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넥슨, 신기술 적용된 AAA급 신작의 정체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55개 |



"넥슨은 2021년 3종의 핵심 신작을 내놓으려 합니다. 먼저, 중국에 론칭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있고, 게임플레이 향상과 멀티플랫폼 론칭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2021년에 출시 예정입니다. 또한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준비 중인 첫 신작은 신기술을 통해 AAA급 게임의 개발 및 플레이 방식 자체를 바꿔놓게 될 것입니다."

"We expect to launch three major new titles in 2021. Mobile DnF, to be first introduced in China is the next big beat. We also expect to launch KRD in 2021: the team is significantly deepening the gameplay itself and bringing the game to multiple platforms. And the Embark team in Stockholm will bring its first game to market, leveraging technology that will change both how AAA games are played and developed."


1월 8일, 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가 2021년을 맞이하며 발표한 신년사 중 일부다. 그간 게임 뉴스를 유심히 봐온 이들이라면 알고 있듯, 넥슨은 지난 2018년 11월과 2019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엠바크 스튜디오의 지분을 과반수 이상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넥슨의 신년사에서 발표했으니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요약하자면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신작이 2021년 중 출시될 것이며, 이 게임은 넥슨의 2021년 출시작 3종 중 하나임과 동시에 세계 게임 시장에서 AAA급 게임의 기준을 바꾸는 게임이 될 것이란 내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간 넥슨은 '자체 개발 AAA급 게임'과는 그리 연이 없었다. 넥슨의 실적을 견인한 게임들은 딱히 AAA급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노림수였을 것으로 보이는 '로브레이커즈'나 '드래곤하운드' 등도 요 몇 년 간 흥행 실패와 개발 취소로 줄줄이 엎어졌다. 외산 AAA급 IP를 들여온 게임들 또한 '피파 온라인'을 빼면 그리 신통치 않았다.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2019년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타이탄폴 온라인'은 개발이 중단됐다.

그런 상황임에도, 오웬 마호니 대표는 어쩌면 과한 수준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멘트를 넣어가면서까지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져 있다. 엠바크 스튜디오 개발, AAA급 게임의 새로운 기준 등 좋은 수식어구는 포함되어 있지만, 이 게임이 어떤 장르의 게임이고, 제목은 무엇이며, 어떤 테마의 게임인지는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다.

그러니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다. 넥슨이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엠바크 스튜디오의 신작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게임이 과연 오웬 마호니 대표의 신년사 내용대로 AAA급 게임의 기준을 바꿀 만한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엠바크 스튜디오(Embark Studio)'는 무엇을 만드나?
베일 속 두 종의 신작, 이중 2021년 출시작은 하나 뿐.




먼저, '엠바크 스튜디오'가 어떤 개발사인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스웨덴에 위치한 엠바크 스튜디오는 EA 다이스의 CEO와 수석 디자이너를 역임했던 개발자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öderlund)'가 창업한 개발사로, 아직까지 출시작 없이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신생 개발사다. 스웨덴은 국내 게이머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게임 개발사들이 위치한 개발 강국으로, '배틀필드' 시리즈의 'EA 다이스',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모장', 다양한 역사 기반 게임을 유통 및 개발하는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등이 위치해 있다.

2018년 설립된 이래 넥슨의 지속적인 투자를 받아 지금은 넥슨의 자회사로 자리매김했으며, 그 기간 동안 개발자의 수도 점차 늘어 현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개발자의 수는 약 200여 명에 달한다. 눈여겨볼 사실은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 엠바크 스튜디오는 아직 한 편의 게임도 출시한 적이 없는 개발사이지만, 동시에 두 개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 하나가, 오웬 마호니 대표가 언급한 2021년 출시작이자, AAA급 게임의 기준을 바꾸는 작품일 것이다.



▲ 엠바크 스튜디오 개발자들의 모습

아직까지도 게임의 제목이나 프로젝트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엠바크 스튜디오에 드문드문 올라온 정보를 정리하면 엠바크 스튜디오의 두 신작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 2019년 2월에 존재를 공개한 첫 작품, 현재 프로토타이핑을 지나 실제 개발 과정으로 넘어간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들에 따르면 '협동'이 중심이 되는 액션 게임이다.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며, 언리얼 엔진 4로 개발 중에 있다.





2. 2020년에 이르러 개발이 시작된 두 번째 게임으로, PVP 슈팅 게임이다. 팀 기반 플레이에 줌점을 두었고, 물리적 특성 및 파괴 효과를 적용했다. 게임 업계에서 가장 경험 많은 FPS 개발자 중 일부가 이 프로젝트 개발팀에 속해 있다. 대표인 '패트릭 쇠더룬드'의 경력을 생각해 보면, 이 '경험 많은 개발자'들은 '배틀필드' 시리즈를 개발하던 'EA DICE'출신의 개발자일 것으로 유추된다.



▲ 두 번째 프로젝트는 캐릭터 컨셉 아티스트 외 드러난 정보가 없다.



▲ 엠바크 스튜디오의 AD인 'Esbjörn Nord'의 작업물 중엔 EA DICE의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두 프로젝트 중 어떤 것이 오웬 마호니 대표가 말한 2021년 출시 타이틀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넥슨이 엠바크 스튜디오를 인수하던 2019년 기준으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는 1번 뿐이었고, 실제 개발 단계로 넘어간 작품 또한 1번이기에 첫 번째 프로젝트로 무게추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한 번 짚고 넘어갈 부분은 오웬 마호니 대표가 단순히 게임의 완성도와 작품성만을 강조하지 않고 '개발 방식' 또한 바뀔 것이라 언급한 부분이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직접 개발한 개발 툴과 관련된 다양한 스레드를 올려 두었는데, 이를 통해 기존 개발 과정에서 몇 주의 시간이 소요되던 작업을 단 2일만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여러 과정으로 이뤄진 오브젝트 모델링 과정을 클릭 한 번으로 단축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엠바크 스튜디오의 '기술 지향적' 면모는 그들의 기업 소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게임 플레이와 개발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걸 사명으로 삼고 있다(on a mission to blur the line between playing and making)'는 기업 철학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는 차후 게임을 통한 판매 수익 뿐만 아니라 개발 툴킷 사용료 및 기술 저작권을 통한 수익 창출 또한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뜻이다.




▲ 총기 모델링 과정을 보여주는 시연 영상


엠바크 스튜디오의 첫 번째 타이틀은?
넥슨의 2021 차기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 프로젝트는 어떤 게임일까?

▲ 엠바크 스튜디오의 첫 번째 UE4 환경 테스트 영상

앞서 짧게 언급하긴 했지만, 오웬 마호니 대표가 언급한 차기작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엠바크 스튜디오의 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게임 이름 및 프로젝트명은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 장르는 '협동' 중심의 3인칭 슈팅/액션 게임이다.

- 당초 부분 유료화 게임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 SF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이며, 최상급 그래픽 수준을 지향한다.

- EA DICE 출신의, '배틀필드' 시리즈를 개발했던 경력의 개발진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로 컨셉 아트나 인게임 이미지 등에서 배틀필드 시리즈와 유사한 비주얼 요소가 관측된다.

-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노하우가 업로드되고 있으며,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 작품이 'AAA급 게임의 개발 과정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지금까지 공개된 해당 게임과 관련된 컨셉 아트 및 개발과정의 스크린샷 등 이미지 자료를 덧붙인다. 오웬 마호니 대표의 신년사 내용처럼, 해당 프로젝트가 게임 산업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나, 이를 기대심을 품을 만큼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여길 지는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 및 앞으로 공개될 내용들을 살펴본 후 결정하는 것이 옳으리라 여겨진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