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실력과 운의 절묘한 밸런스 - 프로젝트 랜타디 CBT 후기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8개 |


지난 1월 16일부터, 엔젤게임즈의 신작 게임 '프로젝트 랜타디'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됐다. 지난 2019년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시연 버전이 공개된 이후, 약 두 달이 시점에 시작된 첫 번째 CBT다. 이전부터 전 프로게이머 이윤열 개발자와 원작자들을 직접 영입하면서 제작한, 많은 화제가 됐던 게임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지스타에서 정말 재미있게 즐긴 게임 중 하나였기에, 기대가 매우 큰 작품이기도 했다.

프로젝트 랜타디 CBT 버전의 '게임 플레이' 자체는 지난 지스타 시연 버전과는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랜덤으로 나오는 타워를 조합하고, 판매하거나 업그레이드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방식. 중간에 몬스터를 소환해 다른 플레이어를 괴롭히거나, 미션을 수행해서 더 빠르게 돈을 벌면 된다. 물론 운이 좋아야 끝까지 살아남는 '랜덤 타워'의 변수는 여전했다.



일단 인터페이스도 바뀌면서 여러가지 플레이 외적인 부분들이 추가됐다.

이번 CBT에서는 게임의 코어 플레이적인 부분 외에도 다른 요소들에 대한 테스트도 함께 이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랜덤 타워 디펜스'의 플레이 자체는 이미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도 어느 정도 충분한 완성도를 보인 바 있으니, 이런 플레이를 도와주는 외적인 부분도 함께 테스트가 이뤄진다고 해야 할까?

PVP 랭킹 매칭, 콜렉션, 주간 미션, 그리고 216인 중에서 최강자를 가리는 토너먼트 시스템까지. 다양한 부분들이 함께 추가되고, 유저들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타워들은 엔젤게임즈 고유의 세계관 캐릭터들이 채용됐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의 흐름 자체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랜덤 타워 디펜스'와 똑같다. 9개별로 나뉘어 있는 권역에 타워를 설치하고, 정해진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면 된다. 몬스터들은 점차 강해지기에 타워를 합성하면서 업그레이드하고, 최종적으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타워를 막아내면 된다.

추가적으로 프로젝트 랜타디는 기존 게임의 유즈맵이라는 틀을 벗으며, 변화도 있었다. 인터페이스의 변화와 함께 타워들의 모습과 스킬, 공격 타입들도 엔젤게임즈의 고유 세계관으로 바뀌었고, 이후 등장한 여러 가지 모드들 중에서 PvP에 치중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추가적으로 재화를 얻고, 라운드를 이어가며 최후의 1인만 남게 되는, 실질적인 '경쟁 디펜스 게임'으로 변화했다.

물론 외형과 세부적인 여러 가지 요소들이 원작 유즈맵과는 달랐지만, 게임 플레이의 경험과 재미 자체는 매우 유사했다. 전 프로게이머인 개발자 이윤열과 함께 원작자들을 모두 섭외하면서, 랜타디가 추구하는 재미 자체에는 매우 초점이 잘 맞춰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재밌다. 망한 판은 "운빨X망겜!"하고 절규하게 되지만, 타워가 잘 나오고 원하는 대로 되면 "캬, 실력갓흥겜!"하고 즐겁게 만드는 경험은 여전하다.



타 플레이어를 공격, 리타이어 시키면 추가 골드를 얻는 PvP방식이다.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절벽 메타'다. 첫 웨이브를 그냥 넘겨서 HP를 일정 이하까지 내린 이후, 생성된 미션을 단번에 클리어하면서 초반부터 확정 고등급 타워를 가지고 가는 방식. 이 경우는 미래를 희생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스타크래프트의 랜덤 타워 디펜스부터 존재해온 유구한 전통과도 같은 메타다. 실질적으로 스타크래프트의 랜덤 타워 디펜스는 이런 '절벽 메타'를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힘들 정도였다.

프로젝트 랜타디는 여기서 기로에 섰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6인 PvP 게임으로 설계되었기에, 이러한 절벽 메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략으로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회복을 할 수 있는 '테레사(판매 시 HP 5회복)' 타워의 변수와 '퀀텀' 타워(매 라운드 +50골드)가 존재하는데, 이 타워들이 절벽 메타의 리스크를 매우 가볍게 만들면서 덤으로 더욱 강력한 이득을 준다.



초반 HP를 깎는 '절벽 메타'. 나쁘다기보다는 유행하는 플레이정돈데, 이득이 지나치다.

상위권에 랭크된 유저들은 대부분 절벽 메타를 사용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도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노리스크가 되고 있다. PvP 게임에서 무조건적인 이득은 당연히 중요하다. 또한 전체적으로 제공되는 '자원'이 많으면 유리한 게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PvP 게임으로서, 유저들에게 가장 큰 논란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게 당연하달까.

각 타워별 밸런스도 어느 정도 조정이 돼야 할 듯싶지만, 과거부터 이런 특정 타워의 강력함은 운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에 유저들도 납득을 하고 있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특정 타워의 강력함(청야, 테레사, 퀀텀 등)은 거의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이 존재하는데, 이는 일장일단이 있는 건 사실이며 이 또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절벽 메타의 이득 역시 타워의 밸런스가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



타워별 밸런스는 아주 민감한 부분이라,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아직 CBT이기에,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다고 느껴지긴 한다. 기본적으로 랜타디는 상당히 유저층이 심화된 장르다. 절벽 메타, 각 타워의 전략성, 그리고 배치 전략과 상대 유저 공격 전략과 업그레이드 타이밍 등등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면서 알아가야 할 정보가 매우 많다. 특히나, 템포가 매우 빠르기에 이러한 연구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2일차에서 싱글 플레이를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연구할 거리를 만들어주긴 했지만 부족하다. 타워의 정보도 매우 중요하지만 공식 카페를 통해 공개되었을 뿐, 인게임내에서 제공되지 않아서 유저들이 잘 보지 못한다. 랜덤 요소가 있는 만큼 좋은 타워를 얻었을 때 최대한 효율을 내야 하는 만큼, 정보가 곧 힘인데 정보 제공이 약한 느낌이랄까. 타워의 공격 타입이나, 속성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제공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 스탠드얼론 게임이 되면서 여러 가지 제약도 벗어버렸지만 아직은 이를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지 못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혹은, PC버전으로 테스트가 진행됐지만 모바일이라는 환경도 고려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이런 제약이 생긴 것이 아닐까.

특히나 타워의 조합, 배치, 판매, 공격 등 여러 가지 인터페이스에서 키보드로 해도 살짝 불편한 느낌이 있다. 조합의 경우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고정하고 싶은 타워도, 슬프게도 조합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개발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소소한 미션들도 있어서 전략성이 더욱 많아진다. 초반 미션 달성은 운이 매우 크긴 하다.

프로젝트 랜타디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인 '랜덤 타워 디펜스'의 확실한 심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플레이의 룰과 흐름은 비슷하지만, 실질적으로 게임 플레이는 더욱 심화됐다. 재미 자체는 확실하기에, 꽤 괜찮은 PvP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플레이와 운의 요소는 적절히 작용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유저들에게 정말 괜찮은 경험을 제공하니까.

지금, 1월 초반은 소위 게임사들에게 '피크'인 기간이다. 특히, 설까지 끼어있는 2020년의 1월은 상당히 치열한 상황이다. 기존 게임들은 대형 업데이트와 프로모션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경쟁할 신작도 많은 가운데 CBT를 시작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기다림 없이 매칭이 진행되고, 유저들 사이에서 활발한 의견 교류와 피드백이 오고 간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싱글플레이와 토너먼트, 친선전도 가능했다. 싱글은 상시로 열어주면 안됩니까?!



혼자서 여러가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싱글플레이 모드. 난이도도 조절된다.

1주차 CBT에서는 게임 코어적인 플레이를 더욱 다듬고, 실질적으로 유저들에 경험하게 되는 게임 '외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테스트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이다. 플레이의 흐름과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과 매칭 테스트, 그리고 미션 달성 현황까지 유저들이 어떻게 '프로젝트 랜타디'를 플레이하는지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랜타디는 세월이 지나면서 수많은 플레이의 심화 버전들이 존재해왔다. PvP적인 모드와 PvE적인 협동 모드 등등 유저들이 서로 원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면서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프로젝트 랜타디'도 현재로서는 PvP에 집중해있지만, 어느 정도 게임이 가다듬어진 이후에는 이런 다양한 플레이 모드가 등장하지 않을까. 수많은 유즈맵들이 주던 경험을, '프로젝트 랜타디'라는 틀 안에 모두 담아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게임이다. 랜덤 타워 디펜스는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유즈맵이었고, 이런 플레이의 경험 자체는 매우 잘 구현되어 있었다. 오래 집중하면서 여러 번 플레이하기도 좋고, 한 두 판 가볍게 플레이하기도 좋다. 모바일까지 지원이 된다면 언제든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CBT 2주차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모바일 버전은 어떤 모습일지가 기대된다.



카페에 타워 정보가 있지만, 인게임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BGM이 참, 향수도 자극하고 정말 잘나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CBT 2주차는 목요일 오픈, 빨리 문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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