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피플 #18] DJ비트가 캐주얼한 리듬 게임이 된 이유는? - 모어스 차상안 대표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개 |
플레이엑스포에 방문 했을때, 좀 특이한 형태의 아케이드 게임기를 발견했다. 'DJ비트'라는 이 게임은, 대형 디스플레이 두 개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방식의 리듬 게임이었다. 예전에 소문은 들어서 시간을 내서 가볼까 하긴 했지만 못 해본 게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리듬 게임에 관심이 많이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차례 플레이를 하게 됐다.

아무래도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어서, 어떤 업체가 제작을 한건지 하고 보니까 국내 업체였다. 특히나 국내에서 아케이드 리듬 게임 제작을 이어가는 업체는 매우 드물기에,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아케이드 시장 중, 특히나 리듬 게임은 완전 캐주얼하게 하던가, 아니면 매니아의 수요를 맞춘 내로라하는 명작들만 살아남는 무시무시한 곳이기도 하니까.

DJ비트는 생각보다 캐주얼함에 많이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게임 소개처럼, 초심자도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뮤직 시뮬레이션. 아무래도 리듬 게임은 매니아층에 수요를 맞춘 경우를 많이 봤기에 궁금해졌다. 제작사인 모어스의 차상안 대표도, DJ비트는 캐주얼함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듬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고, 새로운 '매니아층'을 공략하기 위한 리듬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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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스의 차상안 대표

먼저 '모어스'와 이번 플레이엑스포 참가 계기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모어스는 원래 '체감형 스포츠 게임'을 개발하던 회사고, 지금은 아케이드 게임을 주로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VR도 아케이드로 분류돼서 좀 애매한 게 있는데, 공간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도 몸 전체로 플레이하는 건 유사하니까, 비슷한 맥락이 있긴 하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도 하고 싶어서 해외에도 비디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 등을 수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는 테마파크가 많이 형성되고 있어서 거기에 진열되는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홍보활동을 너무 안 해서, 이름을 좀 알려야겠다는 싶어서 참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도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게임 개발사다. 주로 체감형 스포츠 게임을 개발했지만, 한 때는 VR도 했었다. 체감형 스포츠 게임들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설치하고 출동하느냐가 매출과 연결된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도 리듬게임에 관심이 많다 보니, 'DJ비트'가 제일 눈에 간다. 지금 시기에 아케이드 리듬 게임을 제작하는 건 쉽지 않은데, 'DJ비트'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모어스에서 아케이드 시스템을 몇 작 내놓고 사업 방향을 확장할 때, 이 시장에 어떤 게 안정적인지 분석을 좀 했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전체적으로 퍼즐, 프라이즈, 리듬 게임, 건슈팅과 레이싱 등에 많이 몰려있다. 건슈팅과 레이싱 자체는 만들 수는 있는데, 아직 우리는 건슈팅과 레이싱 계열의 하드웨어 노하우가 더 필요하다.

레이싱과 건슈팅은 은근히 핸들이나 총기가 고장이 잘나서 AS가 잦은 편인데 이 부분이 아직 접근이 힘들다. 그리고 프라이즈 형태의 아케이드 게임은 국내 경품법상 이슈가 컸다. 그래서 퍼즐과 음악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됐고, 음악 부분을 선택해 'DJ비트'를 개발하게 됐다.


DJ비트를 수차례 플레이해보니, 이 게임은 매니아보다는 캐주얼층에 좀 컨셉이 맞춰져있는 것 같다. 대형 디스플레이나 터치가 큰 부분이라던가...음악 자체도 하드 판정은 짠데, 쉬움은 판정이 꽤 좋아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인 것 같다.

=맞다. DJ비트는 좀 호불호가 좀 갈리는 게 있다. 원래 저 형태가 개발 컨셉이었다. 개인적으로 리듬 게임 매니아들이 즐기는 시장은 확실히 좀 매니악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현재는 리듬 게임 매니아와 초심자, 입문자와의 격차가 너무 많이 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오락실의 감성 자체가 처음인 세대도 있어서 리듬 게임이지만 초보, 초심자들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음악게임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게 컨셉이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채용하고,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도 심플하게 마련했다. 음원은 창작곡 위주로 선택했다. 아무래도 기성곡들은 음원 사용료 같은 부분도 있어서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서 창작곡 위주로 만들게 됐다.



확실히 다양한 유저층이 부담없이 접근한 모습을 부스에서도 볼 수 있었다.

터치 화면이 크다 보니까 손이 빨리 아파지더라. 듀얼 디스플레이도 사실 이렇게 크게 마련한 기기는 많지 않다. 이렇게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손가락을 쓸 것이냐, 손바닥을 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개발 의도는 손바닥으로 탭핑하는 컨셉이었다. 그런데 유저들이 손가락에 익숙하다 보니 손가락을 많이 쓰더라.

듀얼 디스플레이는 갤러리성을 보기 위해서 마련했다. 뒷 사람도 앞사람이 플레이하는 걸 보기 위한 거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유저들이 디스플레이를 상단을 보고 하단 디스플레이로 터치하면서 플레이를 하시더라. 만들어진 이후에 유저들이 편한대로 쓰는 건 자유일 것 같다.

디스플레이가 큰 데, 아케이드 게임은 유통을 고려해야 한다. 너무 기기가 크면 엘레베이터에 안 들어간다. 그래서 살짝 디스플레이를 낮췄는데, 이걸 좋아하는 분도 있었다. 원래는 우퍼 스탭도 넣으려고 했는데, 비용과 유통 문제가 있어서 빼게 됐다.

아직은 모어스라는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가격대가 있다. 그런 걸 개발하면서 조절하다 보니까 현재 형태로 패키징이 됐다고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DJ비트는 음악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나, 커플, 연령층이 낮은 유저들은 매우 좋아한다. 반대로 리듬 게임 하드 게이머들은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매니아층에서는 평이 조금 안 좋은데, 여기서 깜짝 놀랐다.

무엇 때문에 놀란 건가?

=DJ비트가 지금은 인컴 테스트, 로케이션 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기기를 둔 매장을 기가 막히게 다 찾아내시더라. 딱 들여놓은 날, 그날 바로 찾아서 리스트 업을 하시는 걸 보고 엄청 놀랬다. 지금 전국적으로 20대 정도밖에 없는데, 이걸 다 찾아내셨다.

원래 리듬 게임 매니아들은, 특히 아케이드 리듬 게임 신작이 나왔다고 하면 다 몰려간다. 신작이 워낙에 안 나오니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관심을 주는 게 정말 감사하다. 시작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아무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피드백이 있는 게 좋다. 특히 DJ비트는 유달리 피드백이 정말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좀 난해한 입장이다. 캐주얼로 만든 컨셉 자체는 통과했다고 생각한다.

DJ비트는 음원이 채널 방식이 아니다. 연주에 따라서 음악이 완성되는, 연주의 느낌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원작곡을 깔고 이펙트를 얹은 거라고 보면 된다. 이런 부분에서 이질감을 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최대한 그런 느낌이 나지 않게 하려고 했다. 채널링으로 구성을 하면 작업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고, 음악적 지식도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일반인이 들으면 잘 모르는데, 리듬 게임 매니아는 이걸 또 바로 알아채시더라. 여러가지로 많은걸 깨달았다.


에러음을 강하게 낸 것도 의도한 건지 궁금하다. 이제 확실히 틀렸다고 인지는 되는데 소리가 너무 강하다.

=에러음이 강하면 확실히 좀 짜증나는데 확실한 건 인터렉션이 있다는 느낌이 있다. 에러음이 없으면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ㄴ다. 에러음이 있으면 싫어하긴 하는데 확실히 피드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지 않나. 근데 이게 너무 강렬해서 좀 바꿀까 고민을 하고 있다.

90년대에는 나도 음악 게임을 개발했었다. 개인적인 노하우도 있다. 깊게 가면 설계상 퀄리티를 내는데 힘드니까, 캐주얼하게 구성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매니아분들은 참 오랜만에 신작이 나와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관심을 주시는데, 캐주얼해서 아쉬워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캐주얼한 걸 추구하다 보니 이런 리듬 게이머들의 니즈를 너무 생각하지 않은 건가 싶더라.


플레이엑스포에는 생각보다 리듬 게임 유저들이 많이 몰린다. 하지만 리듬 게임 유저층은 좀 적다 보니, 리듬 게임을 접하지 않은 유저들의 반응도 많이 보았을 것 같다.

=플레이엑스포와서 보니까, 대부분 유저들이 초보자들이다. 고수들은 기기를 보면 다 안다. 바로바로 파악해서 세팅해서 플레이하시더라. 일반 유저는 배속을 올리면 노트가 빨라지는 부분도 잘 모른다. 하지만 매니아분들은 그런 거도 다 알아서 맞춰주시더라. 적응이 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까 하드 곡은 못하실 줄 알았는데, 벌써 하드곡을 클리어하시고 등록하신 분도 있더라. 그분들에게도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


매니아층에 대한 피드백도 많았고, 그런 생각도 했으면 DJ비트도 매니아층에 맞는 모드나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른 방법으로 증명해야 할 것 같다. 'DJ비트'가 캐주얼 컨셉이라는 걸 설명하려면 매니아들을 위한 다른 버전이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매니아들에게 맞춘 리듬 게임, DJ비트의 매니아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 채널링을 따서 노트를 맞추고, 에러음은 안 나는 대신에 비어있는 느낌. 완벽히 연주하면 완벽하게 연주가 되는 형태. 조금 틀리면 뭔가 맹숭맹숭한 느낌이 나도록. 리듬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K-POP를 좀 안 쓰는 성향이다. 16채널을 따기가 힘들어서, 자작곡으로 하는 게 더 좋으니까.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좀 있어서 K-POP도 넣어야 되나 좀 고민을 하고 있다.

간혹 예전에 리듬게임을 제작하셨던 제작자, 음원을 만드는 작곡가들은 다시 해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상당히 높으셨다. 미친척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노트 찍고 노래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랄까? 그래서 그런 부분도 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럼 지금 매니아 버전, 리듬 게이머들에게 맞는 하드코어한 신작은 기획 단계라고 보면 되나?

=지금은 매니아 버전은 음악 프로듀서들과 음악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다. 기획 이전에 음악의 컨셉을 잡아야 개발 엔진과 맞춰야 하니까. 플레이 방식과 컨셉도 고민해서 같이 만들어야 되고, 노트 에디터도 잘 만들어야 한다. 플레이 방식도 예전에 다른 걸 시도해 보긴 했는데, 그건 매니아층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고민을 하고 있다. 정통 방식으로 제작하고 음악에 더 많이 힘을 줄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볼지 고민 중이다.


5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PlayX4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PlayX4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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