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볼 게 없다"는 옛말, 페스티벌의 가능성 보인 '지스타2017'

칼럼 | 양영석,정필권 기자 | 댓글: 74개 |



"볼 게 없다"

매년 지스타를 앞둔 시점이면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막상 와보니 볼 게 없더라'라는 반응과는 별개로, 매우 많은 사람이 부산 벡스코를 찾았다. 포항에서의 지진으로 관람객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반대의 결과였다. 컨퍼런스홀 1층까지 확장된 BTC는 사람들로 꽉 채워졌으며, 시연대가 부족하여 1인당 체험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도 벌어졌다.

지스타 2017에 4일간 방문한 사람은 총 22만 5,392명. 작년보다 2.8%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BTB 또한 작년 대비 5.4%가 증가한 2,006명을 기록했다. 관람객을 위한 BTC와 바이어를 위한 BTB 모두에서 작년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와 SIEK 등 굵직한 기업들이 불참했음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였다.

한편으로는 WEGL에서 주관한 e스포츠 경기가 BTC로 자리하여 많은 관람객을 모았으며, 외부에 푸드트럭존과 같은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참가사가 저조했음에도 내용적인 측면과 관람객 유치까지 달성하면서, BTC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BTC 부스가 조기 마감되고 역대 최다 규모, 최다 참관객을 기록한 지스타 2017. 올해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관람객들과 행사 전반에 어떤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분석했다.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
지진으로 인한 수능연기, 하지만 흥행에는 영향 없었다.

이번 지스타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원수가 방문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밀리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음에도 많은 수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첫날인 16일의 참관객은 40,111명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6.9% 증가한 수치를 달성했다. 수능 연기 때문에 방문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반대의 결과였다.

반면 둘째 날에는 관람객 43,173명을 기록하면서 작년 대비 9%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평일이라는 것과 주요 관람객층인 초중고교 학생이 등교했음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반면 셋째 날인 18일에는 기자단의 입을 놀라게 할 정도의 인원이 현장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대기줄을 꽉 채울 정도의 참관객을 확인할 수 있었고, BTC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원이 몰렸다. 출근 중이던 기자들이 전부 놀랄 정도로.

3일 차인 18일에는 총 82,978명이 방문하여 벡스코 현장을 꽉 채웠다. 4일 차 일요일까지 집계하면, 이번 지스타 기간 총 22만 5,392명의 관람객이 부산 벡스코 현장을 찾았다. 시연작의 수가 줄어들었음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놀라운 수치였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던 지스타였지만, 올해에는 관람객이 증가했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프레스실에 모여있던 기자단에서도 "아. 올해는 너무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였으니까. 적어도 방문객 숫자로는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었다.


지스타의 방향성을 제시하다
BTC로 옮겨온 e스포츠, 늘어난 유저 참여 행사




이번 지스타는 이례적인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유저들을 직접 맞이하는 장소인 BTC관은 지난 7월 조기 마감되었으며,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가 진행됐다. 덕분에 컨퍼런스홀 1층까지 BTC관이 확장되었으며, 더 많은 수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유저 참여형 행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연작은 줄었지만,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 대부분 마련되어,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 유저들과의 퀴즈를 통해서 상품을 지급했던 KOG 부스, 신작 체험을 시간제로 진행했던 넷마블 부스, 메인 스폰서로서 많은 시연대를 마련했던 넥슨 부스 모두,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뒀다.

또한, 유저들의 시선을 모을 만한 외부적인 요소가 늘었다.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만한 요소이기도 하다.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하던 e스포츠가 BTC 내부로 들어왔다는 것이 첫 번째다. WEGL 부스는 4일간 1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여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지스타 2017을 찾은 관람객의 총 숫자가 22만 5천 명임을 고려하면, 반이 넘는 사람이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 경기가 진행 중일 때면, 매번 사람이 꽉 찼던 WEGL 부스.

두 번째로는 트위치 부스와 넥슨 부스에 스트리머들이 대거 방문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 지스타에 스트리머들이 방문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인 인프라를 갖춘 것은 처음이다. 넥슨은 자체 이벤트를 줄이고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전용 공간을 갖추기도 했으며, 트위치는 스트리머 다수가 참여하여 자체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트리머들을 통해 부스 관람객을 유치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각 스트리머들의 팬이 부스를 찾은 것과 더불어, 관람객의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는 측면보다는 국내에 출시할 게임들의 시연이나 관람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벤트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 스트리머들을 위해 본격적인 공간과 장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성은 게임스컴, PAX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E3에서 신작을 공개한 뒤, 독일 게임스컴에서 신작들을 시연하듯, 지스타도 시연 중심, 유저 친화적인 행사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지스타 전에 출시되어 이미 자리잡은 게임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지향점이 유리한 면도 있을 것이다.

신작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는 자리가 아니라, 게이머들이 모이는 축제의 관점으로 지스타를 바라본다면? 이번 지스타에서 각 부스가 선보인 행사들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신작 체험보다는 불특정 다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무대 구성과 행사들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지는 분명하다. 현장을 방문하는 국내 관람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벤트와 e스포츠 행사 등이 효과적임을 체감할 수 있었던 셈이었다.


편중의 시대는 끝났다
PC와 모바일, 그리고 콘솔까지. 장르의 다변화




2014년부터 모바일 게임 위주로 지스타가 꾸려졌다면, 올해에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PC와 콘솔, 그리고 모바일이 전반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었다. 완전한 신작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주요 부스마다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신작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넥슨은 PC게임인 '피파 온라인4'와 '천애명월도', '배틀라이트'를 주요 시연작으로 내세웠고, 넷마블은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 신작 '테라M'과 '이카루스M',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 모바일 신작 4종을 공개했던 넷마블 부스

콘솔에서는 소니가 빠진 대신,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자리했다. 작년대비 전체적인 라인업 개수는 부족했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어화 예정작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무대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관람객을 모았고, 처음으로 공개한 MMORPG 'AIR'의 대규모 시연대를 마련해 참관객을 모았다.

KOG 또한 PC 대전 액션 신작 '커츠펠'을 공개하며 장르 다변화에 앞장섰다. 커츠펠은 KOG 부스의 메인 게임으로 자리 잡았고, 그랜드 체이스 for kakao, 엘소드M이 모바일 시연대에 자리 잡았다. 중앙에 자리 잡은 대학 부스에서는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함과 동시에 진로 상담을 진행했으며, 컨퍼런스홀 1층에서는 BIC의 인디부스, 붕괴 3rd 등이 전시되어 다양한 위치에서 관람객을 맞이했다.



▲ 적어도 모바일에 편중되었다는 평가를 하기는 어려웠다.

관람객이 주로 방문했던 BTC 제2전시관의 주요 부스를 기준으로 하자면, 넥슨이 PC온라인 5종, 모바일 1종을 공개했으며,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4종, 블루홀은 PC온라인 2종, 그라비티는 모바일 5종과 PC온라인 1종을 선보였다. KOG는 PC온라인 1종과 모바일 2종, 반다이남코는 11종의 PS4 게임과 모바일 6종을 출품했다.

주요 게임사의 부스만 종합하자면 PC 9종, 모바일 18종, 콘솔 11종 게임이 공개된 셈이다. 여기에 BIC의 인디부스나, 대학관을 포함하면, 적어도 어느 한 플랫폼에 치중되었다고 평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많은 관람객이 몰렸기 때문에 1인당 시연 시간을 짧아지긴 했으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출시되는 게임을 만나기에는 유리한 면이 있었다.


배틀그라운드의 게임대상 수상
모바일 중심에서 장르, 플랫폼의 다변화로...




매년 지스타 개막에 하루 전날에는 올 한해 우리나라 최고의 게임을 뽑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시상식이 열린다. 이번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배틀그라운드'는 인기게임상 국내 분야, 우수 개발자상 프로그래밍 분야, 우수 개발자상 기획 디자인 분야, 게임 비즈니스 혁신상, 기술창작상 사운드 분야,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까지 수상하며 6관왕에 등극했다.

이로써 2013년 '아키에이지'가 대상을 수상한 이래로 매년 '모바일'에게 자리를 내줬던 PC 게임이 마침내 4년 만에 대상을 탈환했다. 또한, '킹덤언더파이어' 이후로 13년 만에 패키지 판매형 게임이 대상을 받았다. 스팀을 출시된 게임이자 얼리액세스 게임으로도 처음 게임대상을 받게 됐다. 이 기록 모두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결과이기에, 배틀그라운드의 대상 수상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4년 동안 모바일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의 중심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갔다. 이후로 출시된 한 해 최고의 게임도 매년 모바일 게임이 수상하였고,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면서 PC나 다른 플랫폼들의 게임 개발은 말 그대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 이번 지스타는 '모바일'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이 모두 주목받았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패키지형 게임으로, 또한 PC 게임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단순히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정도가 아니라 어느 정도 상업적인 성공도 거둠으로써 국내 시장에 다시 한 번 변화를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네오위즈가 개발한 'DJMAX'등의 콘솔 게임도 좋은 성과를 거두며 플랫폼 다변화 흐름에 한몫을 보탰다.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보인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넷마블 게임즈나 넥슨 등 다른 게임사들의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요한 점은 그동안 모바일로 일원화되어가던 분위기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들은 다양한 유저들과 반응을 만들어내며,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개선된 편의시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것은 남았다



▲ 이번 지스타에서 처음 도입한 '푸드트럭 존'

이번 지스타에서 깜짝 놀랐던 점은 바로 편의시설의 개선이다. 그동안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꾸준히 불편함을 토로했던 부분이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할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푸드트럭 존'이다. 벡스코 광장 앞 주차장 인근의 넓은 공간에 마련된 푸드트럭 존은 관람객들에게 정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매년 인근 상가와 음식점으로 지스타 관람객의 수요를 채우긴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푸드트럭 존이 마련되면서 게임을 더 보고 싶은 관람객들에게 최상의 선택지를 제공했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람객이 불편함을 줄였다. 푸드트럭의 메뉴 퀄리티 역시 매우 높은 편이었다.

매년 운행하던 셔틀버스의 디자인 좀 더 직관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멀리서도 지스타 셔틀버스의 탑승 위치와 버스를 알아보기 쉬워 이용이 한결 편했다. 다만 배차시간의 능동적 변화를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지난해보다 더 쉽고 셔틀버스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은 플러스.

부산도시철도 센텀시티 역사 내에 게임 콘텐츠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지스타 상설 게임 체험‧홍보관 '지스테이션(G-Station)' 오픈 역시 좋은 결정이었다. 작은 공간이나마 지스타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미리미리 전시해서 방문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좋은 효과다.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조금씩 규모와 설치 공간을 늘린다면 지스타 및 게임사들의 콘텐츠 홍보에 매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개선은 있었지만 여전히 이 많은 인원을 커버하진 못했다.

이렇듯 편의시설의 개선은 충분히 칭찬받을만 하나, 여기서 더 나아갔으면 한다. 여전히 벡스코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관람객의 수요를 원활히 수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특히 화장실은 심각할 정도. 전시장 2층과 3층의 화장실이 '나름' 개방되어 있지만 이와 관련한 안내가 부족해 이용하는 관람객이 적어 1층의 화장실은 순환이 매우 느렸다.

티켓팅에 있어서 모바일 발권은 좋은 시스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재입장을 하려면 재입장 도장을 받고 나가야 한다는 점은 좀 아이러니하다. '모바일' 시스템의 편의성을 제대로 못 살렸달까? 기왕 편의를 위해 좋은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빠르게 기능을 개선하는 게 관람객과 행사 주최 측 모두 유익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편리한 발권과 확인을 할 수 있다면, 관람객 순환에 더욱 탄력을 받았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매년 성공
더 나아갈 부분은 없을까?




시작 전부터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흥행에 지장이 생길 법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지스타 2017'은 다시 한 번 역대급 기록을 경신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역대 최대 관람객은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고 출전한 게임의 플랫폼도 다양해졌다. 또한, 게임사뿐 아니라 주최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게임 방송인(스트리머, 유튜버 등)들을 초청하여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관람객들을 배려하며 현장을 알렸다.

편의시설은 어느 정도 확충됐고, 무엇보다도 e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관람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해 다양한 게임들의 e스포츠화에도 큰 힘을 보탰다. 특히 e스포츠는 배틀그라운드라는 새로운 게임,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관람 방식과 중계를 시도해본 멋진 자리였다. 올해 정치권의 참여가 부족했던 점은 아쉽지만, '지진'으로 인해 수능이 연기된 국가적 큰 사건이 있었으니 이해할 수 있다.

분명 결과만 보면 성공적이나, 여전히 지스타가 지향하는 목적지는 아직 더 많이 가야 한다.




지스타가 신경 써야 할 점은 바로 '글로벌'이다. 현재의 지스타는, '글로벌 게임쇼'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기에는 아직 해외 게임사 및 매체, 관련자들의 참여가 부족하다. B2B에는 수많은 해외 게임사와 글로벌 기업들이 입점하여 비즈니스를 진행했지만, 이들이 유저들을 만나지는 않았다.

해외 게임사의 BTC 참여는 물론 기업의 권한이다. 기업이 참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참전 메리트를 늘려야 하며, 이를 주최측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지스타 설명회에서 강신철 협회장은 해외 기업 참가에 대해서 "B2C던 B2B던 기업들이 비즈니스 판단에 의한 결정을 하는 것이지, 강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최종적인 판단은 기업들이 한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하는 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제 '보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배틀그라운드 뿐 아니라 다수의 모바일 및 온라인 게임, 콘솔 게임들이 이제는 글로벌로 출시되어 해외의 관심도 높아졌으며 이미 e스포츠 종주국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 매체들도 많다. 실제로 기자실에서 해외의 기자들을 많이 만났다. 몇 년째 지스타를 방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에게 지스타는 취재가 난감한 장소일 수 있다.

다른 '글로벌' 게임쇼들의 경우 해외 취재진들을 위한 부스 인포데스크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 자료들이 전부 기사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낯선 땅에서 낯선 언어로 게임을 취재하는 인원에게 이 자료는 매우 귀한 자료가 된다. 이를 토대로 더 정확하고 깔끔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서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얻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아직 지스타는 이런 해외 취재진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

이는 게임사와 주최 측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주최 측은 해외 취재진들을 위한 등록 안내와 상세한 안내 데스크를 제공할 필요가 있고, 게임사들도 안내 데스크에서 취재 요청 인원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다른 게임쇼들처럼 '비즈니스 데이'를 마련하여 취재진들과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해볼 법하다. 무엇보다도 '잘 알려져야' 더 많은 게임사가 지스타 참가를 결정할 메리트가 생기는 게 아닐까. 그리고 '글로벌 게임쇼'라는 이름에 걸 맞으려면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 다양한 '굿즈'가 있었던 게임스컴. 지스타에서는 이런 것들을 찾기 어려웠다.

여전히 굿즈샵은 고민 중인듯하다. 이번 지스타에 네코제가 참가하지 않았고 IT기업들이나 작은 규모의 굿즈샵은 있었지만, 여전히 E3를 제외한 각 게임쇼들마다 있는 굿즈존이 지스타에는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굿즈'는 유저들의 방문 목적을 늘리는 또 하나의 치트키와 같은 존재다.

하다못해 게임사들이 이전에 판매했던 반응 좋은 굿즈들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과 자리만 마련해줘도, 확연히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파이널판타지14'는 팬 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해 지스타에서 굿즈를 구매한 유저들도 상당수 있었고, 상품 대부분이 매진됐을 정도였다. 이대로 굿즈를 무시하기에는 아쉽지 않을까?

코스프레 콘테스트와 같은 부분은 개별 게임사 부스로 어느 정도 해소가 됐지만, 지스타로서도 직접적으로 행사를 운영하고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지스타가 다른 게임쇼들에 비해 부스마다 유저 참여 행사가 많은 편이긴 하나, 멀리서 볼 때는 '축제'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 편이다. 이건 각 유저들의 코스프레나 소품, 행사를 즐기는 분위기에서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행사의 느낌을 풀어나갈지는 다시 주최 측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스타는 매년 나아지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불편함을 개선하면서 새로움을 더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중이다. 비록 해결해야 할 부분은 많이 남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글로벌'이라는 자격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정도로 다른 부분이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본다.

지스타가 앞으로 '글로벌 게임쇼', 혹은 '글로벌 게임 축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행사가 되려면 앞서 언급한 과제들과 더불어 관람객 유치와 게임사 유치에도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아직도 3대 게임쇼의 입지와 위상은 높다. 많은 게임사가 3대 게임쇼와 할리데이에 맞춰 세계적인 타이틀과 소식들, 그리고 게임들을 발표하곤 한다.

언젠가 지스타도 위상을 더욱 높여 게임사들이 참가와 발표를 고민하는, 그런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국내에서도 세계 굴지의 개발사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내년의 계획을 발표할 수 있는, 정말로 멋진 '글로벌 게임쇼'로 거듭나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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