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인류의 미래...'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게임뉴스 | 허재민 기자 | 댓글: 27개 |

'비욘드 투 소울즈', '헤비레인' 개발사 퀀틱 드림(Quantic Dream)의 신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이 5월 25일 출시될 예정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퀀틱 드림이 2012년 발표했던 데모 영상, '카라'를 기반으로 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지난 2015년 파리 게임위크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2016년 E3에서는 또다른 주인공, 코너의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이에 4월 9일,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각 캐릭터 초반 플레이 시연 및 게임 소개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이후 Q&A섹션으로 진행되었으며, 퀀틱 드림의 공동 창립자이자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프로듀서, 기욤 드 폰도미어(Guillaume De Fondaumiere) CEO가 나와 게임을 소개했다.


"선택이 이야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보는 것이 핵심" - 기욤 드 폰도미어



▲퀀틱 드림의 기욤 드 폰도미어 CEO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38년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다. 세계 곳곳에는 안드로이드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정이다. 안드로이드들은 인간과 거의 똑같이 생겼으며,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그들은 '물건'일 뿐이다. 그들은 고유의 임무가 부여되어있으며, 각각의 쓸모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안드로이드들의 임무는 아이를 돌보거나 가사를 돕는 것과 같은 개인 장소에서의 업무부터 공공장소에서의 업무까지 다양하다. 기존에 사람들이 하던 일을 안드로이드들이 도맡아 하고 있는 만큼 인류는 안드로이드에게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

폰도미어 대표는 이어 각 캐릭터를 소개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유저는 안드로이드인 카라, 마커스, 코너까지 세 명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각각 특정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이 안드로이드들은 각각이 처한 상황에서 고유한 시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짤막한 소개문구는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그만큼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할 것임을 암시한다.




'사랑에는 대가가 따른다(Love has a price)'라고 소개되어있는 카라는 가사도우미 안드로이드로, 열악한 환경에서 가정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앨리스를 만나게 된다. 마커스의 소개문구는 '저항에는 대가가 따른다(Resistance has a price)'로, 권위 있는 화가의 개인비서에서 저항 운동을 하게 된 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충성심에는 대가가 따른다(Loyalty has a price)'로 소개된 코너는 프로토타입 안드로이드다.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되는 사물인 안드로이드가 스스로 감정을 가지기 시작하고 주인에게 반항하는 불량 현상이 일어나자 이를 조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 명의 주인공이 표현하는 감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정밀한 애니메이션 촬영작업이 진행됐다. 연기자를 캐스팅하고 스캔은 물론, 퍼포먼스 촬영이 진행됐으며, 몸과 퍼포먼스 촬영을 합해 약 350일 정도가 소요됐다. 300명 정도의 연기자가 1~2년에 걸쳐 촬영했으며, 37,000개가 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또한, 각 캐릭터의 다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색감과 카메라, 음향에서 작업이 진행됐다. 예를 들어 카라는 살아있는, 숨 쉬는 느낌을 주기 위해 핸디캠 기법으로 촬영됐으며, 마커스는 극적이고 화려한 느낌을 주도록, 코너는 차갑고 완벽한 느낌으로 구성되어있다.




폰도미어 대표는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장면은 볼 수도, 못 볼 수도 있다. 이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핵심 경험이다. 유저의 선택이 이야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을 통해 유저가 선택한 것들은 각기 다른 결과를 낳게 되고, 한 챕터가 끝날 때 플로우 챠트를 보면서 본인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게임 플레이타임은 10~12시간 정도지만, 모든 선택과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는 25~3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세 명의 안드로이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이날 시연은 카라, 마커스, 코너의 초반 플레이로 진행되었다. 각 캐릭터들이 겪은 상황과 그들이 주인에게 반항하거나 감정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플레이를 통해 지난 3월 공개되었던 캐릭터 소개 영상에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된 불량 안드로이드들, 그들이 인간 명령에 불복종하게 되는 과정과 그를 수사하는 코너의 배경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왜 불복종하는가?

초반 플레이인 만큼 안드로이드들은 각자가 맡은 업무가 있었으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행동에는 제약이 있다. 업무와 무관한 행동에는 행동을 규제하는 알림이 뜨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유명 화가의 개인 비서인 마커스는 자신의 주인을 위해 화방에서 물감을 사와야 하는 업무가 있다. 이때 마커스는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화방과 무관한 길로는 걸어갈 수 없다. 안드로이드의 특성을 게임 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며,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통해서는 물론, 대화나 주변 인간들의 시위현장을 통해 기술, 그리고 안드로이드가 중요해진 세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마커스의 파트에서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다.

수사관의 역할을 하는 코너는 조금 다르다. 인간 수사관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자유롭게 수사를 할 수 있으며, 이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공개된 코너의 초반 플레이에서는 인질을 구하는 중재자 임무, 살해현장을 수사하는 임무, 그리고 범인에 대한 심문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코너의 경우 각 업무는 목표 임무에 대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주요했으며, 단서를 찾거나 상대와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했다.

▲자료를 조사하고 현장을 재구성해 핵심 임무의 성공률을 높여야한다.

카라의 파트에서는 아버지 토드와 그에 의해 학대당하는 앨리스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코너가 임무에 대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면, 카라의 파트에서는 앨리스와의 관계도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대화를 통해 앨리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모든 파트는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누군가가 죽거나 살아남기도 하고, 주인공 캐릭터 외에 다른 캐릭터들은 각각 다른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각 챕터를 끝낼 때마다 플로우 차트를 통해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선택지가 잠겨있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선택을 확인할 수 있는 플로우 차트



Q&A




Q. 전작부터 이번 신작까지 퀀틱 드림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전작과 비교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먼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전작과는 아주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유저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테마는 비슷할 수 있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조금 특별하다. 각 인물들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의 근미래를 다룬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유저들이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하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궁금했다. 유저가 마주하는 선택지는 쉬운 것에서부터 중요하고 어려운 것까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룬다기보다는 다양한 문맥 속에서 어려운 질문들을 던지고 싶은 것이 우리의 의도다. 거대한 스펙트럼에서 던져지는 수많은 질문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유저들이 경험할 수 있는 내용도 다양해진다.


Q. 초반부 플레이에서 어떤 것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초반 장면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일상의 모습이다. 세계의 일상을 통해 유저는 캐릭터를 알아가게 된다. 캐릭터들의 상황, 생활, 그리고 행동의 동기를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초반은 천천히 진행되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점점 템포가 빨라진다.



▲캐릭터들의 상황과 행동의 동기를 알아갈 수 있는 초반 플레이

Q. 게임 속 사운드 콘셉트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다.

캐릭터 3명 각각 다른 음악감독과 함께 작업했다. 미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주인공이 세 명인 만큼 다르게 진행해 개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한 캐릭터가 혼자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에서부터 게임이 진행되면서 (자세하게 말해줄 수는 없지만)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만나게 되면 음악 또한 융합된다. 그만큼 협업이 필요한 작업이었는데, 작업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먼저 코너의 음악은 LA의 일렉트로닉 음악가 니마 파크라라(Nima Fakhrara)가 작업했으며, 마커스의 화려한 사운드는 마찬가지로 LA의 존 페이사노(John Paesano), 카라의 음악은 런던의 필립 셰퍼드(Philip Sheppard)가 작업했다.

다음주에 사운드에 대한 추가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운드 트랙은 10시간 정도가 준비되어있다.


Q. 영감 받은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참고한 작품은 많다. AI, 아이로봇, 블레이드 러너 등.

하지만 우리는 좀 더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SF를 만들지 않겠다'는 목표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년 후의 미래다. 내일 아침과 같은 근미래를 다루는 것이다. 오늘의 디트로이트에 기술이라는 하나의 레이어를 덧씌웠다고 보면 된다.

또한, 우리가 다루는 기술들은 이미 연구하고 있고 가능해질 기술들로, 공상과학이 아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속 기술들은 안드로이드나 무인자동차와 같이 이미 연구되고 있는 기술이지,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레이저 빔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세계에 존재하는 기술들을 사용했다.



▲"SF가 아니라, 내일 아침과 같은 근미래를 다룬다"

Q. 전작에서는 엘렌 페이지와 같이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를 기용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인 배우들이 참여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발탁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배우들도 잘 알려진 배우다. 마커스 역의 제시 윌리엄스(Jesse Williams)는 '그레이 아나토미'에 참여한 바 있는 배우고. 카라 역의 발레리 커리(Valorie Curry)는 2010년 데모에 나왔던 그 신인 배우다.

우리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원하는 게 아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300명이 모두 똑같은 과정을 거쳐 캐스팅됐다. 우리가 준비한 역할에 가장 잘 맞고 능력 있는 배우를 캐스팅한 거고 나는 이 기준에 맞춰 최적의 캐스팅이 준비되었다고 생각한다.




Q.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진행된다.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표시되는 게이지가 나오는데. 나와 누군가의 관계일 수도, 대중에 대한 게이지일 수도 있다. 선택에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할 수도 있으며, 이렇게 선택의 결과가 쌓여 결과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Q. 전작에 비해 행동에 제약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인공이 안드로이드인 만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처럼 안드로이드를 표현하는데 신경 쓴 부분이 있나?

맞다. 안드로이드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 할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이 정해져 있다. 머신이고 프로그램화되어있으니까.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 부분도 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는 유저의 선택에 달려있다. 물론, RPG는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불가능했지만, 점점 가능해지는 요소들이 있고, 선택에 따라서 변화한다. 이를 통해 인간(유저)으로서 안드로이드가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누군가의 서비스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Q. 안드로이드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전작보다 주제의식이 뚜렷다하다고 느꼈다. 핵심 주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많은 연구를 했고, 이에 대한 정보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속 세상 곳곳에 숨겨두었다. 이에 대해 얼마나 궁금해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많이 알아볼 수 있는가가 달라질 것이다. 잡지나 텔레비전을 통해 미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예측해볼 수 있다. 기술이 삶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안드로이드와 사람이 공존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관찰을 담았다. 우리가 언젠가 살아갈 세상을 담고자 했고. 보너스 추가 요소를 통해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속 세계에 대해 알아가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삶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안드로이드와 사람이 공존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관찰을 담았다."


Q. '헤비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그리고 이번 신작까지 모두 미국이 배경이다. 매번 미국을 게임의 배경으로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게임 속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 보통성을 담고자 했다. 특정 지역의 특정한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인(Universal)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미국은 수많은 이주민이 살아가고 있는 멜팅팟(Melting Pot)이다. 융합의 나라인 만큼 보편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Q. 이번에는 특히 '디트로이트'를 강조했다.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디트로이트는 흥미로운 장소다. 모터시티라는 이름이 있을 정도로 철강산업이 활성화되었던 산업도시다. 동시에 재건하는 인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발달했던 자동차 산업에서 파산을 겪었던 도시니까. 산업이 발달한 장소이자 재건의 장소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의 도입은 디트로이트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를 줄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어디서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대량생산이 필요한 공업은 디트로이트가 맞겠다고 생각했고.

또한,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넣고 싶었다. 이에 디트로이트는 적합한 장소였다. 디트로이트는 역사적인 장소들과 '재건할 만한' 요소들이 가득한 도시다. 20~30년 후 디트로이트에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혼합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안드로이드 산업이 아닐 수는 있지만 말이다. 건축양식에서 과거 도시의 모습 중 재건축이 필요한 곳이 있더라. 여기에 우리가 게임으로 구현하면서 개입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한국과 전 세계에 출시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국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특별한 이야기를 플레이하고 어떤 의견이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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