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홈] 블리즈컨 의상 경연대회, 데스윙 제작과정

이태호 기자 | 댓글: 63개 |
[자료제공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블리즈컨에서는 현실 속 재봉사들이 바늘과 실타래를, 기계공학자들이 종이판과 스프레이 페인트를 들고 마음에 드는 블리자드의 캐릭터나 생명체를 놀랍도록 현실적인 모습으로 재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블리자드에서는 여러분을 위해 블리즈컨 의상 경연대회가 끝나고 수상자들을 초청하여 의상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이번엔 블리즈컨 의상 경연대회에서 데스윙 코스튬으로 3위에 오른 저스틴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고통!.....


고뇌!.....


저는 저스틴 플로이드이자 데스윙입니다. 사실, 행사장에서는 데스윙이었죠. 이 의상은 제가 미쳐버린 대지의 수호자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 아내의 의견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칭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내의 도움 없이는 이 의상을 완성할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제 미술 감각은 막대 인간이나 그림자 인형도 겨우 그리는 수준이라서요.)


우선 저는 블리자드 커뮤니티에 무척 큰 애정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아내는2005년 블리즈컨에서 만났고, 지금도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는 길드원 상당수를 또 다른 블리즈컨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블리자드 게임을 처음 시작한 것은 워크래프트 II: 어둠의 물결이 출시되었을 때였고, 항상 저를 돌아오게 만든 것은 블리자드 게임이 지닌 커뮤니티와 게임의 이야기였습니다. 하루 동안 워크래프트 캐릭터가 된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고, 블리즈컨에 참가하는 동료들의 지원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의상 계획과 작업은 4월부터 시작됐으며, 마무리는 말 그대로 무대 뒤로 이동하기 전 한 시간 전에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이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있다는 의미였지만, 의상을 만들면서 저지른 실수들을 감안했을 때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의상은 스티로폼 그리고 풀로 붙여 단단하게 만든 종이, 지점토, 가죽, 열을 가하면 말랑말랑해져서 구부릴 수 있는 플라스틱 판, 직물, 발포 고무판 (아이 놀이방이나 차고에서 주로 쓰이는 지그재그로 맞물리는 네모난 고무판) 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어깨와 여러가지 뿔은 스티로폼을 깎은 다음 지점토로 덮어 만들었습니다. 손목과 발, 그리고 가슴 부위는 발포 고무판을 사용했죠. 허리에 두른 천과 가슴 및 다양한 부위에는 가죽을 사용하였습니다. 다리 방어구와 허리띠는 가열하면 말랑말랑하게 변하는 플라스틱 판을 사용하였습니다. 정말 멋진 소재였죠!


질문: 그걸 다 어떻게 붙이신 거예요?


답변: 엄청난 양의 찍찍이로요.









이 의상을 입고 걷기란 보기보다 힘들었습니다. 우선, 저는 소화전에 부딪혀 신발에 난 뿔이 움푹 파이고 나서야 나서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신발이 파인 것 자체는 여분의 검은 색 페인트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아내가 방에서 페인트를 가져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저는 멋진 사람들 몇 명에게 포즈를 취해주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어깨에 60센티미터 크기의 악당 분장을 하고 있으면 움직임이 매우 제한되더군요. 그리고 어깨 부위가 흘러내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아찔했습니다! 한 쪽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고, 다른 쪽 어깨는 바닥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스티로폼과 지점토로 만든 뿔이 몇 개 떨어져나갔지요. 우리는 호텔까지 다시 걸어가 떨어진 것들을 모두 다시 붙인 다음, 다시…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까지 뒤뚱거리며 돌아와야 했습니다.









의상 경연대회의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는 대회장을 나가 복슬복슬하고 사랑스러운 판다렌을 만져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갑자기 절 옆으로 끌어당기고 "여기서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무대에 두 번이나 나간다는 것은 정말 조마조마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가족들에게 자랑할 만한 좋은 YouTube 영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의상 제작을 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교훈을 얻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벽에 걸려 빛나는 커다란 둔기를 보면서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혹시 궁금하실까봐 말씀드리면, 저는 디즈니랜드에도 갔었습니다.









좋습니다. 사실 데스윙 의상을 입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3위 입상을 기념하여 길드원들에게 결코 잊지 못할 날을 만들어줄 수는 있었습니다. 제 길드원들 중 두 명은 캘리포니아는커녕 디즈니랜드도 태어나서 처음 와 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블리즈컨이 끝난 후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추신.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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