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아제로스의 구원자?

게임뉴스 | 안태원 기자 | 댓글: 9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제는 아재 게임이라는 인식이 당연한 와우는 서비스 기간이 15년을 넘을 만큼 오래된 게임이다. 한국에는 처음 출시한 지 17년이 넘었지만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블리자드의 주력 게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워크래프트의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오픈 월드 MMORPG다.

사실 경쟁작인 파이널판타지14를 재밌게 즐긴 경험이 있기에 예전부터 와우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군단 시절 입문을 시도했지만, 와우 경험이 있는 친구와 함께했는데도 빡센 저레벨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날탈만 겨우 체험하고는 접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은 모두 과거로 지나갔다. 최고 레벨은 60으로 압축되고 레벨링 자체도 편해졌다는 평가와 상황이 맞아떨어져 이번 기회에 다시 와우에 복귀해 보았다. 복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초보지만, 그런 뉴비의 시선으로 현재의 와우를, 그리고 어둠땅을 체험했다.



▲ 어둠땅 진입까진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았다


캐릭터 생성과 레벨링 - 군단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쾌적함

군단 시절 입문을 시도했을 땐 얼라이언스 늑대인간을 골라서 드루이드로 체험했다. 이번엔 호드로 체험하고 싶어 아즈샤라 서버를 고른 뒤 거침없이 캐릭터 생성을 했다. 뼛속까지 힐러 유저인 나는 직업을 사제로 결정했다. 종족도 별 고민이 없었는데, 어디서 주워들은 말로는 사제는 언데드라는 이야기를 봤기 때문이다.

이어 튜토리얼 장소도 추방자의 해안과 언데드 지역인 죽음의 종소리 마을 중 선택해야 했는데, 정통의 스토리가 궁금해 죽음의 종소리 마을을 선택했다. 이후 포세이큰의 용사로 티리스팔 숲을 누비며 보이는 퀘스트를 전부 해치울 때쯤이 되자 어느새 레벨 30을 찍었다. 어둠땅 이전 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의 스토리도 궁금했지만, 퀘스트 느낌표가 남아있으면 참을 수 없어 언더시티 최강의 심부름꾼이 되었다.



▲ 이 외형으로 결정하진 않았지만, 너무 충격적인 비주얼이라 스크린샷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 튜토리얼 지역은 별다른 고민 없이 죽음의 종소리 마을로!



▲ 심부름하다 보니 어느새 실바나스와 함께 말을 타고 가기도


■ 와린이가 얻은 교훈 - 이전 콘텐츠에 너무 얽매이지 말 것

오그리마에 발도 못 대보고 레벨이 30을 넘어가자,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 지역만 끝내고 가야지'란 생각을 놓지 못한 끝에 격전의 아제로스 대장정을 시작할 땐 이미 33레벨이었다. 내 레벨에 맞춰 퀘스트와 필드 몬스터들의 난이도가 맞춰지기에 10레벨이 되자마자 격전의 아제로스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고 좀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라스타칸도 만나고, 불페라도 만나 동맹으로 영입할 수 있는 업적도 달성하고, 킴불을 만나 호랑이 놀이도 해보며 진행하다 보니 금세 레벨이 올랐고 때 어둠땅 대장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불페라 지역만 끝마치고 바로 어둠땅을 진행하게 되어서 '격아를 더 일찍 시작할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 귀여운 불페라도 만나고



▲ 화제의 노래 주인공 돌리와 도트도 만났다



▲ 호랑이 로아 킴불이 제법 간지났다


어둠땅 대장정 시작 - 답답하지만 아름다운 그 여정

50레벨 때 어둠땅으로 갈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48이 되자마자 어둠땅 대장정이 시작됐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별다른 업적을 세운 게 없는데 갑작스레 아제로스의 구원자가 되어 어색한 기분도 들었지만, 시작부터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지도자들이 모두 모이는 것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고 확실히 이전까지 해오던 레벨링과는 차원이 다른 기분이 들었다.

인물들이 좀 답답했지만 경치 구경 하나는 가장 아름다웠던 승천의 보루, 키리안 때문에 한껏 실망했던 것과 다르게 나쁘지 않았던 말드락서스, 웃기고도 인상 깊었던 몽환숲, 그리고 큰 거 한방 보여준 레벤드레스까지 스토리에 몰입하며 쭉 진행했다.

가장 인상 깊은 지역은 몽환숲이었는데, 인물들의 감정이 잘 드러나 매우 좋았다. 특히 숲을 잃고 주저앉아 우는 니야와 은근슬쩍 곁을 지켜주는 테잔의 장면은 마음이 아파 쉽게 떠나지 못하게 했다.

물론 긍정적인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나락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도착한 오리보스는 령이 부족하다며 다른 영역으로 가는 통로를 열기에도 인색하게 굴더니, 정작 돌아올 때마다 새로운 심부름을 시키며 계속해서 영역을 열어줄 땐 심통이 났다. 또 순수의 사원이 이미 한 번 공격당한 상태에서 방비했음에도 속절없이 당하는 키리안들을 보며 답답하기도 했다.

스토리적인 부분 외에도 필드 보스를 잡는 퀘스트나 일부 던전 퀘스트는 수행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필드 보스는 저렙 구간부터 느껴온 아쉬운 지점으로, 다른 유저가 없다면 혼자서는 수행 불가능한 퀘스트가 몇몇 있었다. 던전의 경우, 승천의 첨탑 던전을 클리어해야 하는 퀘스트를 받아 토요일에 힐러로 매칭을 넣었음에도 탱커가 없어 거의 5시간 가까이 기다리기도 했다.



▲ 눈이 초롱초롱한 새끼 깃사자가 귀여워 지나칠 수 없었다



▲ 니야와 테잔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일어서서 퀘스트를 해야만 했다



▲ 순수의 사원이 이미 공격당한 후 집정관이 대비하라 했음에도 기습당해서 좀 황당했다


뉴비의 시선으로 본 와우 - 와우만의 강점은 돋보이나 아쉬운 점도 있어

만렙까지 체험한 결과 와우 특유의 재밌는 요소들을 느낄 수 있었다. 와우 식 농담이나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험악한 발언이나 행동, 또 레벤드레스의 차 만들기 같은 독특한 퀘스트는 게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다른 게임에선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웅장한 연출 역시 인상 깊었다. 이전에 경험해 본 파판14와의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NPC들이 결집하는 이벤트로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건 와우를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플레이하며 아쉬운 점 역시 적지 않았다. 구식 UI나 오래된 효과음 등 15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써온 시스템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과거 체험 같은 퀘스트를 할 때 더욱 드러나서 이런 부분을 다듬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전 확장팩 퀘스트를 끝마치지 못한 채 최신 콘텐츠를 경험한다면 간략히 정리하는 영상이나 내용을 제공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입문자로서는 정보가 쏟아져 들어와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었다. 편의성을 위한 부분이지만, 이야기 진행 상 갑작스레 영웅이 되어버려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와우 뉴비의 시선으로 본 와우는 결코 나쁘지 않았고 와우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느껴본 것 같아 재밌었다. 만렙도 찍었으니 장비와 경험을 갖춰 신화 던전이나 쐐기돌, 레이드 등을 더 즐겨볼 생각이다. 아직 와린이의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



▲ 이세라의 야생씨앗을 겨울여왕에게 데려갈 때 주민 모두가 따라와 웅장한 느낌이었다



▲ 다른 게임에선 상상도 못할 대사



▲ 레벤드레스에서 가장 즐거웠던 다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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