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보통은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PC 시장에서 AMD VGA인 '라'데온과 CPU'라'이젠으로 구성한 PC를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뜬금없이 웬 라라랜드를 설명하냐고? 이번 주제가 이 친구이기 때문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게이밍 노트북 시장도 상당히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게이밍 노트북의 평균 스펙이 강해진 것도 있지만, 다양한 제조사 제품이 조합된 제품이 많아지면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그래서인지 PC나 게이밍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은 체험할 만한 제품으로 자리 잡으며 게이밍 노트북을 구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이밍 노트북은 다양한 스펙의 제품이 출시되어 성능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사용하는 게이밍 노트북의 스펙을 보면 특이하게도 공통점이 보였는데, 바로 그래픽 카드였다. CPU는 인텔과 AMD Ryzen의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특이하게도 그래픽 카드만큼은 모두 Nvidia GeForce(이하 지포스)가 탑재된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픽 카드의 대표 주자라고 하면 Nvidia의 지포스와 AMD의 Radeon(이하 라데온)을 꼽을 수 있는데,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이 다수 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포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직접 이유를 물어보니 대부분 비슷한 이유였다. '데스크탑을 사용할 때부터 지포스 제품을 사용하는 게 익숙해 똑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골랐다.', '성능이 라데온보다 지포스가 우세하다고 생각했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가격대가 조금 높더라도 지포스가 탑재된 모델을 구매한다고.
AMD 제품을 잘 쓰고 있는 입장에서는 아쉬운 평가가 쏟아졌다. 물론 오래전에 쌓았던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열심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완전히 청산되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게이머 대상으로는 AMD 제품 인기가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AMD 프로세서 자체가 상당히 고평가를 받는가 하면, 라라랜드 조합의 게이밍 노트북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ASUS의 주요 노트북 라인업 중 하나인 TUF의 ASUS TUF Gaming A16 Advantage Edition(2024)도 라라랜드 구성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오직 AMD의 CPU와 GPU로 제품으로 구성된 모델로, 아직은 정보가 많지 않은 라이젠 7 7435HS와 작년 출시 후 여러 정보가 쌓인 라데온 RX 7600S의 조합이다. 이런 걸 어떻게 놓치랴. AMD의 설움을 여기서 풀어보고자 해당 제품을 통해 AMD 제품의 성능과 특별한 기능에 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라라랜드, 영화가 아닌 노트북으로
ASUS TUF Gaming A16 Advantage Edition 2024
ASUS TUF 신제품은 라이젠 7 7435HS와 라데온 RX 7600S를 탑재한 모델이다. 하이엔드 스펙은 아니지만, TUF 모델군의 기조인 고성능 가성비 라인업에 걸맞은 조합이다. 묘하게 투박하면서도 샤프한 디자인이 돋보이며, 미국 밀스펙 인증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512GB SSD에 DDR5 16GB 램이 탑재되어 있으며 추가로 확장할 수도 있다. 16인치의 FHD+해상도(1920 x 1200)에 sRPG 100%, 165 주사율, 250nits 밝기, 안티글레어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다. 조금 특이한 것이 있다면 최대 TGP가 95W다. 게이밍 노트북의 TGP는 크면 클 수록 성능이 잘 나와 최소 100은 넘는 것이 보통인데, 굉장히 특이하다.
그도 그럴 것이, AMD 모바일 프로세서가 워낙 저전력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이번 신형 모델에 탑재된 프로세서가 큰 전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성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하지 않는다. 충분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프로세서다.
베일에 싸인 CPU, 누구냐 넌
Ryzen 7 7435HS
라이젠 CPU는 많이 알고 있겠지만, 이 녀석은 조금 독특한 프로세서라 주요 기능을 몇 가지 확인하려 한다. 라이젠 7 7635HS는 내장 그래픽이 탑재되지 않은 모델로,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4.5GHz 부스트 클럭이 가능하며, TGP는 35~54W까지 설정할 수 있다.
AMD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 정보를 제외하면 별다른 정보를 찾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그도 그럴 게, 이번 4월 1일에 갓 출시한 신제품이다. 그나마 찾아본 내용을 정리하자면 라이젠 7 7735HS의 성능에 약간 못 미치는 대신 비교적 가성비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왜냐하면 라이젠 7 7735HS와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보였기 때문이다.
내장 그래픽카드의 유무 외, 최대 부스트 클럭이 4.75GHz가 아닌 4.5GHz라는 점, LPDDR5-6400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성능을 소폭 낮추는 대신, 가격을 잡아 가성비 라인을 잡으려는 제품이라 추측한다. 실제 해외 사이트에서 찾은 정보를 보면, 라이젠 7 7735H의 다운 클럭 버전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를 정리하면 7735HS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지만 매우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다.
가성비의 AMD에 걸맞은 제품
RX 7600S
RX 7600S는 비교적 익숙하다. 작년에 출시되어 이미 여러 제품에 탑재되었으며, 그만큼 벤치마크 정보도 많이 공개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TGP가 75W밖에 되지 않으면서 모바일 그래픽카드 제품 중 10위 권을 달성할 만큼 괜찮은 성능을 보유했다. 그렇다 보니 200만 원 미만 게이밍 노트북 중 가성비 제품군에 주로 쓰인다.
FHD 해상도 기준 웬만한 AAA급 게임은 60FPS 이상 구동하며, 사양 좀 먹는다는 게임도 약간의 옵션만 타협하면 굉장히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준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동시대에 출시한 타제품보다 성능이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으나, 라이젠 CPU 사용 시 특별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그 정도의 차이는 손쉽게 역전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AMD 제품만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 평가를 보면 생각보다 강력한 성능에 놀랐다는 내용이 많다. 그 특별한 기능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설명할 테니 조금만 참아 주길 바란다.
성능만 좋은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강력한 파워
AMD 아드레날린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 기능
두 제품 모두 상당히 괜찮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AI 기술이 난무하는 현재는 단순 하드웨어의 기본 성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최적화도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CPU와 VGA 모두 개발하는 AMD라면 이러한 문제가 중첩될 것이다. AMD는 자사의 하드웨어를 관리할 수 있는 스프트웨어, 아드레날린 에디션(이하 아드레날린)을 지원한다.
그런데 이 아드레날린이 상당히 물건이다. 아드레날린에는 AMD CPU와 GPU 컨디션 확인은 물론, 갖가지 추가 기능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다. 그중, 게임 플레이 시 상당히 유용한 기능들도 꽤 있다.
작년 말, AMD는 FSR3와 함께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이하 AFMF)이라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아드레날린에서 자체 지원하는 기능이기에 게임에서 해당 기능 지원 여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직 이 기술은 베타 상태이긴 하나, 놀라울 정도의 차이를 보여줘 사용자 사이에서는 차세대 기술이라 불리고 있다.
물론 아직은 베타인 점, 일부 화면 전환이 빠른 장르에는 적용이 불안정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으나 최적의 상황 시 최대 1.8 ~ 2배의 프레임이 상승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AFMF는 RX 6000, 7000 시리즈의 그래픽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프레임을 AI로 추가 생성하는 FSR은 게임 내 기능이지만, AFMF는 외부 드라이버가 지원하는 기능이다. 즉 AFMF와 FSR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극한으로 프레임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이런 AI를 활용한 프레임 생성은 이미지 품질이 살짝 떨어질 수 있어 이를 보고 적절히 사용하는 게 좋지만, 극단적으론 그렇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지 샤프닝 기술도 있다. 이미지 샤프닝은 게임의 이미지와 명암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하는 기술로, 업스케일링과 조금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이미지 샤프닝은 기존의 해상도에서 조금 더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하거나, 조금 떨어지는 해상도를 설정하고 기존과 흡사한 퍼포먼스를 확보하고 성능은 절약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별개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사용하면 성능을 꽤 잡아먹을까 싶었는데, 그렇지도 않다. 기껏해야 1~3% 수준의 성능만 잡아먹으며 그에 비해 눈에 보이는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또한 입력 지연 기능이나 안티에일리어싱 등 게임의 퍼포먼스와 성능에 밀접한 기능이 다수 존재한다.
이런 기능 대부분은 아드레날린에서 키거나 끌 수 있다. 하나의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설정을 간편히 조작할 수 있으니 이것만큼 큰 장점이 어디 있을까. 물론 하나하나 설정하기 귀찮다면 미리 지정된 프리셋을 고르는 것도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게임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전부 맛보고 싶다면 하이퍼 RX모드를 선택하면 되며, 저전력으로 조용히 업무 작업을 하고 싶다면 ECO 모드를 활성화하면 된다.
그뿐만 아니라 저사양의 게임을 플레이할 땐 라이젠 9 7920HS의 내장 그래픽카드로 게임을 하면 되니 전력 효율성에서도 긍정적이다. 웬만한 문서 작업은 물론, 저사양 게임은 내장 그래픽카드로 원활히 돌아가니 배터리를 보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라라랜드,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AMD의 마법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AMD는 이인자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지만, 성장력만큼은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단순 하드웨어의 성능도 나쁘지 않은 데다 AI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현재, AMD의 소프트웨어 기능은 충분히 강력하며, 장기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기술이 많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던 기능 중 AFMF는 매우 매력 있는 기능으로, AMD 제품으로 PC를 맞춰야 하냐는 질문의 훌륭한 답이다. 특히 요즘처럼 컴퓨터 부품값이 비싼 상황에서 AMD의 가성비는 말할 것도 없고, 저전력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출력한다는 점에서 게이밍 노트북과도 어울린다. 라데온과 라이젠, 라라랜드의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현실로 구현한 판타지라 할 수 있다.
마침 5월에 시작되는 오픈마켓 할인 때 AMD 프로세서가 탑재된 제품을 눈여겨보는 것은 어떨까? 가성비 있는 게이밍 노트북을 찾는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Poofu@inven.co.kr
페이지 구독하기
다른 기사 보기
기사 제보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