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말할 수 없는' 킹존 내부 문제에 관해서

기획기사 | 심영보 기자 | 댓글: 121개 |



킹존 드래곤X의 내부 문제가 불거졌다. 시작점은 지난 3일 e스포츠 팟캐스트였다. 그러나 해당 라디오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두루뭉수리한 말뿐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킹존은 7월 20일부터 내리 4연패를 당했다. 최상위권이었던 순위는 어느새 중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런 상황과 맞물리니 팬들은 답답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관계자들 모두가 쉬쉬하고, 평생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내부 문제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킹존의 전/현직 관계자 다수, 또 그 외의 LoL e스포츠 관계자 및 선수들을 취재한 결과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킹존 실권이 강동훈 감독에게 없다
강 감독 LoL팀에만 전념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배경 설명이다. 현재 킹존 드래곤X는 강동훈 감독이 사비까지 털어가며 운영하던 예전 IM(롱주) 시절 게임단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과거에는 강동훈이 단장이며, 사무국장이며, 마케팅 팀장이며, 감독이었다. 그야말로 강동훈의 팀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2017년 임금 체불 문제로 게임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강동훈 감독은 한국e스포츠협회에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협회는 중국 자본을 데려와 지금의 킹존 드래곤X를 만드는 데 협력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e스포츠협회 재직했던 서형석 전략사업국장이 새 대표로 취임했다. 이때부터 게임단 전체적인 운영은 서 대표를 비롯한 사무국 소관이 됐다.

물론, 강동훈 감독이 2018년에 레드불 같은 큰 스폰서도 유치하는 등 여전히 마케팅 측면에서 기여하기도 했지만, 2019년부터는 LoL 감독직에 집중했다. 게임단 내 역할이 축소됐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실패로 더욱 LoL 감독에 전념하겠다는 본인의 의지도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팀 인수 과정에서 잡음 발생




관계자들은 킹존이 2019 섬머 시즌 중에 개인 투자자를 통해 팀 매각에 나섰다고 전했다. 킹존 드래곤X의 모회사인 FEG(Fighting E-sports Group)가 너무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LoL 게임단 운영에 흥미를 잃었고, 그 때문에 갑작스럽게 인수가 결정됐다고 한다. 물론 당사자들끼리만 합의한 내용이고 정식 절차는 아직이라고 답했다.

이들이 주장한 문제는 새로운 실권자들이 곧바로 영향력을 발휘한 데에 있었다. 시즌이 마무리된 시점이라면야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내용이지만, 모든 일이 열심히 순위 경쟁을 하고 있던 시즌 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잘못이라는 이야기였다.

실권자들은 먼저 감독과 코치진을 흔들었다. 특히, 새로운 코치들을 물색하면서, 현 코치진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기존 코치진을 완전히 배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연습이 제대로 될 수 없을 정도로 강압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도 전달했다.

코치진을 향한 선수들의 신뢰가 없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게 아니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평소 킹존 선수들은 코치진을 잘 따르고 믿음도 큰 편이었다고 답했다. 오히려 선수들은 실권자들에게 기존 코치진과 끝까지 같이 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실권자들은 시즌 중에 미리 새로운 코치를 수소문한 것이었다.




관계자들의 주장으로는, 선수들 사이에 신뢰까지 흔드는 더욱 결정적인 사건도 있었다. 실권자들은 인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른 재계약을 과도하게 제의했다고 한다. 일단 LoL 시즌 중에 재계약 협상을 하는 건 빈번한 일이 아니다. e스포츠 선수들 대부분이 에이전트가 없기 때문에, 협상을 하면 경기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다가 단순 제의가 아니라, 강요적이었다는 것이다.

더 핵심적인 잘못은 재계약을 모두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점이라고, 여러 관계자들이 꼬집었다. 누구에겐 하고, 누구에겐 안 하고. 즉, 선수들에게 암묵적으로 '넌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관계자들은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한 선수는 허탈감에 빠져서 동기 부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재계약 협상 때에 꺼낸 질문도 딱히 긍정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 어떤 선수와 하고 싶은가? 또 현재 팀에 누가 부족한 선수고, 그 선수는 어떤 점이 약한가? 등 선수들 사이에 반목이 발생할 수 있는 질문을 했다고 관계자들이 강조했다. 평소 킹존 코치진은 팀원 중 한 명이 혹시나 부족하더라도 같이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이와는 대조적인 방향이라고 했다.

협상을 하는 '시각'도 바람직하진 않았다. 관계자들은 대회가 있기 바로 전날, 혹은 이틀 전에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각은 대부분 스크림이 끝난 새벽이었다. 협상이 새벽 5시 넘어서까지 이어졌기에, 선수들은 개인적인 솔로 랭크 연습을 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재계약 제시는 모두 거부
킹존 사무국, "사실무근"

일단 선수들은 재계약을 거절했다고 한다. 시즌 중에 계약 문제로 집중력을 잃기 싫다는 뜻이었다. 왜 시즌 중에 이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해냈다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선수단과 코치진의 끈끈함으로 결국 팀이 와해되는 일은 당장 막았다. 현재는 남은 섬머 시즌과 롤드컵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실이라면 전력 분석관이 사표를 쓰고 팀을 나갔다는 것이다. 또한 남은 인원들의 상처가 완전히 아문 것은 아니지만, 강동훈 감독이 최대한 봉합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양새라고.

한편, 취재 내용에 대해 킹존 사무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사무국은 "사실무근"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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