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R 2019] 글로벌 게임 액셀러레이터 'GTR'에 출전한 한국게임은?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1개 |




'GTR'은 매년 선발된 20종의 인디, 스타트업 게임을 모아 경연을 통해 지원하는 프로젝트 컨퍼런스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GTR 2019'가 열린 곳은 대한민국 부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인 만큼, 한국에서 한다 해도 한국 팀이 얼마나 나오겠나 싶었는데 어랍쇼? 20종의 게임 중 한국 개발팀이 만든 게임이 무려 5종이다.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도대체 어떤 게임이기에 수백 종의 게임과 겨뤄 선발되었을까? 다섯 종의 게임을 직접 체험해보고, 게임을 개발한 개발팀의 면면을 담아 보았다.


■ 퇴근길 랠리- 소은게임


'자동차 게임은 왜 늘 비슷한 시점이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게임. 자동차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여러 선택지 중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지를 빠르게 골라야 하는 '순간 판단력'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어째서 퇴근길이 이렇게 빡빡한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게임은 단순하지만, 즐겁다. 한 손으로도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하며,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예상 출시일이 내년 가을이기 때문에 아직 1년이 더 남았지만, 개발사인 소은게임의 문홍재 대표가 혼자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문홍재 대표는 현재 다른 게임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퇴근 후 짬을 내가며 '퇴근길랠리'를 만들고 있다. 물론 실제로 저렇게 운전하면 안된다. 게임은 게임일 뿐.



▲ 소은게임 문홍재 대표



■ 리얼 VR 낚시- 미라지소프트


오큘러스를 플랫폼으로 개발된 VR 낚시 게임. VR 낚시게임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이미 머릿속에 게임 화면과 플레이가 그려졌지만, 실제로 해보니 생각한 것 이상이다. 무엇보다도 멋진 건 게임 속 낚시터의 배경. 직접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어 만든 배경은 아무리 봐도 VR이라는 느낌이 없다. 그렇다고 너무 실사 사진을 쓴 것 같은 느낌도 없다. 여러 사진을 이어붙이면 당연히 발생하는 스티칭이 전혀 보이지 않는 수준. 솔직히 말하면 낚시 안하고 그냥 배경 구경만 해도 쏠쏠하다.

하지만 낚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손맛'. 실제로는 낚시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기자이지만, 두 번 정도 물고기를 놓치고 나니 슬슬 감이 잡힌다. 친절한 UI를 따라하다 보니 어느새 팔뚝만한 잉어가 손에 들어와있다. 지금까지 구현된 물고기는 24종 이상. 잡은 고기를 풀어주면 경험치고, 그대로 가져가면 돈으로 환산된다. 그렇게 새로운 루어와 장비를 사고, 레벨업을 하면서 낚시광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 UI가 있는데 무슨 리얼 낚시냐고? 이런 생각을 하는 강태공들을 위해 모든 UI를 없애는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가상의 물고기와 인내력 싸움을 해보자.



▲ 미라지소프트 안주형 대표



■ 원혼 - 복수의 영혼- 부산사나이 게임즈


캐나다(?)에 위치한 부산사나이 게임즈가 개발한 쿼터뷰 잠입액션 게임. 그간 한국 게임중에 역사를 다루는 게임은 흔치 않았고,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게임은 정말 드물었는데, '원혼'은 이 1920년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딱 봤을때 첫 느낌은 코리안 코만도스. 주인공이 이미 일본군에게 한 번 죽은 소녀고, 저승사자와의 거래를 통해 원혼이 된 상태라는 것이 약간의 차이다.

비주얼은 기가 막히고, 컨셉은 코가 막힌다. 주인공의 특수능력은 '빙의'. 일본군이나 군견에게 빙의하면, 마치 공포영화에서 빙의된 인물마냥 고개가 마구 꺾이는 연출을 보여준다. 섬뜩하기 그지없는 연출. 그렇다고 또 쉬운 게임은 아니다. 한 번 죽었지만, 그래도 총 앞에선 귀신도 장사없다. 여러모로 보기드문 요소들이 모인만큼, 눈에 확 띈 게임.



▲ '원혼' 시연 부스를 운영중인 신승환 대표(앞모습 사진이 유실되었다...크흑)



■ 신비한 고양이 사전- 다즐플레이


단언컨대 20종의 게임 중 가장 귀여운 게임. '신비한 고양이 사전(영어명: Fantastic Cats)'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SLG로,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 애호가를 위한 게임이다. 심지어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고양이에게 메시지를 남기면 고양이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태. 현재 한국에서는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다.

SLG답게 다양한 아이템이 준비되어 있고, 동시에 여러 종의 고양이도 준비되어 있다. 고양이와 아이템에 따라 여러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이 게임의 백미. 고양이를 보는 것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이기 때문에 역동적 플레이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고양이 애호가들에게는 이만한 게임이 없다.



▲ 다즐플레이 김도웅 대표



■ 크로노소드- 21c Ducks


'21c Ducks'가 개발한 '다크소울'식 하드코어 액션 게임. 물론 도트 그래픽의 2D 탑뷰 형태가 기본인 만큼, 다크소울의 비주얼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하지만 자비없는 적의 공격과 수틀리면 그대로 사망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덕분에 긴장감은 다크소울 못지않다.

시연 버전은 PC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최적화가 덜 되었다는 스위치 버전도 생각 외로 괜찮다. 진동도 잘 구현해둔 편. 비슷한 장르의 'EITR'와 비교하면 액션의 묵직함은 조금 모자라지만, 그보다 경쾌하고 유려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임 디자인에 맞게 복잡한 조작을 최소화하고, 특수 액션을 Y버튼 하나로 배정한 인터페이스도 돋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언제 출시될지 모르겠다는 것. 9개월 정도 개발한 작품임에도 개발 진척도는 6% ~ 7% 수준이다. 놀라운 건 그럼에도 생각보다 할만하다.



▲ 21c Ducks 이정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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