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시 접속자 20만 명! '크아M'. 그 인기 요인은?

기획기사 | 허재민 기자 | 댓글: 14개 |



지스타2018에서 넥슨은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타이틀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모바일로 재해석된 추억의 IP들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담기도 했고,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되기도 했죠. 그중 가장 먼저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이하 크아M)'가 지난 3월 21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출시된지 이주일이 되어가는 현시점까지, '크아M'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국내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 스토어 인기 순위 1위는 물론, 출시 4일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최고 동접자 수 2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등 국외에서도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PC 원작의 인지도가 높은데다가, 대만 법인에서 직접 페이스북을 통한 커뮤니티 관리, 현지화된 마케팅을 진행해 인기 게임 순위 1위는 물론, 매출에서도 3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대만 게임 인기 및 매출 순위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크아M'. 모바일에 적합한 게임 디자인을 생각하면 당연해 보일 수도 있는 결과지만, 원작의 추억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면, 동시에 새로움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플레이해보고 느낀 '크아M'의 인기 요인, 몇 가지로 나눠 짚어보았습니다.


요즘 대세, 레트로와 뉴트로 - 폭넓은 유저층




지난 지스타에서 시연 버전을 해봤을 때의 소감은 '이제야 나왔구나'였습니다. 간단한 룰과 빠른 게임 플레이, 귀여운 캐릭터와 폭넓은 유저층, 추억의 게임이라는 요소까지, 당연하게 모바일로 나올법한 IP였으니까요.

기존 PC 게임의 모바일화는 유저들에게 너무 익숙한 절차가 되었고, 수많은 IP가 모바일 게임으로 쏟아져나왔습니다. 서비스한 지 18년이 된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빠르게 반응해 출시됐다고는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최근 트렌드에 오히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되찾고자 하는 레트로, 그리고 더 나아가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의 문화를 새롭게 향유하고자 하는 뉴트로까지 복고에 대한 열풍이 다시금 일어나고 있는 현시점에 잘 어울린다는 거죠.

간단하게 생각하면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PC로 즐겼던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유저들에게는 추억을 회상하며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지만, 원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았거나 언뜻 접했을 1020세대에게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신작, 또는 뉴트로한 게임으로 다가간다는 점입니다. 직접 플레이해보지 않아도 다오나 배찌같은 대표적인 캐릭터나 게임 플레이는 접하기 쉬우니까요.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과거에 접했던 무언가를 다시 새롭게 재해석해 만난다는 점에서 현 트랜드와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 명절에 동생들과 놀다가 오랜만에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다운받아서 플레이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중학생인 동생이 전혀 모르는 게임이라고 해서 순간적으로 세대차이를 느끼기도 했죠. 같은 게임이지만 제 동생과 제가 가지고 있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에 대한 이미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지금 고등학생인 동생에게는 그때 언니들을 따라서 플레이해봤던 게임으로 시작해 모바일로 처음, 새롭게 접하는 게임이 되더라고요.



▲나에게는 익숙한 화면, 10살 어린 동생에게는 달랐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에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플레이했던 유저에서 간접적인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는 유저까지 '크아M'은 폭넓은 유저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귀엽고 캐주얼한 게임의 외형이 밑받침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죠. 이다음에 언급하겠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그래픽 부분이 개선되기도 했고요.

이전에 PC 버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장르와 디자인의 캐주얼함으로 호평받았다면, 2019년의 '크아M'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더해져 더욱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향수를 제대로 일으킬 수 있도록, 모바일에 맞도록 재해석하는 과정이 중요했을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C에서는 쉽게 손대지 못했던 그래픽의 변화

이전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의 한재석 디렉터를 만나 인터뷰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래픽 업데이트에 대해서 계획된 부분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답변을 들었는데요. 파란 배경과 알록달록하고 동글동글한 UI 모두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아이덴티티가 되었고, 이 부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부분이라는 거죠.



▲기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크레이지 아케이드답게 만들어주는 아이덴티티기도 하지만, 지금 막상 플레이해보면 조금 유치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카트라이더의 경우 리마스터 버전을 예고하기도 했지요. 왠지 뉴트로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 같지만, 카트라이더 인터뷰에서는 리마스터의 방향성을 '뉴트로'라고 설명했는데요. 리마스터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마찬가지로 아이덴티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 그러면서 트랜디함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뉴트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카트라이더에서 다오 모델링을 살짝 바꿨다가 팬들의 혹평을 받았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확실히 오랫동안 서비스를 해온 원작에서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신작에서는 문제가 없죠. '크아M'은 기존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캐릭터나 이펙트, 맵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되, 처음부터 새로 개발됐습니다. 2D였던 원작과 달리 3D로 개발되었고, 전체적인 색감도 달라졌죠.



▲전체적으로 달라진 디자인

원색적이었던 원작에서 좀 더 부드러워진 색감과 맵에 등장하는 타일의 디자인 디테일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물풍선이 터지는 이펙트나 움직임, 아이템 디자인, 반짝반짝한 캐릭터 꾸밈 아이템 등 원작의 모습을 담은 부분에서는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고자 한 의도도 엿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크레이지 아케이드지만 동시에 누가 봐도 요즘 게임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캐릭터의 디자인 변화였습니다. 다오나 배찌, 디지니 등등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모든 캐릭터는 넥슨을 대표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다소 경직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모바일 '크아M'가 출시되면서 캐릭터들의 개성도 강조됐습니다. 좌우 대칭에 딱딱한 이미지에서 약간의 왜곡과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성된 외형, 그리고 캐릭터마다 개성을 강조하는 디테일도 추가됐죠.




개인적으로 '크아M'이 새롭게 다가왔던 부분 중의 하나였는데, 이전까지는 장기 말 같았다면, 좀 더 개성 있고 살아있는 캐릭터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캐릭터마다 성격이 외형에서 직관적으로 보이니, 대기창이나 게임 플레이 중간마다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모션이 더욱 잘 어울리고요.


모바일에 적합한 기본에 새로움을 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모바일화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바일에 적합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방울을 배치하고, 터트려서 처치하면 이기는 간단한 룰과 컨트롤은 직관적이죠. 분명 모바일에서의 컨트롤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파밍단계가 지나고 나면 오픈된 맵에서 물풍선을 배치하고 빠르게 움직이게 되는데, 모바일에서는 미세한 컨트롤보다는 다른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크아M'이 초점을 맞춘 것은 전략입니다. 넥슨의 정우용 PD는 슈퍼 스킬을 추가하게 된 이유로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플레이보다는 슈퍼 스킬이라는 변수를 가지고 가위바위보 식의 전략을 플레이하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할 때도 어느 정도는 물풍선을 마구 배치하며 컨트롤하는 플레이도 이루어졌지만, 적시 적소에 슈퍼 스킬을 잘 이용하는 유저가 우위에 서는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움직임의 컨트롤보다는 스킬 사용의 컨트롤이 더 중요한데, 물대포를 들고가서 거의 맞추지 못하는 상황도 나오더라고요.



▲슈퍼 스킬은 현재 10가지, 준비 중인 스킬도 많다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속도감은 느려졌습니다. 이동 속도부터 체감이 달라요. 아이템을 먹으면서 당연히 속도가 빨라지기는 하지만, 이전처럼 마구잡이로 물풍선을 뿌려가며 플레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물풍선이 일정 시간 이후 터지면서 죽었던 PC 버전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물방울에 갇히는 속도 차로 승리가 좌우되는 경우는 없어졌습니다. 물방울에 가두는 것보다는 터트리는 것이 더 중요해졌죠. 또한, 팀원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늘이 강제됐던 원작과 달리 눈치를 보면서 기다린다는 선택지가 주어졌고요.

반대로 슈퍼 스킬은 이름처럼 사기적으로 느껴지지만, 스킬이라는 요소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쿨타임이나 시전 시간이 있어서 무조건 승리만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제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물대포와 같이 본격적인 전투에서 사용하는 스킬도 있지만, 블록을 뛰어넘거나 안개를 사용하는 등 본격적인 전투 전에도 여러 가지 플레이를 고려해볼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모바일에 맞춰서 바뀐 부분뿐만 아니라 추가된 요소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슈퍼 스킬 외에도 새로운 모드와 캐릭터 '댕키' 등이 추가됐는데요. 무엇보다도 각 요소가 게임 플레이를 좀더 캐주얼하고 빠르게 진행해준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서바이벌 모드'. 최근 트랜트였던 배틀로얄 모드와 같이 맵이 점차 줄어들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모드로, 총 16명과 경쟁해 최후의 1인을 가리게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슈퍼 스킬을 획득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대규모 맵이 자기장 막에 의해 점차 줄어는 다는 점이 조금 다른데, 16명이지만 생각보다도 게임 템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같은 편이 없는 데다가 상대방이 어떤 스킬을 사용할지 계속 확인해야 하는 만큼 빠른 판단이 중요합니다. 다만, 게임 매칭에서 16명이 전부 수락하지 않으면 다시 큐가 돌아간다는 부분이 조금 번거롭게 다가왔습니다.



▲대규모 맵에서 진행되는 서바이벌 모드



▲맵이 점차 줄어듭니다. 관전도 가능해요.

또한, 다른 유저와의 경쟁 외에도 혼자 플레이할 수 있는 보물섬 콘텐츠도 추가됐습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이동하고, 해당 칸에 맞는 게임을 플레이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는데요. 칸마다 다른 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저 매칭보다 만만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PVP가 아닌 모드인만큼 실시간 유저 대전 전에 연습해보거나 솔로플레이를 하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크아M', 원작처럼 장수할 수 있을까




'크아M'는 누가 봐도 크레이지 아케이드지만, 2019년 신작답게 만들어졌습니다. 달라진 부분은 많지만, 최소한 '이건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아니야!'라는 인상을 주진 않습니다. 그만큼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장점인 캐주얼함과 익숙한 캐릭터와 게임 플레이를 잘 살리고 있고요.

한편, '크아M'은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원활하게 서비스가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에요. 게임을 깔고 들어가서 가장 먼저 본 것이 한자로 도배된 채팅이었는데,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많은 유저들 모이는 만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는 유저들도 생겨났고요.

다행히도 현재 외국어 채팅이 노출되는 부분은 수정되어있습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채팅이 노출되도록 업데이트되었는데요. 한자로 된 아이디의 유저는 만나도 이제 한자로 된 채팅이 계속해서 올라오지는 않더라고요.

가장 주요한 이슈였던 서버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됐습니다. 하지만 유저들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과금으로 인한 타 유저와의 격차나 스킬 간의 밸런스, 신규 업데이트까지. 그 외에도 모바일의 특성상 조작이 다소 불편한데 속도까지 느린 편이라 답답한 면도 있고요. 앞으로의 업데이트를 통해서 아쉬운 점을 '크아M'만의 좋은 특징으로 승화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올해로 서비스 18년을 맞이했습니다. '크아M'도 오랫동안 서비스되는 게임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크아M'이 보여줄 운영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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