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통'이 대세다! 함께하는 e스포츠...성공적인 콘텐츠는?

칼럼 | 김병호 기자 | 댓글: 4개 |



스포츠, TV, 예능, 최근의 추세는 '소통', 일방적인 단방향 송출이 아닌 함께 주고받는 쌍방향 콘텐츠가 대세다. 야구장의 응원문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진과 시청자의 채팅, 무한도전이 보여준 리더 선거 등 이제 대부분 콘텐츠는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해보고 참여하면서 즐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5년 한 해, e스포츠는 양적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서든어택, 피파3 온라인, 카트라이더, 블레이드&소울, 최근 개막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까지. 실제로 일주일 내내 e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지금 e스포츠가 해야 할 것이 바로 질적 성장이다. 단순히 경기를 중계하는 '본다'에 개념에 그치지 않고 현장을 찾는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운영할 때 현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어떤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현재, 치러지고 있는 e스포츠 대회에서 성공적인 사례 세 개와 가능성 높은 콘텐츠를 예시로 들어보고 싶다.




▲ 출처 : 온게임넷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때,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현장으로 불러낼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게임사가 이 방법을 통해 현장을 찾은 관객에게 경기를 관람하는 재미와 함께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블레이드&소울 토너먼트, 피파 온라인, 하스스톤 등 다양한 리그가 카드팩을 제공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경기를 관람하는 것보다 아이템 수령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높은 호응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블리자드의 e스포츠 게임 하스스톤은 색다른 방법으로 현장을 찾은 관객에게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고 대단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33한 333이벤트'다. 출연진 1명과 당일 경기에 승리한 선수 2명이 카드팩을 열어 소위 '득템'을 할 경우, 현장을 찾은 관객 3명에게 다량의 카드 팩을 제공한다. 3명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10개의 카드팩 외에 추가로 10개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33한 333이벤트'는 '단순히 게임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현장을 찾은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다. 관객은 출연진과 선수가 '황금 카드'를 뽑을 때, 화려한 이펙트와 소리를 들으며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다. 하스스톤이 가진 재미요소 중 하나를 활용한 좋은 콘텐츠다. 추가로 카드팩까지 받을 수 있으니 관객들의 '33한 333이벤트' 호응은 정말 뜨겁다.





야구, 축구의 연고지 개념은 e스포츠가 시도하려는 콘텐츠 중 하나다. 축구의 'FC서울'이나 야구의 '두산 베어즈'처럼 한 지역을 기반으로 야구, 축구단이 활동하고 그 지역 주민으로부터 지지와 응원을 받는다. 그러나 이 콘텐츠를 하려면 한가지 문제가 있다. 각 게임단이 어떤 연고로 지역을 할당받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가장 인구수가 많은 서울을 연고로 할 게임단을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다니다.

넥슨이 주관하는 e스포츠,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은 시즌 2를 맞이해 연고지 개념을 대회에 도입했다. 개막전에서 참가한 12명의 선수가 제비뽑기를 통해 지역 연고를 정하고 경기를 치른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가 승리할 경우 그 지역 피시방을 이용하는 유저는 여러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우승자 장동훈은 제비뽑기를 통해 서울을 연고로 지정받았고 그가 승리할 때 큰 호응을 받았다.

연고지 콘텐츠에 대한 '피파온라인3'의 접근은 참신하다. '지역 연고를 어떻게 정할 것이냐?'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비뽑기'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평등한 방법으로 풀었다. '제비뽑기'로 뽑힌 내 지역팀 혹은 선수를 응원해야 하는 당위성도 만들어줬다. 자기 지역 연고 선수가 승리하면 응원한 관객이 실질적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 관객, 흥행, PC방까지 생각한 대단히 좋은 콘텐츠다.





15일, 넥슨은 카트 라이더 대회가 열린 강남 넥슨 아레나 건물 앞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사의 대표 캐릭터인 다오, 배찌가 등장해 최신 유행곡에 맞춰 춤을 추고 관객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열었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앙증맞은 춤 실력에 카트라이더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구경했다.

▲ 신명나는 다오와 배찌의 춤사위


넥슨이 준비한 이번 이벤트는 기발하거나 특별한 콘텐츠가 아님에도 관객은 '다오'와 '배찌'의 춤사위에 즐거워했다. 캐릭터를 이용한 홍보는 접근이 쉽고 유저에게 친숙하다. 또한, 게임 자체를 홍보하는 효과도 매우 뛰어나다. 현장을 찾아오는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다.

이렇듯 최근 게임사는 현장을 찾는 관객을 위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상품 판매대' 설치다.




야구장, 축구장에 가면 꼭 있는 것이 바로 상품 판매대다. 해당 팀의 모자, 티셔츠, 기념품등 잘 만들어진 상품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e스포츠 대회장에는 상품 판매대가 없다. 결승전 혹은 큰 대회가 진행될 때는 상품 판매대가 존재하지만, 상품 판매대를 설치하지 않은 결승전도 많다. 평일 리그에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대회장을 찾는 관객은 기본적으로 그 게임에 대한 애정과 관련 아이템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단순히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 판매대 설치'는 꼭 필요한 요소다. 좋은 퀄리티와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이 제공된다면 현장을 찾은 관객을 위한 좋은 콘텐츠가 될 것이다. 게임단의 상품을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티셔츠나, CJ 엔투스의 팀 복을 판매한다면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판매되는 상품이 꼭 물건일 필요는 없다.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예로 들어 현장에 경기가 열리는 용산 e스포츠스타디움에 스킨 판매대를 설치해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카트라이더라면 카트, 서든어택이라면 총기, 던전앤파이터라면 아바타 등 게임에 따라 다양한 게임 아이템 판매가 가능하다. 관객들은 할인된 가격에 만족할 수 있고 대회 주관사는 현장에 관객을 부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대회장을 찾는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때는 ㉠ 게임이 가진 재미 요소가 들어가 있고, ㉡ 관객이 함께할 수 있으며 ㉢ 이를 통해 현장에 관객을 불러낼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 제시한 여러 사례는 모두 세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콘텐츠 들이다.

스타크래프트 하나로 10년을 버텨온 e스포츠. 이제 다양한 게임이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이 e스포츠가 발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다양한 e스포츠 리그가 계속 진행된다면, 어떠한 시련이 와도 e스포츠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진행되는 리그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모든 리그가 제각각 뿌리를 내려 e스포츠 리그가 튼튼해질 수 있도록 각 대회가 현장을 찾는 관객을 위해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길 바란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