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감'이 더 필요한 소통

칼럼 | 양영석 기자 | 댓글: 10개 |
최근 한 달을 돌아보니 소통에 관한 이야기가 작지 않은 이슈가 됐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가 있었다.

안타깝지만 가장 부각되는 사건들은 부정적인 일들이다. #로스트아크는 대축제였던 여름 로아ON에도 유저들의 쌓인 불만이 줄지 않아 두 차례의 긴급 방송이 진행됐다. 결국, 일선에서 물러났던 금강선 CCO가 CCO자리를 내려놓고 후임 총괄 디렉터를 임명하기 전까지 임시로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던전앤파이터는 3회차까지 이어진 온라인 행사 D-Talks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예고했지만 쌓인 불만이 높아 호되게 유저들의 회초리를 맞았다. 그리고 부족했는지, 아라드 주민센터에 직접 홍진혁 센터장과 김윤희 TD가 삼 일이나 연속으로 등장하여 BM에 대한 개선책, 기술적인 문제 발생에 대한 이유와 현 상황을 공유하고 적용할 수 있는 개선안들이 빠르게 적용되는 모습이 나왔다.



▲ 검은사막 김재희 PD는 직접 유저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분위기가 부정적인 일만 있던 건 아니다. #메이플스토리는 6차 전직이라는 거대한 업데이트가 발표된 이후 분위기가 좋았다. 그 중심에는 강원기 디렉터가 직접 방송인을 찾아 출연하는 행보가 이어진 것도 있을 것이다. #검은사막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많은 유저들을 맞이했고 김재희 PD는 인력을 동원해서 유저들의 의견 메모를 받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비노기는 판타지 파티를 열었고 거의 6천여명의 유저들이 현장에 모였다. 그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면서 현장과 온라인의 질문을 받아 민경훈 디렉터와 최경훈 콘텐츠 리더가 현장에서 직접 답변했다.

기나긴 단절 끝에 다시 열린 소통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달래준 게임, 행사 자체의 질과 양이 풍성하고 직접적인 소통(현장 QnA 등)이 이뤄졌던 게임들의 평가는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았다. 그렇지만 기대와 어긋난 경우는 어김없이 유저들이 회초리를 들었고 결국 뒤늦게 부랴부랴 수습하기 바빴다. 니즈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가가 가혹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동안 단절된 시간을 따져보면 그리 가혹한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행사 중에서 가장 아쉽고 부족하다 생각한 부분은 온라인 행사의 QnA다. 개발사 입장에서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설명하고 소개하는 업데이트 발표 혹은 로드맵 계획 등에 대해서는 정성을 들여 준비하지만, QnA는 요즘 너무 대충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나 온라인 행사의 경우 여러 플랫폼에서 채팅이 쇄도하므로 질문을 찾아내고 체크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채팅이 너무 빠르다는 이유로 현 상황에서 유저들의 질문을 스킵해버리는 건 아쉬운 일이다. 조금 더 시간과 수고를 들이더라도 채팅을 멈춰서 질문을 찾아내 답변을 해준다면 그만한 진심이 조금이나마 전해지지 않았을까? 그것이 무리라면 키워드로 뽑아낸 질문에도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속 시원한 대답들이 나왔어야 했다.

소통에 있어서 유저들은 개발진들이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고 개선해주길 바란다. 그렇지만 적당히 마치 신작 발표회처럼, 개발사 입장에서 할 말과 하고 싶은 말 정도만 하고 끝내버리니 유저들이 주섬주섬 꺼내지 않으려던 회초리를 꺼내는 일이 나온다.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었던 행사들이 그나마 후속 대처로 진행한 작은 행사들은 사뭇 달랐다. 속 시원하게 유저들이 듣고 싶던 이야기들이 제법 나왔고 유저들과 진짜로 ‘교감’이 이뤄졌을만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완벽했다는 뜻이 아니다. 여론을 긍정적이게 확 뒤집은 것이 아니라, 그나마 앞으로 더 잘할지 지켜봐주겠다는 정도로 진정시킨 정도다.

혹자들은 소통에 있어서 리스크가 있기에 부담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리스크는 스스로 쌓는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불통의 기간이 길다면 당연히 마련한 소통 자리는 청문회가 될 각오를 하고 나와야 한다. 힘들게 마련한 자리에서 무엇하나 속시원한 대답이 없이 고려만 해서도 안된다. 분위기가 좋을 때만 입맛대로 행사를 하는 건 소통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행사에서는 긍정적 사례들 처럼 좀 더 유저와 개발사간의 교감이 있다는 느낌이 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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