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 엔진, 영상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에픽게임즈 제이 윌버 인터뷰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지스타 2017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 벡스코, B2B관에 위치한 에픽게임즈의 부스에서는 제이 윌버 부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GDC 2017 당시, 키노트를 통해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와 리얼타임 렌더링 등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언리얼 엔진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업데이트된 4.18 버전에서는 시네마틱 툴의 기능이 대폭 개선되는 등 비 게임 영역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나 이제는 2017년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는 11월, 한 해 동안 언리얼 엔진은 게임 외적인 산업 영역에서 어떠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을까? 엔터프라이즈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제이 윌버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제이 윌버(Jay Wilbur) 에픽게임즈 부사장



Q. 지난 GDC 2017 이후 오랜만이다. 에픽게임즈와 언리얼 엔진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지난 GDC 이후에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는 개발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해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웃음).

특히, 자동차나 TV, 영화, 애니메이션 등 게임 외적인 산업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사례가 상당히 늘어났다. 이러한 게임 외적인 산업을 통틀어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영역이라고 부르는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파트너들과 소비자들을 돕기 위한 팀을 구성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 같다.


Q. 실제로 4.18 업데이트 이후 시네마틱 툴에 큰 변화가 생기는 등 비게임 영역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는데, 그밖에 비게임 영역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 영상 산업은 콘텐츠 제작 방식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가 보는 영화들이나,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들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것은 오프라인 렌더링 방식인데, 이는 곧 모든 작업을 마친 뒤 렌더링을 하고,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제는 언리얼 엔진이 대기 시간 없이 작업물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반복 작업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고,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업계가 보편적으로 해오던 작업이 더욱 능률적인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에픽게임즈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 종사자들이 언리얼 엔진을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또 이를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최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반영된 것이 바로 이런 투자의 결과라고 보면 좋겠다.

또 첨언하자면, 언리얼 엔진4를 이용해 만들어진 모든 작업물은 지역이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한 번의 작업으로 다양한 통로로 배포함으로써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이제 게임 엔진은 그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Q. 같은 맥락에서, 시그라프 2017에서 발표했던 워크플로우 툴킷 '데이터스미스'의 진척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데이터스미스'는 외부 데이터를 언리얼 엔진으로 불러들이는 임포트 과정을 간소화하는 기능으로, 현재 베타 테스트 과정 중에 있다. 현재 8천여 명에 달하는 테스터가 해당 기능을 활용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긍정적이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언리얼엔진이 성공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가장 큰 기둥 중 하나는, 게임 외적인 산업에서 사용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언리얼 엔진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CAD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업을 하지만, 기존에는 지오메트리와 텍스처, 머티리얼, 라이트 및 카메라 등 원본의 데이터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잘 옮겨지지 않았다.

'데이터스미스'는 오토데스크 3ds 맥스를 포함, 20개 이상의 CAD와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소스 등을 지원하며, 정식 버전에서는 다른 툴 역시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베타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엔터프라이즈 영역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Q. 비게임 영역에서 언리얼엔진이 사용된 사례 중에,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우리 클라이언트들의 모든 작업물에 대해서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라고 한다면 역시 루카스필름이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를 제작할 때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것을 들고 싶다. 그 당시에는 정말 "세상에, 우리가 '스타워즈'에 쓰이다니!"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밖에도 언리얼 엔진은 건축 분야에서도 정말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아동용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멋진 작업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의 TV 게임 쇼 '로스트 인 타임즈'는 실제 참가자들이 가상의 도전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의 쇼인데, 여기에도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예를 들자면, 최근 개봉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는 사전 시각화 단계(Previsualization)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 이들을 비롯한 다양한 회사에서 사전 시각화 단계에서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고 있는데, (언리얼 엔진은) 영상 제작자들이 실제 결과물이 어떨지 값비싼 배우를 기용하기 전부터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앞서서도 이야기 했지만, 시간과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 '혹성탈출: 종의 전쟁' 사전 시각화 영상


Q. 2017년 한 해를 보내면서 바라본 VR 시장에 대한 감상을 들어보고 싶다.

VR 시장은 막대한 비용의 투자가 단기간에 이루어졌다. 그로 인해 어느 정도 버블이 형성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VR 자체가 망하거나,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VR이 엄청난 도약을 이루기 전, 잠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 VR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경험을 위해 고사양의 하드웨어가 동반한다는 것이다. 오큘러스나 바이브 같은 고사양 기기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고사양의 PC를 요구하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VR의 경우도 배터리 소비량이 높아 체험 시간이 제한되는 점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VR 하드웨어가 더 저렴해지는 등 보편화가 이뤄진다면, VR 시장은 폭발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도 VR과 AR이 경험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Q. 혹시 '로보 리콜' 이후 또 다른 VR 게임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는가?

VR이 아직 생소했던 단계에서 우리는 엔진 개발사로서 새롭게 나타난 기술을 연구하고 싶었고, 그렇게 '쇼다운'과 '불릿 트레인'을 만들었다. 그것이 이후 로보 리콜의 개발로 이어지면서, 우리는 우리가 VR을 개발하면서 배우고 이해한 것들을 언리얼 엔진의 소비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고객들이 보다 나은 VR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택에서였다.

그런 맥락에서 이야기하자면, 에픽게임즈에는 지금도 계속 VR과 AR 분야에서의 게임 개발을 이해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하는 팀이 존재하고 있다. 새 게임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입장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발전시키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해나갈 계획이라는 것은 알아줬으면 한다.

▲AR 전략 게임 '더 머신' 트레일러

Q. 구글 및 애플에서 AR 개발 툴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AR 분야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AR개발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4.18 업데이트를 통해 AR Kit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고, 구글의 ARCore 역시 일반적인 AR 지원 기능들과 안드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는 구글 ARCore 개발자 프리뷰를 공식 지원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AR과 관련해서는 차차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AR을 활용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다수의 게임 개발사들과 면밀하게 협업하고 있는데, 게임 측면에서는 상하이의 디렉티브 게임즈가 개발한 '더 머신'을 소개해 주고 싶다. AR을 활용한 테이블탑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정말 아름다운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밖에 게임 외적인 영역에서는 AR을 활용해 자신의 방에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는 앱인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라는 앱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또 영화 산업에서는 예를 들면 배우를 촬영한 뒤에 배경을 붙여넣을 수 있는 등 AR은 상당히 무궁무진한 활용 방법이 있는 기술이다.

다시 말하자면, 에픽게임즈는 AR분야의 더 나은 솔루션과 효율적인 사용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을 다시 클라이언트에게 공유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Q. 끝으로, 2018년 에픽게임즈의 목표 또는 로드맵에 대해서 살짝 알려달라.

게임과 관련해서는, 최근 '포트나이트'가 기록한 값진 성과 등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2018년에도 계속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방침이다. 엔진 측면에서는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언리얼 엔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이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에픽게임즈는 지금과 같이 우리의 코드와 시간, 지식에 대해서 너그러운 입장을 계속 지켜나가고, 더 나은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계속 연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모든 클라이언트들이 모두 자신이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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