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월드'라는 우연의 이야기 2부

기획기사 | 박광석 기자 | 댓글: 4개 |



일본의 인디 게임 개발사 포켓 페어의 신작 '팰월드(Palworld)'가 얼리 액세스 출시 6일 만에 800만 장의 판매 기록을 세우며 그야말로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팰월드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기록을 세우며 화제의 중심이 되자, 개발사 포켓 페어의 대표인 미조베 타쿠로 CEO가 팰월드 출시일인 1월 19일까지 딱 3일을 앞두고 공개한 개발기도 함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3일 후 운명이 결정되는, 팰월드라는 우연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해당 게시글에는 게임 개발 과정에 수많은 역경이 있었으며, 총 여섯 번의 놀라운 기적이 있었기에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생생한 개발비화가 담겨있습니다.

팰월드를 좋아하는 게이머가, 그리고 현재 자신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 인디 개발자가 '팰월드'라는 게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될 수 있었는지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포켓 페어 미조베 타쿠로 CEO가 직접 공개한 개발기 전문을 한국어로 옮겨보았습니다.

※ 생생한 전달을 위해 원문 그대로 번역하여 옮겼습니다.
※ 지난 기사 ''팰월드'라는 우연의 이야기 1부'에서 이어집니다.
※ 해당 개발기의 번역, 게재는 '포켓 페어(Pocket Pair)' 미조베 타쿠로 대표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4. '팰월드'라는 우연의 이야기
기적 2: 유니티에서 언리얼 엔진4로의 엔진 이행에 성공, 기존의 코드도 모두 파기했다. 사내에 언리얼 엔진4의 경험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엔진 이행'이라고 말했을 때, 아마 잘 모르는 사람들은 운영체제를 윈도우 10에서 윈도우 11로 옮기는 정도의 이미지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다. 굳이 비유하자면 윈도우를 '맥(Mac)'으로 바꾼 것과 같다. 윈도우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들은 당연히 맥에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분명히 말해 둘 사이의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4의 공통점은 둘 다 게임엔진이라는 것 정도다.

우선 개발 과정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다르다. 유니티는 C#을 이용하지만, 언리얼 엔진에서는 C++를 사용한다. C#과 C++는 C와 Java 정도의 차이가 있다. 게다가 C++ 쪽이 더 어렵다. 숙련자를 위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팰월드를 유니티로 만들던 때엔 유니티에 있는 기존의 에셋 소재를 구매해서 사용했다. 최초 공개용 트레일러에 활용했던 여러 팰들의 모션은 에셋 스토어에서 구매한 것들이었다. 이것들은 모두 유니티 애니메이션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들이므로, 언리얼 엔진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요컨대 '엔진 이행'이라는 것은, 거의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이나 다름 없다. 아슬아슬한 수준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은 3D 모델 정도로 한정된다. 그것도 구입해서 사용한 에셋에 따라서는 이용할 수 없는 일도 많았다.

사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맨 처음부터 통째로 다시 만드는 일은 가끔 있는 일이다. '우마무스메'가 처음부터 몇 번이고 다시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꽤 유명하다. '마더2'의 개발자 이와타 사토루씨의 일화도 유명하고 말이다.

하지만 현세대의 개발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아무런 경험이 없는 엔진을 활용해서,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것은 지극히 드문 일일 것이다. 그런 결정을 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애초에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시점부터 그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팰월드'에서는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닿은 한 명의 엔지니어에게 걸어보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팰월드의 첫 동영상 트레일러를 공개하기 전, 마츠타니라는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나는 프리랜서 엔지니어다. 오버 던전과 크래프토피아는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나는 10년의 업계 경력이 있고, 당신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로부터 메일이 오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기에 바로 미팅을 잡았다. 마츠타니씨와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가 일정 이상의 기술적 식견이 있고, 리드 엔지니어급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었다. 우리 회사의 모든 멤버는 유니티 경험만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이 시점에서 3개의 선택지가 생겼다.

1. 마츠타니씨를 채용하지 않는다.
2. 마츠타니씨에게 처음부터 유니티를 익히도록 하고, 크래프토피아에서 그랬듯 팰월드를 유니티로 만든다.
3. 마츠타니씨를 믿고, 지금까지 만든 것을 모두 버린 뒤 '언리얼 엔진'으로 다시 팰월드를 만든다.

이 시점에서 팰월드의 엔지니어는 단 두 명 밖에 없었다. 둘 다 리드 경험은 없는 상태였다. 마츠타니씨를 꼭 채용하고는 싶었지만,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고, 동시에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섰다.

정말 어려웠지만, 최종적으로는 마츠타니씨를 믿고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여 팰월드를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로 했다. 나 역시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해보고 싶었다. 언리얼 엔진으로의 이행을 결단하게 된 더 큰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콘솔 게임 개발에서 유니티보다 언리얼 엔진이 더 우위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지니어의 조달 비용은 유니티가 훨씬 싸다. 언리얼 엔진 경험자는 시장에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후 엔지니어를 5명 이상 더 채용했지만, 결국 언리얼 엔진 경험자는 단 한 명도 뽑지 못했다. 그들 모두 팰월드를 만들며 언리얼 엔진을 처음부터 배우도록 했고, 그들의 교육도 마츠타니씨에게 맡겼다.

언리얼 엔진을 채용하고 다시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은 계속 이어졌다. 마츠타니씨가 버전 관리 시스템인 깃(git)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오늘날의 팀 단위 개발에서 깃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나로선 믿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실제로 그가 그랬다. 그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경우 퍼포스(Perforce)가 더 잘 맞는다고 이야기했는데, 퍼포스는 우리 같은 작은 회사가 사용하기엔 너무 비싼 툴이었다. 그는 퍼포스를 사용할 수 없다면 적어도 깃보다는 svn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과거의 체계를 유지하려는 회사들이 svn을 쓴다는 이미지가 있었기에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것은 '엔진 이행'이었고, 이것과 비교하면 버전 관리 시스템을 바꾸는 것 정도는 큰 문제도 아니었다. 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자고 생각했고, 버전 관리 시스템도 깃에서 svn으로 이행했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면 퇴행으로 보일 것이다.) 정말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들이었다.

결과적으로 팰월드에서의 엔진 이행은 성공적이었고, 팰월드는 무사히 출시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깃에서 svn으로의 이행도, 지금이라면 정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마츠타니씨는 역시 굉장한 엔지니어였다. 그에게는 엔지니어링 지식이나 경험 외에도 엔지니어 팀을 정리하는 매니지먼트 능력도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 출시한 여러 게임이 이러한 인연을 이어주었다. 이런 기적들이 펄월드에는 정말 많이 존재한다.


기적 3: 사내에 모션 경험자가 없는 상태에서 몬스터를 100마리 이상 만들었다.

세 번째 기적은 3D 게임 개발 경험이 있고, 게임 모션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라면 확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사실 만들기 전에는 어떤 것이 어려운지 전혀 알지 못했다. 몰랐기 때문에 부담 없이 '몬스터 수집 게임'이라는 방향성을 잡았던 것이다. 게임을 만드는 도중에 깨달았다.

`어라, 팰 한 마리를 만드는 데 한 달이나 걸리네. 그냥 3D 모델만 만들었을 뿐인데…`

지금까지 사내에서 제대로 3D 모델을 직접 만든 적은 없었다. 전작인 크래프토피아를 만들 때는 3D 모델의 대부분은 에셋을 구매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3D 모델이 움직이게 만들려면 모션이 필요한데, 크래프토피아에서는 모션도 에셋을 구매해서 썼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인간의 모션이라면 '본'이라고 부르는 뼈대가 일치하면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양산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팰월드에는 100종 이상의 몬스터가 등장한다. 더 무서운 사실은 각각의 몬스터의 골격이 모두 다르고, 저마다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들이 인간이라면 골격도 모두 같으므로 모션도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다. 리얼리티를 중시한 게임에 적 캐릭터가 인간뿐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특이한 형상의 몬스터가 100마리나 등장하니 모션을 일원화할 수 없었고, 모두 수작업으로 하나씩 제작해야만 했다.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들자면, `몬스터 헌터 월드`조차도 몬스터의 총수는 50종 정도에 그친다.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다시 한 번 팰월드라는 게임의 위험성을 실감하게 됐다.

몬스터 한 마리당 몇 개의 모션이 필요했지? 걷기, 달리기, 점프, 피격 모션, 공격 모션…하나씩 세어보면 최소 20개는 넘는다. 모션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 게임에는 팰이 거점의 구축을 도와주는 요소도 있으니 벌목, 채굴 등 개별 액션의 모션도 필요하다.

하나의 모션을 만들 때 업계 평균으로 하루가 걸린다고 하니, 몬스터 100마리에 모션 20개씩이면 총 2,000일이 걸린다는 말인가? 우리 팀에는 모션 작업의 경험자가 없다. 만약 있었다면 처음부터 이런 일을 깨닫고 결사반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것은 개발 시작 후 약 반년 후였다. 깨닫는 타이밍이 너무 늦는다고 할까, 계획성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어느 날, 인재소개업체에서 연락이 왔고, 아다치씨라는 분을 만나게 됐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모션 디자이너였고, 전작 크래프토피아의 개발기를 보고 흥미를 가져준 것 같았다. 업무위탁의 형태로 채용을 결정했고, 그 이후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아다치씨도 처음엔 이 상태로 모션을 만들어왔냐, 리그는 어디 있느냐며 깜짝 놀랐다. 여기서 리그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모션을 붙일 때 쓰면 좋은 보조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관절은 구부러지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데, 이때 반대 방향으로는 구부러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리그가 없다면 모션을 만들 때 매번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고, 수정해주면서 만들어야 한다.

우리도 리그의 존재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만약 제대로 모션을 만들고 있는 개발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우리가 크래프토피아를 만들 당시엔 대부분의 모션을 에셋으로 구매했기에 이러한 절차를 인지하지 못했다.

팰월드를 만들 때는 달라야 했다. 100마리가 넘는 몬스터 모션을 리그 없이 만드는 것은 중장비 없이 피라미드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날의 개발 과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단순히 몰랐던 것이고, 베테랑 모션 디자이너인 아다치씨가 합류하면서 그제야 제대로 된 모션의 양산 체제가 갖춰졌다. 이외에도 svn의 버전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등 파일 관리도 엉망이었는데, 아다치씨는 이것들을 모두 새롭게 정비한 뒤 양산 체제를 구축해주었다.

"어, 100개 만드는거에요? 이 인원으로?"

아다치씨는 우리의 무계획성에 놀라면서도, '새로운 방법을 보고 싶어서 이 회사에 온 것'이라고 흔쾌히 말해주었고, 나아가 팰월드를 완성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정말 우연한 기회로 아다치씨를 채용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팰월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에이전트의 모집 상황은 계속 눈여겨보고 있지만, 아다치씨와 같은 베테랑 개발자는 그 이후로 한 명도 발견할 수 없었다.


기적 4: 예산 관리를 하지 않았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완성했다. 총 10억 엔 정도 들었다.

예산 관리 없이 게임을 만들다니, 제대로 된 회사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켓 페어는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예산을 관리하지 않았나? 요약하자면, 예산 관리 자체가 비용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즉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일단 나름의 이유는 있다. 팰월드는 행사에 출품하기 위한 게임 트레일러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트레일러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애초에 예산을 들여 만들 정도의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딱 이 정도 생각으로 약 3개월 만에 트레일러를 만들어 공개했다.

그러자 국내외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엄청난 반응이 나타났다. 그것도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나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미리 상정하고 있었고, 게임의 외관 때문에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게이머 중에는 `재미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게이머들의 이런 점이 정말 좋다.

이렇게 반응이 좋은 게임이라면 충분히 예산을 들여서 제대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제부터 다른 게임을 새로 기획한다고 해도 이것 이상의 반응을 얻을 수 없으리라고 판단했고, 이렇게 팰월드의 개발이 시작됐다.

처음엔 팰월드를 1년 안에 완성할 생각이었다. 애초에 커다란 타이틀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작품을 몇 년이나 붙잡고 있을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포켓 페어라는 회사 자체가 아무리 봐도 대형 타이틀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는 10명 정도밖에 없었으므로, 대형 게임을 만드는 이미지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원래 기존의 직원들은 크래프토피아의 개발을 계속해야했으므로 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팀을 만들었고, 약 4명 정도 인원으로 조금씩 만들고 있었다.

게임을 빠르게 완성해서 바로 출시하고,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몇 년 동안 개발한다고 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장기간의 개발은 그만큼 리스크가 높아진다. 팰월드는 계속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다. 몬스터의 수도 처음엔 25마리 정도면 충분하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고 조금 이야기가 달라졌다. 어쩌면, 천천히 만들어도 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우선 아무 생각 없이 1년 정도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점점 이 게임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1년이 지났지만 게임은 전혀 완성되지 않았다. 언리얼 엔진4로 이행하고 몇 달이 지난 뒤의 영상이 이것이다.


그리고 개발 시작으로부터 1년 뒤의 영상이 이것이다.


아마추어의 눈으로 보면, 정말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캐릭터와 적 캐릭터가 움직이고, 기본적인 게임 시스템이 갖추어진 것인가? 이 시점에서는 총을 쏠 수 있고, 적 캐릭터를 공격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게임이었다. 실제로 팰월드에는 더 많은 방대한 기능이 있지만 이런 기능들은 전혀 적용되지 않았으며, 그래픽 면에서는 대부분 소재 상태에 그쳐있었다. 미리 계획했던 게임을 실현하기에는 인원도, 돈도, 개발 기간까지도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몬스터의 3D 모델 하나를 만드는 데 한 달이 걸리던 상황이었다. 100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모델러가 한 명이라면, 100개월이 걸리는 페이스다. 이걸 10년이나 개발할 수는 없었다. 맵도 현대 오픈월드 게임에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배경 아티스트가 필요했다.

적어도 차분히 계획을 세워야 하는 규모의 개발이라는 것은 금방 이해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1년이나 지났지만 기본 기능밖에 만들지 못했고, 이 시점엔 실제로 어떤 게임이 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반대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원래 우리의 예산 상한은 얼마였지?

가장 알기 쉬운 상한점은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에 이를 정도다. 물론 빚을 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은행의 잔액이 0이 되었을 때 생각하기로 했다. 예산 상한은 은행 계좌 잔액이 0이 될 때까지, 0이 된 후에는 빚을 지면 된다.

그렇다면 예산 관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 계좌 잔액이 0이 될 때까지 해보고, 그 뒤엔 빚을 지거나 출시하면 된다. 뭐, 앞으로 2년 정도는 여유롭게 만들 수 있겠지. 일단 예산에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만들기로 했다. 빨리 완성시키고 싶으니까. 사람도 충분히 채용하자.

그로부터 3년 뒤, 결과적으로 약 40명 이상 더 사람을 뽑았다. 외주까지 더하면 더 많다. 여기까지 해서 겨우겨우, 완성했다. 물론 아직 얼리엑세스 단계로 선보일 수 있는 정도까지 만든 것이지 진정한 완성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일단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상태는 됐다.

이때 마침 회사 계좌의 잔액은 0이 됐다. 계산대로다. 아니, 계산대로가 맞을까? 아무리 봐도 기적일 뿐이다. 얼마나 돈이 들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보고 싶지도 않다. 크래프토피아의 매출로 대충 계산해보면, 아마 10억 엔(한화 약 90억 원) 정도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매출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적 5: 서류전형에서 떨어트렸던 신규 졸업자가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맡게 됐다.

현재 팰월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팰'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는, 트위터로 아티스트를 모집했을 때 응모를 해주었던 신규 졸업생이다. 하지만 나는 그가 처음 서류전형에 응시했던 시점엔 그를 채용하지 않았었다. 포트폴리오를 보자마자 그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게재되어 있는 일러스트가 조금 개성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회사에 오면 그녀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그림은 그릴 수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사내에서 가볍게 논의를 거친 후, 결국 서류전형에서 떨어트리게 됐다. 실력은 있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입사한 뒤에 미스매치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이 훨씬 불행한 일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뒤, 불합격 메시지를 보냈다.




이것이 2020년 10월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자 3개월 뒤인 2021년 2월, 다시 한 통의 DM이 왔다. 마침 다시 아티스트의 모집 공지 트윗을 올린 다음날이었다.




'트위터에서 모집 요강을 보고 DM을 드렸습니다. 모델링 뿐만 아니라 모션이나 이펙트 등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그때 그 사람이다…
나는 몇 달 전에 한 번 불합격 통보를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뭐, 원래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모처럼이므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고, 결과적으로는 그녀를 채용하게 됐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팰월드의 캐릭터 대부분을 맡아서 그리고 있다. 그녀는 신규 졸업자로, 100곳가량의 회사에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다고 했다. 확실히 면접시험에는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함께 일하고 나서 그녀의 무서운 재능을 바로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천재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그녀는 정말 천재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희소성이 있는 재능을 지녔다. 마치 무서울 정도로 잘 베이는 칼처럼 말이다.

우선 그림을 그리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어쩌면 네 배, 다섯 배 정도 빠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피드백의 수정도 정말 빠르다. 지시를 적절하게 내리면 1분 만에 돌아온다.

또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해외에서 현재 어떤 물건이 유행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인터넷 밈에도 굉장히 민감하다. 우리 회사에 그야말로 딱 필요한 인재였다.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팰의 디자인 100개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재능을 100곳의 회사가 간과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물론, 우리도 한번 떨어트렸기에 남 말 할 처지는 못 되지만 말이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녀가 다시 한번 응모해주었기에 채용할 수 있었을 뿐이다.


기적 6: '팰월드'가 엄청나게 재미있는 게임으로 완성됐다.

게임 개발을 하는 사람 중에서, `엄청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그친다. 분명히 말해서 `엄청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정말 드문 일이다. 이는 소규모 게임사는 물론, 대형 게임사의 대규모 게임 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게임 개발 과정에서는 게임이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완성까지 만드는 것은 10명 중 1명꼴이다. 예산도 적은 편이고, 그래픽에 코스트를 더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픽은 특히 중요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래픽이 좋지 않으면 플레이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건 게임의 재미 이전의 문제다.

게다가 이렇게 완성한다 해도 `재미있다`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지극히 드물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이므로, 모든 요소의 퀄리티가 균등하게 높아야 한다. 시나리오부터 그래픽, 게임디자인, 프로그래밍, 사운드, 마케팅까지. 소규모 게임 개발에서는 한 명, 또는 소수의 구성원이 위에서 나열한 모든 요소에 정통해야 하지만, 그런 초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소규모 개발에서 엄청나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위의 요소들을 의식하면서 이것들을 미니멈한 설계안에 모두 넣어야 한다. 더불어 분명한 재미가 있는, 신규성이 있는 챌린지를 계속 이어가야만 한다.

반대로, 대규모 게임 개발에서는 어떻게든 무난하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게 말하자면, '실패하지 않는 개발'이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안전한 개발이라고 한다면, 그래픽에는 드래곤볼이나 해리포터 같은 강력한 IP를 붙이고, 게임 시스템은 어떻게든 무난하게 만드는 식이다. 왜 그럴까? 그래픽이 좋고 이미 재미가 증명된 무난한 게임 시스템을 넣으면, 그것만으로도 상업적으로 충분히 잘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표인 게임에 폭발적인 재미는 필요치 않다. 무난한 게임은 그것만으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원래 대규모 게임 개발은 몇십억 엔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가며, 이와 연관된 사람도 100명을 훌쩍 넘기게 된다. 프로젝트로서 항상 실패의 리스크를 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많은 예산이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는 제대로 게임을 완성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예산이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에서 신규성이 있는 게임 시스템을 채용하는 것은, 좀처럼 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이런 도전이 가능하려면 닌텐도 정도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이런 사정에 따라 대부분의 대규모 게임 개발과 대형 타이틀에서는 도전이 없는, 무난하게 재미있는 게임이 완성된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소규모든 대규모든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희귀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팰월드'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고, 또 행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팰월드가 왜 정말 재미있는지, 애초에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여기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답이 없다. 얼리억세스 빌드가 출시되는 1월 19일,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많은 게이머들이 재미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생각하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새로운 것'이다. 게임의 신규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매번 화제가 되기 일쑤고, '새로움이란 과연 무엇인가' 같은 논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것도 번거로우니 이번엔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팰월드는 틀림없이 새롭고, 혁신적인 게임이다. 이런 게임은 또 없다.

지금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팰월드를 단순히 '표절 게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원신'만큼 다른 신규성을 가진다. 우선 마인크래프트에서 파생된 오픈월드 서바이벌 크래프트라는 장르에서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 게임은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뿐이다. 그리고 팰월드는 아크와 달리 '팰'이라는 생물의 양식화된 그래픽과 실사계의 풍경을 조합한 비주얼, 팰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거점의 구축, 길들이는 방법의 차이, 그리고 팰마다 여러 기술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차이를 말하라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적어도 위에서 소개한 부분은 확실히 다르다.

특히 팰에 의한 거점 구축은 RTS나 자동화 장르로부터 착상을 얻은 부분으로 매우 독특한 요소다. 나도 몇 번이나 플레이하고 있지만, 아크나 그 외의 서바이벌 크래프트 게임에서의 경험과는 확실히 다르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게임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감동을 느끼고 있으며, 반대로 다시는 이런 게임을 재현할 수 없다는 사실 역시 잘 이해하고 있다. 그야말로 행운이고, 기적이다. '내 실력이 대단해서 만들 수 있었다'라는 감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우연한 만남들이 결합됐고, 운 좋게 최고의 게임이 탄생했다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 게임이 사람의 인연을 이었고, 드디어 완성된 것이다.

※ 오해를 초래하지 않게 신규성에 관해 덧붙이자면, '신규성이 있다'라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하물며 잘 팔린다는 것도 아니다. '정말로 재미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신규성도 갖추고 있다는 것뿐이다. 팰월드는 이를 충분히 충족하고 있지만, 그것은 결과론일 뿐이다.

※ 팰월드는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딱 하나만 보충하자면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스토리 요소는 거의 없으므로, 이를 기대한 이들은 즐길 요소가 없을테니 주의가 필요하다. 팰월드는 마인크래프트나 발헤임 같은 서바이벌 크래프팅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4. 마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계속 소원을 빌었더니, 사람들의 인연이 이어져 팰월드라는 기적의 게임이 탄생했다

팰월드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완성된 것도,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된 것도 모두 기적이다. 물론 노력은 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줬다. 결과적으로 지금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런 의미로 보면 그것도 포함해서 실력이라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그렇게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때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그녀가 다시 응모해주지 않았더라면, 홋카이도에서 그가 도쿄까지 와주지 않았다면, 마츠타니씨가 메일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언리얼 엔진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아다치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팰월드는 완성될 수 없었다. 지금의 퀄리티는 절대로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새롭게 채용한 40명 이상의 멤버 한 명, 한 명이 모두 그렇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이들이 어디를 담당했는지 거의 다 파악하고 있다. 그 부분은 그 사람이 작업해서 다행이야, 그는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능숙한 엔지니어고, 그 덕분에 좋은 움직임이 되었다. 그 캐릭터 디자인은 그에게 맡기길 잘했다. 어려운 주문을 정말 많이 했는데 잘 마무리해줬다. 그러고보니, 그도 트위터를 통해 말을 걸어주었을 뿐이었지. yoship씨도 크래프토피아의 MOD를 만들었던 것을 이야기했더니 입사해주었었지.

트위터를 통해 채용한 사람만 10명 가까이 된다. 다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사람들이다. 팰월드는 최대한 개발의 효율화를 중시하고 있어서 각 포지션에게 일을 맡기는 비율이 매우 높다. 누구 하나가 빠져도, 지금의 퀄리티는 큰 폭으로 떨어졌거나 애초에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AI:아트 임포스터'를 만들지 않았다면 모든 게임을 지탱하고 있는 플래너 중 한 명은 우리 회사에 응모하지 않았을 것이다. 크래프토피아를 만들지 않았다면, 팰월드의 멤버는 없었을 것이다. 오버 던전을 만들지 않았다면, 크래프토피아는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2년에 걸쳐 결국 발매할 수 없었던 그 첫 번째 작품이 없었다면, 오버 던전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었다. 모든 경험은 헛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항상 시험에 들게 되는 순간이 있다. 개발 막바지에는 아무래도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보니 직접 게임 최적화 업무를 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나는 팰월드에서 언리얼 엔진을 일절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다. 프로젝트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직접 손대는 것을 피해왔던 것이다.

원래 회사 운영과 크래프토피아의 업데이트, 팔월드의 실제 개발까지 모두 양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개발의 정말 마지막 단계였고 복잡한 사정까지 겹쳐서 메모리 삭감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은 나밖에 없었다. 솔직히 자신감은 전혀 없었다. 유니티는 5년 이상 만졌지만 언리얼 엔진은 써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다른 엔지니어가 충분히 최적화한 메모리를 더 깎을 수 있을까?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출시일이 연기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마케팅팀이 해온 모든 프로모션 계획은 모두 허사가 된다. 개발 효율도 악화될 것이다. 연기하는 것에 좋은 점은 사실 거의 없다. 할 수밖에 없었다.

궁지에 몰린 나는 오로지 문서를 읽고, 다른 엔지니어에게 질문 정도만 하면서 필사적으로 공부했다. C++를 읽는 것은 거의 13년 만이다. 닌텐도 게임 세미나에서 개발한 닌텐도 DS 개발은 C++로 이뤄졌었다. 그러고 보니 DS의 메모리는 4MB였다. VRAM에 이르러서는 656KB다. 지금은 8GB도 쓸 수 있다. 행복한 일이지 않은가. 색상의 개수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사치는 없다.

그러고 보니 크래프토피아때도 막바지에 최적화 작업을 했었다. 버그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얼리억세스로 출시했다. 플레이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적극적으로 디버깅 작업에 협력해주었다.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다.

오버 던전때도 그랬다. 동물이 많이 출현하는 게임이었기에 처리부하의 삭감이 중요했다. 유니티의 프로파일러를 마주하고, 하나하나의 처리를 재검토했다. 캐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캐시했다. 메모리 누수도 많이 있었기에 하나씩 없앴다. 생각해보니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도 그랬다. 접속 과다는 캐시로 대처하거나 대용량 이미지, 파일 읽기는 스트리밍으로 돌렸다. kamipo씨에게 배운 방식이다. 어떤 개발 환경에서도 최적화 업무는 반드시 있다. 지금까지도 언제나, 여러 방법으로 극복해왔다.

언리얼 엔진은 만져본 적이 없지만 애플리케이션 최적화라는 관점에서 나는 10년 이상 경험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만진 기간이라면 벌써 30년에 가깝다. 충분히 베테랑이다. 최적화는 근성이다. 문서를 꼼꼼히 살피고, memreport를 반복해서 두드리고, 하드웨어에 몰입해서 눈으로 grep하는 사람에게만 행운의 여신은 미소를 지어준다. 수정 내용을 커미트하고 실제 기기를 확인한다. 메모리 이용량을 체크하고,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에 낙담한다. 패러미터를 다시 조정하고 확인, 오로지 이 과정의 반복이다. 며칠 동안 수십번이나 이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집에 돌아가서도 심야까지 이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떻게든 중요한 병목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도움을 준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엔지니어로서의 모든 경험이었다. 오버 던전에서의 경험이, 크래프토피아에서의 경험이, 어릴 때부터 줄곧 좋아서 컴퓨터를 만져왔던 경험이 살아난 것이다. 이 메모리 감축은 나의 엔지니어 인생의 집대성이었다. 기술을 좋아하고 흥미를 가지고 진지하게 배웠던 것이 마지막에 도움을 주었다. 이것도 거의 기적 같은 게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특기 분야를 활용했고, 팰월드라는 기적의 산물이 탄생했다. 이것이 3일 뒤, 드디어 공개된다. 함께한 팀 전원에게, 그리고 지금까지 포켓 페어의 게임을 플레이해준 플레이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됐다.

플레이어 여러분. 당신들이 포켓 페어의 게임을 플레이해준 덕분에 팰월드가 완성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켓 페어 대표
미조베 타쿠로

팰월드를 개발한, 평범하지 않은 게임 회사인 '포켓 페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의 채용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팰월드 출시 후에 회사가 도산하지 않으면, 신작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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