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M보단 재미가 목적" 그들은 싱글 SRPG를 만든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36개 |

회사가 바라는 게임과 개발자가 바라는 게임이 항상 같진 않다. 그렇기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그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는 건 업계에서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다.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의 김희재 대표도 마찬가지다. '피파 온라인',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탱고파이브' 등을 만들어온 그는 지난 2019년, 돌연 넥슨 산하 원 스튜디오의 총괄 PD직을 내려놓고 신생 개발사인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새로운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생겨난 거로 여겼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ID@Xbox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신작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게임이었다. 실사풍의 정통 SRPG. 그것도 국내에서는 도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싱글 패키지였다. 20여 년에 걸쳐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온 김희재 대표다. 그는 왜 돌연 20년 만에 싱글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게 된 걸까.

그가 개발자 인생 2막을 시작한 이유, 그리고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어떤 게임인지 묻기 위해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 김희재 대표, 김진상 디렉터


개발자 인생 2막, 김희재 대표가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Q. 먼저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김희재 대표 :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원 스튜디오를 나오고 설립한 신생 개발사다. 회사 홈페이지도 그렇고 얼마 전에 공개한 트레일러도 전부 영어로 되어 있어서 미국에서 개발 중인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렸는데, 그건 아니고 서비스 조직이 미국에 있어서 그렇게 됐다. 개발은 한국 스튜디오에서 전담하고 있으며, 현재 양쪽을 합해서 약 60명 정도가 근무 중이다.

작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는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Q.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전부 싱글 패키지 게임인 건가.

김희재 : 그건 아니다. 우리의 비전은 어디까지나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거지 패키지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게임 본연의 재미라고 하면 추상적일 수도 있는데 단순하다. 예전에는 게임 내에서 전부 해결할 수 있지 않았나. 강화 아이템을 얻고 그걸로 장비를 강화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게임 콘텐츠 대부분이 BM에 종속된 형태여서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됐다. 장비 강화만 해도 강화 확률을 낮추고 강화 아이템을 유료로 파는 형태여서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식이다.

우리는 이런 식의 BM에 얽힌 그런 게임이 아닌, 다시금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개발자인 우리부터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개발자들이 모여서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얘기를 나누고 프로토타이핑을 해서 '이거 재미있네?', '이거 시장에 먹히겠네?' 싶으면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본연의 재미에 충실하다면 플랫폼과 장르는 그다음의 문제여서 무조건 싱글 패키지 게임만 고집할 생각은 없다.


Q. 넥슨 산하 독립 스튜디오인 원 스튜디오 총괄 PD 사임 후 거진 7개월 만에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개발자로서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나온 느낌인데, 당시 넥슨은 독립 스튜디오의 창의성을 보장하는 분위기 아니었나. 총괄 PD였던 만큼 굳이 나오지 않았어도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김희재 : 개발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진짜 원하는 대로 막 개발하거나 할 수 있는 그런 건 아니었다. 독립 스튜디오라고 하지만 넥슨이라는 대기업 산하여서 여러모로 얽매이는 부분도 많았고,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중단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거기다 당시 싱글 패키지 게임을 개발한다는 건 지금보다도 더 큰 도전이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이런 도전은 큰 조직에서 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창업을 하게 됐다.

대표가 된 만큼, 책임이 무거워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뜻이 맞는 멤버들이 모여서 회사를 설립해서 그런지 개발하기는 훨씬 편한 환경이다. 모두의 비전이 일치하니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적어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프로젝트에 착수하거나 생각보다 별로라면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Q. 그즈음 넥슨을 비롯한 대형 개발사들도 콘솔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김희재 : 그런 목소리가 들리긴 했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무작정 거대한 조직이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지 않나. 오히려 뜻이 맞는 소수의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더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Q. 네오위즈 재직 당시 '피파 온라인' 개발 총괄을 맡았고 이후 넥슨에서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개발을 총괄했다. 그래서 막연히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신작 역시 모바일 게임일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웬걸 PC, 콘솔 싱글 패키지 게임을 가져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김희재 : 나도 그렇지만 창업 멤버 대부분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게임을 개발했는데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다 보니 비슷한 고민이 생겼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유료화를 통해 수입을 창출해야 하는데 이러한 BM이 기획을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예전에도 그랬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예전에는 그런 부분에서 훨씬 자유로웠다. '피파 온라인'을 만들던 당시를 생각하면 충분히 인 게임 플레이로 선수를 얻을 수 있었고 BM은 그 시간을 줄여주는 정도에 불과해서 게임 본연의 재미는 유지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재미와 BM의 균형이 무너졌다. 본연의 재미에 포커스를 맞추니 수익성과 충돌하는 일이 생겼고, 결국 BM으로 인해 원래 기획과는 다른 콘텐츠를 넣어야 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이 좋아서 개발자가 된 게 아닌가. 그런데 그런 일들이 점점 일상이 되면서 일종의 번뇌로 다가왔다. 아마 그때 창업에 대한 열망이 가장 커졌던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고민했는데 그때 일본과 미국의 게임 시장을 보고 자연스럽게 패키지 게임이 떠올랐다.

일본과 미국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패키지 게임이 잘 나가고 있지 않나. 시리즈가 이어진 게임도 많다. 그게 가능한 건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매출이 따라온 것으로, 그걸 보면서 저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그 결과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Q. 싱글 패키지 게임은 처음인데 걱정되진 않나.

김희재 : 반반이다. 팀원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봐왔고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게임 그 자체에 대한 부분이다. 기껏 출시했는데 안 팔리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지금도 계속 들곤 한다(웃음).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처음부터 대박을 내는 게 아니다. 사실 그러면 가장 좋겠지만, 첫술부터 배부를 순 없지 않나. 그 GTA 시리즈만 해도 처음부터 대박을 낸 게 아니다.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팬덤이 쌓이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여러 변화를 거쳤고 그 결과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우리도 그런 개발사가 되고 싶다.



스토리, 육성, 전투의 재미 모두 갖췄다 - '로스트 아이돌론스'

Q. ID@Xbox 쇼케이스를 통해 마침내 '로스트 아이돌론스'을 공개했다. 신작을 공개하는 게 처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개발자로서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을 듣고 싶다.

김희재 : 그날 새벽 3시부터 5시까지 생방송으로 봤는데, 마침내 공개하는구나 하는 기대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다행스럽게도 커뮤니티들을 살펴보니 기대된다는 반응이 꽤 많았다. 아무래도 SRPG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일본 게임들이 떠오르곤 하는데, 그래서 반대로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아닌 실사풍의 진지한 스토리의 SRPG를 원하는 유저도 분명 있을 거라는 디렉터님의 촉이 먹힌 것 같다(웃음).

김진상 디렉터 :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SRPG를 만드는 게 딱히 힘들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서야 오히려 다른 게임들과 차별점을 주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우리는 반대로 실사풍을 밀고 나갔는데 다행스럽게도 반응이 좋았다.


Q. 본격적으로 '로스트 아이돌론스'에 대해 얘기해보자. 어떤 게임인가.

김진상 : 아르테메시아(Artemesia)라는 가상의 대륙을 배경으로 용병 대장인 주인공 이든이 제국의 폭정에 맞서서 나라를 평정한다는 왕도적인 스토리를 가진 중세 실사풍의 정통 SRPG다. 고퀄리티의 비쥬얼과 더불어 SRPG의 정석이자 핵심이랄 수 있는 스토리, 육성, 전투의 재미 삼박자 모두 갖춘 게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Q. 액션 어드벤처로 나왔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SRPG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김희재 :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유저들에게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줄 지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개발팀이 하고 싶은 장르, 그리고 즐긴 장르가 어떤 건지 찾아보니 SRPG가 가장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SRPG가 덜 포화 상태였다는 점이다. 액션 어드벤처 장르가 인기인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SRPG는 엑스컴, 랑그릿사, 파이어 엠블렘처럼 몇몇 유명한 시리즈의 신작들이 간헐적으로 나오는 정도여서 새로운 IP의 SRPG를 기다리는 유저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SRPG를 선택했다.

김진상 : 앞서 김희재 대표님이 한 말이지만, 우선 개발자부터 재미있다고 느껴야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볼 때 장르적으로 SRPG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개발팀 상당수가 좋아할 뿐 아니라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개발한 경력이 있어서 다른 게임 못지않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Q. 스토리, 육성 전투의 재미 삼박자를 모두 갖춘 게임이 목표라고 했는데, 혹시 유저의 선택에 따라 분기나 엔딩이 달라지기도 하나.

김진상 : 큰 줄기에서 스토리가 달라지진 않는다. 엔딩이나 캐릭터 간의 새로운 컷씬이 생기는 식의 작은 변화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방대한 스토리를 자랑해서 선택에 따라 다양한 분기가 생기게 하고 싶었는데, 첫 작품인 만큼 그런 것보다는 완성도 있는 한 편의 스토리를 구축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있다.


Q. 트레일러를 보니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스토리가 될 것 같다.

김진상 : 스토리와 관련해서는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마냥 무겁고 어두운 건 아니다. 전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다 사람 사는 이야기다. 쉴 때는 분위기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가볍게 농담을 하는 등 마냥 무겁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개그적인 요소를 넣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현재 협업 중인 영화에도 참여한 중이 있는 각본가분께서 사정없이 쳐내고 있다. 아무튼, 전문 각본가도 함께하고 있는 만큼, 스토리에 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Q. SRPG에서 전략이라고 하면 높낮이에 따른 이점을 비롯해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 숲이나 물가 등 지형에 따른 부가 효과, 복잡한 턴 등 다양하다. '로스트 아이돌론스'가 추구하는 전략이란?

김진상 : 질문한 것들을 다 넣으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반대로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아지는 단점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SRPG 특성상 늘어질 수도 있어서 높낮이나 방향에 따른 전략 요소는 뺐다. 그렇다고 단순히 능력치로 찍어 누르는 그런 건 아니다. 무기나 방어구, 클래스에 따른 상성은 물론이고 지형에 따라 다양한 부가 효과를 통해 전략을 녹여낼 생각이다. 숲에 있는 적에게 화염 마법을 쓰면 불이 붙고 물가에 있으면 물에 젖어서 이동 거리가 줄어드는데 여기에 번개 마법을 쓰면 추가 대미지를 주는 식이다.






▲ 적을 상대하기에 앞서 아군과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Q. 캐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미국, 서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SRPG라고 하면 국내나 일본 등에서도 인기를 끄는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 굳이 서양을 목표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희재 :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성공해야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한 것뿐이다. 홈페이지나 트레일러를 영어로 제작한 것도 마찬가지로, 각국의 언어를 제공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아무래도 신생 개발사로서 한계가 있다 보니 글로벌 유저를 모을 수 있는 최선의 수단으로 영어를 선택한 게 전부다.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 즐겨도 재미있을 SRPG를 목표로 하고 있다.


Q. 디자이너가 전부 한국인 아닌가. 외국에서 보기엔 캐릭터 디자인이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을까?

김진상 : 사실 트레일러를 공개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게 그 부분이었다. 내부에서도 이 캐릭터는 단순히 한국인이 생각하는 서양인의 모습일 뿐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그런 얘기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김희재 : 오히려 반대로 아시아에서 만든 왜곡된 모습이 아니어서 좋다는 내용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걱정을 하면서 움츠러들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서양에서 '이건 너희들이 생각하는 서양인의 모습일 뿐이야!'한다면 그 비판을 받아들이고 다음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될 뿐이다.





Q. 캠프에서 장비를 사거나 부대를 육성하는 등 전투 외에도 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나.

김진상 : 흔히 SRPG하면 떠오르는 전투 후, 그리고 전투 전에 준비하는 그런 장소라고 보면 된다. 메인 스토리에서 다루지 못한 캐릭터 간의 관계나 서브 퀘스트, 그리고 육성 전반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캠프에서의 육성은 리더십 포인트를 활용하는데, 개수에 제한을 둬서 전략적으로 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Q.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인가.

김진상 : 스토리다. 현업 영화 각본가와 협업 중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김희재 : 개인적으로 국산 게임들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게 뭐냐고 한다면 스토리와 설정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블리자드만 봐도 설정이나 스토리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 않나. 그런데 국산 게임들은 온라인 게임 위주로 성장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투자가 적었다. 이런 설정이나 스토리 같은 건 금방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모판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내에서 최선을 다해 스토리에 투자 중이다. 아직은 다소 어설프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 언젠가 이를 기반으로 우리도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시도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부대 구성이나 전투 연출 등이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을 떠올리게 한다.

김진상 : 영감을 받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을 베낀 건 아니다. 게임의 설정과도 관련이 있는데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단순히 캐릭터끼리 싸우는 게 아닌, 전쟁을 묘사한 SRPG다. 전쟁이라는 건 규모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군을 이끄는 장수와 병사들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캐릭터는 크게 하고 병사들은 작게 하는 것부터 여러가지 고민을 했는데 전투 시 연출이 바뀌는 게 가장 그럴듯해 보여서 지금의 형태가 됐다.




김희재 : 슈팅 SRPG의 경우 많은 게임들이 은엄폐를 하고 공격할 때 백뷰로 바뀌는 등 엑스컴과 비슷한 스타일이지 않나. 그거처럼 스타일이 비슷하기에 비슷한 연출이 쓴 거로 봐주길 바란다.


Q. 마법을 제외하면 판타지 요소가 적은 것 같다. 드래곤 같은 몬스터들도 등장하나.

김진상 : 고민이 많았다. 마법이나 판타지 요소가 너무 강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분위기와 안 맞는 것 같고, 그렇다고 마법이나 이런 판타지 요소를 배제하면 검과 창, 활만 나오는 너무 딱딱한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 될 것 같아서 중간을 선택했다. 일단, 몬스터가 없는 건 아니다. 헬하운드나 베히모스 같은 몬스터도 등장하긴 하는데, 세계관 설정상 마법이 태동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메테오같은 그런 극적인 마법은 안 나온다.





Q.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김진상 : 총 27개 에피소드를 준비하고 있으며, 에피소드당 1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서브 퀘스트까지 합하면 30~40시간 정도의 분량이 될 것 같다. 연내에는 10시간 분량을 얼리엑세스로 출시한 후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Q. 콘텐츠 영상을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내년 정식 출시라는 건 개발이 꽤 진행된 것 같다.

김진상 : 완성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금은 기반 작업만 완성된 상태다.


Q. 한국어도 지원하나.

김진상 : 당연히 지원한다. 지금도 다 한글로 개발 중이다(웃음).



김희재 대표 "본연의 재미를 추구한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Q. 카카오게임즈로부터 지분 인수 형식으로 투자를 받았는데, 혹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하는 건가?

김희재 : 아무래도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 사업을 활발히 하다 보니까 그런 오해들을 많이 하는데 직접 서비스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발팀은 블랙박스 안에 숨어있고 이른바 서비스 조직이 형식화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고 어떻게 서비스할지 유저가 확인할 수단이 없다면, 교류하고 공감할 수단이 없다면,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오랫동안 사랑받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힘들더라도 유저들에게 우리의 생각을 솔직히 전달할 수 있도록 직접 서비스할 생각이다.


Q. 개발자이자 인생의 2막을 시작한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의 비전 한 마디 부탁한다.

김희재 : 우리의 비전은 명확하다. 개발자부터 재미있는, 본연의 재미를 추구한 게임을 개발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그렇다고 독선적인 개발사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직접 서비스하면서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생각이다.

쉽지 않은 길이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첫 번째 타이틀이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포기할 생각은 없다. 크게 성공하든 작게 성공하든, 혹은 실패에 가깝든 우리는 꾸준히 SRPG를 개발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결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라고 기억되길 바란다.

포기하지 않고 유저들과 소통함으로써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면, 언젠가 우리의 이러한 꿈 역시 현실이 될 거로 생각한다.



"BM이 아닌, 본연의 재미를 추구한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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