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스스톤 열풍, 식어가는 'WoW' 달굴까?

칼럼 | 김지연 기자 | 댓글: 202개 |



10월 11일, 지금까지의 블리자드 스타일과는 다른 게임이 등장했다.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같이 대작 타이틀을 주로 선보여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블리자드가 이번에는 소규모로 개발 그룹을 편성하고 카드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 도전에 나선 것. CCG 장르를 외치며 등장한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하 하스스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TCG나 CCG는 팬심 깊은 유저들이 즐기는 다소 마니아 적인 장르로 구분되어 왔다. 항상 대작 타이틀 위주로 게임을 개발해왔던 블리자드였기에, 비주류 장르인 CCG를 개발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다소 의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래도 블리자드니까'라는 기대심 때문이었다.

안타깝게도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출시작마다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WoW 역시 최근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을 출시했지만, 본래의 굵직한 스토리와는 다소 동떨어진 '판다렌'이라는 컨셉 때문인지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2'나 '디아블로3'도 전작의 명성을 안고 높은 관심 속에 발매되었으나, 전작 만큼의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던 시점에 '하스스톤'이 베타 테스트로 유저들 앞에 등장했다. 처음 '하스스톤'의 베일이 벗겨졌을 때, 유저들의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다. 타격감이나 효과가 좋다고 칭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래봤자 카드게임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CCG는 즐기는 자들이 한정되어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해당 장르를 접해보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변수는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하스스톤을 배경으로 하는 세계관에 있었다. 'WoW'를 즐기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영웅들과 멀록과 같은 몬스터들, 다양한 직업별 스펠들이 카드로 구현되면서 와우저(WoW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옛 추억을 자극했다.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와 호드의 상징인 '스랄',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등이 '하스스톤'에 등장했고,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하스스톤'이라는 열매는 더욱 여물 수 있었다.




'하스스톤'에서는 마법사와 더불어 전사, 사냥꾼, 사제, 드루이드, 주술사 등 총 9개의 개성 강한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법사를 플레이하면서 레벨을 올리면 마법사 전용 스킬 카드가 하나씩 해제된다. 이는 이전 'WoW' 내 마법사 클래스에서 시전할 수 있었던 얼음화살, 화염구, 신비한 지능, 변이 스킬들이다.

또한, 카드를 발동시키면 'WoW' 내에서 실제로 마법사가 주문을 시전할 때 울려 퍼지던 사운드가 나온다. 소리와 더불어 필드 위에서 구현되는 주문 이펙트가 어우러져, '하스스톤'을 하다보면 'WoW'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주관적인 감상이기에 느끼는 바는 각자 다르겠으나, 'WoW'의 추억을 회상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자극제임은 틀림없다.



[▲ 왠지 저 멀리서 "아옳옳옳"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 중인 '하스스톤'은 현재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아직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지 않은 게임이나, 동접자수와 더불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이미 일매출 수억원을 올리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주목할 부분은 '하스스톤'이 인기를 끌면서 얻는 시너지 효과다. 바로 '하스스톤' 인기와 비례해 'WoW' 복귀 유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미약한 수치일지 모르겠지만 분명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며 향후 'WoW'를 다시 불타 오르게할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블리자드 관계자도 "하스스톤 베타테스트 이후 WoW 유저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내부에서도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출시에 맞춰 WoW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WoW 커뮤니티 중 가장 많은 유저가 방문하고 있는 WOW 인벤 방문자 추이를 보면 하스스톤 베타테스트가 시작되기전인 9월에 비해 11월 방문자가 평균 15~20% 이상 증가했다. PC방 점유율이나 공식홈페이지 방문자 트래픽도 더불어 상승 중이다. 지금이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비수기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유의미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하스스톤'을 플레이 하면서 불타는 성전 때 '자르둠: 포식자의 지팡이'를 먹기 위해 검은 사원을 열심히 뛰던 추억이 떠올랐으며, '생통(아이템: 생명이 없는자의 통치)'을 먹기 위해 매주 십자군 하드를 다니던 때를 회상했다.



[▲ 생통을 먹기 위해 매주 레이드를 돌며 DPS를 관리하던 때가 있었다]

거대 보스를 공략하기 위해 아이템을 맞추고, 물약과 음식을 챙겨 도핑하면서 캐릭터를 보강하고, 타이밍 맞게 양변을 시전하고, 어그로를 관리하면서 몬스터의 공격을 잘 피하는 그 즐거움 말이다.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그 당시의 뜨거웠던 열정과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었고, 다시 한번 호드로써의 삶을 펼치게 되었다. '하스스톤'이 'WoW'를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혹은 블리자드의 노림수였을까? 블리자드는 '하스스톤'의 클로즈 베타 서비스 이후 블리즈컨을 통해 'WoW'의 신규 확장팩 소식을 전했다. 판다렌이라는 다소 뜬구름 잡는 듯한 컨셉의 확팩이 아닌, 메인 캐릭터들의 과거로 돌아가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초창기 시절을 돌아보는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이번 확장팩으로 공개됐다.



[▲이번 확장팩에서 듀로탄과 스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많은 와우저들은 WoW의 핵심 멤버들을 테마로 한 새로운 확장팩에 환호했고, 일리단과 아서스에 이어 전설적인 인물인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최종 보스로 대적할 수 있다는 부분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또한, 블리자드는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환으로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모두에게 90레벨 캐릭터를 지급하는 등 또 한번의 'WoW'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스스톤'과 'WoW'가 만나는 내년, 이 두 타이틀이 만나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불확실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속에서 지난 10월 11일 '하스스톤'은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고, 그 성적은 상당히 좋다. 이와 더불어 'WoW'의 동접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게임의 서비스가 본격화 되는 내년에는 더 큰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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