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절 바하무트 토벌전의 특별한 에피소드! SQEX '스도 켄지' 인터뷰

게임뉴스 | 문원빈 기자 | 댓글: 22개 |
■ 홍련의 해방자에서 처음 선보인 초고난도 콘텐츠!

다양한 전투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신규 업데이트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방식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초고난도 콘텐츠를 원하는 전 세계 모험가들의 요청에 따라 처음 선보인 절 난이도 던전은 홍련의 해방자에서 가장 주목된 콘텐츠 중 하나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V4.15 업데이트로 출시한 '절 바하무트 토벌전'으로 절 난이도 콘텐츠가 어떤 곳인지 경험할 수 있다. 많은 모험가에게 뜨거운 성취감과 감동 그리고 고생 끝에 얻은 성공으로 눈물까지 흘리는 상황도 만들었던 '절 바하무트 토벌전'.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14 배틀 콘텐츠 디자이너 '스도 켄지(須藤 賢次)'에게 절 바하무트 토벌전 개발 당시 특별한 에피소드를 들었다.







■ 수많은 고통의 창조자, 드디어 한국 모험가들과 첫 인사를 나눈다!

──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 모험가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스도] 한국의 빛의 전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파이널판타지14에서 전투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는 배틀 콘텐츠 디자이너, '스도 켄지(須藤 賢次)'라고 합니다.

'신생 에오르제아(ARR)' 시절부터 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제가 기획한 대표적인 콘텐츠는 최근에 한국에서도 선보인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포함하여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과 '진성편', '기공성 알렉산더: 기동편 3층'과 '율동편 4층' 그리고 '천동편 4층', '차원의 틈 오메가' 시리즈에서는 3층과 4층, 그리고 '극 타이탄 토벌전', '알테마 웨폰 파괴작전', '극 나이츠 오브 라운드 토벌전', '마신 세피로트 토벌전(일반/극)'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험가 분들께서 보시기에 고난이도라 평가하시는 콘텐츠가 많다 보니 아마도 제가 담당한 콘텐츠 때문에 굉장히 고생하셨다거나, 고정 파티원들 사이에서 충돌하셨던 분들도 많이 계시지 않았을지요...(?)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빛전 킬러' 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웃음)


── 스도 씨가 파이널판타지14에서 개발한 콘텐츠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말한다면?

[스도] '가장 마음에 드는' 콘텐츠라면 단연 '타이탄'을 꼽을 수 있겠네요. 신생 에오르제아 개발 당시 처음으로 제작한 대규모 보스 토벌전이기도 했었고, 또한 저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모두 반영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이유입니다.

세월이 흐른 현재, 전투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각각의 난이도를 꼼꼼히 의식하면서 기믹을 개발합니다. 다만, 신생 에오르제아 때는 그런 어떠한 '틀”' 아직 정형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더욱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평공] 극 타이탄 토벌전 공략


■ 본격적으로 절 바하무트 토벌전 개발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 글로벌판 기준 절 바하무트 토벌전 WFK가 약 2주 정도에 나타났는데, 예상한 결과였나요?

[스도] 제게 있어 '절 바하무트 토벌전'은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영웅)' 이후 오랜만에 기획하는 고난이도 콘텐츠였습니다만, 과거 침공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플레이어 분들의 숙련도가 더욱 향상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예상한다는 것보다 뭐랄까요? 예를 들면 "패치 후 최소 3일은 격파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거나 "5~6일 정도에 격파되면 적정선이다" 또는 "길어도 10일 정도에는 클리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와 같은 식이죠. 예측보다는 기도하는 감각에 가까웠습니다.


── 한국에서 절 바하무트 토벌전 진행 시간이 약 20분이라 조금 길지 않느냐는 평이 있었습니다. 이는 개발할 때 의도적으로 설계한 부분인가요?

[스도] 아닙니다. 당시에는 15분 정도로 개발할 예정이었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정도 길이의 전투 시간 내에 기믹이 촘촘히 짜여 있는 편이 공략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개발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예정에 없었던 피닉스 연출이 들어가게 된 점과 기믹을 풀기 위한 유예 시간을 늘려서 기믹을 좀 더 쉽게 풀 수 있도록 조절한 점 그리고 어떤 '잡(Job)'이든 기믹 대응이 가능하도록 공격에 필요한 최소 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조율을 계속한 결과 20분 분량의 콘텐츠가 됐죠.

전투 소요 시간에 대해서는 글로벌판 업데이트 당시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전설" 모험가 분들도 많은 피드백을 주셨던 터라 다음 “절” 난이도 콘텐츠를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 넬 데우스 다르누스(이하, 넬) 대사 기믹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아이디어였나요?

[스도] 구버전(V1.0 버전) 파이널판타지14의 마지막 전투 중에 '붉은 달 아래의 전투(紅月下の戦い)'라는 콘텐츠가 있었는데요. 해당 보스 몬스터가 '넬'이었습니다.

저 자신도 구버전을 오래 플레이했었지만, 당시 넬의 연속 공격 패턴 중 공격 전에 대사를 말하면 그 대사를 듣고 공격을 판단하는 기믹이 굉장히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 절 바하무트 토벌전에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 [솔리티스] 절 바하무트 토벌전 클리어


── 스도 씨가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기믹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스도] 가장 기억에 남는 기믹은 '천지의 삼중주(이하 천지)'입니다. 넬이 시전하는 천지붕괴 직후의 넉백(밀쳐내기)을 이용하여 8명 전원이 자신이 맡은 탑에 들어가야 하는 기믹이죠. 이 기믹은 보기에도 재미있고, 실수 없이 처리했을 때의 쾌감, 익숙해질 때까지의 고생 강도... (?) 이 3박자가 골고루 갖추어진 그야말로 '절' 난이도에 걸맞은 기믹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편, 개발이 가장 어려웠던 기믹은 넬 구간입니다. 해당 구간의 경우 넬 자체도 물론이지만, 5개의 디버프 각각의 발동 시간과 드래곤 5마리의 타임라인, 이 모든 요소를 공략 관점에서 흐트러지지 않게 잘 엮어냄과 동시에, '절' 클래스에 걸맞은 난이도가 되도록 동시에 조율할 필요가 있었던 터라 이걸 성립시키는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남네요.

그래도 '넬'님이니까 그만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지... 다른 보스 몬스터에 이 정도로 복잡한 타임라인으로 기믹을 구성하는 것은 앞으로는 되도록 피하고 싶네요. (웃음)


── 모험가들이 절 바하무트 토벌전에서 아마도 가장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 예상한 구간 또는 기믹은 무엇인가요?

[스도] 바하무트 프라임 구간의 '천지의 삼중주', '연격의 삼중주(이하 연격)', '용들의 팔중주(이하 군룡)' 기믹이었습니다. '천지'의 경우에는 익숙해지면 무리 없이 클리어할 수 있지만 익숙해질 때까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었고, '연격'의 경우 법칙 자체는 있어도 그 안에서 더욱 다양한 패턴이 나오도록 했기 때문에 익숙해졌다 해도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군룡'은 8마리 드래곤에 360도 둘러싸인 상황에서의 압박감에다 다이브 방향에 대한 법칙도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기에 공략법을 확립할 때까지가 힘들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이 세 구간이 가장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절 바하무트 토벌전은 예상했던 것보다 DPS 요구량이 다소 높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공성 알렉산더: 기동편 3(영웅)처럼 DPS 요구량을 높게 설정할 의도는 없었나요?

[스도] '절' 난이도 시리즈는 파이널판타지14에서 처음 시도하는 콘텐츠였기 때문에 제가 담당하기로 결정되었을 당시 요시다 나오키 P/D에게 "기동성 알렉산더: 기동편과 율동편 중 '어떤 형태의 어려움'에 가깝게 만들까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답변이 "율동편처럼 기믹이 풍성하게 많이 들어간 형태를 원한다"는 지시였기에, DPS 체크보다 기믹 자체의 난이도를 어렵게 만들어서 표현하는 몬스터의 형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초기 그 당시부터 이미 DPS 요구량을 빠듯하게 둘 생각은 없었어요.

결과적으로 그 당시 절 바하무트 토벌전 출시 후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모험가들의 도전 영상이 많이 올라왔던 것을 보면 시청하시는 분들도 보시기에 재미있는 기믹이 된 것 같아 나름 기쁘게 생각합니다.


── 최종 구간(명칭, 금 바하무트)에서는 DPS가 1명만 죽어도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고생 끝에 최종 구간에 당도한 모험가들 관점에서 보면 굉장한 부담감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절 시리즈”가 초 고난이도 콘텐츠인 점을 감안하여 의도적으로 설계하신 부분인지요?

[스도]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맞습니다. 금 바하무트 구간의 밸런스를 조절할 당시에 피닉스의 가호 효과가 부여된 상태를 전제로 DPS를 계산했기 때문에 파티 중 누군가 전투 불능 상태가 되면 해당 파티원의 버프 효과가 삭제되고 필연적으로 DPS도 부족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당시 개발팀 내에서도 "금 바하무트 구간까지 15분 걸려 도달했는데, 한 번의 실수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라는 의견도 있었으며, 정말 많은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였습니다.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았어요.

결국 개발 완료 날짜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해진 시점에 밸런스 조절 팀으로부터 "여기까지 왔다면 스도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보시죠!"라고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그때까지 제 마음은 변함이 없었거든요.

절 바하무트 토벌전에 도전하는 모든 빛의 전사 여러분들께서 이 극한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극복하여 "전설"이 되어 주셨으면 하는 의지를 담았고, 결과적으로 최소 DPS 요구량을 포함하여 현재의 사양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 엑사플레어의 경우 첫 위치 방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개발할 의향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요. 사실인가요?

[스도] 사실입니다. 덧붙이자면, 당초 기획안은 "거대한 탑이 4개 등장하면 그것을 밟으면서 집합하고 그 와중에 산개 기믹도 동시에 처리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인제 와서 생각하면 화살표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만 해도 무시무시한데, 다른 기믹까지 동시에 처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정말 실제로 개발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랬다면 아마 모험가 분들도 바하무트 프라임처럼 분노하여 황금빛을 내뿜는 상태가 되지 않았으려나요? (웃음) 밸런스 조절 팀의 의견을 반영하여 현재의 사양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개발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스도] 밸런스 테스트 당시에 처음으로 '천지의 삼중주'를 플레이했던 때였습니다. 첫 테스트 당시 '천지' 기믹은 처리 시간이 조금 더 짧게 설정되어 있었던 터라 각 탑에 '홀인원'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욱 어려웠던 시점이었죠.

테스트에 참여한 멤버들이 "이런 어려운 걸 어떻게 하냐고?!"라면서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는 기분이 어찌나 그렇게 좋았던지요. (웃음) 당시 늦은 밤이었습니다만, 다 함께 즐겁게 웃으면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레이드 콘텐츠 조율은 수없이 해 왔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절 바하무트 토벌전이 가장 즐거웠던 밸런스 테스트였네요.


■ 한국 모험가들의 절 난이도 콘텐츠 도전을 응원합니다!

── 다음에 개발하고 싶은 절 난이도 콘텐츠가 있다면?

[스도] 제가 다음 '절' 난이도 콘텐츠를 담당한다면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은 있습니다. 다만 그걸 지금 말씀드리면 앞으로 '절' 난이도 콘텐츠를 기획할 다른 담당자가 좀 머쓱해질 것 같으므로 노 코멘트로 할게요! (웃음)


── 한국 서버에서는 절 바하무트 토벌전 출시 직후 약 42시간 만에 공식 첫 클리어 파티가 등장했습니다. 이 파티에는 이미 글로벌판에서 절 바하무트 토벌전을 경험한 모험가가 1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행 7명과 함께 42시간이라는 빠른 타임으로 성공했다는 사실에 당시 한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개발자로서 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스도] 먼저 한국 서버 첫 클리어 축하합니다! 경험자가 있고 기믹을 파악했어도 실제 플레이할 때는 결코 간단히 공략할 수 있는 토벌전이 아니라는 점은 개발자인 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해당 파티원 분들은 각각의 플레이어 컨트롤 능력도 물론 대단하시겠지만, 그만큼 팀워크도 정말 "전설" 급이실 것 같아요.

그런 멋진 팀원들과 함께 고난이도 콘텐츠를 공략할 수 있다는 환경이 조금 부럽기도 하네요... (눈물) 그리고 이 어려운 콘텐츠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공해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 얻으신 "전설" 칭호를 당당히 달고, 다음 절 난이도 콘텐츠도 꼭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든 빛의 전사들에게 메시지와 절 바하무트 토벌전 및 향후 한국에서도 출시될 '절 알테마 파괴작전'에 새롭게 도전할 모험가들에게 응원도 부탁드립니다.

[스도] 파이널판타지14는 ARR 후 올해로 5주년(글로벌판 기준)을 맞습니다.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이를 업데이트로 꾸준하게 선보이면서, 매일 더욱 재미있는 게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모험가 분들께서 주시는 애정이 담긴 피드백과 이를 반영하여 더욱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 드리고자 하는 개발팀의 의지가 합쳐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파이널판타지14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싶네요! 모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홍련의 해방자부터 선보이고 있는 '절' 난이도 시리즈의 경우 세계 각지의 모험가 분들이 주신 '더 어려운 콘텐츠를 원한다'는 피드백을 반영하여 개발한 것입니다. 그 첫 시작인 '절 바하무트 토벌전'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만한 콘텐츠가 되었을 것 같은데요.

"실력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은 꼭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제2탄 '절 알테마 파괴작전'을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는 밸런스 조절에만 참가했습니다만, '절 바하무트 토벌전' 때의 세계 각국의 피드백을 참고한 후 새로운 담당자가 열심히 기획하여 선보인 콘텐츠인 만큼 모쪼록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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