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급성장의 이면? 넥슨, 성장통과 트러블을 관통하다

칼럼 | 서명종 기자 | 댓글: 95개 |
▷ 1. 마영전 복사 의혹 제기 사건


최근 넥슨이 서비스하는 마비노기영웅전 (이하 마영전) 에서는 커다란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게임머니 복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한 게이머의 제보글에서 시작된 사안인데, 날마다 2~30억 골드 가량을 팔고 있는 중국 작업장의 거래 현황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 정도의 골드 현금판매가 가능하려면 골드 복사 혹은 내부에 관련자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당 제보글에서 복사의 직접적인 증거가 제시된 것은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량의 골드 거래가 복사에 의한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을 제기한 것 뿐입니다. 마영전을 개발한 넥슨의 데브캣은 의혹 제기 만 하루뒤에 14시간여에 걸친 점검을 통해 그간 모니터링에 의해 적발되지 않았던 900 개 가량의 작업장 계정을 파악, 제재조치했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작업장 계정에 대해 강화된 관리감독을 할 것을 공지로 올렸습니다.







복사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기 이전에는, 혹은 복사가 있었다고 게임사가 발표하지 않는 한 복사라고 단정짓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간 취재했던 작업장들의 면면, 그리고 타 게임들에서 보아왔던 작업장들의 게임머니 생산력을 보았을 때 일반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힘든 물량을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그 이유중 하나입니다. 특히 해외 작업장들의 경우 판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브로커를 두고 있기도 하고, 여러 작업장의 물량을 모아 전문 브로커가 판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의혹 제기로 인해 들썩인 게이머들, 만 하루만에 이루어진 14시간의 점검, 작업장 계정의 대량(?) 적발 등의 과정을 볼 때 작업장에 의한 것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이후에도 종종 골드 대량거래나 복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올지라도 아마 명확한 증거나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의혹 차원에서 그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기자에게 사뭇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마영전에서 복사가 일어났느냐 일어나지 않았느냐, 작업장이 대체 어느 정도의 규모, 비율로 존재하느냐보다는 올 2011년 1년 동안 유달리 넥슨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 2. 2011년의 넥슨은 트러블의 연속?



넥슨에게 올 2011년은 한국게임업체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한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 몇개월동안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 중국 서든어택 간담회에서의 언급


2011년 4월 초, 중국 상해에서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서든어택의 중국 진출 간담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사건이 발생했는데, 게임하이 신임 CEO 의 적절치 못한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기자 역시 현장에 있었는데, 당시의 언급은 '서든어택과 데카론이라는 좋은 IP 를 가지고도 2009년에 비해 2010년의 매출이 하락한 것은 기존 경영진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기존 경영진이 좋은 게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직설적인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전 게임하이를 인수했던 넥슨은 그 당시 게임하이의 대표와 분쟁중이었습니다. 마치 그라비티가 겅호에 매각되었을 때처럼 구 경영진이 게임하이의 공금을 횡령, 배임했다는 이유였는데,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저 멘트가 달리 해석되었습니다. 즉 '기존 경영진의 문제'라는 것이 매출의 측면이 아닌 공금의 횡령, 배임으로 해석되어 기사가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절묘한 시기에 오해를 살만한 멘트였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넥슨 홍보실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사태는 무마되었지만, 한때 업계에 회자되면서 2011년 넥슨의 트러블을 알리는 서막이 되기도 했습니다.








2. 권한도, 실효성도 없지만 그래도 법적 절차? 서든어택 사건


또 다시 서든어택입니다. 5월 30일 넷마블의 공지를 통해 촉발된 서든어택 재계약 연장건에 대한 분쟁은 불과 3주만에 마무리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넥슨의 이미지를 상당히 구겨버린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6월 17일, 넥슨은 서든어택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든어택의 업데이트 방향 및 재계약 여부에 대한 발표와 질의를 기자들과 주고받았습니다. 그때 나온 질문중 하나가 '넥슨이 CJ 에 대해 서든어택의 DB 를 달라고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가?'였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넥슨의 답변은 '그럴 권한도 없고, 또 권한이 있다고 해도 시간문제상 실효성이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 종료 불과 3시간 뒤 상황은 급반전되었습니다. 넥슨이 이미 이틀전인 6월 15일, 법원에 서든어택 DB 이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던 것이 어떤 매체 (게임전문지가 아닌) 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자들에게 대놓고 허위 답변을 해버린 셈입니다. 또한 '새로운 협상은 없다'고 말했지만, 며칠 뒤에 바로 공동퍼블리싱 재계약이 발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후 넥슨 홍보실은 '실효성이 없다는 말이 법적 조치를 안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지만 권한이 없다는 답변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못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실질적인 DB 이전보다는 CJ 에 대한 압박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행동'이라고 의미를 설명하긴 했지만, 서든어택 단독 서비스를 위해 벌인 무리한 행동이 회사의 이미지를 낮춘 것만은 사실입니다.

▶ [관련기사] 서든어택 분쟁의 이면, CJ 와 게임하이의 속내?

▶ [관련기사] '재협상은 없다' 넥슨, 서든어택 차기서비스 계획 발표







3. 정반대로 편집된 던전앤파이터 설문


지난 8월, 던전앤파이터에서도 여론 조작 의혹을 둘러싼 사안이 하나 있었습니다. 8월 하순에 던전앤파이터에는 '키리의 약속'과 '키리의 믿음'이라는 캐시아이템이 한정적으로 판매되었고, 이를 둘러싼 거센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한 게이머가 '키리 아이템에 대해 반대하고 백섭을 하라'라는 글을 토론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편집되어 던전앤파이터 홈페이지 메인에 노출되면서 글의 맥락이 이상하게 수정되었습니다. 원문글로 따지자면 '키리 아이템이 싫다'라는 것이 찬성이었고, '키리 아이템 괜찮다'가 반대였습니다. 그랬기에 찬성 92%, 반대 8%의 수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메인에서는 앞으로는 이런 이벤트가 없게 하자는 말과 함께 '이번 한번은 봐주나 다음부터는 안된다'가 찬성으로, '키리 아이템 괜찮다'가 반대로 게재되었습니다.


'키리 아이템이 싫다'(92%)와 '키리 아이템이 좋다'(8%)의 토론글이 '이번 한번은 좋지만 다음부터는 안된다'(92%)와 '계속 해도 좋다'(8%)의 조건부 찬성과 완전 찬성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반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토론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당시 네오플 및 넥슨에서는 초기에는 최초 토론글을 올린 게이머가 원본글을 수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수정에 대한 정황이나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초기 댓글을 통해 파악한 결과 원본 자체는 수정되지 않은 정황만 드러났습니다. 결국 원본과 다른 내용으로 메인에 게재된 이유에 대해서는 담당자의 실수 혹은 원인을 알수 없음으로 결론이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 [관련기사] 던전앤파이터, 여론 조작 의혹까지?








4. 이제 불똥은 마영전으로!


던파 사건이 터진지 불과 3주만에 발생한 것이 마영전의 복사 의혹 제기입니다. 윗 부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 사안은 뚜렷한 증거가 없는 의혹 제기였고, 정황상 무언가 있다고 단정지을만한 것도 딱히 없습니다. 앞선 세 가지 사건이 공개적이고도 명백한 발언이나 물증이 있었던 것과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영전의 이번 사건은 개별적으로 독립된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한국 게임사들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넥슨이라는 회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정 게임사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연달아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 이는 말 그대로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입니다.




▷ 3. 올 여름 넥슨 게임들의 동접 신기록 달성



하지만, 넥슨이 올 여름을 시끄럽게만 보낸 것은 아닙니다. 게임사의 성공 수치를 나타낸다 할 수 있는 매출액과 동시접속자 면에서는 올해 역대 최고를 달리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7,037 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0년에는 9,343 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아마 올해는 1조 1천억 ~ 1조 2천억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그 이상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매출만을 놓고 보았을 때, 넥슨은 바로 다음 순위의 게임사보다 1.4배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에도 1.5배 정도의 격차(넥슨이 2위 게임사에 비해 50% 가량 더 많은 매출을 기록)는 충분히 유지할 것입니다. 동시접속자 역시 쉬이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동시접속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올해 넥슨은 동시접속자의 증가를 많이 내세웠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29만명, 서든어택은 26만 7천명, 메이플스토리는 58만 8천명에 이어 다시한번 62만 6,852 명을 기록했다며 총 네번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다른 게임이 도달하기 거의 어려울 정도의 신기록을 달성했기에 보도자료를 내고 발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가지 점에서는 의문이 남았습니다.


첫번째로, 동시접속자가 평소의 꾸준함이 유지되는 동시접속자가 아니라 '특정 시간에 접속하면 상당한 혜택을 준다'는, 말 그대로 이벤트 행사를 통해 전략적으로 달성된 동시접속자라는 점입니다. 그로 인해 휴면유저의 복귀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 성과는 남는 일이고 한국 게임사에서도 기록으로 오래오래 남을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리니지가 만일 특정 시간대에 접속했을 경우 축데이와 축젤 몇장씩을 준다거나 혹은 아이온이 최고 등급의 강화석이나 훈장들을 지급한다고 가정해보면 어떨까요 ? 그렇기에 기록의 대단함을 알면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인정하기에만은 무언가 불편한 구석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로, 게임별 매출이나 동시접속자를 최대한 숨겼던 과거와는 다른 패턴이라는 점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넥슨은 개별 게임의 동접이나 매출 현황에 대해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왔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실적의 상승, 동접의 증가에 집중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정보의 공개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전략적으로 유의미한 동시접속자를 창출해내고 이를 활용한 것인데, 숫자로 표현되는 지표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4. 급성장의 이면! 성장과 트러블을 관통하는 단어는 ?



최근 들어 유달리 넥슨은 외형적인 성장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확실시되는 게임사 최초의 1조 매출이라든가, 대표 게임들의 전략적인 동시접속자수 증가, 연이은 M&A 를 통한 몸집 불리기 등 등 계량화된 지표, 즉 회사가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지표들에 대해 대단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근래의 넥슨은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 위주의, 즉 실적 위주의 경영 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양적 성장에 집중하고 그 결과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트라이더 이후 자체 개발작이나 퍼블리싱 게임이 몇년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던 상황 (카트라이더 이후 시장에 안착한 첫 게임이 바로 마영전입니다) 에서 양적 성장을 위한 토대가 바로 네오플, 엔도어즈, 그리고 게임하이라는 게임사의 인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일 때, 전문경영인이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것 역시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과 동접 등 실적 관련 지표라는 것도 역시 한가지 배경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양적 성장 자체야 모든 기업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양적 성장에'만' 집중할 때입니다. 경영진이 양적 성장을 추구하면 할수록, 그 아래도 양적 성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게 됩니다. 직접적인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맨 위에서 내려오는 주파수와 박자가 그러하다면, 중간층과 하부층에는 자연스레 맨 위에서 흘러나오는 주파수와 박자에 동조하는 공명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바로 그럴 때,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장이나 보완책이 미비할 경우, 분명 어디선가는 파열음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서비스 역량이나 운영 능력의 강화라든가 유저 커뮤니케이션이라든가 등등 실질적인 업무 현장에서 전에 없었던 혹은 전보다 강화된 형태의 파열음이 발생합니다.


구설수를 불러왔던 언급, 기자들에게 정반대로 답변한 행위, 던전앤파이터와 마영전의 사례 등등은 단순히 개인의 실수일 수도 있고 오해일 수도 있지만, 양적 성장에'만' 집중하는 분위기 자체가 근본적인 배경이 되었을 것입니다. 양을 강조하면 할수록 질에 대한 비중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던파 여론조사 사건이 발생한 후, 무언가 기류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불과 3주만에 또다시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만드는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현재의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또 어디선가 유사한 파열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5. 가늠자는 성인 RPG 시장에서?



넥슨이 가진 아쉬움중 하나가 바로 성인 게이머, 특히 MMORPG 시장에서 성공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데카론과 아틀란티카를 이제 보유하게 되었지만 블리자드, 엔씨소프트, 한게임 등에 비해 (성인) MMORPG 시장에서 넥슨이 가지는 위상은 낮은 편입니다.


한때 업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초등학생때는 메이플, 중고등학생때는 던파와 서든을 하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엔씨와 블리자드로 다들 이동한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넥슨이 유일하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성인 게이머 시장에서 넥슨이 가지는 위상과 약점을 드러내는 멘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매출에서는 절대 1강이지만, 정작 업계의 맏형이나 지존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성인 RPG 시장입니다. 연령대가 다르면 서비스의 질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정도의 차이가 매우 큰 편입니다.


단적인 예로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가끔 빽섭이 일어나거나 하는 등 서버 차원에서 큰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꾸준히 있습니다. 그러나 60만이 넘는 국내 최고 동접을 기록하는 게임임에도 별다른 풍파 없이 지나가곤 합니다.


그러나 성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게임, 예컨대 리니지나 아이온이나 테라나 WoW 혹은 기타 18세 이상인 MMORPG 에서 일년에 한두번씩 빽섭이 발생하거나 오랜시간 랙이 걸리거나 등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과연 어떨까요 ? 게이머들의 항의에 운영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고, 이번 마영전 복사 의혹 제기 사건으로 하루 반동안 들썩인 것은 장난에 불과할 정도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여타의 다른 게임회사들은 이런 풍파를 겪어오면서 성장해왔습니다. 엔씨소프트만 하더라도 초창기에는 이런 서비스 차원의 문제로 상당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런 문제 외에도 업데이트, PK 등등으로 무언가 자신에게 불리한 점이 발생했다 치면 그 모든 항의가 모조리 게임사로 향했습니다. 심지어는 공기총을 들고 회사를 찾아왔던 사람도 있고 심심찮게 시위가 벌어지곤 합니다.


이런 일들을 겪어오면서 서비스의 질은 점차 성장해왔습니다. 10년간 가장 많은 풍파를 겪었던 엔씨도 있고, 최근에는 지속적인 트라이로 경험을 축적하면서 일정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한게임도 있고, 이런 비슷한 경험을 축적한 회사들도 그외 여럿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넥슨은 성인 RPG 시장에서의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은 그 부족함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서비스 역량의 부족을 보완하는 것보다는 양적 성장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과거 SP1 이나 최근의 마영전 등 성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한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축적된 경험 자체도 부족하고 이들 게임은 넥슨의 메인 게임은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머지 않은 시기에 넥슨도 성인 RPG 시장에 다시 한번 크게 진입을 할 것이며, 마비노기2 등 여러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 운 좋으면 이번 지스타에서 관련 게임을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빽섭에 대한 메이플 유저와 리니지 유저의 대응 수준이 다르듯이, 저연령층, 캐쥬얼 게임에 대한 서비스와 성인층, RPG 에 대한 서비스는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아직은 시간 여유가 있는 지금이 바로 주파수를 바꾸고 다이얼을 돌릴 때입니다.


게임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만큼이나 서비스 수준이 높은가 하는 판단도 성인 RPG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메꾸지 못한다면,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향후 시도할 성인 RPG 시장에서 이번 마영전 사건 못지 않은 빅 이슈와 파열음들을 맞닥뜨리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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