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 장애 정식 등재,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기획기사 | 정필권 기자 | 댓글: 17개 |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는 한국시각으로 금일(18일) 국제 질병 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 최신판인 ICD-11을 공개했다.

초안 공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ICD-11이 게임 장애(Gaming Disorder)가 포함되어 내년 정식 확정될 예정이다. ICD-11은 2019년 총회를 거쳐, 2022년 부로 효력을 갖게된다. 1990년 ICD-10 승인 이후 약 28년만에 배포된 ICD-11. 그리고 게임장애 정식 등재, 게임 업계와 유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번 최신판 공개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들을 질답 형태로 정리했다.



Q. ICD-11 개정판은 언제 적용될 예정인가?

= 원래 ICD-11 개정판은 올해 6월 정식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총회 안건에서 제외된 바 있다. 따라서 2019년 5월 예정된 세계 보건 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2022년 1월 1일부로 효력을 가진다.

다만, ICD-11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이하 KCD)의 등재는 2025년까지 보류될 전망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은 2020년 7월로 예정 KCD 개정에 ICD-11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KCD는 ICD를 기준으로 통계청의 검토를 거쳐 5년 단위로 개정이 이루어지므로, 2025년이 되어야만 게임장애의 국내 정식적용이 논의될 예정이다.


Q. ICD-11 개정판에 '게임 장애'가 등재된 것의 의미는?

= 초안에도 논란이 있었던 게임 장애 증상이 정식판에 포함된 것은 앞으로 게임 장애가 정식 질병으로 취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매체인 '더 선(The Sun)'은 이번 최신판 공개를 보도하며 "비디오 게임에 매료된 아이들은 새로운 지침에 따라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질병 판단의 기준이 되는 ICD-11 최신판에 포함된 만큼, 게임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서비스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등재에 대한 부정적이 전망이 앞선다. 올해 초 전 세계 게임 단체들이 모여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1월 미국 게임 산업협회(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ESA)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 게임이 중독물질이 아니라고 널리 알려졌다는 점. 그리고 정말로 관심을 둬야 하는 질환을 게임 장애로 가볍게 여길 수 있음을 들어 등재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가 그간 몇 차례의 토론회 등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중독을 일으키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산업 위축은 물론, 사회적인 부담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협회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ICD-11 개정판에 등재된 '게임 장애'의 내용은 무엇인가.

= ICD-11에 포함된 게임 장애는 이전에 공개되었던 초안과 같다. 행동 장애의 하위분류로 분류되었으며,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게임 장애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게임을 다른 행동보다 우선시하고, 다른 활동을 미루게 되는 것(우선순위 지정 장애)', 두 번째로는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통제가 어렵다는 것(게임 플레이 시간 조절 불가)',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Q. '게임 장애'의 구체적인 질병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 ICD-11 에서는 '개인, 가족, 사회 교육 또는 직업상 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다'고 설명했으며, 진단을 위해서는 게임 장애의 부정적인 패턴이 12개월 이상 지속하여야 한다고 기준을 확실하게 명시했다. 기본적으로 몇 시간 또는 며칠은 질병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진단 요구 사항이 충족되고 증상이 심각할 때는 지속 기간 기준이 변경될 수 있다.


Q. 게임 장애 치료를 한다면, 어떻게 이루어질까?

= 현재 신뢰할 수 있는 치료법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이며, 각국 의료 체계에 따라 서로 다른 치료 방식과 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무상 의료 서비스를 통해 치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전자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캠프에서 게임 장애를 치료한다. 캠프 이용료는 성인 기준 7주, 3만 달러의 비용이 청구된다고 설명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약물치료와 가족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게임 장애를 치료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환자의 상태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ADHD 치료제를 투여하며, 화자에 따라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른 정신과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가장하고, 환경적 요소를 개선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개인이나 가족 상담, 미술과 음악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의 방법이 수반된다.


Q. ICD-11 개정판, 반대 측의 의견은?

= 이번 WHO의 ICD-11 개정판 발표에 대해서 미국 임상심리학자 앤서니 빈(Anthony M. Bean)교수는 " 게임 질병화 진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조금 이르며, 어떤 행동도 쉽게 질병화될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빈 교수는 CNN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게임 질병화 진단은 시기상조이며, 게임이 불안함과 우울증에 대한 대안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울증이나 불안함이 해결되고 나면 게임에 대한 문제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WHO가 ICD-11에서 게임 장애를 규정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게이머들의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엄밀한 연구 없이 진행된 질병 코드화는 어떤 행동이든 쉽게 '질병'으로 규정될 수 있게 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이번 질병 등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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