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코로나 #2] 플레이는 따로, 기부는 함께 '게임'의 선한 영향력

기획기사 | 정수형 기자 | 댓글: 3개 |



지난 1부에서는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게임 업계의 기부를 알아보는 한편, 게이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미래를 알기 위해선 먼저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듯, 2부는 과거 게임 산업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기부 행사를 살펴보고 향후 어떤 식으로 기부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업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가장 선한 행동 중 하나인 '기부'. 대기업부터 소기업까지 기부하는 이유와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사회적으로 좋은 현상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다. 게임 산업 역시 덩치가 커짐에 따라 기부의 빈도와 액수가 높아지고 있으며, 재난 상황에서 불우이웃을 돕거나 외국에 빼앗긴 문화를 되찾는 특별한 운동 등 기부를 통해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After 코로나의 시대
  • 1부 : 기부와 동참 '게임'이 앞장 설 수 있다
  • 2부 : 플레이는 따로, 기부는 함께 '게임'의 선한 영향력
  • 3부 : 게임의 사회적 동참 전문가에게 묻다 (가제)





    게임 업계에서 기부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쉽게 볼 수 있는 기부 방식은 회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기부에 활용하는 것이다. 기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금전적인 부분일 뿐, 사전에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관련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네오플에서 제주도에 1억 원 상당의 휠체어 리프트 차량을 기부한 일이나 펄어비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소외 계층과 의료진들을 돕기 위해 성금 5억 원을 기부한 일 등이 있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삼자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쉽고 빠르게 기부를 할 수 있으니 종종 대형 회사에서 어디 어디에 기부 활동을 했다더라라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다른 업계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는 데다 해당 개발사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내가 기부에 참여했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




    이에 회사는 게이머에게 소속감과 기부에 참여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참여형 기부 방식을 생각했다. 참여형 기부 방식이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기부를 위한 인 게임 아이템을 구성한 뒤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아이템은 대부분 금액으로 큰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측정하되 구매 욕구를 당기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며, 게이머에게 "그래, 좋은 일에 쓰인다니까"라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내가 필요한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쓰였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니 좋고, 회사 입장에선 분기 매출을 높여 실적을 올릴 수 있고 이를 사회적 공헌으로 가져올 수 있으니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기부 방식의 대표로 블리자드가 있다. 블리자드는 매해 자사의 게임에 한정판 패키지를 만든 뒤, 판매 수익의 전액을 특정 업체에 기부하는 선행을 베풀어왔다. 자사의 MMORPG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한정 펫은 이미 12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장기 기부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으며, 12년 '잿불냥이' 한정 펫을 시작으로 13년 '알터랙 맥주 강아지', 14년 '아르기', 15년 '마나냥이', 17년 '말썽냥이' 등을 만들어 왔다.






    두 번째는 게임 속에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든 뒤, 이를 이용한 숫자만큼 회사에서 기부하는 방식이다. 기부에 필요한 금액은 회사에서 책임을 지니 게이머는 그냥 게임 속 콘텐츠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방식이 일반적인 기부처럼 돈과 돈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 이 기부 방식은 노동이 기부로 이뤄진다. 게임 속 콘텐츠의 재미만 뒤받쳐준다면 해당 게임을 즐기고 있던 게이머의 만족도는 물론 충성도까지 높일 수 있다. 내가 즐겁게 하던 게임이 좋은 일을 한다는데 만약 재미까지 있다면 게이머로선 안 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이를 통해 신규/ 복귀 유저가 들어오는 효과도 누릴 수 있으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유저의 수를 증가시키고 동접자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낼 수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 기부에 동참한다는 느낌을 가장 크게 줄 수 있는 방식이다. 단, 이를 강제적으로 하게끔 만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게이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넷마블은 자사가 서비스 중인 '몬스터 길들이기'를 통해 소방장갑 기부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인 게임 속 모험지역인 '화염 및 용암'을 클리어한 횟수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었는데 총 6,362만 회의 클리어 횟수를 달성하며, 인천 서부소방서에 화재 진압용 소방장갑 180켤레를 전달한 바 있다.

    컴투스의 '낚시의 신'에서 식수 개선 사업 기부금을 위한 콘텐츠가 진행되기도 했다. 게임 속에서 유저들이 5성 물고기를 낚을 때마다 컴투스가 기금을 적립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기부 활동이 이뤄졌으며, 짧은 기간에 1,000만 원이 적립되었다.






    회사가 아닌 개인 혹은 특정 단체에서 게임을 주제로 기부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재능을 이용하는 특별한 기부 방식도 이에 해당한다. 최근 코로나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스포츠 관련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었다. 이에 스포츠 선수들이 자기 분야에 맞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활동으로 벌어들인 금액으로 기부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제시 린가드는 '피파20' 게임 방송을 통해 약 1,800만 원의 기금을 모은 바 있으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18개 구단에서 대표 선수 1명씩을 선발해 '피파20'으로 랜선 토너먼트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결승전만 17만 명 이상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했으며, 1억 8,000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기부를 목적으로 출시되는 게임도 존재한다. 소셜 기능을 이용한 게임들인데 '트리 플래닛'은 게임 속에 나무를 심은 숫자만큼 자연 단체에 기부를 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임인 '파피홈'은 수익금의 일부를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용되며, 아이들의 유토피아를 만드는 '위토피아'는 실제 가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원한다.

    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기부 방식을 생각해봐도 된다.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을 바꿔주는 교육적 의미의 기부다. 팬데믹 사태의 경감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게임 속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을을 구성, 퀘스트를 통해 해당 사태를 해결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과정을 통해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바이러스의 예방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혹은 주기적으로 이벤트성의 거대 보스를 만들어도 좋다. 매력적인 보상을 주는 보스 레이드는 게이머들의 최우선 콘텐츠 중 하나이다. 보스의 탄생 배경에 코로나와 같은 느낌을 깔고 이를 토벌하는 것으로 재미를 주는 한편 교육적인 모습도 챙길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져감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치료를 위한 센터에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하고 혹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게임 업계 역시 앞서 언급했던 방식들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세계는 팬데믹 사태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임 업계 역시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기부가 아닌 업계가 통합되서 움직이는 또 다른 방식을 보여줄 때가 왔다. 협회 단위로 움직이며, 게이머와 함께 기부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캠페인을 준비하는 등 공동의 문제점을 기부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게임만큼 쌍방향 소통이 중요한 미디어는 없다. 개발사는 게이머가 없으면 안 되고 게이머 역시 개발사가 없으면 안 된다. 이는 다른 미디어 역시 동일하지만,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게임이기에 서로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힘들수록 뭉쳐야 산다는 말이 있듯 다가올 미래의 위협에 맞서 게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이것이 게임 산업이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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