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에볼루션'의 흥행, 카트라이더 리그에 '긍정적 신호탄' 되길

칼럼 | 박범 기자 | 댓글: 9개 |



최근 SNS에 올라오는 게시글을 살펴보던 중, '카트라이더 역대급 경기'라는 동영상이 자주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은 예상대로 2015 카트라이더 에볼루션(이하 에볼루션) 결승에서 나왔던 유영혁과 문호준의 에이스 결정전이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 눈에 들어왔다. 두 선수의 에이스 결정전 동영상에 공감하거나 긍정적인 댓글을 달았던 사람 중에는 평소 카트라이더 리그는 물론, e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에볼루션, 그리고 카트라이더 리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카트라이더 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한 이유가 있다. 최근 진행된 에볼루션이 풍성한 볼거리와 뛰어난 경기력을 바탕으로 성황리에 종료됐기 때문이다.

매년 진행됐던 카트라이더 리그가 지난 8월 1일 '에볼루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진행됐다. 에볼루션은 시작과 동시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슈는 자타공인 '황제'로 불리던 문호준의 복귀였다. 이로써 에볼루션은 '문호준-유영혁-이재인'의 라이벌 구도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유영혁의 팀106과 이재인의 CJ 레이싱이 같은 '수퍼레이스'조에 속하게 되면서 이들의 라이벌 구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세 명의 선수 역시 이러한 라이벌 구도에 긴장감을 더해줬다. 평소 친분이 있는 문호준과 유영혁, 이재인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도발'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이는 세 명의 선수에게 집중됐던 관심도를 배가시켜, 결과적으로 에볼루션 전체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경기 시작 전, 'Kart In The Box'라는 제목의 영상 역시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영상은 부스 안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느끼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쓰라림 등을 담아냈고,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Kart In The Box'를 통해 평소 응원하던 선수와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에볼루션의 흥행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역시 선수들이 만들어낸 명경기였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았던 팀들의 분전과 우승 후보로 지목됐던 팀들의 뛰어난 경기력은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팀106과 쏠라이트 인디고의 결승 에이스 결정전에서 유영혁이 보여준 역전극은 각종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회자될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 유영혁 vs 문호준 에이스 결정전 (출처 : ESportsTV 유투브 채널)

긴장감을 유발한 라이벌 구도와 부스 안의 생생한 분위기를 담은 영상 콘텐츠, 선수들이 만들어낸 명장면은 자연스럽게 현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에볼루션이 열리는 날에는 항상 강남 넥슨 아레나가 붐볐다. 단순히 현장을 찾은 관객의 수만 많았던 것이 아니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그로 인한 결과에 따라 함께 환호하고 함께 아쉬워했다.

이처럼 에볼루션은 '에볼루션'이라는 이름답게 진화한 카트라이더 리그의 모습을 보여줬다. 넥슨과 스포티비 게임즈의 노력과 선수들의 멋진 승부욕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항상 팬들의 관심이 쏠렸던 카트라이더 리그였지만, 이번 에볼루션의 흥행은 더욱 눈에 띈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다. 넥슨에는 이번 에볼루션의 흥행이 카트라이더 리그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울 좋은 기회다. 이번 리그 동안 드러난 장점을 더욱 살려 다음 카트라이더 리그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 에볼루션의 흥행이 다음 카트라이더 리그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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