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 불행 중 다행... 온라인으로 리그 이어가기 위한 e스포츠 변화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9개 |



한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현장 운영을 중단했던 e스포츠 종목들이 온라인으로 리그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전통 스포츠를 비롯해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들이 취소되는 가운데, 온라인 환경을 중심으로 해왔던 e스포츠는 다행히 리그를 진행할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들은 현장에서 팬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오랫동안 연습실에서 솔로 랭크-스크림을 해왔기에 온라인 환경이 익숙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온라인 리그 역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온라인 리그로 진행한 초반 단계에서는 프로 경기에서 중요한 반응 속도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반 게이머에게도 익숙한 '핑'(Ping)이 오르고, ‘렉’이 걸리는 문제로 경기를 중단하기도 했다. 방송 송출 역시 온라인 환경에 영향을 받으면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만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2주 차 이후로 온라인 e스포츠 리그 역시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 중이다. 온라인 퍼즈와 관련해 다양한 현상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e스포츠 리그를 이어왔던 LoL-오버워치의 게임사들은 온라인 리그 운영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해결을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최대한 현장처럼, 온라인 기본 운영 변경점은?



▲ 라이엇은 현장 운영팀을 연습실마다 파견한다

먼저 게임사들은 경기장 내 운영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려고 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경기에 나서는 팀마다 심판과 현장 IT 운영요원을 보낸다. 경기 진행 전 연결 속도 테스트를 진행해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각 연습실의 네트워크 및 PC 사양 환경 등을 모두 조사한 뒤, 기준치에 미달하는 경우 LoL 파크 경기장에서 사용하던 PC를 대여해 공정한 환경에서 경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미국-한국-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경기에 참여하는 오버워치 리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오버워치 리그 측은 경기 전 원격으로 모든 선수들의 세팅을 돕고 체크한다. 리그 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별도의 서버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여전히 심각한 지역에서는 지역 방침에 따라 자가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 리그에서는 모든 선수들을 심판이 관리할 수 없는 만큼 경기 내 불법 행각을 잡아낼 수 있는 PC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수렴하기도 했다.


온라인 대회 핵심 '렉’, 해결 위해서 나선 기술팀

라이엇 게임즈에 따르면, 온라인 경기시 '렉'은 PC나 네트워크의 성능 차이로 렉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갑자기 연습실의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예상하지 못한 정전-선수 개개인의 그래픽 설정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 외에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는 각종 소프트웨어의 패치와 설정을 관리해 안정적이고 검증된 패치를 활용하고 있다. 불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모두 삭제해 혹여 있을지 모르는 프로그램 간 충돌을 방지한다. 이는 각 숙소에 파견한 현장운영팀이 지침에 따라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경기 중 렉이 발생할 경우, 선수 개인 화면을 확인해 프레임 드롭 및 ‘핑 스파이크’ 현상이 있는지 확인한 뒤, 로그 등을 살펴 원인을 파악해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게임 중단, 중계-송출 아쉬웠던 오버워치 리그



▲ 온라인 리그 초반부에 검은 화면이 송출되기도 했다

오버워치 리그는 온라인 리그 첫 주차 경기에서 중계 중 검은 화면이 뜨기도 했다. 경기 화면이 국외를 넘어 송출하는 만큼 안정화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한국으로 넘어온 송출 화면 대신 소리가 나지 않는 해외 중계 화면을 대신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 진행과 송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버워치 리그는 조 편성을 바꾸는 것부터 변화를 시작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홈스탠드가 취소되면서 새롭게 조를 편성했고, 지연 속도(Latency)를 고려해 북미-중국-한국에 위치한 팀을 나눴다. 오버워치 리그의 VP Jon Spector는 "우리는 네트워크 연결 속도를 테스트 해본 지역에서만 새로운 일정을 짰다"고 조 편성과 스케줄 변동의 이유를 들었다. 이어 "경기장 수준의 반응 속도가 나올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특별 서버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중계 화면이 멈추거나 바뀌는 오류는 줄어들 수 있었다.


현장 대신할 생생한 환경을 위해




▲ 이전보다 중계진-선수 간 자연스러운 인터뷰가 가능해진 LCK

재택 근무와 교육 등으로 화상 앱이 뜨고 있는 현 시점. 라이엇 게임즈 역시 경기가 끝날 때마다 MVP를 받은 선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온라인 중계로 진행 초반부의 화상 인터뷰는 화질-음성에서 부족해 소통이 힘들어 보이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라이엇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POG 선수 인터뷰와 관련한 많은 인원을 연습실마다 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라이엇은 원활한 화상 통화를 위해 LCK 스폰서인 로지텍과 협의해 4월 말 런칭 예정인 최고급 스트리밍 웹캡(StreamCam)을 활용해 해결 방안을 찾았다. 이전보다 나아진 화상 인터뷰 품질로 중계진과 선수 간 나아진 인터뷰가 진행될 수 있었다.


매년 이어졌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진행 역시 미지수

국내 대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과정에서 온라인으로 세계 대회가 가능할지 역시 관심사다. 오버워치 리그는 현재 중국-한국에서 팀 간 온라인 대결을 중계하고 있다. 타 지역 팀들은 모두 북미에서 활동하며 지역 간 거리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전 세계 지역 대표팀이 모이는 시즌 플레이오프나 국가 대항전인 오버워치 월드컵이 열릴지는 여전히 확신하기 힘든 시기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매년 진행하는 첫 공식 세계 대회인 MSI를 앞두고 있다. 대회가 7월로 연기됐지만, 그때까지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 이에 라이엇 측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온라인 중계와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MSI와 관련돼 확정되는 내용이 있으면 추후 공지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여전히 많은 세계 국가들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e스포츠가 거의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리그가 진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상황이다. 당연했던 현장 관람 및 중계-취재부터 글로벌 대회까지 힘들어졌기에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 올해도 이런 규모의 세계 대회가 가능할까...(이미지 : OWL 그랜드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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