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만평] 우지 은퇴로 느낀 프로게이머의 건강 문제

기획기사 | 석준규 기자 | 댓글: 28개 |



이번 만평은 프로게이머의 은퇴 사유로 자주 보이는 건강 문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정들었던 프로게이머의 은퇴야 언제든 있어 온 일이지만, 언제고 익숙해지진 않는 기분입니다. 더군다나 은퇴에 대해 그 자체만큼이나 마음 아픈 것이 있다면, LCK 선수들의 은퇴 결정에 군대, 성적 부진 외에도 건강 문제가 큰 이유로 자주 작용된다는 것이죠.

최근 화제된 '우지'의 은퇴는 슬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발표였습니다. 팬들은 그가 수 년 간- 특히 지난 해부턴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에 앞서 은퇴를 발표했던 '울프' 이재완, '프로즌' 김태일의 경우에도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단히 심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폰' 허원석의 경우엔 심한 강박증의 영향으로 커리어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오랫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건강 문제로 은퇴했거나, 알게 모르게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스포츠를 부상과 거리가 아주 먼 종목이라 합니다. 물론 훈련 과정에서 신체를 끊임없이 혹사하는 전통 스포츠와는 그 정도를 비교하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승부의 세계에 외롭게 던져지고, 정상적인 바이오 리듬을 포기하고, 극한의 단련을 매일같이 반복한다는 점은 전통 스포츠의 그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이로써 오는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초래하는 정신적, 신체적 부담은 일반인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엔 단순한 체력 단련보다도, 프로게이머로서 지속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맞춤 프로그램들이 여러 팀에서 도입되는 중입니다. LCK에선 대표적으로 한화생명 이스포츠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나 T1에서 도입하는 나이키 프로그램 등이 있을 것입니다. 기자가 실제로 한화생명 이스포츠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경험해본 바, 오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자세 교정 및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이 복합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전부터 많은 팀들이 멘탈 케어 인력을 도입해 선수들의 정신 건강을 관리해 왔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 마찬가지로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들 것입니다. 이스포츠 시장도 계속 발전해왔듯, 팀에서도 전보다 체계적인 신체 및 정신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의지와 상관 없이 건강 상의 이유로 힘든 결정을 내리는 프로게이머들이 더 나오지 않기만을, 나아가 프로게이머의 '수명'도 점차 길어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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