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냥 지나치긴 아까운...'특색있는 게임 5선'

기획기사 | 박태학,정필권,이두현 기자 | 댓글: 20개 |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출시 소식에 '어떤 게임을 해야 할까?'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나의 시간과 기기의 용량은 항상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한편으로 출시작이 너무 많음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흐름에 휩쓸려 그냥 지나쳐버리는, 주목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최근 출시작 중 놓치기는 아까운. 자신만의 특색이 강렬한 게임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문제 해결!" -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시리즈 10주년 기념작. 완벽 한국어화까지 마쳤다!


"문제 해결!" 이라는 경쾌한 대사를 날렸던 추리 게임. '레이튼 시리즈'의 최신작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 일곱 대부호의 음모'가 7월 20일 글로벌 동시 출시되었습니다. 시리즈 탄생 10주년을 맞이하여 출시된 이번 작품은 무려 더빙까지 마친 공식 한국어화 상태입니다. 간만의 시리즈 한국어화이자, 국내 정식 출시작이기도 하고요.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등장인물부터 배경까지 새로운 모습으로 채워졌습니다. 레이튼 교수의 모험담이 3부작으로 끝난 관계로, 교수의 딸인 '카트리 레이튼'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시리즈 2세대의 시작이자, 10주년 기념작이라는 타이틀이므로, 게임의 볼륨과 비주얼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리즈 중 최고로 많은 수수께끼 수를 자랑하며,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애니메이션과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갖췄습니다.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토리는 한 사건 중심에서 에피소드 형식으로 바뀌면서 크고 작은 여러 사건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소한 도난 사건부터 살인 사건까지. 런던을 무대로 진행되는 총 12개의 에피소드는 단순한 수수께끼 풀이 이상의 몰입을 제공하죠.

시리즈의 전환점이 될 '레이튼 미스터리 저니'의 첫 발걸음은 어떤 결과를 남기게 될까요? 아버지 '레이튼 교수'의 이름을 걸고 추리하는 소녀 탐정 '카트리에일 레이튼'의 대모험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게 두뇌파 육체형 게임" - 나이츠폴
고민하고 병사를 던져서, 승리하라


깊이 생각하고 계획대로 성공시키는 게임이 취향이라면? 카본아이드의 신작 '나이츠폴'은 좋은 선택이 될겁니다. 개발을 맡은 카본아이드의 정혁 PD 스스로, '장르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할 만큼, 새로운 형태의 게임 플레이와 외관을 보여줍니다.

게임의 룰 자체는 간단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는 고난도입니다. 날려보낼 수 있는 병사의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스테이지 클리어 목표를 달성하기가 굉장히 빠듯합니다. 네. 단적으로 말해서 '어렵습니다.' 적어도 액션 게임처럼 보이는 겉모습을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이거, 완전히 두뇌파 게임이거든요.

겉모습은 쏘고, 부수는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 플레이는 정해진 횟수 내에서 고민하는 퍼즐 게임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괜히 개발사 스스로 '새로운 형태의 시도'라고 말한 게 아닙니다. 여기에 스테이지마다 스토리까지 곁들여서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계기도 만들어 뒀고, 시스템적으로 실패를 반복하면 클리어를 위한 아이템을 지급하는 친절함도 갖춰뒀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세운 가설대로 스테이지를 공략했을 때의 쾌감, 설계의 미학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나이츠폴'이 주는 강력한 카타르시스가 딱 맞습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설계를 실현하는 즐거움까지. 이번 주말은 '나이츠폴'로 달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어? 인터페이스가 진짜 윈도우야?" - 킹스웨이
클래식? 레트로?... 여기 '진짜'가 있습니다.


트레일러 영상만 보고 감탄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가운데 작은 화면이 '킹스웨이', 나머지는 개발 툴인 줄 알았어요. 어렸을 때 갖고 놀았던 'RPG 쯔꾸르'가 저랬잖아요. 뭐, 여기까지 보고 말았으면 그냥 고전 느낌 나는 2D RPG 게임이겠거니 했을겁니다.

그런데 영상 사이즈를 좀 키우고 자세히 보니, 이게 꽤 신선합니다. 게임 화면 옆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창들이 다 '킹스웨이'를 구성하는 인터페이스였어요. 그냥 운영체제 창으로 보였는데, 각자 캐릭터 스탯, 장비, 세부 정보 창이었습니다. 퀘스트는 e-메일로 오고요. 함정을 포함한 여러가지 게임 내 이벤트는 대부분 팝업 창으로 톡톡 띄워줍니다. 바탕화면 좌측 상단의 가지런한 아이콘 배열, 심지어 시작 표시줄까지 '윈도우'의 그것을 쏙 빼닮았어요.

캐릭터 죽으면 다 끝난다는 거, 시작할 때마다 맵이 바뀐다는 점으로 보아 장르는 '로그라이크'입니다. NPC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선과 악으로 나뉘는 캐릭터 유형, 모험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퀘스트 등... 특이한 인터페이스를 빼고 봐도 '킹스웨이'의 구성물은 제법 충실합니다.

2017년 7월 18일 출시됐습니다. 스팀 유저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고요. 만 원 좀 넘는 돈으로 즐기는 '진성 레트로'. 이번 주말을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너도 죽고 너 차도 죽는다" - 마피아 리벤지
으아닛! 우리나라에서 이런 아트가!?


캐릭터 디자인만으로 기대감을 불렀습니다. 판타지도, SF도 아니었어요. '마피아 리벤지'는 근대 서양 배경입니다. 플랫폼을 불문하고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은 시도였으니, 그 자체만으로 게임의 정체성이 완성됐죠. 카툰 방식으로 제작된 캐릭터에선 펑키한 재즈의 향기가 났습니다. 진득하면서도 흥겨운 그런 향기.

게임플레이도 캐릭터 못지 않게 톡톡 튑니다. 1vs1 건배틀 기반이지만, 차량 시스템이 첨가되어 생각할 게 많아졌어요. 도로 환경이나 차량 상태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데다, 방탄 유리는 어찌나 두꺼운지... 한 40방은 먹여야 깨지더군요. 그래야 상대방 머리통을 쏘는데.

슈팅 게임이지만 충실한 육성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덕분에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죠. 캐쉬 아이템이 있기는 하나, 상성이 워낙 극명해서 '조합빨'로 어떻게 해볼 수 있습니다. 뭐, 실력이 동일하면 장비 좋은 유저가 이기겠지만, 일단 자신의 실력을 믿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잖아요. '내가 너보다 잘 쏜다. 오늘 너도 죽고, 네가 탄 자동차도 죽는다'는 흔들림 없는 의지.

근래 나온 국산 모바일 게임 중 특히 개성으로 똘똘 뭉친 작품입니다. 튀는 외형만 믿고 내실을 버린 빈수레도 아니고요. 개성을 중요시하는 유저라면 한 번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넌 이미 죽어있다" - 디 엔드 이즈 나이
'아이작' 개발자의 신작. 난이도는 아시죠?


"당신이 이 글을 읽었을 때쯤, 이미 죽었을 겁니다" 라는 ‘농담’으로 시작하는 ‘디 엔드 이즈 나이(The End Is Nigh)는 지난 13일 스팀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20일 현재, 551명의 유저로부터 매우 좋음(Very Positive) 평가를 받고 있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디 게임을 찾는 게이머라면 눈여겨볼 만합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이유도 모른 채 멸망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플레이어는 종말에서 살아남은 애쉬(Ash)를 조작하게 되는데, 애쉬는 이전까지 고전 게임을 방송하고 리뷰하며 방 안에서만 살던 존재입니다. 어쩐지 익숙하죠? 이제 플레이어는 멸망한 세상 속에서 카트리지를 고치고 친구를 만들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플랫포머 게임이지만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개발자가 플레이어를 잘 괴롭히기로 유명한 에드먼드 맥밀런(Edmund McMillen)이거든요. 이전 작품인 ‘슈퍼 미트보이’로 악명을 떨친 바 있습니다. 작정하고 어렵게 만들었는지, 게임 소개에서부터 짜증 유발(and stress!)를 알리고 있습니다. 600개 이상의 레벨과 12개 이상의 챕터를 하기에 앞서 멘탈을 단단히 다져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 게임은 스토리도 굉장히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극악의 난이도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기 쉽습니다. 세상의 끝에서 살아남은 애쉬가 간직한 비밀은 무엇일까요? 또 지구는 왜 멸망했을까요? 그리고 이 게임을 하면서 화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번 주말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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