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 창립 멤버가 '리틀 데빌 인사이드'를 만드는 이유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13개 |




"원래 도전하는 거 좋아해요. 몸담았던 게임사들 대부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있다보니 본업 외 다른 일들도 많이 했거든요. 최소한 이 작품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방향키를 잡아줄 자신은 있었습니다."

"솔직히 입사할 생각까지는 없었어요. 한데 네오스트림 임원진들과 이야길 나누면서 게임을 보는 시각이라던가 업무 방식이 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도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디테일이에요. UI가 최소화되었기에 게임에 필요한 정보는 오롯이 캐릭터의 반응으로 전달하죠. 아트도 그렇지만,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만들었다는 점에 더 놀랐어요. 외국 대작들과 비교해도 높은 레벨이라고 봅니다."

- 인터뷰 중, 임호교 프로듀서의 대답.





▲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 임호교 프로듀서







박태학 기자(이하 박태학) - 라이엇 게임즈 본사 출신으로 유명하다.

임호교 프로듀서(이하 임호교) - 본사 창립 멤버 중 하나다. 거기가 2006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 사장이 3명이었고... 나도 그 때 들어갔다. 오피스 연지 약 2주 정도 됐던 시점이었다. 입사한 첫 날 만든 게 라이엇 게임즈 로고였다. 그 주먹 나오는 거. 한 3년 일하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 정식 론칭하던 시기, 2009년 정도에 나왔다.

박태학 - 라이엇 게임즈가 게임업계 첫 직장이었나.

임호교 - 그전에 '슬라이쿠퍼'라는 게임 만든 회사에 있었다.

박태학 - 아, 그 게임 어렸을 때 해봤다. 회사 이름이 서커펀치였나.

임호교 - 맞다. 서커펀치 프로덕션. 거기에서도 초기 멤버로 시작했다. 이후 외국에서 몇몇 게임사 더 다녔고, 한국 들어와 스마일게이트에서도 근무했다. 정확히는 스마일게이트 게임즈에서 이사로 있었다.

박태학 - 그럼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에 온지는 얼마나 된건가.

임호교 - 올해 4월에 입사했다. 여기 경력으로 보면 우리 회사에서 가장 막내다(웃음).

박태학 - 입사하게 된 과정을 들어보고 싶다.

임호교 - 예전에 '롱 다크(The Long Dark)'라는 게임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적 있다. 당시 회사 대표가 자기 친구 한 명을 소개해줬고, 그 분을 서울에서 만나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그분이 '너한테 꼭 맞는 게임사가 있다'고 하더라. 그게 이곳이었다.





박태학 - 그럼 면접 보고 들어온건가?

이재준 이사 겸 리드 프로그래머(이하 이재준) - 처음엔 그냥 잘 알고 지내자는 차원에서 인사만 나눴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 보여주고 자문도 받고. 그냥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얘기들 있지 않나. 임호교 프로듀서가 우리 처음 볼 때도 '전 미국 돌아가서 게임사 차릴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될 줄은 당연히 몰랐지(웃음).

한데 얘기 나누다보니 게임을 보는 시각이라고 해야 하나, 코드가 너무 잘 맞는 거다. 순수함과 게임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우리랑 같이 해보자 설득했고, 지금 이렇게 함께 하게 됐다.


임호교 - 사실 당분간 게임사에 입사할 생각이 없었고,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여기 계신 분들 만나고 보니, 게임에 대한 생각이나 방향성이 많이 닮았더라. 또,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는 과거 내가 몸담았던 소니 산하 '언피니쉬드 스완' 개발팀과 상황이 유사했다. 그때처럼 유니크하고 잘 만든 게임을 론칭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과거 경험도 있으니 적응도 빠를 거라 생각했다.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앞섰다.

이재준 - 그래서 '리틀 데빌 인사이드' 잘 되면 이직 그만 하고 계속 여기 있으라고 했다.

박태학 - 종신계약인가.

이재준 - 이제 나이도 있는데(웃음).

박태학 - 임호교 프로듀서는 전공이 아트라고 들었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외형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임호교 - 스마일게이트에 있을 때 한 직원이 '이 게임 괜찮다'며 한 번 보라고 추천해줬다. 당시 유심히 본 한국 게임이었다. 이걸 어디서 만들고 있나 싶었는데, 한국 게임사라더라. 솔직히 깜짝 놀랐다.

박태학 - 한국 감성이 아니라서.

임호교 - 분위기가 굉장히 서구적이고, 심지어 잘 살렸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네오스트림과 연결됐을 때도 많이 놀랐다.

한편으로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디자인은... 오히려 익숙했다. 서양 게임사 다닐 때 많이 봐 왔던 느낌이라서. 색감이나 형태 등이 어디선가 본 듯 하면서도 유니크한,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게임이었다.






박태학 - '슬라이쿠퍼'나 '롱 다크' 모두 실사보다는 카툰 풍 그래픽 게임에 가깝다. 원래 이런 아트 스타일을 좋아했나.

임호교 - 게임 산업 오기 전에 광고업계에 몸 담고 있었다. 산업 디자인, TV 광고 쪽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 이후 TV 애니메이션 업계로 넘어갔다. 대학도 애니메이션 쪽으로 나왔고, 이후 폭스 영화사에서 3D 애니메이터로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러다 회사가 문 닫았는데, 당시 동료들은 픽사를 비롯해 여러 애니메이션 회사로 이직했다. 나만 유일하게 게임업계로 갔다.


박태학 - 이유가 있나?

임호교 -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너무 좋아했다. 영화 산업에선 고독한 작업의 연속이었다. 몇 초짜리 씬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컴퓨터와 씨름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과 모여 일하는 인간적인 작업 환경을 그리워하게 되더라. 또, 당시 동창이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일하는 게 너무 좋다고 했다.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지. 그렇게 입사한 서커펀치는 내게 '만화영화 같은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한 마음으로 만화와 같은 게임을 만들기위해 자체 엔진을 만들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서로 고민하고 응원하며 즐겁게 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데 나중에 소니에서 만든 '언피니쉬드 스완'은 내 커리어에서도 약간 예외에 가까운 게임이었다. 뭐랄까, 카툰보다는 좀 더 미니멀하다고 해야 할까. 미적인 요소가 강조된 작품이었다. 대중적으로 흥행하진 못했지만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준 게임이었고. 내가 카툰 스타일을 많이 작업한 건 사실이나, 그 외 미적인 광고도 했었고... 딱히 가리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아트를 좋아한다.


박태학 - 그렇다면, 아트가 아닌 다른 부분도 물어보고 싶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아직 개발중인 프로젝트인 만큼, 시스템이나 콘텐츠 면에서 부족한 부분도 보였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었나.

임호교 - '리틀 데빌 인사이드'는 장르가 복합적이다. 액션이나 어드벤처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많은 요소가 섞여 있다. 시뮬레이션 요소도 강조됐고.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여러 장르의 요소를 합치는 게 일종의 트렌드이기는 하나, 이걸 얼마나 잘 살리는가는 또다른 문제니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든 면에서 빈틈없이 잘 만든 하이브리드 게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첫 발자국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든 게 사실이다.

지금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보고 있다. 또,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대사나 컷씬이 많은 게임은 아니지만, 유저가 게임 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당시 상황이나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생각 중이다. 가벼운 상호작용부터 시작해 미션 혹은 이벤트가 될 수도 있고.


박태학 - 몰입감 있는 세계관 전달에 신경쓴다고 보면 될까.

임호교 - 정확한 것 같다.





박태학 - 이건 두 창립 멤버가 답해야 할 질문 같다. 처음 '리틀 데빌 인사이드' 개발을 발표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지금 시점에서 새 프로듀서 영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다고 해보자. 기다리던 팬 입장에선 '출시 또 미뤄지는 건가', '프로젝트 다시 시작하나' 같은 걱정이 들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재준 - 그 부분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개발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우린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어 출시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말 그대로 스타트업이고,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게임사 세우고 만드는 데뷔작이다. 앞 뒤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잘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고, 그만큼 개발하면서 고민도 많다.

이번에 임호교 프로듀서를 영입한 건, 우리와 비슷한 열정과 시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 온 '리틀 데빌 인사이드'를 보다 완벽하게 마무리짓는... 우리가 찾던 퍼즐의 한 조각이라고 할까.

팬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던 거 다 버리고 다른 게임 새로 만들 생각 전혀 없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를 더 좋은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없는 경험과 기술을 가진 인물을 영입했다고 봐주었으면 한다.


이재혁 이사 겸 총괄 디렉터(이하 이재혁) - 우리 형제(이재준, 이재혁 이사)가 처음 회사 창립할 때 목표는 단 하나였다.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개발하면서 특히 뼈저리게 느낀 게 프로젝트 진행 방향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를 조율해 줄 경력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형(재준)과 내가 할 일은 명확하다. 게임 디렉터로서 게임 개발 전반에 대한 진행을 맡는다. 그리고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임호교 프로듀서는 우리의 방향을 더 입체적으로 체크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업무 스타일의 결까지 비슷하다. 많이 의지하고 있다(웃음).


이재준 - 일반적으로 외국 개발사에서는 프로듀서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된다. 사업, 개발적으로 업무 중재의 역할을 보통 프로듀서가 맡는다. 임호교 프로듀서는 아트 디렉터, 게임 디렉터 출신으로 직접 개발 전선에 참여한 경험이 풍부하다보니,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외부에서 걱정 많이 한 게 사실이다. 믿고 기다리고 싶지만, 신생 게임사에서 무사히 출시까지 갈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당장에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이렇게 말할 생각은 없다. 우리 나름대로 더 재밌는 게임 만들려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고민 참 많이 했다. 그리고 이렇게 꼭 필요한 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박태학 - 지난 인터뷰 시기가 작년 11월 말이었으니, 그 이후로 약 반년이 지났다. 그간 어떤 작업을 했는지 설명 부탁한다.

이재혁 - 어떤 콘텐츠를 만들었다기보다는 내부적인 시스템을 더 탄탄히 하는 작업 위주로 진행했다. 전투 시스템을 예로 들면, 지금은 그냥 공격과 방어 개념만 테스트하는... 말 그대로 막싸움 단계지만, 이제 폴리싱 과정 거거치면서 조금씩 정리해가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박태학 - 이제 방금 소개한 서바이벌 모드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명칭은 확정된건지, 이게 모드인지 일종의 퀘스트인건지 잘 감이 안 잡히는데.

이재혁 - 일종의 테스트 빌드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서바이벌 요소를 좀 더 극대화한 건데, 출시 버전에 적용될 경우 이벤트 퀘스트 개념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주요 장소에서 또다른 장소로 이동하던 중 우연찮게 난파를 당하고 겪는 일이라던가.

이재준 - 보더랜드의 경우, 월드 맵을 열어보면 활동 가능한 존들이 척척 퍼즐처럼 붙어 있는 형태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도 여러 존이 있지만, 각 존이 붙어 있지 않고 조금씩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벤트 퀘스트가 발생하는 특수 존이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이쯤에서 보는 '리틀 데빌 인사이드' 신규 시연 버전 보고서
* 참고: 테스트 중인 빌드로, 출시 버전에선 수정될 수 있음.

- 맵은 설원. 짙은 안개가 껴 있기에 시야가 제한됨.
- 항상 추운 날씨라 옷을 껴 입지 않으면 얼어죽을 수 있음.
- 외투 개념이 있음. 내의와 별개로 효과가 적용됨.
- 절벽은 등반 가능.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비슷한 느낌.
- 컷씬이 있고, 카툰 풍임에도 인물들의 표현력이 좋음.
- 눈 위를 걸어가면 발자국이 찍힘. 캐릭터가 대(大)자로 쓰러지면 그 모양 그대로 자국이 남.
- 폐허가 된 마을도 확인.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구하고, 간단한 요리도 해 먹을 수 있음.
- 몸 전체가 검은 몬스터도 배회 중. 아직 미완성이라고 하나, 제법 인터렉션이 강조된 전투 액션도 확인.
- 거대 고릴라같은 중간보스급 몬스터가 있는데, 시연하던 개발자는 싸우다 죽을 뻔해서 결국 도망쳤음.
- 총은 매우 위력적. 하지만, 출시 버전 기준으로 탄약 구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함.
- 사냥한 동물에게서 고기를 얻거나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디테일이 강조됨.
- 낮, 밤 개념이 있고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 기력이 보충됨.
- 진행에 관련한 힌트는 적은 편. 유저가 스스로 조사하고, 생각하고, 나아가는 걸 목적으로 둠.
- 전체적으로 제작과 탐험 요소가 강조됨.

▼ 시연 버전 관련 스크린샷




▲ 눈과 안개 때문에 시야는 제한적.



▲ 물은 생존에 필수다.



▲ 동굴을 탐색하고



▲ 야생동물을 사냥해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얻어야 한다.



▲ 얻은 고기를 그냥 먹어도 되지만, 요리해 먹는 게 더 효과적이다.



▲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 그래도 침대는 아늑하다.



▲ 창문을 열자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반응하는 빌리.



▲ 총알은 소중하다. 아껴 써야 한다.


박태학 - 과거 인터뷰했을 당시 시연 버전에도 생존 요소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 버전에선 그 부분이 더 강조된 건가.

이재준 - 지금까지 보여줬던 생존 요소들이 거의 다 들어가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질병, 부상, 온도, 추위, 더위 같은 시스템이 다 완성되었기에, 전체적으로 한 번 테스트해볼 겸 콘텐츠 형태로 만들어본 것이다. 지금 만든 게 설원 배경인데, 사막과는 또 다른 익스트림한 생존 환경 아닌가. 메인 세계보다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박태학 - 그렇다면, 완성 버전에 이런 형태의 이벤트 퀘스트가 대략 몇 개 정도 들어갈 거라 생각하나.

임호교 - 출시 버전은 게임의 중심이 되는 타운,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상호작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전투, 생활, 생존과 같은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도 이와 연관성을 가졌다. 이벤트 퀘스트가 출시 기준으로 얼마나 들어갈지는 아직 확답하기 어렵지만, 이후 꾸준히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오늘 본 건 '게임에 이게 들어간다'가 아닌, '이런 시스템까지 다 구현됐다' 정도로 봐주었으면 한다. 정확히는 지금 우리 개발팀이 모르는 문제점이 있는지, 그걸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자는 목적으로 만든 빌드다.

박태학 - 눈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난 오늘 시연 버전 보고 '와, 대단하다' 이 생각 했는데.

이재준 - 팬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고 계셔서... 더 잘 만들어야 한다.

박태학 - 서바이벌 요소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론 디테일이 인상깊었다. 서양 대작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될 만큼 디테일이 꼼꼼하더라. 도끼 제작만 봐도 숫돌 쓱쓱 갈아서 날 만들고, 동물 가죽 자르고 이어서 끈 만들고... 오두막에서 음식 해먹는 데 부싯돌 틱틱 쳐서 불 붙인 나무 넣어 아궁이 때는 모습이라던가.

이런 디테일은 게임플레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디테일은 많을수록 좋다고 보는 입장이다. 임호교 프로듀서는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디테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임호교 - 그 부분이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가진 차별점이라고 본다. 보다시피 게임 내 UI가 많이 없다. 있는 듯 없는 듯 약간 공기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캐릭터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특히 더 세심하게 봐야 한다. 나도 외국에서 여러 콘솔 게임을 만들어봤지만,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디테일은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 생존 시스템에서 보여준 디테일을 기반으로, 전투 및 그외 다른 시스템도 더 다듬어서 유저들이 놀랄만한 상황을 게임 안에서 많이 보여주는 게 목표다.

물론, 이런 디테일이 게임의 본질적인 목표인 재미에 연결되어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그 부분에서 우리가 놓친 게 없는지 최대한 점검할 것이다. 다음 인터뷰 때는 테스트가 아닌 좀 더 완성된 게임 느낌의 빌드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어느 지역을 어떻게 가는지, 가게에서 아이템을 어떻게 사는지와 같은 요소도 함께 보여주고.






박태학 - 아직 출시일 미정인가?

임호교 - 내부적으로 계획을 잡아두긴 했지만, 사업적으로 얽힌 게 많아 아직 외부에 '이 날입니다!'라고 공개하긴 어렵다. 이부분은 기다리는 팬분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박태학 - PC는 일단 100%고... PS4, XBOX One 등 여러 콘솔로도 출시가 확정됐다. 그외 다른 콘솔로 출시 계획은 없나.

임호교 - 관련 게임사에서 달콤한 제안이 많이 오고 있다. 지금 말하긴 어렵지만, 올해 안이나 내년 초 쯤 아마 국내 게이머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박태학 - 아, 그러고보니 최근에 추가 투자를 받았다고 들었다.

이재준 - 펄어비스가 상장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이 있다. 이분들이 지금 '헤이스팅스'라는 자산운용회사에 있는데 자세한 금액을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에게 전폭적인 투자를 해줬다. 예전부터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팬이었다고 하더라. 몇 차례 얘길 나눠봤는데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주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박태학 - 다시 임호교 프로듀서에 대한 질문이다. 리틀 데빌 인사이드가 아닌,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임호교 - 우연인지 몰라도 지금까지 다닌 회사 대부분 공동 대표 구조였다. 네오스트림도 마찬가지인데, 개인적으론 이런 회사를 좋아한다. 업무 처리 방식도 가족적이고 뭔가 쿨하다. 또한, 다양한 필드 실력자들이 모여있는듯 했다. 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차별화된 작품을 만드는 회사가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좋은 회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매력을 느꼈다. 아, 그리고 네오스트림의 경우 회사 창업 멤버들이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고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니 미국에서 회사다닐 때 느낌과 겹치는 부분이 많더라. 즐겁게 일하고 있다.

박태학 - 좋은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

이재준 - 아!! 하나 남은 게 있다.

박태학 - 뭐든 좋다.

이재준 - 우리 저번처럼 또 새로운 멤버 뽑는데, 인터뷰 마지막에 구인 포스터 하나만 붙여줄 수 있나. 언리얼 쪽 개발자는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 이번엔 10명 미만으로 뽑으려고 한다.


그래서 넣었습니다.








사무실은 어때요?





▲ 전문 제작자에게 선물 받은 '빈센트' 피규어.



▲ 표정이 살아 있다.



▲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 개발실 전경. 쾌적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 의리! 사내 사운드 팀.



▲ 임호교 프로듀서와 이재혁 이사 단 둘만의 작업실.
뜻밖의 브로맨스가 탄생해도 게임만 좋다면 다 눈감아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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