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또 배그해요? 재밌는걸 어떡해!" 풍월량이 말하는 배틀그라운드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144개 |
덕계못, 덕은 계를 못 탄다고들 하지만 오늘 기자는 계를 탔다. 전부터 자주 보던 방송 스트리머, 풍월량 인터뷰를 다녀오라는 편집장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후광이 비추는 것 같았다. 그만큼 재밌게 보고 있는 방송이었고, 특히 최근 배틀그라운드를 재밌게 플레이하게 된 이유가 그의 방송을 보면서였기도 했다. 사실 처음 사놓고 묵혀두고 있었으니까. 풍월량이 초반에 배틀그라운드 듀오로 깍듯이 지령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와, 이거 진짜 재밌는 게임이네 하고 바로 플레이했기 때문.

전 아프리카 BJ이자 지금은 트위치로 이적해 게임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풍월량은 방송한 지 거의 10년 차가 되어가는 베테랑 스트리머다. WOW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장르 불문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그는 다소 게임을 못하는 '매운' 플레이로 유명하다. 게임을 못 한다기보다는 길을 헤매거나 박자를 못 맞춘다거나 하는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의 방송을 보러 가는 이유는 특유의 입담과 불편하지 않고 재치있는 유머.

배틀그라운드 파트너 스트리머인 만큼 배틀그라운드에 대해서, 그리고 스트리머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배틀그라운드에 추가되면 좋을 요소에 대해 물어보자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만큼 배틀그라운드를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틀그라운드 지역, '포친키'에 자주 가서 "제가 또 포친킴이죠", 하며 소개한 스트리머 풍월량. 그가 생각하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트위치 스트리머, 풍월량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실 저도 풍뎅이라서, 방송 잘 보고 있습니다.

풍월량 : 허허, 반갑습니다.


이렇게 배틀그라운드를 통해서 만나뵙게 되어 너무 좋네요! 사실 사심 가득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지만, 배틀그라운드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배틀그라운드, 잘될 줄 아셨나요?

풍월량 : 처음에 블루홀에서 게임을 소개하고 밥 먹는 자리에 초대하셨더라고요. 제가 원래는 그런 자리를 잘 안 가요. 근데 게임을 보고 '이 게임, 백 퍼 된다' 싶었거든요. 방송하시는 분들은 잘 알 거에요. H1Z1도 재밌었는데! 업그레이드 느낌인 게임이라니! 근데 사실 너무 늦게 가서 밥만 먹고 왔어요(웃음).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풍월량 : 배틀그라운드 해보면 버그가 있잖아요. 그중 자동차 버그. 그때 차 타고 가다가 부딪혀서 자동차끼리 부들거리는데(웃음). 그게 참 이상한 행위 같았어요.



▲19) 문제의 커플


아, 저도 그때 방송에서 봤어요! 정말 웃겼는데(웃음).

풍월량 : 네, 이렇게 발생하는 버그가 웃겨서 기억에 남아요. 한번은 자동차를 타지도 않았는데 저 혼자서 출발하더라고요. 안 타졌는데 진짜. 차가 튕겼을 때 빙그르르 도는 거도 웃기죠. 착지 토네이도라고 하던데. 드래곤 토네이도. 이렇게 자동차 관련해서 웃긴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요.


시청자들과의 돌발 이벤트도 재밌는 거 같아요.

풍월량 : 저격이라고도 하죠. 사실 저격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가끔 웃기게 등장해주면 재밌기는 하지만 솔로 플레이를 하는 배틀그라운드에서 '티밍(Teaming)'은 자제해야 하니까요. 물론 좋은 의도로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말없이 적을 죽여준다든지, 아이템을 떨구고 가신다든지.


하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고요.

풍월량 : 네, H1Z1 때는 재밌는 것도 많긴 해요. 당시에는 '티밍'이라는 개념이 없었거든요. 그땐 한두 분이랑 같이 다니기도 했었는데 금지되면서 저도 하지 않게 되었고 배틀그라운드를 할 때도 자제해달라고 하죠. 근데 센스있게 가끔 등장하시면 웃기기도 해요. 한번은 비행기에서 떨어지는데 슈팅스타 노래 틀면서 기가 막히게 내려오더라고요(웃음).



▲하늘에서 내려온 슈팅스타였던 그 사람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아예 스쿼드로 플레이하는 게 낫겠네요.

풍월량 : 그렇죠. 그리고 스쿼드같은 경우는 랜덤으로 돌리면 외국 분들도 만나거나 하는 돌발성이 있어서 재밌어요. 안되는 일본어나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근데 이런 거도 조심은 해야 하는 게 영어를 잘 못하니까 간혹 답답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혹은 다들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한국어로 말하면 조금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블랙웨이크가 좀 그랬죠. 그렇다고 블랙웨이크는 한국서버로 가서 하니까 재미가 덜하더라고요.

배틀그라운드가 그런 면에서는 참 잘 만들어졌어요. 등수도 있고 돌발성 요소가 많아서 실력이 없어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고. 레이팅이 있으니까 실력도 어느 정도 맞춰지고요.


그만큼 다양한 분들이 플레이가 가능한 것 같아요. 저도 에임도 별로고 플레이가 매운 편인데 1등 한번 찍어봤거든요. 듀오였지만(웃음)!

풍월량 : 게임이 코어한 것처럼 보이지만 라이트해서 저같이 잘 못하는 유저도 일등을 노려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배틀그라운드 잘하시는 분들 보면 어떻게 찾아내는 것인지 저 멀리서도 저격을 해요. 눈이 좋은 것인지. 하지만 잘 못하는 사람도 아이템이나 스코프같은 걸로 적을 노려볼 수 있지요.


그만큼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잘 숨어만 있어도 오래 살아남는 경우도 있지요. 생존하는데 무엇이 중요한가요?

풍월량 : 전 세 가지 정도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샷빨'. 두 번째는 위치선정, 그리고 세 번째는 판단이라고 해야 할까, '운빨'이에요.

먼저 소위 '샷빨'이라고 하죠, 잘 맞추면 다 죽일 수 있는 게 당연해요. 그만큼 실력이 있으면 오래 살아남기 유리하죠. '여포 메타'라고도 하잖아요? 다 죽이면서 살아남는 방식이죠. 잘 맞추고 잘 죽이면 뭐,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반대로 사리고 사리는 '간디 메타'. 숨어있다가 막 한 명 남을 때 그 사람만 죽이고 우승하는 그런 방식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운데(웃음). 저 1킬 우승해봤거든요. 그런 게 되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숨거나 운도 크게 영향을 주죠.

열명정도 남으면 실력이 중요한 거 같긴 해요. 하지만 잘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죠. 아니면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되어버릴 거에요.



▲'동두천 햄주먹'다운 포즈를 취해주셨다


저는 제가 붙인 이름인데, '소라카 메타'로 자주 해요. 구급상자, 에너지드링크 많이 먹고 동료 옆에서 적절히 죽어주는(웃음). 스쿼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아요.

풍월량 : 그거 4레벨 가방 아니에요(웃음)? 그래서 스쿼드가 매력 있는 거 같아요. 친구들이랑 그런 플레이도 가능하고. 솔로는 입문으로 하고 스쿼드로 친구들이랑 놀면서 하는 게 재미있죠.

전부터 롤도 그렇고 큰 회사들이 팀게임을 많이들 관심 있게 보고 있었어요. 라이트한 유저들을 잡아야 하고 그래야 게임이 유지되니까요. 배틀그라운드의 경우는 솔로, 듀오, 스쿼드마다 특색이 달라서 좋아요. 랜덤 스쿼드나 카톡, 디스코드를 통해 만나서 하시는 분들도 있고. 가보면 '여기는 빡겜팟'이런 데는 킬데스도 보고 하더라고요. 예능팟, 시청자팟, 방송인팟 등등 놀면서 하는 분들도 있고요. 협동방송도 가능한 만큼 스쿼드가 재밌긴 한 거 같아요.


저는 거의 듀오나 스쿼드로 많이 플레이하는데 친구를 살려주거나 내가 죽어도 친구가 오래 살아남거나 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풍월량 : 이게, 배틀그라운드가 그런 면에서 정통 FPS에서 나오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카스 글옵(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할 때 막, 우리 팀이 다 죽고 나 혼자 기어 다니다가 적을 다 죽인다든지 할 때 그 쾌감이 엄청나거든요. 정통 FPS의 재미죠. 다 죽고 나 혼자 남아서 살아남기도 하고, 친구를 구하기도 하고, 말씀하신 '소라카 메타'도 하고(웃음). 다들 총 쏴야 하는 건 알아요. 힐 먹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요. 숨어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죠. 이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걸로 다양한 플레이하는 게 재미있죠.


그만큼 할 때마다 새로워서 계속해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게임을 하나만 해야한다'면 어떤 게임을 하시겠어요? 객관식으로 준비했습니다. 1. 배틀그라운드, 2. 슈퍼마리오 메이커, 3. 스펠렁키, 4. 백금마스(아이돌 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

풍월량 : 배.. 백금마스요? 허허. 아이돌 마스터 좋아하시나보다. 일단 방송적인 입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낫겠네요. 한가지 게임의 방송인이 되라, 라는 측면에서 보면요. 슈퍼마리오 메이커도 뭐 맵 만들고 하면 많이 할 수는 있지만, 백금마스는 어렵죠. (단호하셨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기자는 러브라이버다.)

개인적으로는... 한 게임만은 못할 것 같은데(웃음). WOW도 오래 했지만 지겨워서 방송을 킨 거에요. 뭐 그래도 하나만 하라면 배틀그라운드겠네요. 슈퍼마리오 메이커도 너무 많이 했지요.



▲다양한 플레이가 나오는 만큼 방송용으로 좋다는 점에서 승리!


방송적인 측면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재미있는 게임, 잘 만든 게임은 많지만, 방송에 알맞은 게임은 따로 있는것 같아요. 게임을 선정하실 때 어떻게 고르시는 편인가요?

풍월량 : 첫 번째로는 시청자분들이 보기에 재밌어 할만한 것, 두 번째로는 내가 재밌는 것. 제일 좋은 거야 시청자도 보기에 재밌고 저도 재밌고. 그럼 시청률이 폭발하고. 그런 게 좋죠. 차선이 나는 좀 재미없어도 시청자가 보기에 재밌는 게임인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할 때 조금 힘들기도 해요. 세 번째는 나라도 재밌는 게임. 아니, 할 게 없으면 나라도 재밌어야지, 뭐. 허허. 개인적으로 재미없을 것 같고 시청자도 보기에 별로일 것 같은 건 안 하는 편이에요. 게임이 정말 잘 만든 작품이라도 그렇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게임인데 방송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플레이하지 않은 게임이 있나요?

풍월량 : 그런 건 없어요. 방송에서 앞부분엔 대중적인 게임, 뒤에는 난 재밌는데 시청률은 잘 안 나오는 게임을 배치하거든요. 정말 재미있을 거 같은데 안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내가 재밌어하면 다들 재밌어하시더라고요.

재밌는데 아껴두는 경우는 있어요. 배틀그라운드 같은 경운데, 이번 주엔 너무 많이 해서 조금 지겨워하더라고요. 초기엔 마음대로 막하기도 했는데(웃음). 너무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안 하다가 했을 때 재밌기도 하니까 아껴두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새로운 게임을 할때 많은 분이 더 보는 것도 아닌 거 같아요.

풍월량 : 새로워도 재미없으면 안보죠. 웃기는 녀석들이야(웃음)! '또 배그에요?' 다른 거 하면 안보고. 신선함 때문에 보는 건 정말 5분 정도에요. 뭐 하는 거야? 하면서 들어오는 느낌. 배틀그라운드 같은 거하면 고정적인 시청률은 나오죠.

시청률은 너무 신경 써도 안되지만, 신경 전혀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물론 취미로 하는 분들은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전업이니까. 뭐, 이젠 많이 보면 뭐하나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채팅창만 어지러워지지, 뭐. 허허.



▲"웃기는 녀석들이야!"


해탈하셨군요. 정말 방송에는 신경 써야 할게 많은 것 같습니다. 게임 선정부터, 채팅창 확인하는 것까지요. 특히 방송 중에 도네이션이나 채팅 보는 것도 바쁘고요.

풍월량 : '도네'같은 경우는 제가 리액션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좀 미안할 때도 있고요. 해외 스트리머 분들 보면 도네 하신 분들 리스트 띄우기도 하던데, 생각해봤지만 화면이 지저분해지는 것도 별로고 거부감 있는 분들도 있고요. 그렇다고 리액션을 어떻게 해보자니 리액션 연구도 웃기잖아요! 분명 기대하고 도네 해주셨을 텐데 제가 못 볼 때도 많아요. 그렇다고 계속 보고 있을 수도 없고.

채팅도 아프리카 때와 달리 많은 분이 한곳에 계셔서 너무 빨라요. 최대한 읽으려고 하는데 소통 안 한다는 말이 나오면 조금 속상하기도 하죠. 참 어려워요.


게임 플레이도 어떤 식으로 할지 고민이 되실 때가 있나요?

풍월량 : 그런 생각은 안 해요. 게임을 찾는 데에 시간과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죠. 게임은 맨날 나오는데 할 수 있는 게임은 한정되어있거든요. 찾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오늘은 배틀그라운드 플레이합니다, 롤합니다, 하면 뭔가 죄송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왠지 열심히 준비하지 않은 거 같아서. 다들 좋아해 주시기는 하지만요. 미안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할 게 없는데(웃음)! 다들 기대하신단 말이에요. 오늘은 무슨 '똥겜'을 가져오실까, 하면서.

자꾸 압박감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게임은 거들뿐 제가 하는 게 맞는데. 제 방송은 시간이 긴 편이에요. 게임 두세 개씩 매일 해야 하니까 특히 힘들죠. 제가 시간 정해서 하는 방송, 진짜 잘 못했거든요. 처음 방송 시작했을 땐 프리하게 해왔는데. 전업으로 생각하고 시간 정하고, 게임 준비하고 해보니 시간 정해서 방송하는 게 가능하더라고요.


되게 피곤하실 것 같네요. 오늘도 피곤해 보이시는데요?

풍월량 :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피곤하네요. 허허.


빠르고 알차게 진행하겠습니다(웃음). 게임 찾는데 시간이 많이 드실 거 같아요. 방송준비는 대부분 게임을 찾는데 할애하시나요?

풍월량 : 네. 사실 시청자분들이 많이 추천도 해주세요. 잘 만든 명작 게임들. 보기에 재밌을지는 잘 모르겠는 명작게임들.

제가 사실 만화책 고르거나 할 때 1시간씩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오래 고민하면서 고르다가도 못 찾을 때도 많죠. 그럴 때 좀 피곤해요. 가끔은 안 하려고 했던 게임인데 이거라도 해보자, 했다가 대박 나는 경우도 있었죠.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받으면 안 됩니다. 근데 또 말처럼 쉽진 않죠.


그럼 곧 출시될 게임 중에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풍월량 : 몬스터헌터.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MMO장르에서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방송으론 별로 긴한데 대세의 흐름을 타면 또 방송에 좋거든요. 대세가 아닌 MMO는 어렵고요.

슈퍼마리오 오딧세이, 엑스컴2 확장팩 등도 기대하고 있어요. 사실 뭐라도 나오면 좋죠. 모든 게임이 기대작이에요. 무조건 일단 나왔으면 좋겠어요. 내가 고르게!


잘알려진 게임이나 정보가 많이 공개된 게임은 감이 오지만 인디게임이나 유명하지 않은 게임은 선뜻 플레이하시기 어려우실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풍월량 : 인디게임의 경우 해외 유튜브에 많이 걸리거나 평가라도 있으면 보고 하면 되는데 아예 나오는 신작은, 참 모험수죠. 미리 플레이해보는 방식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떨어져요. 그래서 미리 안 해보고 하는 편이에요. 공포게임은 트레일러도 안 보려고 해요. 특히 귀신이나 몬스터 나오는 장면은 가리고 보죠. 미리 봐버리면 방송 때는 연기해야 하는 건데 그러면 티가 나니까요. 놀랄 때 진짜로 놀랄 수 있어야 재밌어요.


리얼하게 놀라시는 모습이 재밌더라고요. 전 공포게임은 잘 못하지만 남이 하는걸 보는 건 좋아하거든요.

풍월량 : 사실 저 그렇게 놀라는 사람이 아니에요. 원래 전 떨기만 했어요. 말도 못하고. 계속하다 보니 가끔 소리를 지르게 됐는데 이젠 뭔가 그런 반응이 반사적으로 나오더라고요. 놀라는 버릇이 달라졌어요. 보는 입장에서는 재밌으시겠죠(웃음)?

공포게임은 매니아도 많고 보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아요. 무서워하면서 화면도 가리면서 보시는데 왜 좋아하시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다만 공포게임은 대부분이 길 찾는 게 어렵고 조작이 어려워요. 그래야 더 무서우니까. 근데 방송할 때 잘못하면 재미도 없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될 때가 있어요.



▲"전 별로 놀라는 사람이 아니에요" - 풍월량 (스트리머, 프로놀래미)


저도 아웃라스트2 하면서 길을 못 찾아서 헤맸던 기억이 나네요. 전 오버워치에서도 길을 잃었던 사람이거든요. 정말 매운 플레이였죠.

풍월량 : 저도 길친데, 'Prey'도 너무 매워서 유튜브 영상 내릴까 생각도... 원래 못하긴 했지만 너무 못해서 말이죠(웃음).

오버워치 저도 그랬어요. 대회 연습하는데 잘 모르니까. 특히 시메트라 나오면 완전 헤맸죠. 포탈에서 딱 나왔는데 여기가 어디더라, 하면서. 걸어오는 거랑 시간이 비슷할 정도로. 못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게임은 제가 중간 정도는 하거든요. 근데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길을 잘 못 찾아요. 박자감각도 없고. 어, 이게 게임 못하는 거네? 허허. 그래도 많이 좋아진 거에요.


저도 데바데(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플레이하시는 거보다가 매웠던 기억이... 그런 부분에서 답답해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거 같아요.

풍월량 : 데바데, 그건 최신 꺼 봐도 똑같아요. 사람만 닳고 닳았어! 랭크도 똑같고.

물론 못하는 플레이도 재미있지만, 시청자분들도 너무 매운 건 싫어하세요. 그래서 몇 번 시도는 해봤어요. 미리 플레이해보고 방송하는 거. 길을 잘 찾으니까 다들 놀라는데 하필 플레이하다가 버그가 걸린 거야! 진행이 안 돼. 그때 생각했죠. 아, 난 미리 해보는 게 안 맞구나. 리액션도 안 나오고.

근데 와이프는 미리 해보고 방송했을 때 더 재밌어하더라고요. 실력도 그렇고 아는 게 많으니까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답답함이 없어서요. 전 다르게 생각했는데, 모르는 미지의 게임을 좌충우돌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와이프가 아니래요. 맵대요(웃음).

스펠렁키도 보면 1화, 2화는 진짜 못해요. 숙달이 좀 됐을 때 알지만 못해서 죽는, 그런 부분이 더 잘 나오더라고요. '풍월량 방송은 못 해서 본다'라는 말은 그런 부분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거라고 생각해요. 다들 죽으면 방송 나가면서! 또 죽고 고통받는걸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요.



▲행복해보였던 한 때


배틀그라운드도 잘 못하면 금방 죽는데 그런 부분에서 감을 잃지않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풍월량 : 배틀그라운드도 안 하다가 오랜만에 하면 감을 잃더라고요. 30등 이상은 가야 볼맛이 있는데 60~70등에서 계속 죽으니까. 방송 내내 비행기만 타요(웃음). 생각보다 이게 시청률에도 영향이 있는 게, 죽을 때마다 시청률이 뚝 떨어져요. 다시 시작하면 올라가고. 그렇게 심장 박동수처럼 요동치다가 계속 죽으면 삐-. 잘해야 해요. 못하는 맛에 본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야죠. 10등 안에 들어가서 긴장감 있거나 일찍 죽더라도 웃기게 죽거나.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데 방송 안 할 때는 게임 찾고 그러느라 할 시간이 없죠.


배틀그라운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배틀그라운드에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요소가 있나요?

풍월량 : '운빨'요소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에어드랍에서 좀 더 좋은 게 나온다든지. 물론 게임 자체에서 말도 안 되는 건 나오지 않는다고는 하던데. 막 해우소 날아가고 그런 강력한 로켓 건류나 날 수 있는 아이템 같은(웃음). 너무 사기긴 하겠다.

에어드랍에서 현재 자주 나오는 건 저격총, 아드레날린 주사기, 길리슈트가 있잖아요. 길리슈트는 좋은 거 같긴 해요. '간디 메타' 용으로. 근데 생각보다 풀숲에 숨으려 해도 풀 색이 달라서 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백사장에 해초인 척 '해초 메타'로 있어봤는데, 들키더라고요.

에어드랍에서 자동차도 떨어졌으면 좋겠어요! 페라리 정도는 말이 안되더라도 애초에 섬에서 싸우는 스토리니까 보급품으로 장갑차 같은 게 나오는 거지! 대포는 안되더라도 기관총 같은 게 달린? 너무 사기려나. 아니면 지금 있는 차에 기관총만 달아준다든지. 전용탄 낄 수 있게 하고. 스쿼드 할 땐 재밌겠는데 혼자할땐 못하겠다.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에어드랍이 너무 먹을 게 없어요. 과자도 있으면 좋겠다.


역시 돼... 아니, 역시 먹을 게 있어야 제맛이죠. 뭔가 장르가 바뀌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에 추가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풍월량 : 보니까 스킨을 만드는데 조심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트위치 프라임 스킨 같은 경우도 되게 평범하잖아요. 이게 원래는 보라색으로 구성되었는데 게임 분위기를 해치는 면 때문에 바뀐 거라고 알고 있어요. 근데 전 스킨은 좀 더 화려해도 좋을 거 같아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요. 물론 말도 안 되는 캐릭터 그림이나 분홍색 포니테일 같은 건 안 되겠지만(웃음).



▲트위치 프라임 스킨. 소매의 보랏빛이 수줍다.


좀비모드나 이번에 개발 중인 새로운 맵들도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풍월량 : 좀비모드는 처음에는 AI가 하는 줄 알았는데 전부 사람이더라고요! 분위기는 나긴 하던데 모션도 추가한다고 하고. 무는 거도 나오고 그러면 말도 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사람 같으니까. 연기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마이크 피치 조절해서 우어어어어어 하면서. 사람들이 방송에서 커스텀모드에서 플레이하는 거 보고 만든 거 같은데 디테일해지면 재밌을 것 같아요.

맵이 많이 중요한 거 같아요. 총은 한두 개 생겨도 바로 써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변화가 적죠. 조그마한 맵이라든지 주변에 바다가 많다든지. 오버워치처럼 랜덤으로 플레이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레드존도 물론 거기서 폭격을 맞긴 하는데 다들 그다지 안 무서워하잖아요. 폭격 맞으면 집이 없어진다든지 하면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야간 전에 대해 개발진들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간디 메타'에 정말 좋을거 같아요. 다만 다들 안 쏘고 그러면 너무 안 끝나니까 야간전은 맵이 정말 작든지.



▲바다가 많은 맵에서 그의 용왕메타를 보길 기대한다


야간전투는 앞이 안 보이는 만큼 재밌을 것 같아요. 총을 쏘면 티도 많이 나고 그 대신 순간적으로 시야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고.

풍월량 : 잘하는 방송 보면 정말 멀리서도 잘 찾아내 저격하더라고요. 전 안보이던데. 그래서 비 오는 날이 좋아요. 아, 안개맵 나온다는 말이 있었는데 왜 안나오는 건지 모르겠네요. 안개가 나와야 해요. 다 연막인 거죠. 야간맵에 비가와도 재밌겠네요. 번개도 쳐서 그거에 맞아 죽기도 하고.


랜덤성이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소일 때도 있죠. 번개 칠 때마다 잠깐잠깐 시야가 밝아지는 것도 재밌겠네요.

풍월량 : 제가 우연성을 좋아해요. 물론 분위기나 게임플레이를 해치면 안 되겠지만.

번개 맞은 나무에 불이 붙어서 주변만 밝아진다든지 하면 재밌겠네요. 하지만 렉이 많이 걸릴지도...그래도 불이 나면 재밌겠다. 한 집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재밌으려나? 문이 잘 안 열린다든지. 총이 망가진다든지. 고치거나 교체해야 하는 일도 생기고.


뭔가 두렵네요. 저도 한집에 오래 숨어있는 스타일이라서. 게임 방송 외에 다른 콘텐츠를 생각하고 계신 게 혹시 있나요?

풍월량 : 야외방송은 생각하고 있어요. 거창한 건 아니고 일본에 가보고 싶은데 기왕 가는 김에 방송도 하는 게 좋으니까. 아, 외국 나가면 쭈구리긴 한데. 올해 안으로 가서 쇼핑하는 방송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아키하바라 가고(웃음).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생각은 많아요. 먹방도 게임을 하다 보면 배가 고프니까, 지금 게임을 하기 전에 한 시간 정도 수다 시간에 짧게 해볼까? 하는 마음인거고. 사실 제가 돼지 긴한데 입이 짧아요. 깨작거리고. 게임 스타일도 비슷하죠. 이것저것 해보는 스타일. 생각은 많지만, 게임방송의 느낌은 해치지 않게 할 거에요.



▲먹방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도 생각하고 있다


스트리머를 꿈꾸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예비 스트리머들에게 조언해주실 말이 있다면?

풍월량 : 이메일도 많이 와요. 사실 밖에서 보기엔 게임 좀 하고 좋은 직업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리고 예비 스트리머분들께는 일단 시작부터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요즘에는 직업적으로, 전문적으로 뛰어드는 분들이 많은데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시청자도 별로 없을 수밖에 없는데 너무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옛날부터 하던 사람이라서 요즘 분들께 조언할 게 없어요. 즐기고 편안하게 하는 게 좋아 보여요.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데 다 그만두고 모든 걸 이쪽에 걸려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저는 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시작해보던지 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야심차게 시작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만큼 본인이 재밌어야 가능한 거란 말씀인 것 같고요.

풍월량 : 제가 방송이 제일 재밌었을 때는 처음에 시청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했을 때였어요. 정말 방송 끄고 바로 다시 켜고 싶을 정도로. 물론 요즘도 재밌지만요. 너무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본인이 재미가 없어지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워요. 부담을 덜고 하면 좋을 거에요. 사실 예전엔 시간을 잘 맞춰라, 뭐 조언을 많이 했는데, 참 알 수가 없는 거더라고요. 많이 알려지고 하는 것에 다양한 방법이 너무 많고요. 정답이 없어요.

저도 방송을 잘 모르겠어요. 어떨 땐 기대 하지 않고 있을 때 잘되기도 하고. 본인이 재밌게 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멘탈, 시청자를 재밌게 해주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부분은 저도 언제나 생각하는 거에요. 기본적으로 누군가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해야 해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뚱하게 플레이할 순 없는 거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렇다고 한번, 주제넘게 말해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어보실 인벤 여러분께 한마디 영상으로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풍월량 : 네,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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