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방담] 제4회 NTP 참가 기자들의 반응은?

칼럼 | 이현수 기자 | 댓글: 9개 |
6일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는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4회 NTP(4th Netmarble Together with Press) 행사에서 향후 전략과 18종의 라인업 그리고 BTS월드 및 스위치 세븐나이츠를 공개했습니다.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이 모여 뒤 이야기를 방담으로 풀었습니다. 자유로운 대화 진행을 위해 익명으로 작성했습니다.


먼저 행사 소감부터 듣고 싶다. 배추는 방준혁 의장을 처음 봤을 텐데.

당근: 흠잡을 게 없다. 보통 기자간담회는 1시간 정도만 하는데 역시나 NTP 답게 길었다. 끝나고 나오는데 주차 시간 찍힌게 4시간이더라. 그래도 1회, 2회, 3회를 거치면서 좀 단련이 됐는지 크게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쨌든 방교수님의 강의를 흥미롭게 들었다.

상추: 작년 NTP 때 삼각대를 안 가져가서 팔이 떨어지는 거 같아서 이번에는 삼각대를 가지고 갔다. 편했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때까지 행사가 진행돼서 조마조마했다. 뒤쪽에 앉은 기자들은 나중에 되니까 워딩이 너무 많아서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내가 들었다. 근데 뭐 워낙 기자들이 많이 와서 들리진 않았을 거 같다.

배추: 말로만 듣던 사람을 실제로 보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이구나. 넷마블이 왜 대기업이 됐는지. 눈빛으로 사람 죽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게임을 단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제품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했고 지난 1년간 해온 족적이 이를 강력하게 증명했다.

오이: 3회 NTP때는 깜짝 발표가 많았다. 그래서 올해도 조금 기대했던 게 있었는데 작년과 달리 상장사가 되어버려서 깜짝 발표는 없었다. 주요 지표도 공시 전에 공개하면 안 되니까. 그래서 행사 직후에 기업설명회를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거 아닐까 싶다. 어쨌든 지난 NTP보다 좀 점잖아졌다. 그전에는 내가 짱이다! 해외로 나간다! 하면서 자랑하는 느낌이었는데.


리니지2레볼루션이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예상했나.

배추: 예상했다. 해외 매출도 순항 중인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반향은 없었던 거 같다. 현장에서 복귀하면서 넷마블 실적 관련 자료를 봤는데 정말 이제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적수가 없다.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보다 퍼블리셔 순위가 높지 않은가?

오이: 자신감의 발로인지 "넷마블의 눈은 해외로 가 있다"라고 그랬다. 방 의장 본인이 말했듯이 조금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는 멘트인데 조금은 건방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방 의장은 넷마블은 그런 위치다.

당근: 권영식 대표가 단일게임 최초로 1조 원을 달성했다고 그랬다. 그런데 넷마블 단일 게임 최초아닌가? 서머너즈워가 있으니.

상추: 아니다. 연간매출 1조원은 리니지2레볼루션이 최초다. 서머너즈워는 3년에 걸쳐서 이뤘으니.


각자 의미 있게 들은 발언이나 수치가 있나.

당근: 중국을 이제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 벤치마킹할 대상이라고 한 게 인상 깊었다. 좀 더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아직은 개발력은 한국이 좋다"라고 위안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NTP를 처음 할 때부터 규모와 속도를 굉장히 중요시했는데, 규모는 IPO를 통해 어느 정도 몸집을 불렸다고 해도 속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막혀있고. 게다가 이젠 개발 능력까지 따라잡혔으니 답답할 만도 하다.

상추: 스피드 경쟁력이 하락한 만큼 그를 뛰어넘기 위한 극복 방안이 인상 깊었다. 자기 약점을 당당히 드러내고 판을 키우려고 한다. 보통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자신들이 잘하는 걸로 돌파하려고 하는데 넷마블은 플랫폼을 확장하고 IP를 키울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에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의 연장선이다. 확실히 사업가다.

오이: 국내 퍼블리셔 순위를 내는데 3위에 일장기로 표시된 넥슨이 있었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다들 피식 대고 웃었다. 방 의장이 이걸 보면서 "여기는 한국 기업으로 봐야겠죠"라고 했다. 이와 별개로 새로운, 신선함을 자주 입에 올렸는데, 언제부터 넷마블 게임이 혁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AI를 활용한 놀아주기? 그런 거 준비 안 하고 있는 기업이 어딨나.

배추: 야근 관련 보도를 언급하면서 “건물에 불 켜져 있다고 야근 아니다”라는 권영식 대표의 말이 인상 깊었다. 아주 날이 있는 대로 서 있는 멘트였다. 대한민국 관련 기자들 다 모아놓고 "앞으로 이런 기사 쓰지 마시죠?"라고 하는 것 같았다.




작년 NTP 에서 발표한 작품을 포함해서 18종의 게임과 BTS월드, 세븐나이츠 스위치판을 발표했다. 발표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 만들 수 있는 것만 골라서 라인업을 짰다. 다들 어떻게 봤나.

상추: 역시 스위치가 인상 깊다. 까다롭고 예민한 콘솔 팬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기사 댓글을 보다가 닌텐도 주식이 하락할 거라고 염려하는 댓글도 봤다. 유저들의 생각을 바로 보여주는 댓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 의장이 말하기를 닌텐도가 먼저 제안해 왔다고 한다. 평가는 유저들이 하지만, 적어도 닌텐도는 넷마블을 좋게 생각한 거 같다.

오이: 작년에 언급했던 形게임을 각 빅마켓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중국 시장은 여전히 닫혀있고, 작년처럼 발표만 하고 출시하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참, 방탄소년단을 이용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좋아 보인다.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배추: 방시혁 대표가 방준혁 의장의 방계라고 한다. 친척 할인 같은게 있었나?

당근: 작년에 IP를 바탕으로 形게임을 만든다고 그랬다. 그리고 1년이 지났는데, 넷마블에서 IP를 키운다고 했다. 아마 투 트랙으로 나갈 거 같다. 세븐나이츠가 그렇고, 스톤에이지가 그렇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있다. 역시나 깔끔한 전략이고 사업가다운 발상이다. 이 전략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큰 그림은 잘 그렸다고 본다.


이번 라인업 중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상추: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가 가장 인상 깊다. 마이 모델링이 정말 예쁘게 나왔다. 단순히 찍어낸 느낌이 아니라 캐릭터의 특색을 정말 확실히 잘 드러나게 만들었다. 이거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한, 모든 시리즈의 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처음이고. 그래서 기대된다.

배추: 난 해리포터가 기대된다.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책이라. 게임 정보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암튼 기대된다. 어릴적 이야기가 나오니 캐치마인드도 기대된다. 그림 그리면서 낄낄거리던 추억이 떠오른다. 요즘 친구들도 그런 추억을 이제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이: 세븐나이츠 스위치가 역시 가장 뜻밖이었다.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 현재 스위치 게임들과 향이 다르기도 하고. 약간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뭐 펜타스톰(Arena of Valor)도 스위치로 나오지 않나.

당근: 난 매직더 개더링M. 위자드 사의 창문 두어 개 즘은 내 돈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할 만큼 오래된 매직 유저로서 쌍수 들고 환영한다. 지금까지 MTG 기반 게임은 너무 정적이었다. 그리고 발전이 없었다. 매년 똑같았다. 넷마블이 손대니까 좋은 게임이 나오겠지. 그런데 MTG와 넷마블의 IAP가 합쳐지면 무슨 결과가 나올지 흥미롭다. 엄청 똑똑하고 자연스럽고 훌륭한 BM이 나올 것 같다. 대신 내 지갑이 피폐해지겠지.


스위치랑 스팀, 정확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이: 니오스트림에 30% 지분 투자한 건도 그렇고 나쁘지 않다고 본다. 선도 기업의 자양분이 널리 퍼져서, 물론 그것이 자사에게 도움이 되는 거니까 하겠지만,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활발히 투자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콘솔 시장과 모바일 시장은 아주 다른 시장인데 넷마블이 어떻게 접근할지 기대가 된다.

상추: 방 의장이 기업가로서 콘솔과 스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번 간담회로 알 수 있었다. 유저 입장이 아니라 확실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게임팬 입장에서 자칫 냉정해 보이고 계산적으로 생각될 수 는 있지만, 성공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관점이 아니었을까 한다.

당근: 방탄소년단 게임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발표내용을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역시 '난 놈은 난 놈'이더라. 미국 지사에 파견이 있을 때 방탄소년단이 인지도가 제법 있음을 체감했었다. 이걸 게임 콘텐츠와 융합하여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 흥분된다. 개인적으로는 걸그룹으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효성 월드 이런 거 안 하나.

배추: 개인적으로 넷마블을 높게는 평가하지만, 좋게는 평가하지 않는데 그래도 이런 말은 안 들었으면 좋겠다. '넷마블 피해서 콘솔로 왔는데'라는 말. 한국 게임업계의 선도사로서 파이를 넓히는 거다.


4회 NTP 자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

당근: 사실 흠잡을 데가 전혀 없는 균형 잡힌 간담회였다. 지금까지 90회 정도 간담회를 갔는데 그중 가장 깔끔하고 꼬투리 잡을 만한 게 없는 행사였다. 홍보팀이랑 대행사 그리고 스태프들이 엄청나게 고생했을 거 같다. 다만, 상장사가 되어서 공시 전에 정보를 공개하지 못해서 그런지 지표들을 현장에서 발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숫자가 없으니까 민숭민숭 했다고 할까?

배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말하면서 2016년에 발생했던 사건들은 아주 요만큼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성이 있었으면 공개적인 석상에서 말할 법도 한데. 보상을 주고 다른 채널로 사과했더라도 대한민국 기자 태반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 하면 이미지도 좋아졌을 텐데. 좀 아쉽다.

오이: 카밤 대표가 좀 불쌍했다. "아름답지만, 추운 한국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밴쿠버보다 서울이 더 추운가 보다. 작년에도 느낀 건데 단체사진 찍을 때 자회사 대표들이 모두 나와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자발적으로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든다. 많은 자회사 대표들이 발표도 없이 그냥 갔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사세가 이정도야!' 라고 무력시위하는 거 같이 보인다.

상추: 3회 NTP에서 회사 복지나 야근 문화에 대한 캠페인이 포함되지 않아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가 올해는 근무 관련 꼭지와 사회공헌 꼭지가 있었다. 자랑하고 알리고 포장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왜 자꾸 가식적으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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