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껍데기만 남은 파티게임즈

칼럼 | 이두현 기자 | 댓글: 14개 |
어제(30일), 파티게임즈가 비엔엠홀딩스 지분을 1,200억 원에 팔았다.

2011년 파티스튜디오로 시작한 파티게임즈는 2012년 '아이러브커피'로 일 매출 1억 원을 달성해 성공 신화를 썼다. 이후 2014년, 파티게임즈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때만 해도 게임 벤처의 좋은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커피 이후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2015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9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4년 3억 원으로 급감했다. 2015년부터 65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6년 86억 원, 2017년 31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티게임즈가 부진을 면하지 못하던 중, 통신업체 모다는 2016년 12월 7일 제3자 배정유상증자로 파티게임즈 주식 1,200만 주를 899억 원에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된다.

파티게임즈가 모다의 자회사가 된 이후,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당시 김영만 회장, 2018년 7월 퇴임, 현 KeSPA 회장)에 관심을 둔다. 이때부터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한다. 먼저 2017년 5월 16일, 파티게임즈는 모회사 모다가 갖고 있던 비엔엠홀딩스 주식 136,699주를 99억 2천여만 원에 매입한다. 직후 5월 23일, 비엔엠홀딩스 김치현 당시 공동대표로부터 주식 609,737주를 442억여 원에 양수한다. 이때까지 파티게임즈는 총 541억 원을 들여 비엔엠홀딩스 주식 37.32%를 확보한다.

시간이 지나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 경영권과 함께 합병까지 계획한다. 이를 위해 파티게임즈는 2018년 8월 2일, 모다가 소유한 IMI Exchange LLC 지분 전량을 700억 원에 산다. IMI는 비엔엠홀딩스 주식 50%+1주를 보유한 회사였다. 이로써 파티게임즈는 총 1,241억 원을 써 비엔엠홀딩스 지분 87.42%를 가진다. 최종적으로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 주식 89.64%를 쥔다. 이 모든 과정은 모회사 모다와 자회사 파티게임즈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일반 게이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비엔엠홀딩스는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지주 회사다. 언뜻 라이벌처럼 보여진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는 사실 비엔엠홀딩스라는 하나의 회사로부터 동시에 운영된 것이다.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두 회사는 PC 온라인이 주류던 시절 아이템 거래 및 수수료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비엔엠홀딩스는 파티게임즈가 인수할 당시 자산총계 372억 원, 당기순이익은 53억 원이다. 2018년 9월경 파티게임즈 박길우 대표가 전한 비엔엠홀딩스의 영업이익은 130억 원이다.

정리하면 '모다-파티게임즈-IMI Exchange LLC-비엔엠홀딩스-아이템매니아(IMI)&아이템베이'인 구조다.


주식 시장에서의 파티게임즈, 미래 '가상화폐 거래소'

최근 주식시장에서 파티게임즈는 게임으로 매력적인 회사는 아니었다. 아이러브니키가 하루 매출 1억 원을 기록한 사례는 신화처럼 들려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주주들이 파티게임즈에 관심을 둔 이유는 비엔엠홀딩스 때문이었다. 비엔엠홀딩스가 소유한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두 회사는 아이템 중개 거래 시장 95%를 독점하고 있었다. 이 내용은 지난 파티게임즈가 상장폐기 위기에 몰린 이후 가진 주주간담회에서 박길우 대표가 밝힌 것이다.

시장 95%를 독점한 비엔엠홀딩스지만, 전망은 좋지 않았다. 아이템 거래 중개 자체도 논란이었다. PC 온라인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는 개인당 2만 원 정도의 월 정액비를 가져간다. 그런데 게임 아이템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했다. 억대로 불려지는 아이템도 간간히 들려왔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분명히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약관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아이템 현금 거래를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았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앉아서 수수료를 가져가는 업체들이 좋게 보일 리 없었다.

그런데 게임 트렌드가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에 있어서는 개인 간 거래를 막고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확률형 아이템 도입에는 여러 의견이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배경 중 하나로는 아이템 중개사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게임사가 직접 가져가려는 데에 있다"라고 평가한다.

이를테면, A게임의 전설적인 아이템이 현금 거래로 수억 원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이 수억 원을 뽑기 비용으로 환산하면 특정 아이템에 확률 0.000N%라 지정할 수도 있다. 유저와 유저 개인 간 거래에 쓰이는 수억 원을 게임사에 뽑기 비용으로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시장이 변하게 되자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를 필두로 미래 사업을 찾는다. 바로 가상화폐 거래소다. 지난 2018년 1월, 파티게임즈는 모다, 한빛소프트와 함께 가상화폐 사업 MOU를 체결한다. 이때 비엔엠홀딩스의 이용자 풀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후 2월 28일, 파티게임즈 관계자는 "국내의 독점적인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 중 게임코인 ICO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향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게임 산업 인프라 회사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주식시장에서 파티게임즈는 게임이 아닌 가상화폐 거래소로 기대를 받은 회사였다. 상폐간담회에서도 파티게임즈 박길우 대표는 비엔엠홀딩스의 미래사업인 거래소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내세웠다. 자리에 있던 주주들도 파티게임즈의 새로운 게임사업보다 비엔엠홀딩스에 더 관심이 많았다.

상장폐지 소식이 들린 이후 주당 800원으로 추락한 파티게임즈 주식을 살리기 위해 박길우 대표가 든 무기도 비엔엠홀딩스였다. 상폐간담회 당시 박길우 대표는 "비엔엠홀딩스는 감사의견 거절 상태에서도 1,300~1,4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았고 재감에서 적정을 받아 1,600억 원의 가치평가는 유효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파티게임즈의 가치는 총 2,000억 원이며 상장주식 수는 2,500만 주이기 때문에 주당 8,000원이라는 게 박길우 대표의 주장이었다. 그의 논리 중심에는 비엔엠홀딩스의 가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로 삼은 상폐간담회는 위기로

2018년 3월 21일, 파티게임즈는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긴 거래 정지 기간 이후 파티게임즈는 9월 28일에 주주들에게 회사의 미래를 설명하는 간담회 자리를 준비했다. 이때 파티게임즈는 삼정회계법인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삼정이 재감때 불성실했다는 이유다.

당시 파티게임즈가 내세울 수 있었던 게임은 개발 중인 '아이러브니키2' 뿐이었다. 박길우 대표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면 니키2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그러나 '아이러브니키2'는 간담회 자리에 있던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주들을 실망하게 한 장면도 여럿 나왔다. 대표적으로 한 주주가 "박길우 대표는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나"라 묻자 박 대표는 "없다"라고 대답한 것이다. 그러자 한편에선 박길우 대표가 월급 사장에 불과하다는 탄식이 나왔다.

회사 대표가 자사의 최상위지배기업을 모른다는 점도 주주들을 실망시켰다. 간담회에는 모다 김선규 대표도 참석했는데, 그도 자신의 최상위지배기업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둘은 대신에셋파트너스의 존재는 알았지만, 그 위에 있던 SBCA(중소기업상담센터)는 몰랐다. SBCA는 회사를 대상으로 투자 및 대출을 해주는 회사다.

앞서 정리한 지분구조에서 'SBCA-대신에셋파트너스-모다-파티게임즈'로 붙는다.

▲ SBCA를 모른다고 하는 모다 김선규 대표(음성 재생)



▲ 파티게임즈 지배구조(삼정회계법인 감사보고서)

결국 주주들은 파티게임츠 측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회생할 생각이 있다면 비엔엠홀딩스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사주를 매입해 의지를 보이라고 했다. 이 요구는 간담회 질의응답 2시간 내내 이어졌다. 박길우 대표는 2시간 가까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간담회 끝에 가서야 "고려해보겠다"라고 여지를 남기는 정도였다.

2018년 10월 5일, 파티게임즈는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겨우 숨을 돌렸다. 그리고 어제, 파티게임즈는 자사가 가진 비엔엠홀딩스 지분 전부를 포스링크에 넘긴다고 공시했다. 이 거래로 파티게임즈가 쥐는 돈은 1,200억 원이다. 큰 액수지만, 파티게임즈 입장에서는 뒷맛이 씁쓸하다. 당장 자신들이 평가했던 1,600억 원보다 400억 원 줄어들었고,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들였던 1,241억 원보다도 적다.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본전을 유지한 정도다.

손에 쥔 1,200억 원에 파티게임즈의 미래가 있다. 앞으로 이 돈을 어떻게 쓸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그동안 파티게임즈의 알맹이였던 비엔엠홀딩스가 이제는 없다는 점이다. 포스링크는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파티게임즈가 활용하겠다던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의 노하우가 지금도 유지됐을지는 미지수다. 1,200억 원이라는 껍데기만 남은 파티게임즈가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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