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를 찾아서#15] 추억속의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

기획기사 | 양영석 기자 | 댓글: 42개 |



'동물'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소중한 한 자리를 지켜준 존재들입니다. 말, 소, 개, 고양이, 돼지, 양 등등 다양한 동물들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였고 지금도 옆을 지키고 있는 존재들이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말은 전략적인 자원이자 과거에는 한 나라의 강성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동물이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전쟁에서 말은 인류와 함께 하였고, 산업 혁명 이후로도 인류의 동반자로서 함께했습니다. 영리하고, 섬세하면서도 용감한 말들은 전세계적으로 소중하며 귀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바로 이 '말'에 대한 게임입니다. 말을 키우고, 훈련시키면서 교감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게임. 이렇게 말을 주제로 하는 게임은 정말 흔하지 않았고, 게다가 이 게임은 말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소화하고자 했던, 승마를 컨셉으로 한 온라인 게임이죠.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가 오늘 IP를 찾아서의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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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샤'는 어떤 게임인가?
경마, 교감, 교배, 운영까지 '말'의 모든 것을 다룬다!

'앨리샤'는 엔트리브에서 2007년 지스타를 통해 '프로젝트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최초 공개한 '액션 라이딩' 게임입니다. 이게 장르 구분이 애매한데, 일단 큰 틀에서는 레이싱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승마'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을 컨셉으로 하는 아주 독특한 게임이죠. 이래저래 영상을 보면 경주가 강조되어 있긴 한데, 게임 내적으로는 승마에 대한 거의 모든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었던 게임이죠.

앨리샤는 '말'에 대한 모든 것을 구현하는 게 목표였던 게임입니다. 경주 시스템 자체의 조작감과 질주감은 잘 살렸고, 말과의 교감도 나름대로 존재했습니다. 여기에 목장을 경영하는 요소와 함께 말의 교배, 그리고 말의 관리도 해줘야 하는 정말 '승마' 게임이었죠. 컨셉이 정말 신선했습니다. 개발팀은 직접 몽고로 가서 말을 타보고 '교감'과 '승마'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을 정도로, 연구도 많이 한 게임이었죠.



말도 꾸준히 씻겨줘야합니다.

레이싱 게임으로서도 퀄리티가 좋았어요. 특히나 점프와 활강은 상당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죠. 지형에 따라서는 이런 점프를 이용해서 주로를 늘릴 수도 있었고 차량 레이싱 게임과는 달리 긴 도약과 활강으로 스릴있는 질주가 가능했죠. 말을 타는 만큼 점프대에서만 점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자유롭게 점프가 됐으므로 전략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고요.

게다가 슬라이딩이나 부스터, 슬립 스트림도 구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말의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 질주감이 좋았습니다. 질주감만큼은 다른 차량 레이싱 게임에 크게 뒤지지 않고, 정말 만족할만한 질주감을 느낄 수 있었죠. 조작도 크게 어렵지는 않은 편이라, 레이싱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은 쉽게 적응해서 경주를 바로 즐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레이싱 모드도 순수하게 레이싱 실력을 겨루는 스피드 모드와, 아이템 대신 '마법'을 획득해서 스스로 사용하거나 다른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마법전'이 있었죠. 마법은 자신의 게이지를 모으거나 코스에 나타나는 마법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형태라, 다른 레이싱 게임과도 큰 차이가 없는 편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는 앨리샤의 특별한 시스템은 바로 '교배'입니다. 앨리샤는 교배를 통해서 망아지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서 특별한 잠재 능력을 보유할 수 있죠. 특히나 인기 갈기와 컬러를 얻기 위해 교배를 하는 경우도 매우 잦았습니다. 그만큼 외형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교배 시스템으로 유저들은 인기 높은 백마와 칠흑마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혈통과 주력 스탯만으로 구성된 망아지를 얻기 위해 엄청난 반복작업과 짝짓기를 해야 했죠.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혈통9의 순수 스탯의 말을 얻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부모마의 스탯과 랜덤 스탯을 고려하면서도 무늬, 갈기 모양, 꼬리 색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참 많이 들어가 있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유저들이 교배를 하면서 기도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재미있고 나름 전략과 연구도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으나, 확률적인 요소에 크게 기대야 하는 만큼 유저들의 스트레스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혈통, 색, 무늬를 가진 순수마가 나오면 정말 뛸듯이 기뻤죠.



2.0 의 교배 시스템. 신선하지만 스트레스도 꽤 있던 시스템이었습니다.

앨리샤는 2009년 12월 1차 CBT를 진행하고, 2010년에는 2차 CBT까지 마치며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2011년 2월에 오픈 베타를 시작하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정식 오픈일은 3월 31일이었죠. 벌써 8년 전이네요. 그리고 앨리샤는 전속 모델로 '아이유'를 선정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당시에는 드물게 게임의 오픈과 함께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생방송으로 '앨리샤 페스티벌'이 진행되기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게임을 오픈하고 나서는 독특하게도 인게임에서 GM들이 꽤 자주 보였습니다. 연승하는 유저들을 박살내고 도망가 버리는가 하면, 반대로 유저가 GM을 이겨버리는 경우도 있는 등 GM이 자주 등장해 유저들과 소통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죠.




런칭 이후 무사히 서비스를 이어나가던 앨리샤였지만, 앞서 언급했던 교배 시스템의 높은 스트레스로 인해서 유저들의 상당수가 이탈합니다. 또한 업데이트도 조금 느린 터라 유저들의 걱정이 많았죠. 그런 앨리샤는 2012년 10월, 2.0 업데이트를 발표합니다. 사실상 리뉴얼에 가까운 변화였죠.

앨리샤 2.0에서는 새롭게 유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이 추가되었고, 말 씻기기, 먹이주기, 훈련 등의 콘텐츠도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호평받았던 레이싱은 큰 변화는 없지만 계급과 리그의 추가로 매칭이 개선되었고, 마법 전역 시 마법의 추가로 레이싱이 한층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좋은 변화처럼 보였죠.

문제는 교배 시스템입니다. 앨리샤 2.0에서 발표된 교배 시스템에서, '교배소'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래서 유저들을 찾아가 직접 교배를 해야 했습니다. 스탯의 유전은 사라지고 훈련으로 대체되었지만, 망아지를 직접 훈련시켜서 키워야 했습니다. 환골탈태라고 하긴 무리지만, 그래도 확실히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죠.



많은 변화점을 보여준 앨리샤 2.0

그런데 이 '앨리샤 2.0'은 안타깝게 적용되지 못합니다. 2013년 1월에 앨리샤 2.0은 전면 무효화되었고, 기존의 앨리샤는 전면 무료화로 전환되었습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지는 않지만 서비스가 유지되는 형태로 남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끝은 언제나 정해져있죠. 결국 앨리샤는 2014년 2월, 3년여간의 레이스를 마치고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은 청마의 해,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였죠. 말의 년에 말 게임이 사라지게 된 셈입니다.

독특하게도 앨리샤는 1년 이상 무료 서비스를 진행한 만큼, 환불 의무가 없는 게임이었는데도 운영진들은 유저들이 보유한 아이템은 기간에 상관없이 트리캐쉬로 전환해주는 정책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앨리샤를 사랑해준 유저들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이라고 할 수 있었죠. 유저들도 아쉽지만 훈훈하게 보내주는 모습을 기억하는 게임입니다.

아, 깜빡 놓칠 뻔했는데 앨리샤는 OST가 정말 좋았던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전속 모델인 아이유가 부른 OST나 게임 내 삽입된 OST, BGM들은 "이게 게임 음악이야?"라고 할 정도로 훌륭한 음악을 보여줬죠. 특히나 앨리샤의 BGM은 여러 유명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제작에 참여해서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지금도 들어도 좋을 만큼, 앨리샤의 BGM은 한 번 기회가 되면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홍보모델 아이유가 말도 탄 게임...


'앨리샤'의 저작권자는?
팡야, 트릭스터 등을 개발한 '엔트리브'




'앨리샤'를 제작한 엔트리브는 대한민국 1세대 개발사라고 할 수 있는 '손노리'가 전신입니다. 손노리가 2003년 플래너스로 자리를 옮기던 시기에 분사하여 별도로 설립된 회사죠. 서관희 대표이사를 비롯한 개발팀들은 분사하여 엔트리브를 2003년 12월에 설립했고, 이후 온라인 게임 사업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팡야'와 '트릭스터', '프로야구 매니저'등의 게임을 제작해서 유저들에게도 인지도를 쌓았죠. 특히 팡야의 경우는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다른 지역은 모두 서비스를 종료했으나 태국은 아직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엔트리브는 독립 이후 여러 게임을 내놓았고, SK 텔레콤에 인수가 되어 자회사로 편입됩니다. 직접 통신사가 게임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많은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후 2011년 SKT는 다시 엔트리브의 매각을 결정합니다. 이때 NHN과 엔씨소프트가 인수 경쟁을 벌였고, 여러 과정 끝에 엔씨소프트가 우선 협상자로 결정되어 2012년 최종적으로 인수됩니다. 이렇게 엔트리브는 엔씨소프트의 자회사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앨리샤는 엔트리브에서 개발한 게임이고, 현재도 게임사가 건재한 만큼 저작권과 IP는 당연히 엔트리브의 소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앨리샤가 끝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앨리샤의 IP는 아주 유니크한 IP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말, 승마를 소재로 한 게임은 거의 없는 데다가 '말'에 대한 모든 것을 녹이려고 했던 만큼 앨리샤가 커버하는 범위도 넓고, 시스템도 아주 잘 정립되어 있는 IP라고 할 수 있죠.



'앨리샤'의 컨셉아트

게다가 '말'이라는 소재 자체가 아주 유니크합니다. 말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자주 등장하고 친근한 동물이지만 의외로 '말'과 관련된 이야기는 게이머들에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는 아닙니다. 게임 속에서 말이 중요한 경우는 있어도, 말 자체를 다룬 게임은 많지 않죠. CLOP이라는 게임이 유명하긴 한데, 그건 좀 다른 의미로 유명하니까 넘어갑시다.

결국 '말'을 소재로 하는 게임은 유니크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주인공의 성장기의 내용 자체는 뻔할지 몰라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나 이야기와 말과의 교감은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만큼 IP로서 '앨리샤'는 유니크함과 시스템을 잘 정립한, 훌륭한 IP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걸 부활시키는 이야기는 좀 다르게 나올 수 있죠.



'앨리샤'의 저작권자는 엔트리브입니다.

끝나지 않은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
탄탄히 쌓은 IP, 주인공의 성장기로 보고 싶습니다



추억의 화면...

앨리샤는 소수의 팬층이 있는 독특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도 신선했고, 시스템도 나름 잘 완성되어 있었으며 레이싱의 재미도 괜찮았죠. 짝짓기 교배 시스템은 참 많은 충격을 주었고 아름다운 OST와 배경들은 유저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말과 교감하면서, 레이싱을 하면서 유저들은 자신이 소중히 키워온 말에 애정을 갖게 됐죠. 그러나 소수의 팬층만으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는 건 무리입니다. 업데이트가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어오는 게임은 매우 드뭅니다.

패키지 게임, 과거의 게임들은 간혹 보물처럼 등장하는 옛 기기들에서 간혹 플레이가 가능한 경우가 있고 이를 통해 추억을 되새겨볼 수도 있죠. GOG처럼 전문적으로 고전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랫폼도 있을 정도로, 추억을 다시 돌아보고 싶어 하는 수요도 상당합니다. 그렇기에 리마스터, 리메이크 타이틀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고요.



레이싱 시스템은 진짜 지금도 돌아보면 기가막힙니다.

개인적으로 앨리샤는 싱글 플레이 전용 게임으로, 패키지로 출시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딱 좋잖아요. 동물과의 교감, 그리고 주인공이 어릴 적부터 함께 해 온 망아지와 함께 착실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대회에서 우승하는 스토리. 전형적인 주인공 성장기라고 할 수 있지만 이만큼 잘 먹히고 감동적인 소재도 드물죠.

게다가 말이잖아요. 말은 아주 영리하고 섬세한 동물입니다. 또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동물이자 파트너라고 할 수 있죠. 그 대단한 칭기즈칸도 말이 없었으면 대륙을 호령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 아무튼 그만큼 말은 인류에게 있어서 친근하고 가까운 동물이자 인류의 동반자입니다. 그만큼 역사나 소설에서도 많이 등장하죠. 부케팔로스, 적토마, 절영은 아주 잘 알려진 말이고 한국 전쟁에 참전해서 공을 세워 한국 대통령 표창장까지 받은 하사 레클리스도 있습니다. 아, 이야기가 너무 샜군요.

아무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말'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 자체가 게이머들에게는 엄청 낯설지도, 그렇다고 진부하지도 않은 유니크한 소재라는 점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그래서 '앨리샤'가 싱글 게임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힐링 게임으로는 아주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잘 만들어두었던 레이싱 시스템의 핵심을 살리고, 교감과 이야기를 늘리면서 나의 동반자인 '앨리샤'를 키워나가는 이야기는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서는 괜찮은 소재라고 봅니다. 사실 싱글 게임이면 플랫폼도 크게 상관은 없을 듯하네요. PC, 모바일, 콘솔 등등 어느 곳에서 잘 어울릴 수 있겠죠.




최근 들어서 PC나 콘솔 게임에도 관심을 보이는 개발사들에게, 앨리샤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일단 OST 자체도 너무 좋았고, 게임의 분위기는 정말 말 그대로 '힐링'이었으니까요. 교배는 스트레스였지만, 싱글 플레이에서까지 교배를 어렵게 할 필요는 없겠죠? 이러면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앨리샤는 생각보다 정식 부활의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일단 앨리샤 자체가 대단히 인기 있는 게임은 아니었고, 소수의 매니아층을 형성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요. IP로서 탄탄한 입지, 게임으로서 일궈놓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게임을 제작되는 과정, 선정 과정은 다른 여건을 두고 봐야 하니까요. 그래도 언젠가 '앨리샤'를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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