릭터가 나와서 싸우는 게임이다. 가슴은 피했지만 팔이 맞았을 때, 피한 것으로 보이면 직관적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탄막 슈팅에 FPS 판정을 기본으로 했다.




Q. '아웃로'가 지난 4월에 출시됐지만, 너무 조용히 나와서 많은 유저가 모르는 거 같다. 간략히 소개한다면?

= 우리 게임의 슬로건은 '모바일 게임 최초의 실시간 탄막 슈팅 게임'이다. 현재 가장 비슷한 게임으로는 브롤스타즈가 있다. 다만, '아웃로'는 '1945'와 같은 비행슈팅 류의 조작패턴이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특히, 이전까지 비행슈팅 류의 게임이 NPC를 상대로 정해진 패턴을 공략했다면, '아웃로'는 실제 유저를 상대로 한다.

여기에 AOS와 같이 캐릭터에 개성을 주고 TCG의 덱 구성을 덧붙였다. 적의 특징과 공격을 고려하면서 내 스킬을 제때 사용하고 맞추는 게 중요하다. 유저에 따라 TCG의 저코스트덱, 또는 고코스트덱 구성도 가능하다. 다양한 유저를 상대로 개성 있는 덱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전투가 이루어진다.


Q. '아웃로'는 세로형 게임이다. 화면 구성 외에도 조작에도 많은 개발 고민이 엿보였다.

= 결국 모바일이란 기기는 세로형이 유저가 플레이하기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가상 조이스틱과 버튼도 모두 뺐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기존 게임은 생긴 건 3D 캐릭터인데 개발단에선 2D인 경우가 많다. '아웃로'는 캐릭터가 실제 3D이다. 이외에도 여러 요소에 게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많다.


Q. 먼저 해보니 세로형이어서 움직이는 건 한 손으로도 됐다. 그런데 스킬 버튼이 왼편에 있어서 양손으로 조작해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 부분은 세로형 디자인과 좀 맞지 않아 보였는데.

= 그 구조가 개인적으로도 아쉽기는 했다. 그런데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하게끔 하면 조작하는 재미가 뚝 떨어졌다. 엄지손가락만으로도 이동과 스킬사용 모두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Q. 스킬 디자인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궁금하다.

= 처음에는 정통 비행슈팅처럼 정말 쏟아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너무 피하기만 하니까 심심하더라. 전략적이지도 않았고. '아웃로'는 탄막덱이라고 해서 4개의 스킬로 구성할 수 있다. 모티브는 탄막 슈팅, 스킬은 AOS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전략적이면서도 캐주얼한 탄막류 게임이 된 거 같다.


Q. 게임 디자인 자체는 PC 온라인이나 콘솔로도 괜찮을 거 같다.

= 내부에서 모바일 게임을 PC 버전(스팀)으로 이식해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소재가 같을 수는 있어도, 게임 구조와 BM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더라. 유저 유입에 있어서 모바일은 특정 이벤트로 언제든 접속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PC 버전은 공간적인 제한 때문에 안 된다. 그래서 플랫폼 이식은 소재는 가져갈 수 있어도 콘텐츠까지 이식하기는 힘들 거 같다. 현재의 '아웃로'에 집중하겠다.


Q. 모드가 괜찮더라. 현재는 '총알 피하기'와 '몬스터 디펜스'만 있던데, 이후 모드가 기대된다.

= 현재 기획은 다섯 개를 완성하는 거다. '아웃로'는 PVP가 메인이라 스트레스가 좀 있는 편이다. 그래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모드를 준비했었다. 모드는 다음 주(18일) 즈음에 하나 더 추가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메인모드와 리그전, 클랜전 다듬기에 집중한다.



▲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드는 총 다섯 개를 만들 예정

Q. BM은 어떻게 준비했나? PVP 게임에서 유저들이 실력과 별개로 돈 싸움에서 지는 거에 민감하다.

= 기존 PVP 경쟁작의 BM을 보면, 개인적으로 잘못 설정했다고 생각한다. 레벨이 높으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라거나 돈 싸움이다. 반면 '아웃로'는 태생부터가 탄막류다. 상대방의 레벨이 얼마나 높던, 과금을 얼마나 했던, 피할 수 있다. 게임 자체가 BM의 장벽이 낮다. 그래서인지 한 게이머는 리뷰로 '대한민국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갓게임'이라고 평해주시더라. 이 평가가 특히 기분 좋았다.

이른바 고래 유저는 중요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무과금 유저의 양이다. 유저 수가 많아야 게임이 돌아간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과금 유저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BM은 스킨이나 추가 캐릭터, 부스터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내 밸런스를 헤치지 않는 수준이다.


Q. 현재까지 유저 반응은 어떤가?

= 공식카페 내에는 재밌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게임 자체를 1년 정도 준비한 게임이라 부족한 면이 보인다. 우선 콘텐츠 자체가 부족한 게 가장 큰 거 같다. PVP만 있다 보니까 유저의 피로도가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디펜스 모드와 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후 클랜전과 리그전, 새로운 펫과 스킨 등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피로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모든 PVP 게임에서 같이 나타나는 '교복덱' 문제도 조금 있다. 아무래도 게임 볼륨이 크지 않으면, 덱 구성이 같아진다. 결국 유저는 최고 효율이 나오는 덱을 추구한다. 그런데, 교복덱이 나오는 순간 게임의 재미가 떨어진다. 어떤 유저를 만나든 같은 덱만 쓰게 되니까. 이 문제는 새로운 스킬과 밸런스 패치, 더 많은 유저 유입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


Q. 호흡이 긴 스토리 모드 추가는 어떨까?

= 런칭 전에 고민했었다. 그런데 시간적인 여유와 개발 이슈가 있어서 런칭 모드에는 넣지 못했다. 현재 버전이 안정화가 되면, 스토리 모드 추가를 고민하겠다.



▲ 런칭 버전 안정화 이후에는 스토리 모드 추가를 기대할 수 있다

Q. 제페토 내에서 '아웃로'에 거는 기대가 클 거 같은데.

= 체감하는 건 '제페토 내 모바일 게임 중에서 가장 괜찮다'는 점이다. 제페토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Q.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먹힐 수 있을 거 같다.

= 현재 터키 진출은 정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인도네시아와 필린핀에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북미나 유럽 주요국가, 글로벌 런칭은 잘 준비하고 있다.


Q. '아웃로', 어떤 게임으로 완성하고 싶나?

=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오래 즐기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유저가 좋아하는 게 어떤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이를 게임에 반영하겠다. "유저 말만 들으면 게임이 산으로 간다"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는데, 항상 유저의 말을 듣겠다는 거다. 일단 듣고, '아웃로'에 넣을지 말지는 신중히 선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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