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쉬운 커맨드와 콤보는 합격, 아쉬움은 남은 'BB 크로스 태그 배틀'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개 |

"모르면 맞아야지"

대전격투 게임에 으레 따라붙는 말입니다. 사실 이 말 자체는 어느 게임에나 통용될 수 있는 말이긴 합니다. 처음 접해서 게임에 대해 잘 모를 때에는, 일단 몇 번 붙어보면서 기술에 당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아 이게 이런 게임이구나'라고 체감이 되거든요. 격투 게임에 이런 말이 따라붙은 이유 자체는 누군가에게 맞는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장르일 뿐만 아니라, 숙련도 차이에 따른 격차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커맨드나 콤보의 숙련도뿐만 아니라 프레임, 선딜, 후딜, 무적 판정, 역가드 등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알지 못하면 그냥 말 그대로 두드려 맞을 수밖에 없죠.

설령 한 격투 게임에서 수준급 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종목이 바뀌면 또 이 밈이 통용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본 골자는 어느 정도 같을지 몰라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변화가 있기 때문이죠. 프레임 단위로 승패가 오가는 격투 게임에서는 사소한 변화도 때로는 크게 다가오고는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의 트레일러를 처음 봤을 때, 기대 반 우려 반이 되었습니다.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은 4개의 작품(블레이블루 시리즈, 페르소나4 디 얼티밋 인 마요나카 아레나, 언더나이트 인버스, RWBY)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태그식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드래곤볼 파이터즈'로 대전격투 게임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크시스템이 제작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과연 서로 다른 4개의 작품을 어떤 식으로 어우러지게 만들었는지 불안감이 들 수밖에 없었죠.



▲ 팬으로서는 기쁘지만, 넷 다 서로 연관이 없는 작품이라 불안감도 앞섰습니다

특히나 주요 골자가 되는 작품인 블레이블루 같은 경우에는 심지어 각 캐릭터마다 독특한 '드라이브'를 갖고 있고,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제각각인 게임입니다. 그런 점 때문에 블레이블루 시리즈는 격투 게임 중에서도 가장 입문이 어려운 시리즈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했죠.

그런 불안감을 의식한 듯 아크시스템웍스에서는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은 입문 난이도를 낮추고, 닌텐도 스위치용 패드나 PC 키보드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개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시 전부터 EVO 2018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이하 크로스 태그 배틀)'을 닌텐도 스위치판과 PC판으로 직접 플레이해봤습니다.


모르면 일단 236+A로 가세요
단순하고 통일된 커맨드와 콤보 체계로 입문 난이도를 낮추다

격투게임의 진입장벽 중 하나는 커맨드입니다. 단순히 어떤 키를 누르면 스킬이 나가는 것이 아니고, 키의 배합을 통해서 다양하게 기술이 나뉘어지는 구성이기 때문이죠. 또한 격투 게임은 대체로 캐릭터마다 커맨드가 다르게 배정됩니다. 물론 그런 커맨드들은 크게 보면 반바퀴 커맨드나 일명 승룡권 커맨드, 파동권 커맨드, 저축계 커맨드 등 이미 역사가 깊은 커맨드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진 않긴 합니다. 다만 각 캐릭터마다 커맨드 체계가 달랐던 만큼, 접하기 전에 먼저 캐릭터의 기술표를 보고 어느 정도 외울 필요가 있었죠.



▲ 사족이지만 온라인에 올라오는 기술표의 236은 숫자키패드에 빗대서 커맨드를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크로스 태그 배틀에서는 각 캐릭터의 커맨드 체계를 통일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파동권 커맨드를 활용하면 모든 캐릭터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이죠. 흔히 풍신계, 승룡권계 커맨드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발동되는 기술들의 경우 AD 동시 입력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리고 사용할 때 숙련도를 요구하는 저축계 커맨드를 과감하게 없애면서 커맨드를 간소화했습니다. 또한 일명 초필살기라고 부르는 '디스토션'의 경우는 236+AB나 214+AB로 커맨드를 통일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캐릭터를 처음 접해도 '이렇게 하면 기술은 나가는 구나'라는 식으로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커맨드를 외우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덤이죠.






▲ 모르면 일단 236+A나 B를 누르면 됩니다

물론 초보자들이 어찌저찌해서 커맨드를 마스터한다고 해도, 대개는 그 다음 장벽인 '콤보'에 부딪히고는 합니다. 사실 격투 게임의 심리적 장벽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콤보입니다. 초보자들이 간단한 콤보로 체력을 손톱만큼 깎아먹을 때 고수들은 다양한 판정과 캔슬을 활용해서 체력의 절반 가까이를 우악스럽게 깎아내버리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콤보를 외워"라고 하지만 사실 그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방향키와 공격 키의 배합과 입력 타이밍을 체득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기껏 체득하고 난 뒤에도 실전에 들어가면 종종 잊어버리기 일쑤이기도 합니다. 강력한 콤보일수록 점프 캔슬 등 다소 복잡한 요소들이 들어가게 되는데, 숙달되지 않으면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는 와중에 깜빡하고 타이밍을 놓친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는 합니다.

크로스 태그 배틀에도 물론 점프 캔슬을 중간에 섞으면서 딜을 우겨넣는 식의 콤보는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초보자들이 자주 하는 패턴인 AAAA나 BBBB에 스마트 콤보 기능을 추가했죠. 그렇게 해서 초보들이 어쩌다 한 방 먹이는 것이 성공했을 때, 간단하게 콤보를 우겨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앞서 말했듯 커맨드 자체가 단순하다보니, 처음 접해도 AAAA를 누르고 236A로 콤보를 이어가거나, 혹은 AAAA 이후에 즉석적으로 키를 배합하다보면 그럴 듯한 연계가 이어지기도 했죠.



연습과 복기, 어렵지 않습니다
다양한 튜토리얼, 간편하며 세심한 리플레이 기능

최근 격투게임의 경우 아케이드 버전에서도 연습 모드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그 게임을 원래부터 접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실전에 앞서서 기본기를 체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사실 격투 게임 자체가 앞서 말한 콤보나 커맨드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과 시스템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장르입니다.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초보와 고수가 갈리게 되죠. 따라서 처음 접하는 유저들의 경우,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튜토리얼이나 연습모드가 얼마나 잘 되어있는가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크로스 태그 배틀의 튜토리얼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 했습니다. 크로스 태그 배틀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스템에 대해서 체득할 수 있도록 세분화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별로 스킬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본적인 튜토리얼의 경우 캐릭터의 커맨드와, 기술 시연 정도가 지원됩니다. 혹은 제작사에서 연구한 몇 개의 콤보를 연습할 수 있도록 과제로 제시하기도 하죠. 크로스 태그 배틀의 튜토리얼에서도 이와 같은 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됩니다. 그와 더불어 커맨드 튜토리얼 과정에서 기술의 판정이나 쓰임새를 따로 설명하면서 초보자들이 좀 더 쉽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대공기 같은 것도 설명이 있습니다

대전을 하면서 자주 겪게 되는 상황들을 가정하고, 이를 극복하는 미션 모드를 도입해서 초보자들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물론 AI의 수준은 실제 유저의 수준은 아니었고, 일부 미션의 경우는 동일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긴 했죠. 그러나 실전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28가지로 세밀하게 분류하면서 초보자들에게 '이런 상황에선 이걸 써야지'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 시도는 인상깊었습니다.







▲ 세분화된 튜토리얼로 유저들이 숙달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연습과 더불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흔히 복기를 손꼽고는 합니다. 즉 리플레이를 보면서 자신의 플레이나, 상대방의 플레이를 분석해나가고 피드백을 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콘솔 기기 자체의 녹화 기능을 사용하거나, 혹은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따로 리플레이를 저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크로스 태그 배틀'은 한 판이 끝난 뒤에 '리플레이 저장' 메뉴가 따로 떠서 바로 저장이 가능하죠.

리플레이 화면도 단순히 게임 화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자신이 그 판에서 키를 입력한 내역이 화면 양옆으로 드러납니다. 즉 상대방이 어떤 콤보를 썼을 때, 그 콤보가 어떤 커맨드인지 쉽게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죠.



▲ 리플레이에서는 재생속도 조작뿐만 아니라, 상대와 자신이 입력한 키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리플레이뿐만 아니라 튜토리얼 모드, 트레이닝 모드에서 커맨드가 화면 양 옆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시성이 약간 부족했습니다. 어떤 키를 입력했는가, 제대로 입력된 게 맞나 확인할 때 종종 그런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원작 팬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
더빙 옵션을 각 캐릭터별로 적용해서 원작의 맛을 살리다

크로스 태그 배틀이 처음 발표됐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성우 문제였습니다. 블레이블루, 페르소나4 디 얼티밋 인 마요나카 아레나, 언더나이트 인버스는 일본 게임이지만, RWBY는 북미에서 제작된 3D CG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죠.

크로스 태그 배틀의 기본 골자는 격투 게임이지만, 각 게임의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적인 측면도 있는 게임입니다. 각 게임의 캐릭터들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 혹은 그들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는 팬들의 상상을 채워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죠. 그런 팬서비스 차원에서 성우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일반 유저들은 성우의 연기를 들으면서 캐릭터 분위기에 맞는지, 혹은 상황에 맞는지 정도만 체크하지만 팬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종종 더 나아가서 "이 캐릭터는 이 성우가 아니면 안 돼!"라고 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블레이블루를 꾸준히 플레이했고, 성우들의 방송인 블루라지까지 전편 시청한 입장에서 스기타 토모카즈, 콘도 카나코, 이마이 아사미가 아닌 다른 성우가 연기하는 그 캐릭터들을 상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RWBY 시즌 5, RWBY Chibi 시즌 3까지 매주 토요일 업로드 될 때마다 시청한 입장에서 린지 존스, 카라 애벌리, 에린 잭, 바바라 덩클먼이 연기하지 않은 RWBY 팀을 생각할 수 없었죠. 언더나이트 인버스도 종종 플레이하는 만큼, 사쿠라 아야네가 아닌 다른 성우가 연기한 린네를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 최근 업로드된 '블루라지 NEO'
이런 것도 꼬박꼬박 챙겨보는 원작 팬이라면 성우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음성 더빙 옵션이었다면 이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지만, 크로스 태그 배틀에서는 더빙 옵션을 개별 적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린지 존스가 연기하는 루비 로즈의 깨방정과, 스기타 토모카즈가 연기하는 라그나의 시니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죠.



▲ 더빙 음성 설정을 캐릭터별로 따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전투 화면에서만 더빙 옵션이 개별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전투가 끝난 뒤에 결과창이나 에피소드 모드에서는 일본어/영어 더빙이 일괄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에피소드 모드에서 스기타 토모카즈와 콘도 카나코, 우에다 카나를 선택하느냐 혹은 린지 존스, 카라 애벌리, 에린 잭을 선택하느냐를 두고 한없이 고민해야 했습니다.

한국어화는 잘 된 편이지만, 일부 사소한 오역이 옥의 티였습니다. 블레이블루에서 진 키사라기의 계급은 소령인데, 에피소드 모드에서 소위로 잘못 번역됐기 때문입니다. 노엘이 소위고 진 키사라기가 소령에 선배라서 존칭을 쓰는 입장인데, 그런 게 한 순간에 꼬여버리게 된 것이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랙은 좀...
스위치/PC 버전 모두에서 발견되는 온라인 매치 로딩 랙

입문자를 위한 배려나 팬을 위한 서비스도 좋지만, 격투 게임의 본질은 결국 플레이어 간 대결입니다. 따라서 대결 모드, 특히나 온라인 매칭 모드가 중요할 수밖에 없죠.

크로스 태그 배틀의 온라인 매칭은 로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랭크에 반영되지 않는 캐주얼 매치가 이루어지는 캐주얼 로비가 있으며 랭크 로비는 브론즈, 실버, 골드 등으로 분류가 됩니다. 즉 자신의 랭크에 맞게 로비에 입장해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물론 고인물들이 흔히 말하는 '부캐'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브론즈 구간에서는 흔히 말하는 막가파 막누르기 싸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곤 했습니다.



▲ 온라인 로비의 모습

로비에서는 콘솔 유저도 아바타 채팅이나 이모티콘 채팅으로 인사를 주고받거나 하는 식의 의사표현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유저에게 직접 가서 매칭 신청을 하거나, 따로 방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대결을 위한 창으로 아바타를 이동시켜서 대기하면 다른 유저가 직접 와서 매칭을 하는 방식으로 대결이 진행됐습니다. 매칭 화면에서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고른 캐릭터로 매칭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유의해야했죠.

가장 큰 문제는 로딩 화면의 랙이 상당히 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모드에서는 60프레임으로 돌아가던 화면이, 갑자기 뚝뚝 끊기면서 5프레임 미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 때는 상당히 당혹스러웠죠. 그나마 전투가 시작되면 랙이 없어지긴 하지만, 종종 게임 초반까지도 랙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전투 개시를 외치는 화면까지는 확정적으로 랙이 걸리고, 그 뒤로 1초에서 2초 가량 랙이 더 진행되는 양상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닌텐도 스위치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PC 버전에서도 꾸준히 일어나고는 했죠.



PC판에서 불편한 키보드 맵핑은 흠
키보드 맵핑과 설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격투 게임에 뼈가 굵은 유저들은 조이스틱이나 패드를 한두 개쯤 구매해두고 있겠지만, 일반 PC 게임 유저들은 조이스틱을 별도로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PC 버전으로 이식된 콘솔 격투 게임을 볼 때 키보드 맵핑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게 됩니다. 혹은 키를 변경하는 옵션이 잘 되어있는가를 보기도 하죠.

크로스 태그 배틀은 처음 발표 때부터 조이스틱 뿐만 아니라 다른 장비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커맨드를 간소화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키보드로 플레이했을 때 입력이 어려운 커맨드는 없었죠. 대부분이 236+A, 214+A, 236+B+C로 진행되는 방식이고, 입력 자체도 기계식 키보드를 기준으로 할 때 동시입력이 막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기본으로 설정된 키보드 맵핑을 봤을 때, "진짜로 키보드로 해본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WASD를 방향키로 삼고 J, U, I, K, N, M키를 각 패드의 키에 대응하도록 했는데, 실제로 해보면 과도하게 밀집되어서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키보드맵을 옵션에 가서 바꾸게 되지만, 전투 화면의 키맵과 메뉴 화면의 키맵은 각각 별도로 바꿔야 합니다. 제가 설정한 키맵은 J, K, L, ;, N이었는데 N키는 기본적으로 콘솔에서 FN1키에 대응합니다. FN1키는 전투 때에는 활용되지 않지만, 튜토리얼에서는 기술 시연 메뉴로 사용되고 있죠. 이 FN1 키의 설정을 바꿔도 튜토리얼에서는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 FN1키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 호출키에 N키가 아닌 M키가 오도록 바꿔야만 했습니다.

처음에 키보드맵을 바꾸러 옵션을 들어갔을 때에도 별도의 설명 없이 콘솔 키 세팅만 나오기 때문에 실제로 구입한 유저 중 일부가 헤매기도 했습니다. L키를 누르면 키보드 설정을 바꿀 수 있지만, 그런 것이 한 마디도 언급이 되어있지 않거든요. 기껏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의 배려가 부족한 점이 일부 마이너스로 작용했습니다.



▲ 전투 화면 버튼 설정과 메뉴 조작 버튼 설정이 별개입니다



▲ 뭘 눌러야 키보드 설정을 바꿀 수 있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 차세대 2D 격투 게임이 될 수 있을까
입문 난이도를 낮춘 시도는 높이 평가, 그러나 아직은 미완성

앞서 말한 것처럼 격투 게임은 "모르면 맞아야지"가 정말 처절할 정도로 통용되는 게임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그만큼 초보자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점점 매니아들만 즐기는 장르처럼 여겨지고는 했죠. 단순히 커맨드와 콤보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각종 기술의 판정 및 프레임, 가드 프레임, 점프 캔슬, 캔슬, 잡기풀기, 카운터 및 카운터 이후 콤보, 리버설 등 다양한 시스템과 요소들을 알지 못하면 그저 말 그대로 얻어맞다가 끝나버리기 일쑤입니다.

크로스 태그 배틀은 앞서 말한 것처럼 커맨드 체계를 통일화하고, 스마트 콤보를 도입하면서 초보자들도 기초적인 콤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근간이 2D 격투게임인 만큼, 격투게임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시스템은 존재합니다. 스킬 및 액티브 스킬, 액티브 파트너 스킬, 크로스 콤보, 크로스 버스트, 리젝트 가드, 레저넌스 블레이즈, 아스트랄 히트 등이 그 예죠. 이런 시스템을 잘 활용해야 초보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도 다른 격투 게임과 동일합니다.


다만 이를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튜토리얼을 통해서 유저가 점차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녹화를 하지 않아도, 버튼 하나로 리플레이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기하기가 비교적 쉬웠죠. 더군다나 앞서 말한 것처럼 리플레이 영상에서는 그 경기에서 입력한 키맵이 화면에 다 출력되기 때문에 상대 패턴이나 콤보를 분석하기도 쉽고, 이를 참고하고 연구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생초보가 조금만 연습해서 바로 고수 반열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태그 격투 게임의 특성상 일반 콤보뿐만 아니라 태그 콤보도 익혀야 하는데, 이 부분은 순전히 자신이 시간을 들여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다만 스위치 버전은 PC판보다 비교적 초보 유저가 많았기 때문에 초보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스위치 버전은 PC 버전에 비해 온라인 매치에서 랙이 좀 더 심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를 즐기기에 쾌적한 환경은 아니라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 PC와 스위치 버전 둘 다 플레이했을 때, 체감상 스위치 쪽이 초보 유저가 많았습니다

몇몇 캐릭터, 특히나 블레이블루에서 어렵다고 평가받은 캐릭터의 경우는 크로스 태그 배틀에서도 여전히 고난도를 자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첼은 드라이브인 바람을 응용해서 설치기인 타이니 로벨리아를 필드에 깔아두고 압박하는 운영하는 캐릭터인데, 이는 크로스 태그 배틀에서도 동일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캐릭터들은 기술을 단순화해서 비교적 난이도를 쉽게 했죠.

난이도 문제를 차치하고 본 크로스 태그 배틀은,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게임입니다. 불안정한 온라인 매칭, 초반부터 문제됐던 캐릭터 DLC 판매 문제, 불편한 키보드 맵핑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죠. 오픈 베타 때는 와이스, 고르도의 OP 논란 등 밸런스 문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정식 출시 때 어느 정도 개선이 되긴 했지만, 칸지 같이 리치가 짧은 캐릭터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다른 부분에서 밸런스 문제가 제기됐죠. 이런 부분은 앞으로 패치를 통해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진입 장벽을 낮춰서 2D 격투 게임에 선입견을 가진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하는 시도는 분명히 높게 평가할 만합니다. 과연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이 앞으로 패치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이후 출시될 2D 격투 게임에 대한 참고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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