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팀 MMO 1위 테라, "동접 3~4배 껑충, 우리도 놀랐다"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183개 |


[▲Steam에서 MMORPG 1위를 달성한 테라]

테라는 2012년 5월 패키지 판매와 월정액 모델로 북미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새로운 시장 진입은 역시 쉽지 않았다. 게임 내용에 대한 호평은 있었지만 아직 북미에서는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정액제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블루홀 북미지사인 엔매스는 쓴 잔을 맛봐야했다.

이듬해 3월 엔매스에서는 테라 요금제를 F2P(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 테라에서 필요했던 것은 요금제 전환으로 인한 일시적인 지표 상승이 아니라, 고정 유저층 확보였다. 뭐든지 기반이 있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2015년 5월 엔매스는 테라 3주년과 함께 신규 클래스 마공사 업데이트 및 스팀 런칭를 시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출시 한달만에 스팀 MMORPG 차트 1위 ▲일 동시 접속자수 3배 상승 ▲일 신규 가입자수 10배 상승 ▲5월 현재, 누적 가입자 수 450만명 달성. 무엇보다 까칠한 스팀 리뷰에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는 것이 중요했다.

북미 서비스의 놀라운 성과로 인해 제 2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테라, 인벤은 블루홀 북미 유럽 라이브팀 유효원 팀장, 주은아 매니저와 만나 현재까지 성과를 물어보았다.



스팀 런칭 후 동시접속자 3~4배 증가, "우리도 놀랐다"



▲블루홀 북미유럽 라이브팀 유효원 팀장

테라가 스팀 MMORPG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국산 온라인게임이 스팀에 진출했지만 이같은 성과를 보인 게임은 없는데요.

=사실 스팀 런칭은 작년 12월 정도에 하려고 했는데 기술적인 부분도 있고 여러 이슈가 있어서 연기를 했어요. 마침 올해 5월이 테라 런칭 3주년이어서 스팀 런칭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마공사 업데이트와 함께 런칭을 했죠. 기대를 안한건 아니었어요. 신규 직업인 마공사가 한국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좋았고 지표 상승에 견인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이 정도 좋을 거라고 생각 못했죠.

기대는 안 하셨나요? 부분유료화로 전환하면서 당시 지표도 괜찮았었잖아요.

=그렇긴 한데 스팀 자체가 온라인게임은 슈터나 MOBA 장르가 주류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신규 가입자나 동시접속자가 오르니깐 스팀 페이지에도 많이 노출되고 그러다보니 또 유입률이 늘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궁금한 건 북미 유저들의 반응이에요. 특히 테라는 아이템이 강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북미 유저들이 거부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북미 서비스 초기에는 당연히 거부감이 있었어요. 특히 테라가 예전에 강화 실패하면 한단계 떨어지는 시스템이었는데 그런 부분부터 하나씩 고쳐나가려고 노력했죠. 퀘스트 지문 같은 것도 현지화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요. 엔매스에서 정말 많이 신경을 썼어요.

국내는 '엘린'의 인기가 단연 압도적인데요. 북미 유저들의 성향은 어떤가요?

=당연히 엘린이죠(웃음). 일반적으로 북미 유저의 성향이라고 하면 서구화된 이미지를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테라도 케스타닉이 그런 느낌을 많이 주고 있긴하고요. 근데 엘린이 압도적이에요. 북미 시장은 굉장히 크기 때문에 MMORPG를 찾아서 하는 유저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아요. 굉장히 코어 유저들이죠. 일본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다른 문화를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저라는걸 느꼈어요.



▲북미에서도 여전히 최고 존엄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엘린(출처: 스팀 테라 스샷 갤러리)



▲굉장히 반응이 뜨거웠던 마공사

엘린 인기가 커지다 보니 엘린 마공사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데요.

=저희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웃음). 마공사는 저희에게 의미있는 업데이트였어요. 덕분에 북미 쪽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요. 개발팀 이슈이기도 한데요. 엘린은 비검사로 한번 나왔기 때문에 당장은 계획이 없어요. 하지만, 원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반영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테라 북미 서비스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블루홀 북미유럽 라이브팀 주은아 매니저


북미나 스팀에서 잘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은데 구체적인 수치로 말해 줄 수 있나요?

=간단하게 말해 스팀 런칭 전인 4월 기준으로 동접이 3~4배 정도 확 늘었어요. 2013년에 F2P로 전환하면서 지표가 확 늘어난 적이 있었는데요. 스팀 런칭 효과가 그것보다 더 좋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엔매스를 통해 밝혔지만 지표가 모든 면에서 상승했는데 그 중 신규 가입자도 10배 이상 상승했고요. 누적 가입자 수도 450만 명 돌파했습니다.

엔매스가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성과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루어진 건 아니라고 봅니다. 엔매스가 확실히 커뮤니티 관리나 이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거든요. 북미 현지 자회사다보니 일반 퍼블리셔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요. 그 결과 부분유료화 전환 이후 2년 가까이 서비스하면서 굉장히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신규 유입자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피드백도 늘어날거라 보는데요. 어떤가요?

=북미 유저들이 그라인딩(반복적인 경험치, 아이템 파밍)을 굉장히 싫어하고 게임상의 설정을 매우 중요시해요. 스토리도 뭔가 허점이 있으면 바로 피드백이 오죠. 한가지 예로 예전에 아만 여자 캐릭터 의상을 통체로 디자인한 적이 있었는데 아만은 종족 특성상 발이 굉장히 커요. 근데 거기에 하이힐을 착용하니 너무 발이 커져서 사이즈를 좀 줄였거든요. 발 크기가 이상하다고 굉장히 피드백 많이 받았어요(웃음).

또, 진짜 게임에 몰입해서 역할놀이(RPG서버)를 하기도 하고요. 특정 종족만 가입되는 길드도 많은 편이에요. 그런 친목 활동이 굉장히 활성화가 잘되어 있더라고요.



▲가입하지 않겠는가...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한번은 제가 던전에서 추방 당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좀 중요한 포지션이었는데 스펙이 안됐거든요(웃음). 저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죠. 근데 추방한 유저가 저한테 계속 설명을 해주는 거에요. 너는 지금 뭐가 부족하고, 이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서 어떤 세팅을 해야하고, 뭐 그런거 있잖아요. 30분 동안 그런 내용을 설명해주는데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참 고마웠어요.

스팀을 통해 서비스하면서 더 많은 유저층이 확보되었는데 특별한 프로모션 계획을 준비 중인 게 있나요?

=일단 스팀을 통한 유저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완전히 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엔매스에서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있고요. 북미는 동부와 서부의 시차가 3시간 이상 차이가 납니다. 또, 스팀을 통해 전세계 유저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언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요. 특정 콘텐츠는 문화적 차이로 이슈가 생기기도 하고요. 현재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쓰고 있는데 향후에는 많은 유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그러고보니 북미 서비스를 시작한지 벌써 4년차입니다. 지금까지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확실한 것은 테라 북미 서비스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는 겁니다. 스팀 런칭은 특이 케이스인데 지금까지 지표를 보면 굉장히 안정되어 있어요. 이제 저희가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서비스 품질을 한층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고요.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해야죠.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희가 북미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하기도 하지만 엔매스와 협업하는게 굉장히 많아요. 워낙 엔매스가 신경을 잘써주고 있어서 지금 이런 결과가 있었던 것 같고요. 앞으로 스팀을 통해 테라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당연히 더 좋을 결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이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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