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메타 점수로도 정렬, 대격변 '스팀' 분석..."게임 플레이 더 쉽네"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댓글: 14개 |
언제부터인가 책장 켜켜이 꽂아둔 PC게임 패키지가 사라졌다. 어쩌면 당연한 일지도 모르겠다. 오프라인 구매보다는 간단한 클릭 몇 번에 게임을 사고, 유지 보수까지 직접 해주는 PC 전자 마켓의 대중화 덕이다. 그리고 이런 디지털 배급업체의 대중화 중심엔 스팀(STEAM)이 있다.

그동안 스팀은 게임 플랫폼의 큰형님으로 자리 잡아왔다. 스팀의 독보적인 인기에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의 게이브 뉴웰과 함께 연쇄 할인마 밈으로 자리 잡은 특별 할인이다. 대중화를 선도하며 쌓은 선점 효과도 무시하지 못할 테고.



▲ 세상에 할인비를 내리는 남자, 연쇄할인마 겸 밸브 CEO 게이브 뉴웰

그리고 편의성 역시 단단히 한몫했다. 앞서 짧게 이야기한 대로 스팀은 그간 있던 게임 구매의 불편함을 크게 덜었다. 속된 말로 게임이 망해버려 더는 살 수 없는 게임, 혹은 절판된 게임도 신용 카드만 있으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제는 문화 상품권 등 여러 구매 옵션까지 마련했다.

아쉬운 점은 그 편의성 진화가 주로 '구매'에 집중되어있었다는 점이다. 이미 산 게임을 구분하고 원하는 세일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등 스팀 상점란은 꾸준히 개선됐다. 하지만 산 게임의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라이브러리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 모으기는 편한데 플레이 할 게임 보기는 힘드니
게임 모으는 게임이라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런 스팀의 라이브러리가 대격변을 맞았다. 큼직하게 표시되는 게임 이미지와 태그에 맞게 알아서 정렬되는 필터. 메타크리틱 점수에 따른 배치까지. 18일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새 스팀은 이제 플레이할 맛 좀 나게 만들었을까?

새로운 스팀의 라이브러리는 전과 같은 모습을 찾는 게 빠를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렇기에 숫자와 함께 바뀐 부분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 새로운 스팀 라이브러리



라이브러리 홈

새 라이브러리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별도의 홈 화면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각 게임의 개별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던 공간에 스팀 유저에 맞춤 오버뷰를 표시한다.



▲ 새롭게 추가된 라이브러리 홈에는 유저에 맞는 핵심 정보를 보여준다

라이브러리 홈은 스팀이 제공하는 업데이트 정보, 최근 플레이하거나 구매한 게임, 그리고 스팀 라이브러리에 있는 모든 게임 정보가 한 번에 나열된다.

라이브러리 홈 속 게임은 단순히 아이콘 형태로 표시되던 것과 달리 큼직한 이미지로 보유 게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전 그리드 형태가 가로 사이즈의 배너였다면 새 이미지는 애플 아이북스나 PLEX 등 대부분 플랫폼이 제공하는 세로 캡슐 형태로 바뀌었다.

단 일부 이미지의 경우 아직 큰 화면에 맞는 이미지 업로드가 되지 않아 영 미덥지 않게 표시되는 게임도 더러 존재한다. 밸브가 베타 업데이트를 앞두고 라이브러리 홈에 맞게 개발사에게 이미지 추가를 권고했는데 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후 개발사 업데이트에 따라 이미지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 일부 이미지가 업로드 되지 않은 게임 탓에 보는 맛이 조금은 떨어지기도


게임 목록

게임 목록은 기존 목록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필터 기능과 함께 편의성 개선을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게임은 전과 같이 아이콘과 제목이 함께 나열되며 목록이 1부터 Z까지 오름차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핵심은 검색 옆에 있는 필터 기능이다. 필터 기능을 이용하면 게임의 기본 장르를 직접 선택해 따로 표시할 수 있다. 복수의 장르나 온라인 여부, 컨트롤러 여부도 함께 선택할 수 있고 해당 내용의 게임만 따로 나열해준다. 베타를 진행한 스팀 계정에는 총 758개의 게임이 존재하는데 목록을 불러오는 데에 따른 로딩도 느낄 수 없을 만큼 빠릿빠릿하게 정렬됐다.



▲ 기존 스팀 목록과 베타 클라이언트의 게임 목록

또한 즐겨찾기를 해두고 원하는 게임만 빠르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필터 버튼 위 아이콘을 클릭하면 최근 플레이한 게임이나 설치된 게임, 혹은 스트리밍 가능 게임만 바로 볼 수 있다.

다만 필터 부분에서는 더 많은 범주가 추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존 클라이언트에서 지원한 윈도우, 맥 지원 여부나 클라우드 세이브 가능 여부 등 빠진 범주 요소가 더러 존재한다.

기존에는 범주라는 이름의 카테고리 설정은 모음집으로 변경됐다.



▲ 장르는 너무나 당연했어야 할 게 인제야 추가된 느낌이지만 확실히 편리하다


범주 - 모음집

모음집은 유저 성향에 맞춘 범주를 더욱 시각화해 표현한 새로운 카테고리 시스템이다. 새로운 모음집을 만들고 원하는 게임을 추가하면 모음집 목록, 혹은 좌측 게임 목록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추가도 간단하다. 목록에서 선택해도 되고 그냥 모음집으로 게임을 드래그해 넣어도 된다. 여러 개의 게임을 선택할 때는 알아서 모음집 추가 메뉴를 띄워준다. 나름 유저 행동을 예측한 기특한 메뉴 구성이다.

기존 범주는 목록에서 우클릭 후 직접 목록을 선택하거나 속성 메뉴에서 따로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했다.



▲ 원하는 게임 목록도 쉽게 제작 가능



▲ 여러 게임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모음집 화면으로 넘어간다


게임 개별 정보

각 게임의 개별 정보는 핵심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개선됐다. 새로 추가된 가로형 배너에 멀티플레이 유무, 컨트롤러 지원이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그 아래에는 플레이 시간과 도전과제, 게임 속성 설정, 토론, 지원 등이 최상단에 쭉 배치됐다.

페이지 우측, 상단 등등 곳곳에 배치됐던 핵심 정보를 상단에 모아두고 친구 활동과 커뮤니티 메뉴를 무한 스크롤로 하단에 쭉 표시하도록 했다. 매끄러워진 디자인과 함께 커뮤니티 강화에 무게를 둔 모양이다.

평소 커뮤니티 허브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과 소통하는 창구는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핵심 정보를 확인하려면 상점 페이지로 이동해야 했던 기존 스팀



▲ 이제 핵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추가 기능

대규모 변경이 이루어진 만큼 스팀 플랫폼 세세한 부분에서의 편의성 역시 크게 상승했다.

■ 전시대 추가하기

라이브러리 홈에 최근 플레이한 게임과 모든 게임 사이에는 유저가 원하는 목록을 따로 선택해 둘 수 있다. 새 라이브러리에서는 이 메뉴를 전시대로 소개했는데 즐겨찾기나 만들어 둔 모음집을 바로 올려두고 표시할 수 있다.



▲ 원하는 모음집, 즐겨찾기 마음대로 메인에 추가할 수 있다


■ 맞춤 아트워크

라이브러리의 새 이미지는 가시성이 높아졌지만, 업데이트되지 않은 게임들이 꽤 많다. 특히 오래된 게임이나 개발사가 신경 쓰지 않으면 평생 업데이트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관리 메뉴에서 맞춤 아트워크를 설정하면 유저가 가진 사진으로 아트워크를 변경할 수 있다. 스팀이 권장하는 사이즈는 300px X 450px다.



▲ 스토어에서 내려가며 이미지 업데이트를 기대할 수 없는 '환원'
번거롭지만 이렇게 직접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 메타 크리틱 점수로 나열

게임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대중적인 평가 방법이라면 역시 메타 크리틱이다. 전문 매체와 평단의 점수를 합산한 계산한 메타크리틱 점수에 따라 스팀 게임을 쉽게 나열할 수 있다.

사실 기존 스팀 클라이언트에서도 메타 점수 나열이 가능했지만, 점수가 없는 게임, 혹은 낮은 게임 순으로만 볼 수 있었다. 평가 낮은 게임을 선호하는 망믈리에 게이머가 아닌 이상 이런 나열 방식은 큰 의미가 없다. 이제야 제대로 명작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 갓명작 확인 가능


■ 동적 모음집 추가

직접 게임 모음집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때그때 자동으로 갱신되는 목록을 만들 수도 있다. 모음집 만들기 메뉴에서 동적 모음집을 선택하면 필터 메뉴가 표시되고 원하는 필터메뉴, 혹은 태그만 따로 모아 목록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두면 조건에 맞는 게임이 추가될 때 알아서 게임을 모음집이 게임을 추가한다.



▲ 이렇게 만들어두면 알아서 모음집이 갱신된다



이제 막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만큼 새로운 클라이언트는 버그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스트리밍의 경우 설치된 게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이미 정렬해둔 컬렉션이 삭제되기도 한다. 또한, 스페이스를 입력하지 않으면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 한글 인식은 여전하고 강제 종료가 필요한 프리징 상황도 더러 발생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베타임을 고려하면 차차 개선될 내용 정도다. 그보다는 이번 업데이트가 가져올 변화가 더 기대된다.

그간 스팀의 라이브러리는 아쉬운 기능에 비해 개선이 너무나도 더뎠다. 어찌 보면 오리진, 유플레이에 새로 추가된 락스타 게임즈 런처. 그리고 독점을 무기로 시장 경쟁력을 구축한 에픽 게임즈 스토어 등의 경쟁사 행보가 밸브를 움직인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경쟁사를 의식해 스팀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하다. 여러 게임 컨퍼런스에 등장해 발전 상황을 소개하기도 하고 실험실을 운영, 변화를 예고하는 모습은 그간 스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니 말이다.



▲ 새로운 GOG는 스팀에 오리진, 유플레이, PS4 게임도 모아서 보여준다

하지만 밸브는 그간 장기적인 플랜을 두고 게임플레이를 유도하는 변화를 조용하고, 꾸준히 진행했다. 멀티플레이의 근간이 되는 파티 플레이를 위해 채팅 기능을 개선했고 플레이 시간에 따른 도전과제와 트레이닝 카드도 도입했다. 최근에는 청소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플레이하지 않은 라이브러리 속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이번 스팀 라이브러리 개선은 게임 판매와 수집이 플레이보다 강조되는 기묘한 상황을 뒤집을 핵심 개편안이다. 내가 가진 게임을 더 확실히 구분 짓고 성과는 강조하고, 커뮤니티 요소는 더욱 눈에 띄게 개선했다. 유저가 모은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만든 셈이다.

과연 스팀의 이러한 변화는 유저들의 게임 라이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 게임 모으는 게임 말고 게임 하는 스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라이브러리 정리가 잘 되니 흔히 이빨 빠진, 리스트에 없는 게임이 더 눈에 잘 띈다. 게임 더 많이 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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