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8] 차트 역주행!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피나는 노력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38개 |


▲ 데브시스터즈 배형욱 오븐브레이크 운영·사업 총괄

언제부턴가 모바일 시장에서는 출시와 함께 반짝 떠오른 게임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일이 흔해졌다. 더 나은 대체 게임의 등장, 마케팅 부족, 콘텐츠 업데이트 부진으로 말미암은 유저이탈, 불명예스러운 사건 사고에의 연루 등 그 이유는 정말 다양한데, 이렇게 한번 유저들에게 잊혀진 게임이 다시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이때, '한번 차트에서 사라진 게임의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것보다 새 게임을 다시 만들어 런칭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암담한 시장 상황을 보란 듯이 이겨내고, 매출 차트 역주행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를 당당히 증명한 게임이 있다. 바로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로 개발한 두 번째 런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이하 오븐브레이크)'의 이야기다.

금일(26일) NDC에서 강연을 진행한 데브시스터즈의 배형욱 총괄은 오븐브레이크의 출시와 함께 찾아온 암흑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팀원 모두가 힘을 합친 각고의 노력 끝에 극적인 역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들과 같은 상황에 빠진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주는 것은 물론, 자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번 발표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 망해가던 서비스를 살려낸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팀의 성장 과정



▲ 글로벌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오븐브레이크는 지난 2016년 10월에 정식 런칭을 진행했다. 글로벌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웹툰 제작, 인기 스트리머 콜라보 방송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고, 초기에는 무료 다운로드 게임 1위를 기록하고 런칭 피처드를 받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들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런칭 후 3개월 정도는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것이 보통인데, DAU와 매출이 생각보다 빨리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저들의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에 맞춘 업데이트 작업으로 팀원들의 피로는 극에 달했고, 자연히 기획 및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팀원들의 불신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마 안 될 거야'라는 패배주의가 팀 내에 만연하게 된 것이다. 이번 강연의 주인공인 배형욱 총괄은 바로 이 시점에 오븐브레이크 팀의 서비스 총괄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형욱 총괄은 어떻게든 오븐브레이크를 살리기 위해 게임의 뼈대를 이루는 중요한 시스템을 뿌리부터 개선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팀과 개인, 그리고 유저 영역에서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리 목표와 방향성이 좋아도 서비스는 망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점검을 통해 확인한 각 영역의 상황은 암담했고, 그는 먼저 팀과 개인 영역의 개선을 진행했다.




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부정적인 기운을 퍼트리는 팀원과 개인의 실력은 뛰어나나 부족한 동료를 비난하는 팀원, 그리고 이들이 다양한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일하는 상황이다. 그는 이런 모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 서로의 진심을 말하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팀원들끼리 진심을 담아 소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해소가 되지 않는 케이스도 있는데, 이때는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한 번뿐인 인생에 안 맞는 사람들끼리 억지로 함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팀 내에 존재했던 많은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누군가 떠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내부의 결속력은 단단해지고, 한몸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개인과 팀이 한몸처럼 고민을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잡은 후, 그들은 서비스의 견고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오븐브레이크팀은 약 6개월간 게임 내 대부분의 시스템을 개편했고, 이때 작업한 결과들은 현재 게임의 뼈대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됐다. 그는 특히 업그레이드 및 과금시스템은 라이브 서비스 중이기 때문에 더 정교하고 중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 차트 역주행은 밑바탕에는 피나는 노력이 존재했다

서비스 런칭 후 1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이러한 모든 노력이 이루어졌지만, 드라마틱한 역전은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MAU와 매출은 점점 감소했고,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 누구도 매출 순위 100위권 밖의 게임에 큰 기대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형욱 총괄은 이 시기가 없었다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치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팀과 서비스 양쪽에서 견고함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오븐브레이크 팀은 암울한 당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즌2 업데이트 준비에 돌입했고, 'MAU 300% 증가, 매출 순위 30위권 탈환 후 꾸준한 유지'라는 큰 목표를 먼저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장치가 너무나 많았지만,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였기에 차근차근 도전해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 한눈에 봐도 암담한 상황. 역전을 꿈꾸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 드라마틱한 반전을 만든 '오븐브레이크' 팀의 노력과 성과

오븐브레이크의 암담한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신규 유저의 유입과 리텐션·매출 증대 장치의 마련이 필수였다. 이를 위해 그들은 '지속성 있는 신규 콘텐츠'와 '효율적인 마케팅', 그리고 '상품 개편'과 '이벤트 운영 강화'에 집중했다.

먼저 '지속성 있는 신규 콘텐츠'를 위해서 과거 쿠키런을 플레이해본 유저들조차 모든 요소를 '새롭다'라고 느낄 정도로 기존 구조의 단점을 보완하고, 수집욕을 자극하는 새로운 장치를 추가해서 게임의 특성을 강화했다. 게임을 켜자마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쿠키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메인로비가 등장하고, 완전히 새로운 신규 모드는 물론 공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디테일이 추가됐다.






▲ 유저가 육성한 모든 쿠키를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떼 탈출' 모드

다음으로 상품 개선과 개편 작업이 진행됐다. 중요 방향성은 과금 만족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유저층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유저 피드백을 받아 '쿠키 뽑기', '펫 뽑기', '보물 뽑기'를 모두 분리하고, 뽑기에 염증을 느끼는 유저들을 위해 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유저의 과금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SNS와 양대 마켓 피쳐링을 통해 최소의 금액으로 최대 다수의 사람이 업데이트를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특히 양대 마켓 피쳐링은 굉장히 강력한 무료 마케팅 장치이므로, 업데이트가 추가되기 3~4주 전부터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모든 노력의 결과, 오븐브레이크는 시즌2 업데이트 직후 DAU가 200% 증가하고 구글 플레이 전체 매출 순위 156위에서 66위로 뛰어오르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



▲ 시즌2 업데이트가 추가된 직후, 드디어 상승 곡선이 나타났다

기념비적인 상승이지만, 배형욱 총괄과 그의 팀은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기존의 목표였던 'MAU 300% 증가, 매출 순위 30위권 탈환'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2 업데이트'를 다시 분석하고, 구매 만족도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 마련에 집중했다.

분석 결과, 시즌 2 업데이트의 과금 시스템은 다양하기만 할뿐, 소과금·중과금·고과금 유저에 맞는 상황별 상품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는 유저군을 분류하고 각 상황에 맞는 상품을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상품을 메꿔나갔고, 이러한 노력은 DAU뿐만이 아닌 매출과 관련된 모든 지표의 200% 이상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도 66위에서 33위로 큰 성장을 기록했다.



▲ 그가 직접 작성한 분류표. 그래프의 빈 부분을 메꾸는 작업을 진행한 결과,



▲ 2배 이상의 폭발적인 매출 상승이 나타났다


■ 남들이 끝났다고 말하는 서비스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오븐브레이크 팀은 그 이후에도 초기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영 이벤트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업데이트 콘텐츠와 무관하게 진행됐던 기존의 이벤트 대신 새롭게 추가되는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엮이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또다시 8월 저점 대비 DAU 350% 상승, '출시 1년이 지난 시점에 1일 최고 매출 갱신'이라는 큰 성공을 거두며 기존에 세웠던 3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까지 함께 달성하게 된다.

배형욱 총괄은 이 모든 시기를 회고하며 7가지 교훈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런칭 시 과금 및 주요 성장 콘텐츠의 뼈대를 잘 살피는 것으로, 이는 런칭 시기가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는 오븐브레이크에서는 이 부분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팀원들과의 소통은 솔직하고 명쾌한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오븐브레이크 팀은 외부에서 보면 싸우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솔직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고 받고 있다며, '아쉬운데?'에서 어영부영 넘어가면 결국 남탓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목표에 맞는 필요한 실행 요소들을 하나하나 체크하기'다. 보통 유저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업데이트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하나씩 미리 점검하지 않으면 결국 게임은 오래가지 못하고 망하게 된다.

네 번째는 '과금은 타겟 유저들을 잘 분류하고, 분류에 맞는 상품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 다섯 번째는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벤트 운영은 최대한 유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모바일 시장에는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쉼 없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방치된 게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여섯 번째는 '보통 한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으니, 실행 후 분석이 필요하다'로, 업데이트 추가 이후 그저 성공을 기도하는 것은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는 업데이트에서 무엇이 문제였고 무엇이 좋았는지 면밀하게 살핀 후, 후속 업데이트에서 스노우 볼링을 하지 않으면 절대 완성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일곱 번째 교훈은 남들이 끝났다고 생각한 서비스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되살릴 수 있는 부분이 없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제는 지표가 떨어져도 그의 든든한 팀과 함께 '또 올리면 되니까'라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배형욱 총괄은 곧 전 세계의 유저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말하며 자신의 발표를 마무리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