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코로나 #1] 기부와 동참 '게임'이 앞장 설 수 있다

기획기사 | 양영석 기자 | 댓글: 8개 |



"코로나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이제 일상 속에서 방역을 시작할 때가 됐다. 또한, 코로나 다음의 전염병이나 재난사태에도 언제든지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표되는 현 대응에서 사람들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대화하거나 제공된 콘텐츠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모임은 최소화하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현시대에서 게임은 꽤 독특한 위치에 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게임은 예로부터 온라인 활동을 많이 진행해왔다. 오프라인 이벤트와 활동이 비록 규모가 클지 몰라도, 본격적인 활동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게임은 'AFTER 코로나' 시대의 최적의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에서의 모임, 플레이어들의 교류는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냈고 다양한 일화와 미담도 만들어냈다. 이제는 게임사들도 단편적인 기부성 이벤트나 활동에 그칠 게 아니라 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연구해볼 시대가 온 게 아닐까.


After 코로나의 시대
  • 1부 : 기부와 동참 '게임'이 앞장 설 수 있다
  • 2부 :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까? (가제)
  • 3부 : 게임의 사회적 동참 전문가에게 묻다 (가제)





    게임 산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인터넷이 보급되고 온라인 시대가 개막되면서 한층 도약했다. 계속해서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발전을 해왔고, 이와 발맞춰 다양한 이벤트와 활동을 이어왔다. 당연히,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 모두 챙기면서 말이다. 수십 년에 걸쳐 온/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고 이에 특화된 산업으로서 자리 잡게 된다.

    패키지로 판매되던 게임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유저들에게 실물이 아닌 데이터로 판매가 되기 시작했고,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모인 유저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게이머들의 응집과 활동을 이끌어냈다. 주된 무대는 확실히 온라인이었지만, 오프라인 모임도 때로는 필요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도 간담회, 컨퍼런스, 축제 등 다양한 성격으로 발현되며 다양한 노하우와 사례들을 만들어왔다.




    COVID-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는 현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도 이에 동참하면서 재택근무, 외부 간담회 최소화 등 다양한 형태로 이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COVID-19 사태 해결을 위한 기부, #PlayApartTogether 활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게임은 온라인을 통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저들과 함께 국경 없는 의사회에 기부를 진행하면서도 펄어비스는 이번 COVID-19 사태에 극복 성금 5억 원을 기부했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넥슨 역시 20억 원을, 크래프톤은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단순히 게임사 뿐 아니라, 프로게이머들 역시 스스로 기부에 나섰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게이머의 참여를 독려하는 형태의 기부, 자선 행사도 자주 있었다. 이러한 형태는 대부분 게이머들과 함께하는 특정한 행사, 이벤트를 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마비노기는 판타지 파티에서 판매한 기념품의 수익금을 기부했고, 오버워치도 유방암 연구재단(Breast Cancer Research Foundation) 자선 기부 이벤트로 메르시 스킨을 내놓고 수익금을 제공하며 자선 스트리밍을 진행해 더 많은 게이머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를 들 수가 있을 정도로, 게임사들도 사회적 공헌 차원에서 선행 기부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 또한 기부를 넘어서 어떠한 거대한 사회적 사건, 도움이 필요한 사건이나 이슈는 게임으로 직접 제작되기도 한다. 겜브릿지의 '애프터 데이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사회적 이슈를 게임으로 만드는 건, 전세계적으로도 많이 있었다.

    게임사가 의도하지 않아도, 게이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리니지는 이러한 게이머의 의미 있는 선행을 기린 '생명의 검'이라는 아이템이 존재하고, 넷마블 역시 대항해시대의 사례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게이머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굳이 게임 속이 아니더라도, 게이머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선행이 발생되기도 한다. 약간 기묘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몬스터헌터'의 '기적 참전'이라는 사례가 있다.

    게임은 사람들이 공통된 관심사와 취미를 가지고 모이는, 일종의 소통의 장으로도 볼 수 있다. 게임을 좋아하고, 같이 즐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자 '커뮤니티'. 그런 만큼 이러한 사회적 공헌과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게이머들과 게임사들이 함께 의미 있는 선행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커뮤니티'적인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과 함께하는 플레이어, 커뮤니티의 집단지성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다.


    게이머들은 ‘폴드잇’을 통해 새로운 인공 단백질 56개의 설계를 만들어냈다. 단백질 관련 이론을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연령과 학력에 구분받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온라인 게임 이터나(EteRNA)에 참여한 3만 7천여 명의 비전문가 게이머들은 실제 RNA 구조의 제작과 검증, 분석을 통해 분자생물학의 난제를 풀어내며 논문의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경험과학에서 실용적인 전진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게이머들의 응집력과 집단지성의 힘은 온라인 시대의 도래 이후 이미 몇 차례에 걸쳐 증명됐다. 게이머들의 집단 지성은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보더랜드3도 질병 치료에 활용할 데이터가 될 수 있는 미니게임을 진행중이다.

    이렇듯 게임사와 게이머들 역시 사회적 기부에 동참하고, 선행이 이루어지는 일 자체는 좋은 현상이다. 허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게임은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양방향성 매체이고, 그만큼 경험을 전달하는데 강력한 힘이 있고 호소력도 높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게임의 특성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기부와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하기 이전에, 게이머들도 왜 기부를 하고 이러한 이벤트를 하는지 확실히 고지되고 알아야 한다. 이를 단순히 공지사항이나 이벤트 안내 정도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속 콘텐츠로서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 좀 더 극적으로, 절실하게 게이머들에게 안내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선행, 기부나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일에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기부의 목적이 퍼포먼스 식으로 왜곡되고 훼손되어선 안되며, 도덕적 면허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으로 다뤄지기 쉬운 이슈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 공익의 목적, 그 이상이나 다른 목적을 바라봐선 안된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게임사들도 단편적인 기부에 그칠 게 아니라 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양방향성 매체라는 게임의 특성을 이용하면 더욱 유의미한 활동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게임으로서 어떠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왜 관심이 필요한지, 왜 기부하는지, 우리의 기부가 어떻게 쓰일 것인지 등 교육적인 의미도 담아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연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이슈가 게임으로 제작되어 알려지는 것처럼, 혹은 게임으로서 거대한 이슈를 주제로 하는 것처럼 다른 게임 역시 게임 내 특별한 이벤트 퀘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이 과정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기부를 넘어 사회적 현상도 이렇게 접근해서 게임으로서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나 소설 등 현시대의 다양한 미디어들이 할 수 있을 역할을 게임도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재난사태나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직접 사람들과 만나지 않아도 '온라인'이라는 방법으로 이에 앞장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기부와 동참, 선행. 이제는 단편적으로 하지 말고, 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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