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9] 9년 차 기획자와 1년 차 프로그래머가 만든 별의 여정 '스타테일' 이야기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3개 |



밤하늘을 수놓는 별과 떨어지는 유성은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새로운 캐쥬얼 게임을 만들어 가는 노엘게임즈는 우주를 여행하는 유성을 캐쥬얼 게임에 접목했다. 노엘게임즈는 행성의 중력으로 인해 궤도가 변해가는 과정을 탭 게임과 아름다운 그래픽의 게임, ‘스타테일’로 풀어냈다.

9년 차 기획자와 1년 차 프로그래머가 만난 노엘게임즈. 얼핏 안 어울릴 수도 있는 조합이지만, 두 사람은 게임 창조오디션 TOP 10과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 출품작을 만들어냈다. 언제 어디서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단 두 사람, 노엘게임즈의 노현규 기획자와 김태진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왼쪽부터) 노현규 기획자, 김태진 프로그래머

먼저, BIC 출품작으로 선정된 소감이 궁금하다.

노현규: 작년 BIC에 아는 분들이 참여해서 부러웠었다. ‘나도 저런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목표를 갖고 이번에 많은 준비를 했지만, 경쟁작들이 엄청난 걸 보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결과적으로 BIC 출품작으로 합격해 굉장히 기쁘고 이번 기회를 토대로 노엘게임즈를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김태진: 스타테일을 처음 개발할 때, 인디게임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난 아웃오브인덱스에 응모했지만 떨어져서 아쉬웠는데 이번 BIC 출품작으로 선정돼 기쁘다. 잘 봐준 거에 고마움을 느낀다.


인디게임개발팀 노엘게임즈를 소개해달라. 의미와 목표가 궁금하다.

노현규: 노엘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라는 의미다.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주자는 의미로 노엘게임즈라 지었다.

2016년 3월에 시작한, 캐쥬얼 게임을 전문으로 만들고 있는 회사다. 블록 퍼즐 게임을 새롭게 만들어보자는 꿈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스타테일이다. 스타테일이 나름의 성과를 거둬서 시장에 우리 게임이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기쁘다.

유저들에게 “그래도 이 회사는 참신한 게임을 만든다”라고 기억에 남고 싶다.


스타테일은 어떤 게임인가?

노현규: 밤하늘의 별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별을 조종하게 되는데, 터치를 하면 멀어지고 떼면 가까워지는 중력을 이용해 우주를 여행한다. 비슷한 부류의 게임은 찾아보면 있지만, 별이라는 소재로 하나의 여정을 그린 게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다. 이런 게임이 나온다면 플레이어들이 새롭게 즐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개발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앱스토어는 개발 중이다.

김태진: 개발과 흩뿌리는 아트 모두 다 직접 만들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유지하는 게임이었지만 테스트 때 사람들이 빨리 질리더라. 그래서 베트남 출신 게임 개발자 응우옌하동의 ‘플래피 버드’의 재미를 첨가했다. 우주를 여행하면서 행성이 중력으로 도와주지만 만나면 터지는 이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본격 이공계 우주 게임 같다. 게임을 제작할 때 영감을 얻은 문화가 있나.

노현규: 영화 인터스텔라와 그라비티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주인공이 우주를 여행하면서 행성의 중력을 이용하는 ‘스윙바이’가 나오는 데, 거기서 모티브를 얻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형이 이동하는 형태의 게임이었지만 감성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별을 도입했다. 밤하늘의 별은 국경을 뛰어넘는 감성적인 소재 아닌가. 상상 이상으로 게임성과 소재가 잘 맞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BIC나 게임창조오디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문과인 기자에게는 개발할 당시 엄청나게 공학적인 내용이 들어갔을 거 같다. 개발은 어떻게 준비했나.

김태진: 보이는 것과 다르게 엄청나게 공학적 내용의 프로그래밍이 들어가 있진 않다. 게임을 만들면서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배운 것도 있다. C#과 유니티, 그리고 수학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이과 출신이라 수학적인 내용이 큰 부담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게임창조오디션 10위 안에 든 것이 의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작 느낌이 들지 않더라도, 게임성과 작품성만 있다면 충분히 큰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사실, 난 게임 개발 경력이 없다. 유니티만 잠깐 배웠는데 할만하다고 생각해서 같이 시작했다.

노현규: 공백기에 게임을 만들다 보니 상업적인 생각을 안 했다. 스타테일도 연습용으로 만들어보자 접근해서 현재 모바일 게임 대세가 무엇인지는 생각도 안 했다. 하고 싶은 걸 만들었고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비상업적인 생각이 가장 주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인정받은 거 같다. 게임 업계에서 9년 동안 일했는데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었다.


스타테일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노현규: 지켜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R&D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다른 캐쥬얼 인디게임팀과는 다르게 스타테일은 많은 시연을 거쳤다. 처음 개발할 때는 ‘이러면 유저들이 더 편하겠지’라고 생각한 게 더 복잡하게 만들더라. 그래서 피드백을 받고 많이 뺐다. 그러다 보니 게임 플레이가 더 자연스러워졌고, 플레이어도 잘 받아들이게 됐다.


별이 날아가면서 흩뿌리는 아트가 인상적이다.

김태진: 유니티의 기본 기능을 끝까지 끌어올린 결과다. 특별한 에셋을 들이지 않았다. 아트 외에도 에셋을 가져오면 쉽게 해결될 문제들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기본 기능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기본 기능으로 만들다 보니 호환 면에서는 좋다.



▲첫 게임 개발이었지만, 유니티 덕에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앞서 말해줬지만 게임창조오디션 10위 안에 들었다.

노현규: 일단 목표는 심플하지만 게임성과 예술성을 갖춘 게임으로 3위 안에 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디게임계에 작게나마 의미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다른 인디게임 ‘스텔라폭스’와 같은 포지션을 취하고 싶다.


같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 '3Box'에 대해 소개해달라.

노현규: 3Box는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예전에는 테트리스, 뿌요뿌요와 같은 캐쥬얼 게임이 대세였다.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니 스마트폰에서 이런 게임은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 나름대로 찾아보고 분석한 결과, 조작 인터페이스가 스마트폰과 맞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개선하면 다시 캐쥬얼 게임이 부활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3Box를 개발했다.

접속 시간을 알아보니, 게임을 하는 유저는 하루에 평균 30분 이상 즐기고 있었다. 의미 있는 수치인가 싶어서 주위에 알아보니 캐쥬얼 게임계에서는 꽤 높은 수치라고 알려줬다. 우선 BIC에서 스타테일을 잘 마무리하고,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 함께 개발, 업데이트 중인 '3Box'

인디게임사로써 지원이나 정책에 대해 아쉬운 점이 느꼈을 거 같다. 그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노현규: 제일 힘든 것은 역시 돈 문제 같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틈 자체가 너무 좁다. 또한, 수익을 얻으려 하면 인디게임으로써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상업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이건 인디가 아니야’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김태진: 한 번은 터질 거 같은데 버티는 게 힘들다. 만약 게임창조오디션에서 5등 안에 든다면 1000만 원 정도 나오는데, 큰돈이지만 어떻게 보면 6개월 동안 숨만 쉬면 사라지는 돈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사기만 해도 돈이 술술 나가니까.

예외적으로 해외에서 대박을 거둬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지만, 극히 일부다. 그분들도 보통 4~6개월 버티다 조금씩 올라와서 터졌다. 우리도 6~7개월은 집에서 개발했는데, 결국 못 버티고 정부 지원을 받으려 밖으로 나왔다.

조금이라도 지원 규모가 커진다면 대한민국 인디게임이 더 번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현규: 다른 인디게임사에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지원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를 지원해주는 게임콘텐츠아카데미에서 얼마 전 소개 컨퍼런스를 열었는데 사람이 너무 안 왔다. 있는 서비스라도 홍보를 대대적으로 해서 많은 사람이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인디게임 개발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거 같다.

노현규: 우리가 성공까진 아니고 그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버텼기 때문이다. 다른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 더 버텨 보시라고 전해주고 싶다.

김태진: 진짜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간단히라도 만들어보고 전업으로 할지 부업으로 할지 정했으면 좋겠다. 프로토타입 만드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걸로 주변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그런데 이 생각도 안 하고 그저 만들고 싶다고만 생각하거나, 만들어보지도 않고 전업으로 가는 예도 있다. 요즘 프로그램들이 잘 나와 있으니, 일단 도전해보길 권한다. 도전하고서 될 거 같다면 좀 더 공들이는 게 좋다.

나 역시 백수일 때 별생각 없이 유니티를 배웠다. 그런데 재밌더라. 일단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성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BIC에서 기대하는 게임이 있나.

김태진: 현재 캐쥬얼 게임을 만들다 보니, 아무래도 같은 장르의 게임을 눈여겨보게 되더라. 인도 Tryhard Entertainment에서 만든 '어트레일(A Trail)'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와 감성이 비슷한 거 같다. 메구스타 게임의 ‘언소울드’도 기대하고 있다. 리갈 던전도 기대하고 있다.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게임을 내는 게 대단했다.

노현규: 같은 사무실에서 개발하고 있는 엘릭서의 ‘엘릭서’를 기대하고 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부스를 장난 아니게 준비하고 있다. 아무래도 부스상 라이벌이 될 거 같다. 그리고 한대훈 개발자의 ‘오버턴’을 꼭 해보고 싶다.


BIC에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듣고 싶다.

노현규: 작년 경험으로 봤을 때, BIC에서 흥행한 게임은 구글 피쳐드를 좀 받게 되더라. 스타테일이라는 게임과 노엘게임즈라는 게임사가 플레이어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장기적으로는 구글 피쳐드에 선정되고도 싶다.

김태진: 일단 많은 플레이어가 와서 게임을 즐겨주길 바란다.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유저분들게 설명해드릴 기회도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다른 팀의 게임도 해보고 싶다. 이렇게 독특한 인디게임들이 모여 즐길 기회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론 BIC와 같은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서울코믹과 같이 인디게임사들이 한데 모여 서로 굿즈를 팔고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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