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쓰고 참석하는 'VR 기자간담회' 취재 후기

기획기사 | 박광석 기자 | 댓글: 1개 |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업계에는 수많은 변화들이 나타났습니다. e스포츠 대회부터 신작 발표회, 대규모 게임 전시회 등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오프라인 행사들은 대부분 연기되거나, 취소되기 일쑤였죠.

개발자들을 위한 강연, 컨퍼런스의 경우 종종 온라인을 통해 치러졌는데요. 그중에는 VR HMD를 쓰고 가상의 공간에서 개최되는 'VR 간담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속도라 할 수 있는 'VR 간담회'는 참가자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회의나 미팅, 기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VR 간담회가 시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국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참여해본 적이 없다 보니 VR로 진행되는 행사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인식은 'VR 아바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PPT 화면을 보는 것' 정도에 그치고 있었죠.

그러던중, 국내에서 'HTC 바이브 코스모스 엘리트' 런칭 행사가 VR 간담회 방식으로 개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취지로 가상 공간에서 펼쳐진 이 행사는 다소 막연한 이미지로 남아있던 'VR 간담회'의 모습을 확인하기에 그야말로 제격인 행사였습니다.

시간에 맞춰 정해진 행사장에 방문하기만 하면 되는 일반적인 간담회와 달리 'VR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준비 과정이 필요했는데요. VR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처음으로 참석해본 VR 간담회에 대한 짧은 소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VR HMD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보다 간단했던 VR 간담회 참여하기




처음 시작할 땐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VR 간담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는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행사 장소를 미리 확인하거나 머리 스타일을 손보고, 깔끔한 복장을 차려입을 필요도 없습니다.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6DoF를 지원하는 VR HMD가 있다면 기본적인 준비는 모두 끝났다고 볼 수 있죠.

다만 6일 개최된 '바이브 코스모스 엘리트 버추얼 런칭 간담회'는 바이브에서 지원하는 협업 애플리케이션 '바이브 싱크(Vive SynC)'를 활용하여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로그인을 위한 바이브 계정을 생성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 바이브 싱크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는 HTC 바이브와 코스모스 라인업으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바이브 HMD를 사용해야만 했죠. 바이브 싱크는 최대 30명의 인원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소셜 플랫폼으로, 향후엔 바이브 제품 이외에도 더 다양한 VR 헤드셋을 지원하게 될 예정입니다.


VR 간담회에 참여하기 위한 첫 번째 준비물인 VR HMD가 마련됐다면, 이제 나 자신을 나타낼 가상의 아바타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이왕 VR을 활용하는 김에 가상의 공간 속에서 서로의 모습을 특정할 수 있는 생생한 아바타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니까요. 몰입감도 더 높아질 거고요.

아바타를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HTC의 경우 '싱크 XR 아바타 크리에이터' 앱을 지원하는데요. 구글 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본인의 얼굴을 촬영하고, 온라인 게임 캐릭터를 만들듯 몇 가지 세부 사항들을 조정해주면 간단하게 가상의 아바타가 완성됩니다.

이제 VR HMD를 쓰고 비즈니스 플랫폼 앱을 실행시킨 뒤, 미리 만들어둔 아바타의 키 코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내 몸짓에 따라 움직이는 아바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간담회 주최자로부터 '초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룸 ID를 기다리는 것만 남았습니다.



▲ 평소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로 꾸며보기도 하고



▲ VR 간담회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 끝!



■ VR 간담회, "물리적 거리 단축하는 특별한 기술, 하지만 보완해야할 점 많다"




▶ 관련 링크 보기
- 세계 최초의 모듈형 VR, '바이브 코스모스 엘리트' 5월 7일 정식 출시
- HTC VIVE Cosmos Elite 버츄얼 런칭 간담회 중계 다시보기

지난 6일 오후 3시, VR로 치러진 간담회는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모든 인원이 제시간에 자리했는지 확인하고, 서로 자신의 목소리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여느 간담회 행사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좀처럼 만나볼 수 없었던 여러 업계 관계자들과 같은 행사장의 가까운 자리에 모여 앉아있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발표가 시작되기 전에는 각자의 VR HMD에 포함된 마이크를 음소거로 바꿔달라는 안내가 나왔는데, 이것 역시 오프라인에서 치르는 행사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행사 중엔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바꾸거나, 꺼달라'고 말하는 안내문이 연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둘 모여 실제로 회의장에 앉아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더해주었죠.




발표가 시작되자, 커다란 가상의 모니터가 행사장 뒤편에서 솟아나와 준비되어있던 PPT를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VR 간담회에 사용된 협업 애플리케이션 '바이브 싱크'는 PPT, PDF, 사진, 동영상, 3D 모델링 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을 함께 공유하고, 그 자리에서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실제로 발표 도중엔 HTC의 신형 VR HMD인 '코스모스 엘리트'의 대형 3D 모델링이 발표자 옆에 나타나 참가자 누구나 기기의 세부 디자인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좁고 어두운 회의장 대신 탁 트인 샌프란시스코의 해변을 배경으로 간담회가 진행되는 등, VR이기 때문에 가능한 여러 요소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활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VR의 매력이 간담회라는 정형화된 행사와 만나,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행사를 창조해낸 것처럼 느껴졌죠.




물론 아쉬운 점도 여럿 있었습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 시간가량 VR 헤드셋을 뒤집어쓰고 있자니 자연스레 기기와 맞닿아있는 얼굴에 땀이 차고, 지치기 시작했죠. 계속해서 경량화를 거듭한 끝에 이젠 1kg도 채 되지 않는 가벼운 기기들이 많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안경 형태로 발전 중인 AR 글래스와 달리 VR 기기는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은 듯 편안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생중계로 진행된 전반부 행사가 끝나고, 후반부의 질의응답 시간엔 기기가 방전되어 접속이 종료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재빨리 기기에 선을 연결하여 행사에 다시 접속했지만, 이미 몇 가지 순서가 지나가 버린 상태였죠. 이처럼 불편함을 느낀 것들은 기기와 관련된 사소한 문제들이 대부분이었지만, VR 간담회라는 새로운 포맷이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행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VR 간담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시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게 되었지만, 시기적 배경을 빼고 보더라도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는, 잠재력이 있는 기술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 간담회에 사용된 '바이브 싱크'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협업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텐데요. 최근에 출시된 밸브의 신작 '하프라이프 알릭스'처럼 사람들을 VR로 끌어들일 수 있는 흡인력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지금, VR 간담회처럼 잠재력이 있는 여러 신규 콘텐츠들이 다가올 VR 대중화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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