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큘러스 퀘스트2, 지금 사도 될까요?

기획기사 | 박광석 기자 | 댓글: 4개 |



페이스북의 스탠드얼론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2(이하 퀘스트2)'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습니다. 국내 정발이 결정된 후로 매월 3~4회씩 진행되는 예약 판매는 현재까지도 연일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입니다.

먼저 경험해본 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현존하는 최고의 VR 기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다 보니, 실제로 계획에도 없던 '퀘스트2' 구매를 고려하게 된 이들의 수도 많이 늘어난 상황인데요. 이때 사전 조사나 별다른 고려 없이 덜컥 구매를 결정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초반엔 '하프라이프: 알릭스'라는 든든한 이정표가 존재하지만, 그 후 아무런 정보 없이 떠돌다 보면 "VR이 결국 그렇지 뭐"라며 기술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VR에 관한 관심이 막 자라나기 시작한 이들이 구매 전후에 두루 참고할 만한 '퀘스트2' 관련 알짜 정보들을 모아봤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2' 구매 전, 이것 만큼은 알아두자!




1. 안경 착용자는 여전히 불편할 수 있다.

VR은 여전히 안경 착용자들에게 있어 불편한 기술입니다. 헤드밴드 사이즈를 넉넉히 조절하면 안경 착용자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머리 크기가 큰 편인 이들에겐 여전히 빡빡한 편입니다. 헤드셋을 오래 쓰고 있으면 안경 프레임이 코와 얼굴을 누르니 더욱 빨리 지칠 수밖에 없죠.

여기에 여름철 푹푹 찌는 날씨까지 더해지면 이만한 불편이 또 없습니다. 초기의 VR 헤드셋들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퀘스트2에서도 안경 착용자라면 기본적으로 육체적, 혹은 금전적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감수했다면, 다음으로 안경 착용자가 퀘스트2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본 구성품 '안경용 액세서리' 활용
둘째, '렌즈 가이드' 설치
셋째, '콘택트렌즈' 착용


퀘스트2의 기본 구성에 포함된 '안경용 액세서리'는 사용자의 얼굴과 렌즈 사이의 유격을 약 1~2cm가량 벌려 안경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여유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 액세서리는 얇은 플라스틱 재질이므로 가벼운데다가 부착도 편하고, 별도의 비용 역시 발생하지 않죠.

하지만 안경과 관련된 문제들은 대부분 렌즈와의 거리를 벌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안경이 헤드셋의 안면 인터페이스보다 더 크면 헤드셋을 쓰는 것부터가 난관이며, 안경테가 얼굴을 눌러 쉽게 피곤해지는 문제 역시 해당 방식으로는 크게 개선되지 않죠. 또 안경이 퀘스트2의 렌즈와 충돌하여 흠집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별도의 '렌즈 보호 필름' 구매를 고려해야 합니다.



▲ 기본 구성품 중 하나인 '안경용 액세서리',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면 다행이지만...

이때 고려해볼 수 있는 두 번째 대안이 '렌즈 가이드' 설치입니다. 퀘스트2의 렌즈 위에 추가 렌즈를 덧대는 방식으로, 흔히들 사용하는 시력 교정용 선글라스나 수경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렌즈 가이드는 공식 홈페이지, 혹은 사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안경점에 직접 방문하여 추가 작업을 진행해야하는 번거로움, 렌즈 가이드와 추가 렌즈까지 추가 비용이 대략 10만 원 가량 발생할 수 있다는 불편함이 있으나, 안경 착용으로 인한 불편함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식이죠. 현재 퀘스트2를 사용하는 안경 착용자들이 가장 추천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더 나아가 라식/라섹 수술을 강행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VR 콘텐츠를 플레이할 때마다 매번 안경을 밀어 넣으며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고려해볼 방법들입니다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당신에겐 아직 VR이 시기상조일지도 모릅니다. 비단 퀘스트2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요. 저마다 가치의 기준은 다를 수 있으니,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2. 배터리 지속 시간은 대략 '2시간'

퀘스트2의 장점 중 하나가 추가 케이블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스탠드얼론 헤드셋'이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만 선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시에 헤드셋 자체에 내장된 배터리만큼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죠.

게임 콘텐츠를 플레이할 시 퀘스트2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평균 2시간입니다. VR 게임을 뭐 두 시간이나 연속으로 하나 싶을 수 있겠지만, '하프라이프: 알릭스'처럼 충분한 시간을 들여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을 할 때도 도중에 흐름이 끊기는 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향후 '알릭스'에 비견될만한 큰 볼륨의 게임이 계속 등장한다면, 짧은 배터리 지속 시간문제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안이 없지는 않습니다. 바로 배터리가 내장된 엘리트 스트랩 액세서리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죠. 해당 액세서리를 적용하면 추가로 두 시간의 지속 시간이 더 보장됩니다. 문제가 있다면 179,000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정도겠네요.





3. '스팀' VR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전체 스팀 VR 이용자 중 25% 가량이 퀘스트2 헤드셋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나도 퀘스트2를 구입하면 스팀에 출시되어 있는 그 많은 VR 게임들을 자유롭게 플레이해볼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게 되는데요. 실제로 스팀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퀘스트2만 샀다고 끝이 아니에요.

첫 번째로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고사양의 PC가 필요합니다. 스탠드얼론 헤드셋이라고 해도, 결국 PC가 있어야 하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스위치처럼 VR 게임도 '퀘스트2'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건가?'라고 기대했던 이들에겐 이게 꽤 큰 걸림돌이 될지도 모릅니다.

고사양의 PC와 퀘스트2까지 준비됐다면, 이제 'SteamVR'을 설치해야합니다. PC VR 게임에 접속하기 위한 첫 번째 절차고, 유료 앱도 아니니 그냥 추가 프로그램을 하나 설치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음으로 선 없이 플레이하는 퀘스트2의 정수를 제대로 느끼려면 오큘러스 스토어 앱에서 '버추얼 데스크탑(Virtual Desktop)' 앱을 구매하여 설치해야 합니다. 알릭스처럼 여러 방향을 바라보고 움직여야 하는 게임을 하려면 필수나 다름없으니, 귀찮다고 생략할 수 없는 절차이기도 합니다.

다음엔 Wi-Fi 5 이상의 무선 인터넷 환경이 필요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이 Wi-Fi 5 미만의 규격이라면, 무선 공유기를 교체해야 원활한 무선 경험이 가능해집니다. 여기까지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드디어 알릭스를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퀘스트2 구매를 마음먹었을 때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하프라이프: 알릭스' 플레이를 위해서는 이러한 추가 절차가 요구됩니다. 처음에 한 번만 고생하면 되는 필수 절차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지지만, 40만 원이 넘는 기계를 사고도 바로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다는 점이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이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죠. 이 부분을 미리 숙지한 상태로 구매한다면 보다 후회 없는 구매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4. 2022년에는 더 개선된 '차세대 VR'이 등장할 가능성도?

휴대폰을 구매할 때도, 또 컴퓨터 부품이나 게임 콘솔을 구매할 때도 항상 '더 좋은 후속작이 이른 시일 내에 출시될 것'이라는 우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하고 싶으면 그냥 사는 거지, 그러다간 평생 가도 아무것도 못산다"는 조언이 무조건 따라붙을 정도로 기우제 수준에 그치는 걱정이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알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죠. 실제로 '오큘러스 퀘스트' 출시 후, 1년 만에 더 좋은 성능과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퀘스트2'가 출시되기도 했으니까요.

월등한 가성비의 '퀘스트2' 등장 이후 VR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고, 다양한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VR 헤드셋' 개발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중에는 오큘러스의 오랜 라이벌인 HTC 바이브부터 PS5 콘솔에 대응하는 차세대 VR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소니, 그리고 VR엔 전혀 관심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애플'도 있습니다. 각 기업이 목표로 설정한 방향성과 타겟 시장이 모두 다르더라도, 가격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나 현재까지 공개된 VR 헤드셋들보다 더 개선된 형태의 기기가 등장할 것이라는 점에선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안경 문제나 배터리 문제, 스팀 VR 호환 문제로부터 완벽히 자유로운 기기가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 기대가 커진 만큼,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페이스북 역시 퀘스트2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신형 VR 하드웨어 경쟁에 참가한 상태입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벤'과의 협업으로 빠르면 2021년 연내에 일반적인 안경이랑 다를 바 없는 AR 글래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은 물론, 퀘스트2의 정식 후속기인 '퀘스트3'와 '퀘스트4'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죠.

현재 VR 시장의 현황은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그저 추측해볼 뿐, 차세대 VR 헤드셋의 출시 여부, 대략적인 출시일 계획 등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유저들의 입소문을 통해서만 언급될 뿐, 구체적인 소식이 공개된 적 없는 '닌텐도 스위치 개선판' 같은 존재랄까요.

휴대용 콘솔 게임기 분야를 꽉 잡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처럼, 퀘스트2는 현재 다른 대안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월등한 VR 기기입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고려 사항을 충분히 숙지하고도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면, 당신은 퀘스트2로 VR 세상에 입문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퀘스트2, 어디서 살까?

퀘스트2가 출시된 2020년 10월 13일에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퀘스트2를 주문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2021년 1월 23일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정식 발매가 결정된 후로는 구매에 필요한 절차가 더욱 간단해졌습니다.

해외 직구도 여전히 가능하나, 추천하는 방식은 SK텔레콤 홈페이지나 11번가, 원스토어 등 공인판매점을 통해 구입하는 방식입니다. 아직까지는 물량 부족으로 월에 2~3회 가량 진행되는 예약 판매로만 구매할 수 있으며, 항상 빠르게 품절되는 만큼 틈틈이 예약 판매가 진행되는 판매점 사이트를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은 414,000원입니다.



▲ 판매 시작 전에 여유를 두고 공지가 올라오니, '딜'이 올라오는 판매점 사이트를 자주 체크하자



퀘스트2, 어떻게 시작할까?




퀘스트2는 추가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는 스탠드얼론 헤드셋답게, 구성품도 본체와 터치 컨트롤러 2개, 그리고 기기 충전을 위한 잭과 케이블로 다소 단촐한 편이다. 충전에는 C타입 케이블이 사용된다.

케이블을 연결하여 본체를 가볍게 충전해준 뒤, 비교적 여유로운 플레이 공간이 보장되는 거실로 이동하자. 주변의 가구나 기기에 충돌하는 것이 걱정된다면, 혹은 성인용 VR 콘텐츠를 즐기려는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넓은 장소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본인의 방이나 생활 공간에 거실 같은 공간이 없다고 해도 VR 콘텐츠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놀이공원에 있는 워킹 어트랙션 정도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퀘스트2용 VR 콘텐츠들은 앉은 자리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초반 환경 설정에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지정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나오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장애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공간 설정을 해도 작동에 큰 문제는 없다. 이제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컨트롤러를 양손에 들면 준비 완료!



▲ 헤드셋을 쓰면, 항상 바닥을 지정하고 플레이 공간을 설정하는 것이 첫 번째 절차다.



▲ 그려놓은 플레이 공간 밖으로 나가려 하면 경고문이 표시된다.

또 하나, 퀘스트2를 구매했다면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정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안면 쿠션 커버를 받는 것이죠. 페이스북은 몇몇 VR 헤드셋 사용자들에게서 보고된 피부 자극 관련 문제의 대안으로 신청자들에 한해 '가죽 쿠션 커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당 가죽 커버는 일반적으로 29달러(한화 약 3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작성해야할 내용도 꽤 되고 수령까지 2주 이상 걸릴 수 있는 까다로운 절차이지만, 퀘스트2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는 기본 서비스 중 하나이니, 관심이 있다면 꼭 함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퀘스트2로 어떤 게임 하나요?




기본적인 설정을 모두 마치고 퀘스트2를 처음 켜면, 당장 뭘 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 있습니다. 비트 세이버니, 잡 시뮬레이터니 그간 익히 들어온 여러 게임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콘솔용 풀프라이스 게임들에 필적하는 가격에 선뜻 구매가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오큘러스 스토어에는 이러한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한 '환불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있습니다. 콘텐츠를 2시간 미만 사용했다면, 그리고 구매 후 14일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언제든 자유롭게 환불 신청이 가능합니다. VR 게임을 '찍먹'하기에 두 시간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므로, 여유를 갖고 스토어를 돌아보며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는 작품이 있다면 부담 없이 체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도 수 많은 게임 중 무엇을 먼저 '찍먹'해볼지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지난 3월 한 달간 퀘스트 유저들이 가장 많이 애용한 무료, 유료 게임들의 리스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해당 리스트에 포함된 게임들은 모두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게임들입니다.


■ 2021년 3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무료 오큘러스 퀘스트 앱 TOP 10

1. 첫걸음 (First Steps) - 한국어 지원
2. Oculus First Contact
3. Echo VR
4. Anne Frank House VR
5. Home After War
6. Rec Room
7. NOTES ON BLINDNESS
8. Kizuna AI - Touch the Beat!
9. Gravity Sketch
10. Dear Angelica

■ 2021년 3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유료 오큘러스 퀘스트 앱 TOP 10

1. The Room VR: A Dark Matter - 한국어 지원
2. ALTDEUS: Beyond Chronos
3. Cubism
4. Moss - 한국어 지원
5. Walkabout Mini Golf
6. The Thrill of the Fight
7. Yupitergrad
8. GORN
9. I Expect You To Die
10. Wolves in the W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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