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3] 닥치는 대로 쏘는 VR 게임은 그만! 스토리 살린 진짜 VR 게임 '오버턴'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3개 |
1인 개발사 스튜디오 HG의 '오버턴'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버턴'은 '스매싱 더 배틀'을 통해 개발력을 인정받은 한대훈 대표의 차기작으로 단순히 마구잡이로 쏘는 것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VR 어드벤처 FPS를 표방하고 있는 게임이다.

확실히 한대훈 대표의 말대로 여전히 많은 VR 게임들이 스토리가 아닌 단순한 연출에만 힘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렇다 할 스토리 없이 그저 마구잡이 식으로 총을 쏘는 게 대부분으로 한 두 번 즐기고 나면 다시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거기에 여전히 VR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재한 상황. 그럼에도 그가 VR이라는, 대형 개발사도 선뜻 손대지 못하는 영역에 다가선 이유는 뭘까?

그가 만든 '오버턴'이 여타 VR 게임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가 VR을 개발한 이유는 뭔지 출시를 앞둔 한대훈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스튜디오 HG '한군' 한대훈 대표



Q. 출시를 앞둔 신작 '오버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바란다.

우선 개발하게 된 계기부터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계기였는데 한창 VR 시장이 떠오를 당시 '스매싱 더 배틀' VR버전이 오큘러스 스토어 런칭 타이틀에 선정되면서 주변에서 좋은 투자 이야기들이 들려왔었다. 그러다 보니 이 기회에 VR 게임 전문 회사를 차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VR 게임을 개발하니 재미있기도 했고. 그때 연습 삼아 만든 게 '오버턴'의 전신이랄 수 있는 '스매싱 더 건파이트'였다.

'스매싱 더 건파이트'은 '스매싱 더 배틀'을 즐겼던 유저들에게 주는 일종의 팬서비스 게임에 가까웠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도 단순한 디펜스 형식이었는데 이대로 내놓자니 뭔가 아쉽더라. 그래서 콘텐츠를 갈아엎고 추가하다 보니 이럴 거면 아예 다른 게임으로 개발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지금의 '오버턴'으로 개발 노선을 갈아탔다.

현재의 '오버턴'을 놓고 보자면 '스매싱 더 건파이트'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랄 수 있다. VR FPS이고 총을 쏜다는 점 외에는 다 바뀌었다. '스매싱 더 건파이트'는 VR 컨트롤러는 어떻게 쓰는지, 어떤 식으로 개발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 위해 개발한 거에 가까웠다면 '오버턴'은 그렇게 익힌 노하우를 통해 개발한 진짜배기 VR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VR 게임들의 콘텐츠를 녹여냈다고 자신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Q.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나?

내 경우 아무래도 VR 게임을 꽤 해봤고 '오버턴'도 여러 번 테스트해서 그런지 대략 2~3시간 정도 걸렸는데, QA를 하신 분들의 경우 생각보다 플레이타임 오래 걸리더라. 그래서 숙련자의 경우 2~3시간 정도, VR 게임 초심자는 5~6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Q. 5~6시간 정도면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짧다고 생각되는데?

일반적인 게임과 비교하면 확실히 짧다. 하지만 다른 VR 게임들을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결코 짧은 게 아니란 걸 알 거다. 일단 대부분의 VR 게임들의 플레이타임은 극단적으로 짧다. 대부분 15분에서 30분 정도거나 웨이브 타입의 점수 경쟁 게임이 대부분이다. 즉, 플레이가 이어지지 않는다. 가볍게 즐기고 끝나는, VR의 맛만 보여주는 수준이다. 그런 게임들 속에서 5~6시간의 플레이타임이면 상당히 긴 편이다.

아무래도 게임의 플레이타임을 늘리거나 연출,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선 당연히 오래도록 개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알다시피 현재 VR 시장은 이렇다 할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도전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시장인 만큼 회사들도 과감히 투자하기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낼 수 있었던 건 내가 1인 개발자여서 자본에서 자유롭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아, 끝으로 멀티플레이 모드도 준비 중인 만큼, 유저들이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 모두 즐겨주길 바란다.



Q. 준비 중이란 건 아직 멀티플레이 모드는 개발이 완료된 게 아니란 건가? 그리고 멀티플레이의 경우 VR이 워낙 비싸다 보니 유저 수가 걱정된다.

멀티플레이 모드는 유저들이 싱글플레이를 다 깨고 아쉽다고 느낄 즈음에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다만, 멀티플레이 유저에 대해서는 개발자 선에서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점 양해 부탁한다. 최소한 나라도 계속 접속해서 유저들을 맞이해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Q. 한 명의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상에 들어가는 게 VR 아닌가. 그런데 대부분 그걸 못 살리는 것 같았다. 그냥 잠깐 재밌게 즐기고 웃고 끝난다. 왜 깊이있는 VR 게임을 못 만들까?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VR 게임을 만들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다. 정말 깊이감 있는 VR 게임을 만들려면 자본과 모든 걸 집중해도 모자란 데 시장이 작다 보니 FPS 게임을 만들면서 겸사겸사 VR 기능도 넣어보자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런 식이다 보니 VR 게임의 깊이감이 열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깊이 있는 VR 게임들이 없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점점 좋은 VR 게임들이 나오고 있는 편이다. 찾아보면 꽤 많다. 그럼에도 할만한 VR 게임들이 없다고 느끼는 건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VR의 가장 큰 적은 무관심이다. 찾아보면 있는데 가격 때문에, 흥미가 없어서 아예 신경 쓰지 않으니 좋은 게임이 나와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초기 VR 게임들의 낮은 완성도가 VR은 아직 멀었다는 선입견을 만들기도 했다.

고가인 거야 당장 어떻게 해결할 수 없지만 '폴아웃4 VR', '엘더스크롤 VR' 등 깊이 있는 VR 게임들이 출시를 앞둔 만큼, 이런 게임들이 기폭제가 돼서 유저들이 '우와, 이게 진짜 VR 게임이구나'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겸사겸사 '오버턴'도 즐겨주길 바란다.(웃음)



Q. 최근 MS가 VR HMD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더 싸지는 거 아니냐는 기대가 있다.

여러 VR HMD와 비교할 때 우선 가격이 싸다는 것과 HMD 앞면의 센서로 공간을 체크해 별도의 센서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만큼, 성능은 그렇게 높지 않다지만 스팀 VR을 지원해 유저로서는 싸게 VR HMD를 살 수 있어서 좋고 개발자로서는 보급이 늘어나는, 유저와 개발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VR HMD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MR(Mixed Reality)도 지원한다고 해 개인적으로 MR 게임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돈은 못 벌 텐데 꽤나 재밌을 것 같다.


Q. VR HMD 보급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가격이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얼마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나?

30만 원대라면 적당하지 않을까? 사실 유저들을 생각한다면 10만 원대가 제일 좋을 테지만 VR HMD의 성능 등을 생각하면 30만 원 정도가 딱 적당할 것 같다. 뭐랄까, 같은 10만 원이더라도 20만 원과 30만 원을 비교할 때와 30만 원과 40만 원을 비교할 때 유저가 받아들이는 부담이 다르다. 30만 원이라면 그래도 살만하네 이렇지만 40만 원이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 오큘러스 리프트는 보급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Q. VR 시장 활성화까지 몇 년이나 걸릴 것 같은가?

앞으로 4년 정도는 더 걸릴 것 같다. 세상의 발전속도는 언제나 놀랍지만 여전히 많은 제조사가 목표로 하던 걸 달성하지 못했다.


Q. 제조사들이 목표로 하던 거라면 하드웨어 성능을 말하는 건가?

보급량이다. 대표적으로 오큘러스의 목표가 오큘러스 리프트 100만 대 이상을 보급하는 거였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그 실패를 교훈삼아 비싼 VR HMD의 가격을 인하했다. 바이브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앞서 말한 '폴아웃4 VR', '엘더스크롤 VR' 같은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사가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격 인하와 함께 양질의 게임이 나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단, 이런 때인 만큼 더 많은 양질의 게임들이 나와 잠깐의 이슈가 아닌 꾸준히 VR 시장의 발전을 도모했으면 좋겠다. 보급이 늘었는데 '폴아웃4 VR 밖에 즐길 게 없네?' 이런 소리는 안 나와야 하지 않나.


Q. 가격은 제조사가 신경쓰는 부분이라면 개발자는 뭘 신경써야 할까?

유저를 게임 속으로 데려오는 방식이 더 능수능란해져야 한다. '오버턴'을 예로 들 경우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있어할 거라 생각하나? 총을 쏘는 부분에서 재미있어할까? 아니다. 익숙한 만큼 크게 재미있어하지 않았다. 살펴보니 눈앞에 있는 스위치를 잡아서 내리는 그런 동작을 신기해했다. 지금까지의 게임에서는 스위치를 조작할 때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게 다였는데 VR에서는 직접 잡고 내리니 신선함을 느끼더라. 이런 VR 만의 요소를 살리는 게 관건이라 생각한다.



▲ 여전히 많은 VR 게임들이 그저 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 '오버턴'에는 다양한 플레이 요소를 마련한 상태


Q. IGC에서 '오버턴'을 시연했다. 유저평은 어땠나?

VR 게임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유저들이 '오버턴'을 하면서 그런 선입견이 많이 사라진 듯했다. 실제로 시연해 본 분이 그러더라. 많은 VR 게임을 했었는데 대부분 보여주기식이라 실망했었다고. 그런데 '오버턴'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긴장감이 느껴져서 좋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VR 게임의 경우 시연할 때 너무 쉬운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밥을 떠먹여 준달까? 어떤 긴장감도 없으니 그 게임에 대해 각인되는 것도 없다. 스스로도 한 명의 게이머로서 유저가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었는데 그런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Q. '스매싱 더 배틀'과 달리 '오버턴'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닥 알려져 있지 않다. 대신 파트너인 마기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의도한 건가?

의도한 부분이다. 성별도 없고 즐기는 유저가 자기 자신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사에서도 성별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제했다. 그래서인지 마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분들이 많더라.

사실 처음 '오버턴'을 구상할 때는 모든 게 마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도록 했었다. 마기를 구하고 탈출하는 헐리우드 식이었는데 개발하다 보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게임의 주인공은 플레이어여야 하지 않나. 그런데 마기가 중심에 있으니 몰입도 잘 안 되고 뭔가 좀 어색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다시 뜯어고쳐서 플레이어가 중심이 되도록 했다.





Q. '스매싱 더 배틀'은 제목 그대로 때려 부수는 게임이었는데 '오버턴'도 의도한 제목인가?

'스매싱 더 건파이트'를 개발하다가 뒤집힌 걸 계기로 가벼운 마음에 '오버턴'이라고 지었다. 근데 완성해 놓고 보니 시나리오적으로 엔딩에서 큰 반전이 있는 것과 맞물리는 게 있어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Q. 현재 개발 완료 상태라고 했는데 출시 시기는 언제로 잡고 있나?

퍼블리셔와 협의 중인 사항으로 이 자리에선 확답할 수 없다. 조만간이라고만 알아달라.


Q. VR 게임이 가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멀미는 어떻게 해결했나?

VR 게임을 하면서 멀미를 하는 이유는 뇌에 있다. 뇌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 행동이 다르니 그 괴리에 멀미가 나는 건데 최근의 VR 게임들은 순간이동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문제는 자유 이동 방식에서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행동의 딜레이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움직이겠다고 생각하고 조작한 순간 캐릭터가 반응해야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적을 밀칠 순 있어도 적이 플레이어를 밀칠 순 없도록 하는 등 최대한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요소를 배제했다.



▲ 순간이동 방식에서는 블러를 통해서 멀미 현상을 크게 개선했다


Q. 전에 '스매싱 더 배틀'을 완성하고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다고 한 바 있다. '오버턴'은 어땠나?

번아웃이라기엔 그런데 공허함이 밀려오더라. 뭐랄까,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게임쇼에 나가면 유저들이 큰 관심을 주는 만큼, 집에 올 때라던가 그럴 때 공허함이 극대화됐다. 아마 출시 후에는 이런 공허함이 더 크게 오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 개발자에게 힘이 되는 게 유저 평가다. 그러니 많은 유저들이 평가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도 내 기사에 댓글을 달아주는 분들이 참 고맙고 힘이 된다.


Q. VR은 여전히 '성공의 문법'이 없다. 그래서 대형 개발사도 도전하기 꺼려하는데, 도전한 이유가 뭔가?

전작보다 잘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컸다. 특히 '스매싱 더 배틀' VR버전을 출시했을 때는 '이걸 VR로 할 필요가 있나?'는 말까지 들어서 더욱 그랬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 VR 시장이 더 커질 거라 생각한 것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안 커지더라.(웃음) 이 외에도 VR 게임을 개발하니 재밌었던 점 역시 있었다. 아마 나 말고 다른 VR 게임 개발자도 개발하는 게 재밌어서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 '오버턴'은 '스매싱 더 배틀' VR버전의 아쉬움에서 시작됐다


Q. 최근에는 이렇다 할 VR 게임도 안 나오고 있다. AR은 열풍을 불러온 '포켓몬GO'가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이고. 점점 기대치랄까 열기가 식은 것 같다.

사실 지금 정도의 열기가 정상인 것 같다. 오히려 초기에 말도 안 되는 기대감이랄까 열기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VR과 AR을 별개로 보는 것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포켓몬GO'가 막 나오자 '이제 VR은 아니다. 진짜 미래 먹거리는 AR이다' 이런 식의 기사들이 더러 나왔었는데 VR이 잘 돼야 AR도 잘 된다고 생각한다. VR이 인기 없으니 AR로 가자는 말은 알파벳도 안 익히고 영어를 배우겠다는 소리랑 마찬가지라고 본다.

한편, VR과 AR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분들이 계시는 데 그분들에게 한번 직접 부딪혀보라고 권하고 싶다. 'VR 별거 아니야. 시간 지나면 거품이 꺼질 거야'라고 하면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거봐, 내 말이 맞지?' 이러는 분들이 계시는데 VR, AR이 안 된다고 해서 어떤 이득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새로운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가 없어지는 거니 안 좋은 거 아닌가?

그러니 많은 개발자들이 직접 부딪혀보고 VR, AR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 결과 VR, AR 시장이 활성화되고 더 넓어지길 바란다.


Q. 트위터를 보니 차기작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 중이던데 어떤 게임인가?

'월드 이터'라는 게임인데 접은 상태다. 아이디어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이렇다 할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개발자인 내가 재미없는데 이런 게임을 유저에게 선보인다는 건 말도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지금은 다른 차기작을 구상하고 있는데 '스매싱 더 배틀'과 '오버턴'을 개발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집대성한, 1인 개발자답지 않은 퀄리티의 액션 게임을 만들고자 생각 중이다. 한편, 차기작을 개발하면서 몇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게임을 만들자는 것과 콘솔로 출시하는 거다. '스매싱 더 배틀'은 콘솔 출시가 취소됐는데 차기작은 퍼블리셔를 통해서라도 꼭 출시하고 싶다. 개인 개발자는 아무래도 콘솔로 내기 힘든데, 언젠가 내 게임을 매장에서 직접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이는 게임이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게임에 대한 정보는 개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후에나 공개할 것 같다.



▲ 만들고 보니 재미없어서 접힌 '월드 이터' 프로젝트


Q. 조만간 제 3회 BIC 페스티벌이 시작된다. BIC 페스티벌은 전에 없던 체계화된 대규모 인디 게임 행사인데 1인 개발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서 1인 개발자, 인디 개발자가 자기 게임을 뽐낼 수 있는 자리가 얼마나 있었나 하면 거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인디 개발자들이 대부분 해외 게임 행사로 눈길을 돌렸는데 BIC 페스티벌이 생긴 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 개발자가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자리가 생긴 거니까.

다만, BIC 페스티벌 외에는 이렇다 할 인디 게임 행사가 없는 만큼, 비슷한 행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매번 몇백 개의 게임이 나오는데 아쉽게 때를 놓치는 개발자들이 자기 게임을 알릴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서 이득우 대표님한테 비슷한 행사를 더 늘려달라고 하니까 나보고 하라더라.(웃음)


Q. 행사를 총괄하는 이득우 대표는 BIC 페스티벌의 목표로 개발자와 유저의 만남의 장을 만드는 거라고 했는데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나?

알다시피 1인 개발자, 인디 개발자가 자기 게임을 즐겨주는 유저를 만나기란 정말 힘들다. 인지도도 그렇고 일반적인 게임 행사에서는 비주류에 가까우니까. 그런데 BIC 페스티벌은 전시물부터 인디 게임들로 이뤄진 만큼, 내 게임을 알고 즐기는 유저를 만나러 가는 행사라는 점에서 개발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저와 내 게임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난달까?

한편, 올해부터는 유료 행사로 바뀐 만큼 걱정과 동시에 기대도 된다. 관람객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그럼에도 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온 유저들이니 좀 더 재미있는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다.



▲ 1인 개발자에게 있어선 내 게임을 보러 와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Q. 앞으로도 여전히 1인 개발자로 활동할 건가?

내가 만약 통닭집을 차리더라도 스튜디오 HG라는 이름으로서는 계속 1인 개발자로 활동할 것 같다. 이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 같고 인생의 재미, 취미 생활이랄까. 물론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게임을 만든다고 한다면 외주를 쓴다든지 함께할 사람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1인 개발 형태를 유지할 것 같다. 끝으로, 조만간 출시될 '오버턴'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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