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별해야 하는 결승전은 평범했고, 불편했다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108개 |



지난 8월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2019 LCK 섬머 스플릿 포스트시즌 결승전이 진행됐다. 스프링 스플릿에 이어 또다시 결승에 직행한 그리핀과 와일드카드전부터 도장 깨기를 이어온 SKT T1의 대진은 많은 관심을 모았고, 두 팀의 승부는 어김없이 치열하게 펼쳐지며 경기를 지켜본 수십만 명의 국내외 LoL 팬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더없이 흥미로웠던 경기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팬이 이번 결승전에 대해 큰 불만을 표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자체 제작을 담당한 후 진행된 두 번째 LCK 스플릿,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해야 했던 결승전에는 꽤 많은 불편함이 산재했다.

종목을 불문하고 모든 스포츠의 결승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가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해당 시즌의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결승전은 정규 시즌보다, 포스트시즌의 다른 경기보다 훨씬 큰 무게감을 갖고 있다. 또한 가장 많은 팬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 그 자체에는 그 어떤 차질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결승은 그렇지 못했다. 먼저 문제가 된 건 음향이었다. 시작부터 해설진의 마이크 소리 울림 현상이 유난히 두드러졌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나오지 않은 채 1세트에 돌입했다. 경기 내내 불편하게 들리던 음향은 결국 찢어지는 듯한 기계음을 냈다. 심지어 가장 극적이었던 바론 앞 한타에서도 불쾌한 소리가 터져 나오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이후 세트가 진행될수록 음향이 점차 보완됐지만 사고는 이미 터진 후였다.


다음은 퍼즈였다. 이번 LCK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서 유난히 잦게 발생한 퍼즈가 끝내 결승전에서도 나온 것이다. 2세트 시작 전, 발단은 선수들의 음향 문제였다. 모든 선수의 음향을 확인한 후 경기를 재개하려 하자 네트워크를 포함한 복합적인 문제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경기를 시청 중이던 팬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고, 결국 2세트는 약 40분이 지난 후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큰 불편함을 남겼다.

한편, 결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그 자체지만 축하 공연이나 특별 영상 등 기타 컨텐츠들을 통해 결승에 대한 흥미를 돋구고 팬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이번 결승전에서 팬들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축하 공연과 오프닝 영상 등 미리 준비한 콘텐츠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게다가 돌출형 무대로 인해 사이드 좌석의 현장 관객들은 축하 공연을 스크린으로 감상했다. 오프닝 영상의 경우 연출은 훌륭했으나 e스포츠 팬들의 공감을 사는 데 실패했다.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시상식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모든 이의 감정이 극에 달하는 결승 확정의 순간, 그 짜릿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축포와 선수들의 눈물 어린 시상식은 지금까지 많은 e스포츠 팬의 가슴을 울렸다. 그러나 이번 결승에선 우승팀 이름 현장 각인을 위해 트로피 증정이 상당히 늦어졌고, 이에 다른 결승보다 시상식이 상대적으로 무미건조하게 지나갔다.

또한 이번 결승전에 주어진 현장 좌석은 약 3천 석에 불과했다. LPL, LCS, LEC 결승전이 약 2만 석의 대형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다. 아니나 다를까 티켓은 단 몇 초 만에 매진됐고, 암표 문제는 여전했다. 지난 스프링 결승이 진행됐던 잠실 실내체육관의 5천 석도 1분 내 매진을 기록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충분한 수요 예측을 했다면 팬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라이엇 게임즈의 LCK 자체 제작이다. 그러나 아직 팬들의 기대치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현재로선 첫 해라는 갑옷을 입고 있지만, 앞으로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팬들의 불만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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