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중국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 게임사, 서양 시장을 조준하라"

칼럼 | TEAM AG 기자 | 댓글: 64개 |
인벤에서는 '외국 게임시장 동향 및 분석'을 키워드로 한 TEAM AG의 기고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번 기고의 주제는 '서양권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고성장을 거듭하여 2014년에는 1조 4천억 원의 시장이 됐다. 가깝게는 거대 자본의 중국 시장이, 또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 시장이 있어 생존이 최우선인 국내 개발사들이 서양권 진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매출 최상위권에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이나 ‘캔디 크러시 사가(Candy Crush Saga)’ 등의 서양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국산 게임인 '서머너즈 워'와 ‘크리티카’ 또한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분명히 바다 건너에도 좋은 게임 개발사가 존재하고, 좋은 동양 게임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왜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이 서양권 진출에 더욱더 적극적이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국내 및 주변국들의 모바일 게임 시장과 서양권 시장 비교

* 포화 상태의 국내 시장

이미 많이 다뤄진 주제다. 1년에 400개가 넘는 게임들이 구글 플레이에 런칭하지만, 아직도 국내 및 동양 시장만을 목표로 만들어지는 게임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반대로 서구권의 개발사들 또한 동양 시장을 노리고 게임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개발사가 판단하는 주 비즈니스 영역의 심리적 구분이 꽤 엄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2009년까지 2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다가 셧다운 및 웹보드게임 규제 등의 풍파를 겪으며 2013년에 최초로 전년 대비 0.3% 감소하게 된다. 시장이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13.3%까지 팽창한 것. 이 덕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파이를 나누어가고 있는 것은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 시장 트렌드가 0 to 1의 양상에서 1/n의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레이븐’의 사례처럼 넷마블과 네이버가 크로스 프로모션으로 매출 1위를 하는 등 상생의 방법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이 마케팅에 집행되어야만 게임의 흥행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의 모바일 시장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즉, 이는 대다수의 중소규모 개발사 및 퍼블리셔들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 한국 주변 국가들의 상황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약 7조 원)이 있으며, 중국은 최근 3년 동안 연 평균 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중 일본은 전통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데, 내수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기에 굳이 서양권 진출이나 타 국가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돋보이지만, 그에 따른 불법 유통 마켓이 엄청나게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정확한 시장 조사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빅3 업체들 간의 경쟁 심화로 말미암아 실제 게임을 런칭할 시 게이머들의 성향이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 서양권 시장과의 비교

흔히들 북미 및 유럽 시장을 통틀어 웨스턴(Western) 시장으로 부르고 있다. 북미 시장은 미국과 캐나다로 이루어진 시장이고, 유럽 시장은 빅3인 독일,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타 유럽 국가와 CIS(독립국가연합)를 아우르는 시장을 이른다. 호주, 뉴질랜드 또한 영어 국가이므로 서양권으로 분류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시장은 전체 유럽 모바일 게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각국의 개별 시장은 국내 시장과 비슷한 크기를 보여주고 있다. 유럽 전체 시장 규모는 약 5조 원으로 알려졌다. 서양의 주요 모바일 시장 (독일+영국+프랑스+북미)과 동양의 주요 모바일 시장(한국+중국+일본)의 규모는 약 3조 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비교해 보면 전반적으로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못 미치지만, 북미와 유럽 시장은 매년 각 25%, 34%의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저소득층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스마트폰 보급률 비교





최근 국내 모바일 시장을 형성하는 잠재 유저들의 공급에 한계가 오고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79.4%로 세계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인구수로 따진다면 4천만 명에 가까우며,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 인구가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잠재 고객에 해당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인구 한계치에 다다르면 더 잠재 고객을 모을 방법이 국내에선 없다는 게 매우 비관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유럽 강국들과 북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4년에도 평균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이동통신기술은 이제 3G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LTE의 보급은 아직 언감생심 상태다. 즉, 국내에서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PC 게임 수준의 고퀄리티 Action MORPG는 주류 장르로 수용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비동기화 형태의 SRPG나 퍼즐 또는 사행성 게임을 선호하며, 이들이 큰 매출을 내는 상황이다. 다만, 서양권 모바일 게임 시장은 꾸준한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조만간 더욱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2. 국내 시장의 고찰

* King Maker의 독주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2012년 출범하여 한국 게임들의 킹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누적 가입자는 2014년 기준으로 5억 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 또한 1조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독주는 게임을 출시할 시 2가지 플랫폼 (구글 플레이+카톡, 앱스토어+카톡 등등)에 수수료를 떼어 주어야 하는, 개발사에 전혀 유익하지 않은 방향으로 트렌드가 흘러가게 됐다. 또한, 게임 런칭 시에 개발사가 카톡 게임하기 입점에 너무나도 큰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였다.

2014년 들어 2차 플랫폼에 기대지 않고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불멸의 전사’, ‘도탑전기’ 등의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카톡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카톡 입점 시 출시게임 페이지의 상단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고, 카톡에 입점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개발사들 또한 많아지고 있어 카톡 게임하기에 대한 기대치가 한결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카톡 게임하기는 구글플레이 상위 10개 게임 중 7개를 차지하는 등 그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하다.






* 돈을 써야 돈을 버는 마켓

2014년 중순은 가히 ‘클래시 오브 클랜’이 약진했던 시기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 2013년, 핀란드의 개발사인 ‘슈퍼셀’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 6천억 원을 받고 주식 51%를 넘기게 되었으며 그 후 슈퍼셀의 아시아 공략은 가히 물량 공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국내에서 매달 100억 원에 달하는 TV, CPI, 오프라인 광고를 집행하면서 매달 약 120억 원의 매출을 핀란드로 가져갔다. 그와 동시에 슈퍼셀의 시장 가치는 2015년 현재 3조 원을 넘기게 되었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들이 감히 흉내 내기 힘들 정도의 마케팅 공세를 퍼부으며 국내 모바일 게임 서비스에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국내에는 이 정도의 자금 집행이 가능한 업체가 없었고 그저 부러운 눈으로 매일 톱 차트를 훔쳐보았을 뿐이다.


* 외산 게임들의 한국 유입

2014년 한 해 유난히 많은 중국산 게임들을 톱 차트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도탑전기’를 비롯해 넷마블 게임즈의 ‘리버스 월드’, 그리고 넥슨의 ‘삼검호’까지 유난히 많은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서양 게임들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킹의 ‘캔디 크러시 사가’부터 미국에서 온 ‘게임 오브 워’ 등을 보아도 이들이 캐주얼 게임과 전략 게임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국내 시장을 공략한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국산 게임 중 북미 및 유럽 시장의 탑 70위 안에 '서머너즈 워’와 ‘크리티카’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분명히 국내 개발사의 실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모바일에서는 PC 게임만큼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유럽인들이 느끼는 그래픽적 이질감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서양의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동양 게임의 독특한 게임성과 줄거리에 호감을 느껴 빠져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논 게이머들에게 더 쉽게 노출되는 모바일 시장에선 아이콘과 플랫폼 스크린 샷 등에서 좋은 첫인상을 주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빅3 시장 매출 top 100 분석 결과, 단 5% 만의 게임들만이 동양의 세계관과 그래픽을 가지고 서양 시장에 진출해 있었다.


3. 서양권 시장의 고찰

* 서양권 마켓 트랜드





미국의 앱스토어 매출 top 70과 영국 앱스토어 매출 top 70을 비교해보면 65% 정도의 게임이 중복되는 것으로 보아 양국의 게이머들이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SRPG, 퍼즐, 카지노 장르 순으로 유저들이 현금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년 이상 서비스 된 게임들이 60% 이상이다. 이는 기존의 인기 게임에 의해 시장이 굳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대로 서양권 시장은 계속 앱스토어가 모바일 게임의 매출을 견인해왔다. 2013년에 Newzoo에서 유럽 빅 마켓의 상위 200개 게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2년에 앱스토어에서 나온 매출이 88%나 된다. 하지만 2013년에는 83%로 점유율이 소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5년에 발표된 앱애니의 자료로는 2014년 독일의 안드로이드 마켓이 150%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보이며 2015년 1월에 처음으로 앱스토어 매출을 앞질렀다. 이 현상을 두고 앱애니에서는 독일인들의 보수적인 지불 성향이 이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The Wall Street Journal : Germans Warm to Credit Cards – Slowly

자신의 신상정보 제공을 극도로 꺼리는 독일인들의 성향상 신용 카드에 의한 구매보다는, 상품권이나 캐리어빌링(T-Mobile, O2, E-plus 등)을 지원하는 구글플레이에서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 영국 등은 신용 카드에 의한 지불에 그리 인색하지 않아 여전히 앱스토어를 애용한다는 분석이다.


* 높은 ARPU





이미 여러 번 언급되었던 자료이다. 동양권 시장과 비교하면 서양권 시장은 월등한 ARPU 를 보여주고 있다. 제한된 유저층에서 최대의 매출을 이끌어내야 하는 최근 한국의 모바일 시장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 LTE 시대의 도래

국내에서의 4G 보급률은 이미 90% 이상에 달하고 있다. 2014년 GSMA에서 발간한 자료를 보면 유럽에서의 4G 보급률은 2013년 3%로 시작하여 2015년에는 10% 이상을 차지, 그 후 2020년에는 53%로 3G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3G망은 2013년 54%로 최고점을 찍었고, 현재는 4G망을 탑재한 신규 기기들의 보급률 상승과 맞물려 감소하고 있다.





GMSA(Global Mobile Suppliers Association)의 자료에 의하면 북미에서는 38.8%의 모바일폰 유저들이 LTE를 사용하고 있고 아시아는 43.2%라고 한다. 외형상으로 유럽의 LTE 보급은 분명히 느려 보인다. 하지만 큰 폭으로 상승하는 신규 모바일 기기들의 진입에 힘입어 조만간 LTE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예상한다.


4. 이 글을 마치며

2014년에 접어들면서 아시아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선전이 있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인 일본이 있었다. 현재 아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잠재성과 성장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 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서양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서서히 증가하는 스마트폰 보급률에 힘입어,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세에 있다. 한편으론 카카오톡 같은 기폭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없어서 더욱 느리게 성장한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PC 게임 시장의 사례만 보아도 아시아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추후 서양권에도 완연히 자리 잡는 경우가 있었다. 그 때문에 서양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은, 어떻게 보면 시간문제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서양권 모바일 게임과 아시아 모바일 게임은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래픽, 문화, 선호하는 과금 형태 등이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하지만 서양권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이미 목격한 바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한국 개발사들이 서양권 톱 차트를 점령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발전하는 서양의 LTE 통신망과 더불어 조금씩 늘어가는 안드로이드 결제 유저들 역시, 빠른 이동 통신망 및 안드로이드 선 출시에 익숙한 한국 개발사들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철저히 서양권 시장 게임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 흠잡을 데 없는 게임을 만든다면 서양권에서의 성공이 꼭 꿈만은 아니다. 아시아 모바일 시장만큼의 가능성이 분명히 바다 건너에 존재한다.

서양권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스마트폰 유저들의 증가가 곧 한국처럼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다. 높은 ARPU를 가진 이 서양 시장은, 소수의 유저 풀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국의 하드코어 게임이 공략해 들어가기에 알맞다고 본다. 이것이 더 늦게 전에 서양권 모바일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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