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술'의 펄어비스, 이유있는 글로벌 자신감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32개 |


▲왼쪽부터 함영철 실장, 부민 법인장, 조용민 PD

운칠기삼(運七技三), 억울하지만 가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늘에 맡겨야 할때가 있다. 지난 7월 10일 펄어비스 대만 지사의 심정이 그랬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로 대만을 휩쓸 '물건'을 준비하고 있었다. 쇼케이스 직전에 진짜 태풍 '마리아'가 오기 전까진 그랬다. 행사 취소 결정 직전까지 갔지만 다행히 태풍의 여파는 크지 않았고 행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펄어비스 대만 지사는 2016년 11월 설립되었다. PC온라인게임의 암흑기였다. 개발되는 게임도 없었고, 라이브되고 있는 게임도 주도권을 모바일게임에 계속 뺏기고 있었다. '너무 늦었는데 대만 시장에서 과연 통할까?'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펄어비스 부민 법인장이 총대를 메고 대만 지사를 세팅했다.

게임이 지나치게 어렵고 복잡하다라는 건 현지 대만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모바일게임 시대에 접어들면서 게임은 갈수록 쉬워지고 편해졌다. 검은사막 온라인은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이었다. 부민 법인장도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돌이켜보면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대만의 많은 온라인게임이 무너지고 있던 시기였어요. 신작이 출시되면 대부분 네거티브한 반응이 많았고 어김없이 망했어요. 그래서 퍼블리셔들도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꺼려했고 신작이 뜸할 시기였죠. 대만 유저들도 할만한 온라인게임이 없다고 아우성이었어요. 그때 검은사막 온라인이 등장한 거죠. 잘 만든 게임은 인정 받을거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순간이었어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펄어비스는 대만 지사를 통해 글로벌 성공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IP 인지도와 매출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검은사막 모바일 런칭 역시 검은사막 온라인에 대한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검은사막 모바일, 8월 29일 대만 출시...사전등록 100만명 돌파 신기록

검은사막 모바일 대만 서비스는 7월 18일 사전등록을 시작으로 8월 29일 안드로이드와 IOS에 정식 출시된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같은 빌드지만 대만 출시에 맞춰 '금수랑'이 추가되는 것이 특징이다.

금수랑은 주무기 소검, 보조무기 노리개를 사용하는 근거리 클래스다. 기본 무기로 근접 전투를 하는 클래스지만 소환수인 '흑랑'을 이용하여 전투를 돕거나 탑승해 싸울 수 있다. 타 클래스와 달리 본체와 소환수 컨트롤을 모두 하기 때문에 개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조용민 PD도 금수랑 캐릭터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개인적으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클래스는 1개지만 흑랑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한 화면에서 보면 거의 두 배의 퍼포먼스를 잡아 먹기도 하고요. 금수랑 몇 명만 모여도 한 화면에 꽉 차서 거의 보이질 않기 때문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작업을 다시 해야 했어요. 거의 다시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흑랑 컨트롤 역시 스킬화를 많이 시켰습니다. 검은사막 온라인에 비해 기능적인 부분이 좀 빠지더라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금수랑과 더불어 한국 출시 초기 5개 클래스(워리어, 레인저, 자이언트, 발키리, 위치)가 출시버전에 포함된다. 참고로 금수랑은 한국에도 추가될 예정이지만 아직 일정은 미정이다.

대만 게임 빌드는 한국과 동일한 형태로 진행된다. 대만 유저들 역시 정보와 업데이트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빌드로 맞춰주지 않으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미 검은사막 온라인에서 겪어 봤던 문제이기 때문에 검은사막 모바일도 이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함영철 실장은 "금수랑을 추가 캐릭터로 고른 것도 검은사막 온라인 대만 서비스를 했을때 반응이 좋은 클래스 였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며 "한국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참고로 7월 18일부터 시작된 검은사막 모바일 사전예약은 대만 게이머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첫날에만 56만 명, 5일 만에 100만 명의 사전예약자를 모객했다. 이는 '역대 대만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빠른 수치'라고 펄어비스측은 밝혔다.

■ 검은사막 모바일, 대만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 진출

펄어비스는 대만 서비스를 필두로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함영철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만 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 일본,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뚫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펄어비스의 이런 자신감은 자사 게임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된다. 빨리 시작하든 늦게 시작하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 회사 전체에 이런 긍정 에너지가 깔려 있다. 원래부터 기술 신봉자인 김대일 의장을 비롯한 펄어비스의 주요 인물들 역시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상장 전후로 국내외 실력있는 많은 엔지니어를 포섭했으며 검은사막 시리즈를 비롯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는 본진강화라는 대명제에 어긋나지 않게 검은사막 시리즈의 한국 서비스에도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오는 8월 11일 공개되는 검은사막 리마스터도 기존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진행되는 대형 업데이트 중 하나다.

조용민 PD는 "서비스 국가가 늘어가면서 개발팀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디테일을 잘 챙겨야하고 특히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은사막 모바일에 대한 즐길거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에 최선의 서비스를 하겠다"고 전했다.

함영철 실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런칭이라는 숙제를 풀어야하기 때문에 대만 서비스가 무척 중요하다"며 "대만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프로세스를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국가를 늘려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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