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호 칼럼] 게임이 10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마쳤을까?

칼럼 | 이두현 기자 |
방승호 선생(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관)은 아이들과 게임을 한다. 그는 게임을 통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활동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활용해 비대면 학생 특별활동을 추진하기도 했다. 단순히 게임을 시켜주는 게 아닌, 게임을 계기로 아이들이 일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 저서로는 '게임에 빠진 아이들', '마음의 반창고', '기적의 모험놀이' 등이 있다.

* 기고 글에 등장하는 학생 이름은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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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치유 및 재능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대상은 게임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게임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다. 매 기수별 시작할 때는 출석을 확인한 후 간단한 일정소개 및 입소식을 마치고 바로 게임에 들어간다.

교실은 일반 교실과 다르게 좌석 배치를 했다. 한 줄에 7개의 게임용 PC가 있는데 칠판 쪽을 향하지 않고 서로 마주 보게 놓았다. 되도록 PC방과 같은 느낌을 갖게 디자인했다. 게임 전문가 선생님은 아이들과 게임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 레벨 별로 파악하여 팀을 구성한다.

"브론즈는 여기 서고, 실버는 이쪽, 나머지는 다이야, 자 됐지?"

아이들 표정은 진지했고, 마치 이길 수 있는 전쟁터에 나가는 듯 활기가 넘쳤다. 1, 2교시에는 게임을 실시하고 3교시부터 5명씩 집단 면접을 실시했다.

게임이 시작되고부터는 말이 없어지고 긴장감이 돈다. 간간히 한숨 소리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게임 선생님이 지나다니며 지도를 하니 아이들의 집중력은 더 높았다. 첫날은 온전히 게임만 했다. 이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 가장 중점을 둔 요소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먼저 시작했다.

두 번째는 게임과 관련된 내용으로 게임영어, 게임 글쓰기 등으로 게임을 교육과 접목을 시켰다. 이렇게 운영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아이들이 학교생활도 편안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런 계획 아래 아이들과 면접을 하면서 하루에 어느 정도 게임을 하는지 게임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 꿈은 무엇인가를 자세히 상담했고 결석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지로 마무리를 했다.

# 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는지?

고등학교 1학년 진규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고, 게임과 관련된 것을 더 공부하고 실력이 되면 중국 쪽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또 자신의 게임 방법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팀 게임도 배우고 싶어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게임을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중학교 2학년 때에는 매일 새벽 4시까지 하였는데 친구보다 잘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고 했다.

다른 친구는 중학교 1학년 때 게임을 시작했고, 먼저 1기에 참여했던 형이 재밌다고 추천해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다고 했다. 평일에는 2시간 정도 게임을 하고, 주말에 더 많이 한다고 했다. 규호는 엄마가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주식이는 친구들 따라서 왔는데 흥미로워 보였고 게임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게임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이다. 게임을 하게 된 이유는 재미와 성취감이 있다고 했고, 마술처럼 신기하다고 표현하는 친구도 있었다.


# 게임을 하면서 놓친 게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게임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원 숙제를 하지 못했다는 아이도 있었다. 또 게임을 하다 보면 흥분하여 욕을 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욕을 하면 상대방은 더 심하게 욕을 하여 마음이 많이 상하게 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하니 자신이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다고 하였다.

게임 수업과 면접 과정을 마치고 게임 글쓰기 시간에는 ‘게임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쓰는 시간을 가졌다.

양원이는 게임은 나에게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 두 가지를 다 주었다. 좋은 영향은 학원, 집, 학교를 반복하여 힘이 드는데 게임을 하면 반복되는 게 없고, 친구들이랑 할 수 있고, 친구들과 더 오랜 시간 있을 수 있어 좋다. 나쁜 점은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공부할 시간에 개임을 하니까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다. 또 게임을 할 때 집중해서 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범수는 게임을 할 때 게임만 집중하게 되어 내가 해야 할 일을 미루고 귀찮아진다고 했다.

한경이는 게임을 하면 즐겁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좋다. 하지만 공부할 때 게임이 생각 날 때가 있어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 정민 이는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장난감 같다고 했다.

그 밖에 아이들은 친구들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좋다는 반면,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건강이 나빠진다고 했다. 게임이 자신의 일생에서 커다란 동기부여를 해주었고,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과는 친해지고 관련된 직업을 가질 수 있어 좋다는 아이, 공부를 싫어하는 자신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는 아이, 또 성적은 중하위권인데 게임은 유일하게 학교 안에서 순위권이어서 자신감을 세워준다는 아이, 어릴 적 꿈이 운동선수에서 게임과 관련된 것으로 바뀐 아이도 있었다.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거나 게임할 시간에 다른 것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후회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 PC방에서 아이들은 구김살 없고 정말 행복해 보였다. 공식적인 공간에서 마음 놓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이들을 편안하게 한 것 같다. 아이들이 이렇게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자존감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존감은 살면서 반복적 연습을 통하여 습득해 가는 내면의 기능이다. 자존감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삶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선택기제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게임 상담을 하면 아이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부정적인 말을 수없이 듣는다고 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부정적 감정은 자존감을 떨어뜨려 ‘나는 안돼’라는 회의주의자로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서도 삶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나는 수업 시간에 앞으로 나오라고 하면 망설이며 주빗대기만 하던 아이들이 게임 수업에선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대답하는 모습에서 자기 비하감이나 부정적인 태도가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아니 교육의 본질적인 요소인 호기심과 지금 이 순간 머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관찰되었다. 자존감이 살아나는 것이다. 이 장면을 보는 기쁨은 교직생활을 하면서 그 어떤 것을 해도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이다. 너무 신기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 였다. 게임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우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영양제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만약 어떤 대상에 과하게 의존해 일상이 힘이 든다면 그 걸림돌을 치우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대상에 의존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때 호흡을 세어 본다. 천천히 들고 나는 숨을 세어 보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하루에 5분 정도만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대상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 내 아이가 게임을 많이 해 걱정이 된다면 아이가 하는 게임 용어를 숙지하고 대화를 시도해 본다. 보이지 않는 자존감을 세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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